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일 교회에서 아내와 함께 집으로 오기 위해서 지하철을 탔다..
요즘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잠바를 입고 있었다. 보통 지갑과 핸드폰을
가지고 다녀서 위에 입는 옷은 주머니가 많은 옷이 좋다. 그래야지 지갑과 핸드폰
그리고 자질구레한 것들을 지니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날 입은
그 잠바는 따뜻하고 가벼워서 좋은데 주머니가 양쪽으로 두개밖에 없는데다가
너무 부드러워서 조금 무게가 나가는 것들은 쉽게 흘러내려버린다.
몇번 지갑을 잠바 왼쪽 주머니에 넣었다가 떨어졌다. 그때는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주워서 다시 집어넣을 수 있었다.
지하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내와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광화문에서 내렸다.
나가는 개찰구에서 지갑을 꺼내어 개찰구를 통과하려고 하는데 찾아보니 지갑이 없었다.
잠바 주머니에도 바지 주머니에도...
아뿔싸...생각해 보니 지하철에서 흘러버린것 같았다.
아내에게 기다리라고 해놓구 잽싸게 다시 내려가 혹시 나오다가 흘리지 않았나 싶어서
돌아온 길을 다시 가서 찾아보았더니 없었다.
돌아오면서 현금 3만원..그리고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도서관대출증
, 신용카드등 각종 카드를 다시 발급받을 생각하니 허탈한 심정이였다.
개찰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에게 갔더니 그쪽에서 지하철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지갑을 찾고 있었다. 직원이 내가 탄 지하철이 지나갔을만한 역으로 연락해서
지갑이 있는지 찾아보고 있는 중이였다.
나중에 그 직원이 지갑을 잧으러갔던 다른 지하철역의 직원과 통화를 하더니
얼굴이 밝아지면서 우리쪽을 향해 찾았다고 했다.
야호~~~ 너무 기뻤다. 나는 못찾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평소에 구체적인 것들을
기억잘하는 아내가 지하철 몇째칸 어디에 앉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직원에게
말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직원이 지나간 시간을 계산해 대충 도착했을 역 직원에게
연락해서 지갑을 찾았다. 마포역으로 지갑을 찾으러 가면서
아내가 똑똑해서 지갑 찾았다고 마구 칭찬해 주었다.~~ㅋㅋ
난 큰 것을 잘 기억하는 반면에 아내는 매우 구체적은 것들을 기억한다.
나는 우리가 어디에 탔는지 기억못하는데 아내는 그것들을 기억한다.
지갑을 찾아오면서 집에 가는 시간이 1시간이나 늦었고 원래 있던것을
찾은 것인데도, 잃어버린 보물을 찾은것 처럼 기분이 좋았다.
그동안 핸드폰 찾아준 것이 몇개인지..지갑 찾아준것도 몇개인지..
여권도 찾아줬지...
이정도면 한 1천만원정도 잃어버려도 다시 돌아오겠지~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