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창
켄 가이어 지음 / 두란노 / 2000년 6월
구판절판



광야에는 안전도 없고 체계도 없다. 강의 요강도 없고 노트 필기도 없고 교재도 없다. 처음에 나는 그 과정이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이며 과정을 마치기 전 치러야 할 수업료가 얼마나 될지 전혀 몰랐다.
나는 교사의 말에 불복했다. 때로 분노했고 때로 대들었다. 너무 어렵고 숙제가 많다며 불평했다. 과목을 도중에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것은 선택 과목이 아니라 필수 과목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딱 한 번만 개설되는 과목이었다.
나는 질문이 있어 손을 들었다. 줄기차게 손을 들었다. 그러나 교사는 질문에 답해 주기는 커녕 내 손을 봐 주지도 않았다. 적어도, 내 때에는. 내 기준으로 보기에는.
광야는 나의 논문이었다. 거기서 나는 하나님이 정말 어떤 분이신지 스스로 밝혀 내야 했다. 그것은 아주 독창적인 연구였다. 다른 자료에서 아무것도 인용할 수 없었다. 한 번에 뼈아픈 단어 하나, 한 번에 난해한 문단 하나,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그렇게 써 나가야 했다. 논문이 통과될 때까지. 정해진 규격도 없었다. 여백도 없었고 행간도 들쭉날쭉한 데다 페이지는 앞뒤가 맞지 않았다. 엉망이었다.
그러나 엉망인 것은 '나'였다.
바로 거기서 내 인생의 메세지가 나왔다. 적어도, 메세지의 첫머리가 나왔다.
이제 나는 나 자신의 삶- 다른 어느 누구의 삶도 아닌-을 통해 하나님이 진정 어떤 분이신지 알 수 있다.
-1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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