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모바일 게임에 빠져 2주 정도 거의 넋을 놓고 지낸 것 같다.

요즘 나의 관심은 `보수 논리 세우기`이다. 너무 협소해 보이는가?

어찌보면 나약한 마음때문에 편한 쪽을 택하고 싶어하는 `결정장애` 에 직면하고 있다랄까. 아니면 경험많은 어른이 하는 말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싶은 걸까.

강신주가 톨스토이 및 러시아 작가들을 싸잡아 비판한 적이 있다. 부모와 애인 중에 누굴 먼저 구할 것인가, 고민에 빠지면, 어느 하나를 고르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는 것. 강신주는 왜 못 고르냐면서 고르라고 한다. 작품들 대부분이 다 못고르고 자신이 죽는 쪽을 택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고 한다. 부모는 버리고 애인을 고르라고 한다.

확실히 강신주는 내공이 어마어마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철저히 비극을 극복하려는 진보주의자 다우면서도, 감정을 중요시하면서도, 논리에 좀 과하게 치우쳐 있는 사람 같기도 하다.


그동안 나는 진보적인 작품과 사상을 많이 접했기 때문에 거의 `강신주화` 되어 버릴 정도로 내재됐다고 느낄 정도이다. 물론, 나만의 착각이고, 다 알지도 알수도 없기에, 아주 일부일 것이다. 실제로 만난 적도 없다.


나자신이 점점 패배주의나 현실에 무릅꿇으면서 점점 `자발적 복종화`가 되어가는 단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난 이상주의자인데..?

남은 시간 동안 보수적 사상을 공부하고 싶다. 그리고 선택한다. 과연 공부만 한다고 선택할 수 있을까?


요즘 나는`보수주의자 관점에서 진보주의자 비판하기`연습이 주 관심사이다.

물론, 보수니 진보니 하는 나의 생각은 구체적이라기보다 추상적에 가깝다.

현재 하고 있는, 또는 계획하고 있는 것이

`탈 강신주화` 이다. 강신주의 늪에서 나오자라는 것?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및 지금 읽고 있는 <스님의 주례사> 에서 <강신주의 다상담>과 유사한 질문에 특히나 더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비슷한 답도 있고, 다른 답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모바일 게임에 빠져지내느라 책읽기를 멀리 하게 되는 시점에서, 찾는 재미가 생겼다.

강신주는 불교 사상, 즉 동양 철학을 서양 철학보다 높이 사고 긍정하는 데도 불구하고, 법륜 스님의 사유와 약간은 다르다 라는 것...

아직 읽고 있는 중이고, 공부도 부족하니 뭐라 꼭 집어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륜차이 일지도 모르겠다. 강신주가 50세, 법륜 스님은 60세? 정도. 시대와 환경이 다르니까...

또 하나는, 예전에 읽다가 포기한 공자의 <논어> 이다. 보수 사상에서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도올 김용옥의 글은 너무 어렵다. 하지만 꼭 공부해야할 가치가 있는 분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프로이트 더하기 라캉... 강신주의 강의를 듣다보면 프로이트는 정말 강신주에게 많은 공격을 당한다.

그것을 발판으로 읽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속도와 생각하는 능력이 커지길 기대하면서...

작심삼일! 아몰랑! 욕심은 많고 시간과 노력은 부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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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29 1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보의 보수화도 만만치 않죠. 강신주, 도올을 과연 진보로 볼 수 있을까요? 저는 글쎄 올시다 입니다. 도장깨기 하러 다니는 주관적 보수로 보일 때가 많아요.
법륜 스님은 어떨 땐 동양, 불교적이라기보다 급진적 자유주의자, 아나키즘 같기도 해서 통쾌하더군요 :)

fledgling 2015-06-29 19:55   좋아요 1 | URL
`진보의 보수화`라는 말도 어렵네요.ㅠ 제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메세지로 들리기도 합니다. 물론, 앞 일은 모르는 것이지만요.
도올 김용옥 은 스스로 보수라고 말했는데, 정확한 명칭은 기억이 안 납니다.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약간 다른 보수라고 할까요. 사상 변형의 사례도 많긴 합니다만.
강신주도 스스로 진보주의자라고 칭했는데, (요즘 핫한 허지웅도 칭함) 물론, 타인이 볼 때는 진보가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으면 안 되지만, 이분화 되어 있는 것들이 많아서 일까요. 진보와 보수의 정의는 뭘까요. 저의 관점은 보수는 자본주의와 계급화 및 전체주의, 기독교 사상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고,
진보는 인문학 즉, 신이 아닌 인간을 최우선으로 앞에 두고 정책을 짜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요. 또한 `진보`라는 단어 자체가 `발전`, `성장`과 비슷한 의미여서 일까요. 진보가 어감이 좋고 혁신적인 느낌이 강해서 젊은 층들이 선호한다고 하는데...
노무현 정부 때의 정책을 `진보의 탈을 쓴 보수`라는 평가도 저에게는 너무 어렵네요...
저는 `너는 어느 편이냐` 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바꾸는 속도에 따라 보수-진보를 나눈다고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면 진보, 점진적으로 바꾸겠다하면 보수...

아갈마님이 보는 보수와 진보의 관점이나 정의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오해하거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잡아주시면 더 고맙겠습니다~ 민감하다 생각되시면 비공개로도 좋습니다!


AgalmA 2015-06-29 21:42   좋아요 1 | URL
제가 누구를 비판, 평가할 입장일까 싶어 문득 조심스럽네요.
노 대통령 때 알다시피 보수의 벽이 워낙 강해서 제대로 진보적인 행보를 못 해서 그런 평가를 받는 것 아닐까 싶어요. 그때 사학법, 국정원, 검찰 제대로 개혁만 했어도....
자기 고집이 좀 세긴 했어도 노 대통령이 인간을 최우선으로 한 정치가 아니었나요. 대북정책만 봐도 이데올로기적인 사람은 아녔죠. 지금 메르스 사태만 봐도 그때 사스를 얼마나 철통같이 막았나 비교되죠...
바꾸는 속도에 따라 보수-진보 구분은 나름 일리가 있는데, 어떤 정책에 대한 관심, 협력까지 가능한가 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복지정책에 대해 자기 손해 감수 하나도 안 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저는 보수로 봅니다. 즉 속도 보다는 유연성!

cyrus 2015-06-29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대로 된 보수 사상에 대해서 공부하는 중인데 단점도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진보주의적 관점에서 보수 사상을 비판하는 시각도 보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