태백산맥 세트 (무선) - 전10권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조정래 문학의 최고봉, 아니 우리 민족의 최고봉, 바로 태백산맥이다. 태백산맥 그 발음의 웅장함과 같이 그리고 우리나라 허리에 해당하는 중추적인 산맥의 그 느낌처럼 조정래의 태백산맥은 우리나라 민족과 분단의 아픔을 거대하게 그린 대 서사시이다. 엄청난 호흡을 자랑하는 분량인 만큼 이 책을 읽으면 한동안 그 여운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읽었던 부분을 가다듬으며 다시 읽기를 여러번 그러면서 작가의 깊과 긴 호흡을 조금이나마 맛보기 위해서 몇 번이고 다시 읽는다.

  

일단 태백산맥은 10권이나 되는 무시무시한(?) 분량이기에 줄거리는 파악하는 일이 제일 먼저이다. 1948년 여순사건과 함께 좌익에 의해 장악되었던 벌교가 진압세력인 군경의 손에 들어가자 죄익 군당 위원장 염상진은 몇몇 부하들과 함께 산속으로 퇴각한다. 비밀당원으로 상부의 명령을 받고 벌교로 잠입하는 정하섭은 그곳에 살고 있는 무당의 딸 소화를 이용하고, 그 둘은 사랑에 빠진게된다. 염상진의 동생 염상구는 죄익세력을 차단하는 데 앞장서고 형 염상진과 반대 사상을 지닌 염상구는 빨치산 강동식의 아내를 겁탈하는 만행을 저지륵 된다. 이승만 정권이 농지개혁을 하지 못하자 농민들의 불만은 갈수록 놓아지고, 이 과정에서 소작인 강동기는 지주를 삽으로 내리찍고 산으로 들어가 빨치산이 된다. 반면 지수 서민영은 자기 소유의 논을 모두 소작인들과 공유하기도 하고, 국군 벌교지구 사령관 심재모로 하여금 모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한다.

  

6.26의 발발과 함께 벌교는 다시 염상진 등에 의해 장악되고, 좌익세력들은 인민의 해방을 감격스럽게 맞이하지만 또 다시 살육의 참상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중도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김범우와 손승호는 빨치산의 길을 택하지만 김범우는 미군에게 붙들려 통역관 노릇을 하던중 미군들의 부도덕한 행태를 목격한다. 유엔군이 개입하면서 대치가 계속되고 인민군과 빨치산의 세력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염상진은 부하들과 함께 수류탄으로 자폭한다. 그가 염원했던 인민해방은 실패로 끝나지만 그를 추종했던 하대치 등은 살아남에 새로운 투쟁을 경의한다.

  

이 소설은 우리나라 근대사, 반공의 이데올로기에 물들었던 아픈 역사를 보여준다. 무엇이 인민해방이고 자유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기 전에 이념의 흐름속에 내던져진 아픈 우리네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태백산맥은 1983년 <현대문학>지에 원고지 16,500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이후에 한길사와 해냄에서 출판되었다. 6.25전쟁과 아픔 민족의 역사를 방대한 분량으로 채우며 무엇인 참된 자유이며 해방의 길인지 묻는다. 그러나 이 작품의 출간후에 작가는 수년간 작품의 불온성 시비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우리 역사의 또 다른 아픔을 보여주는 것이기도하다.

  

그동안 6.25에 대해서 다룬 작품들은 많았지만 태백산맥만큼 깊고 넓게 그리고 진지하게 다룬 작품은 없었다. 이 작품은 우리근대사를 관통하는 하나의 거대한 산맥과 같은 작품이였다. 지금은 이데올로기와 반공의 시대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의 시대이지만 언제다시 이러한 지독한 이데올로기 시대로 역행하여 민족과 인간을 억압하는 전근대적인 역사로 회귀할지 모른다. 아마도 그러한 시대가 비극적으로 재등장한다면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은 지난간 역사의 치부를 보이며 하나의 해독제로써의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고결한 투쟁과 업적을 업숙한 마음으로 마음에 새기며, 격동의 세월을 살다가 이름없이 죽어간 수많은 영웅들이 이 시대속에서 다시한번더 되살아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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