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무기력이다 - 인지심리학자가 10년 이상의 체험 끝에 완성한 인생 독소 처방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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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딱딱한 철학이나 역사보다는 문학이나 심리같은 실용적이고 에세이적인 인간적인 삶의 이야기가 좋다. 이 책 <문제는 무기력이다>는 무기력의 심리적 처방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넓은 의미로 보았을때 인간의 마음의 문제에 관한 책이다. 어떤 대상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다소 사변적이고 실제적이지 않다. 마음이라는 주제도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보다 이렇게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훨씬 더 현실에 적합하고 인간을 이해하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저자를 보니까 원래를 컴퓨터 공학과 인지공학을 공부한 분이다. 이렇게 기계를 공부한 분이 어떻게 인간의 마음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셨을까 궁금해졌다. 기계와 시스템, 그리고 인지공학을 연구하다가 결국 인간의 마음을 공부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더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하여 이쪽으로 전공을 돌리신 것 같다. 심리적 주제, 즉 무기력이라는 마음의 문제를 파고들어서 그 원인과 처방을 내리는 좁은 관점의 책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인간의 마음의 이해와 심리 그리고 나아가서 인간자체와 인간 관계까지 포괄하는 매우 넓은 범위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오래동안 무기력에 시달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하면 무기력에 빠진 마음을 돌이켜서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를 연구한 심리학적 자기계발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무기력 그것도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긍정 심리학의 대가 마틴 셀리그만에 따르면 '학습된 무기력'이란 피하거나 피할 수 없는 환경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다른 상황에서 자신이 실제로 극복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때때로 무기력에 놓이기도 한다. 마틴 셀리그만의 정의처럼 내가 아무리 노력하도 나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때 그리고 나의 주체적인 결정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서 수동적으로 움직여야 할때는 누구든지 무기력을 경험하게 된다. 나도 생각해보면 무기력을 겪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비록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했지만 심각한 상실감이나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지지 않는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때는 정말이지 몸과 마음에 힘이 다 빠져나가서 아무것도 할수 없는, 노력이라는 것 조차도 시도할 수 없는 무기력의 상태에 빠졌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의 특유의 근성으로 거기에서 빠져나오기는 했지만 꽤나 시간이 걸리고 무작정 그러한 상황에서 벗어나라고 했던 것 같다.

 

 

전반부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는 두가지 상황을 구체적인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서 증명해 주고 있다. 첫 번째 무기력에 빠뜨리는 상황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때라는 것이다. 이것을 주고 동물의 실험으로 증명해 보였다. 개를 박스에 두고 작은 전기 충격을 가했다. 한쪽에는 피할 수 있도록 해주고 또 한쪽에는 피할 수 없도록했다. 피할 수 있는 개쪽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적극적으로 움직였지만 전기충격이 와도 피할 수 없었던 개 쪽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별로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 수 없다고 자신을 속이는 학습된 무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예측할 수 없는 고통이 있을때라는 것이다. 항상 남편에는 매맞는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남편을 이길 수도 설득할 수 도 없고 언제 어떻게 남편에게 폭력이라는 고통을 당할지 모른다. 그래서 이 여자는 그냥 자기의 운명인것 처럼 그러한 것을 받아들이고 심지어 때리는 남편은 정당하고 자신은 맞을 짓을 했다고까지 여긴다. 이러한 예측할 수 없는 고통은 사람을 심각하게 무기력하게 만든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을때 무기력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3분의 2정도가 무기력에 빠지고 3분의 1은 스스로 빠져나온다고 했다. 스스로 무기력에 빠져나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들을 이해해주고 받아주어서 무기력을 극복하고 나올수 있는 마음의 힘, 즉 회복 탄력성이 있는 사람이였다. 따라서 무기력은 마음의 힘을 기르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후반부에서는 자발적으로 마음의 힘을 길러 변화를 가져오는 통합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즉 인간의 마음은 네가지로 움직이며 변화가 되는데 그것은 동기, 인지, 정서, 행동이다. 이 네가지가 통합적으로 운영되어 함께 돌아갈 때 변할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요인이 동기, 인지, 정서, 행동이라고 분류한 것이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지 생각이나 마음을 변화시키라고 말하는 단편적인 방법보다 훨씬 더 통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네가지 중에서 한가지라고 바뀌면 변화될 수 있지만 이 네가지가 함께 맞물려서 변화될때 온전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이룰수가 있다고 말한다. 인간을 움직이는 네 개의 엔진이 동기, 인지, 정서, 행동이다.

 

 

무기력을 극복하는 길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단련하여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마음의 근육을 기르는 일이다. 이것은 매일매일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여 하루하루를 승리감으로 채울때 그것이 마음에 힘이 되어 어떠한 무기력의 상황에도 회복할 수 있는 내성과 탄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 책은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하나의 심리적 증상에 관한 책이지만 인간의 마음 전반에 걸친 이해를 제공해 주고 있다. 스스로를 삶의 주체로 드러내고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 인간의 승리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무기력에서 벗어나 자신이 주인이 되어 자발적으로 살 수 있는 자발성 회복을 위한 자기 마음 깨우기 방법이다. 나는 여기서 마음을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을 때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통합적 마음 전환' 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마음이란 동기, 인지, 정서, 행동이 통합적으로 운영되어 함께 돌아갈 때 변할 수 있다. 물론 이 중 하나라도 변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총체적으로 완전히 변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모든 요소가 함께 변해야 한다. p. 11

 

진정한 여행-Nazim Hikmet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리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춰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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