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는날.... 희비(喜悲)의 교차....

 

 

새벽부터 문자가 나를 괴롭힌다. 문자를 확인해버리면 오히려 조용해질것을 꼼지락 거리기조차도 싫어서 그냥 놔둔다...

밤새 나는 악몽에 시달린다.무수히 많은 핸드폰들이 나를 향해 돌진하는...끔찍한 악몽...

아침에 일어나서 문자를 보니 여기저기서 '첫눈의 기쁨'을 알리는 문자였다.나또한 아직은 마음은 동심인지라...즐거운 마음에 회사에 갈 차비를 마치고 집을 나왔다.

집앞은 하얗게 쌓인 눈은 마치 하얀 도화지같았다.아직은 이른 시간인지라 그곳에 처음으로 발자욱을 남기는 기분 또한 좋았다.

'뽀드득~뽀드득~'

소리 또한 좋았다.

그렇게 나는 수원에 있는 회사에 가기위해 버스정류장앞에 섰다. 나는 시흥시 정왕동에 산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시흥에서 수원은 버스로 1시간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이다.

10분,20분,30분....버스가 정해진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온세상이 하얗게 변하게 해준 하늘의 선물을 받은 댓가라고 생각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버스를 탔다(수원역에서 택시를 타면 30분쯤은 금방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였기에...난 항상 40분정도의 여유를 두고 출발하므로.....)  

그런데 큰일이였다.1시간이면 도착해야할 수원을 4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첫눈은 하늘에 내게 내려준 선물이였던걸까?의심스럽다....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회사를 11시에 출근했다.물론 차장님께 전화를 드려서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정말 눈물이 났다.

버스안에서 졸지도 못하고 내내 불안해 하면서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으로 도착지를 기다리는데....내 앞뒤 양옆으로.....많은 사람들이 회사나 학교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첫눈이여서 좋았지만...월요일에 내린 첫눈은 나를 우울하게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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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6 14: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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