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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전쟁 - 마틴 메이어, 한국 교육을 말하다
마틴 메이어 지음, 조재현 옮김 / 글로세움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교육전쟁, 이 책의 제목은 한국의 교육현상을 가장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말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마틴 메이어는 어떤 시각으로 어떤 한국의 교육의 치열함을 보았기에 한국교육을 한마디로 교육전쟁이라고 표현했을까? 그 안에는 자녀들을 좋은 교육을 통해서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는 부모들의 열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열정이 온전치 못한 성적과 대학진학의 절름발이식의 교육을 만들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기도 하다. 몇해전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서 한말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한국의 교육은 한마디로 "crazy"하다는 것이였다. 마틴 메이어가 본 한국교육이 "전쟁"이라면 엘빈 토플러가 본 한국의 교육은 "crazy"하다는 것이다. 이방인들이 밖에서 본 한국교육은 한마디로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지금 한국의 교육은 공교육의 정상적 기능의 부재로 인한 엄청나게 고비율, 비인격적 사교육 현장을 낳았고, 이러한 것은 우리의 사회를 학력으로 평가받고 연대를 이루는 학벌사회로 전략시키고 말았다. 교육부장관이 바뀔때 마다 교육정책은 바뀌고 그에 따라 갈팡질팡하며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우리교육의 현실은 실로 눈물겨울 정도이다. 여기저기에서 교육개혁에 관한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의 교육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진정한 참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 교육의 실태를 그 뿌리부터 진단하고 참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시기이다.
시중에 많은 교육과 관련된 책이 나와 있지만 특히 이 책 "교육전쟁"을 주목해 봐야할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이방인의 눈으로 우리나라의 교육을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한국사람은 한국사회의 특징을 잘 모른다. 하나의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밖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한국 교육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기 위해서는 이방인의 시선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두 번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이 책의 저자가 마틴 메이어가 이방인일 뿐만 아니라 교육을 평가하고 진단하기에 매우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바라보는 시야가 매우 넓다는 것이다. 먼저 그는 고등학교때까지 모국인 네덜란드에서 자랐다. 그리고 대학은 미국에서 다녔고 최종학위는 러시아에서 하였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서 8년째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다. 단순한 그의 이력만 보아도 그는 네델란드어,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에 능통하다. 이것은 그가 교육에 대해서 평가하고 진단하는 것이 단편적이거나 자신의 교육이론이나 경험이 아니라 다른 여러나라에서 겪었던 교육경험과 이론이 입체적인 비교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전공을 보면 과학으로 학사를, 신학으로 석사를 그리고 문학으로 박사를 하였다. 그리고 그가 가르치는 분야는 인문학의 핵이라고 할수 있는 철학과 신학이다. 마틴 메이어의 경험과 그의 전공을 보면 이보다 더 완벽하게 교육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가 잘 갖추어져 있다. 많은 나라들을 다니면서 선진교육을 접하고 직접 그들을 가르쳐보고 또한 훌륭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마틴 메이어는 매우 큰 시야로 우리 교육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주고 깊은 인문학적 통찰로 우리 교육의 폐부를 날까롭게 해부해준다.
이 책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그의 교육관은 넓고 깊다. 먼저 우리나라 현재 공교육이 참된 교육과 거리가 먼것을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육이라는 것은 고작해야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위한 공부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전인도 없고, 재미라는 것은 더더욱 없다는 것이다. 단순한 입시를 위한 지식교육을 버리고 육체와 감성, 이성, 의지를 모두 표용하는 것이 참된 교육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는 시종일관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참된 교육의 실현을 위해서 먼저 그는 한국교육의 문제점들을 분석한다. 부모와 자식간, 그리고 교사와 학생들간의 지나친 연대와 권위가 교육의 상승효과를 가지고 올수도 있지만 오히려 참된 교육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부모의 자녀에 대한 집착, 한국대학입시제도의 허점, 대학만 들어가면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잘못된 교육제도등을 가장 중요한 한국교육의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그리고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 지식중심의 이성보다는 감성을 깨울것을 강조한다. 학생들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며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시민으로서 심성을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은 재미를 느끼는 존재이므로 교육에 재미가 있어야 효과적은 학습을 기대할 수 있고 인성과 가치교육을 통해서 보편적 인재로 키워야 한다. 특히 교육전쟁에서 그동안 교육에서 소홀히 여겼던 건강한 신체교육을 강조한다. 그리고 휴식을 통한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키움으로서 전인적인 인간이 되도록 자극한다.
마틴 메이어는 굉장 정직하고 바르게 쓴소리를 뱉어낸다. 철학적이지만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방인이지만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에게 쏟아내는 그의 질책들을 겸허히 받아들일때 진정한 교육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