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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바람을 타고 ㅣ 보름달문고 20
스에요시 아키코 지음, 이경옥 옮김, 정승희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만화가 다카하시 루미코 단편집을 'P의 비극'을 읽었다. 그 중 마지막 작품이 'L사이즈의 비밀'.
내용은 한 부부가 더 큰집으로 이사를 가려는 데, 여자의 눈에 동글동글하고 어마어마하게 큰 아이가 보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 눈에는 안보이는 이 아이가 시시때때로 큰집을 사려는 여자를 방해하는 것이다. 마지막에 그 집을 계약하러 가는데까지도 그 큰 아이가 방해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 사려던 집이 산사태에 깔리고 만다. 그리고 그 큰아이는 나타나지 않았고, 부부는 시어머니와 함께 다른 큰 집으로 이사간다. 그 큰 아이의 정체는 집동자! 큰 집으로 이사가고,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부르며 집동자가 못에 찔리지 않게 도와줬다고 한다. 뾰족히 튀어 나온 못 앞에 통통하고 작은 집동자가 서있다.
아, 내가 읽고 있는 <세 번째 바람을 타고>에 나오는 '차차마루'가 이 '집동자' 아닌가! 두 책을 한꺼번에 읽게 된 것도 이런 면에서 인연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일본은 정말 신이나 요괴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 유카는 아빠 일 때문에 소후소 여관을 가게 된다. 유카는 할 것도 없고 볼 것도 없는 '소후소'가 마음에 안든다. 그곳을 떠도는 집동자 차차마루는 유카를 보고 토리코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토리코는 차차마루가 지켜줘야 하는 아이다.
어느날 유카의 눈에 차차마루의 모습이 보이게 되고, 둘은 친해진다. 그리고 폭풍이 불던 날, 세번째 바람을 타고 시간과 공간이 튀틀리는 사이 과거로 떠난다.
이때부터 유카와 차차마루는 토리코에 대한 얽키고 설킨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은 끈으로 연결 된듯한 이야기들, 해결되지 않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읽는 동안 시공간을 초월한 이야기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도 생각났고 얽키고 설킨 인연의 끈 '엄지 손가락의 기적'도 생각났다.
유카와 차차마루는 토리코에 대한 책임을 함께 느끼며 그녀가 잘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쏟는다. 그리고 자신들도 제자리를 찾게 된다.
누구보다 자신들의 힘으로, 남을 도우려는 마음과 책임감으로 자기 자리를 찾는 유카와 차차마루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