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여의 백마강가에 부산이라고 하는 산이 있으니, 이산은 꼭 물 위에 뜬 것 같이 보이는데, 이 산은 원래 충청도 청주에 있던 산으로 옛날 비가 많이 와서 큰 홍수 때문에 떠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비가 그치자 청주 고을에서는 떠내려간 산이 부여 백마강가에 있는 것을 보고,
"이 산은 우리 고을의 산이다."
하고는 해마다 세금을 받아 갔었다 한다.
그런데 어느 해 부여에 새로 부임해 온 원님이 이 이야기를 듣고서 청주 고을 원에게,
올부터는 세금도 바치지 않겠거니와 이 산이 당신네 고을 산이면 하루 빨리 가져 가기 바라며, 우리 고을에서는 산이 소용없습니다."
라고 통지를 보내었더니 그 뒤로는 결코 세금을 보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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