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
노라 에프런 지음, 박산호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내 잘못으로 인해 친구와 다투었을 때, 그가 보내준 책이 바로 <내 인생은 로맨틱 코미디>였다. 노라 에프런이란 이름을 보나 책 제목을 보나, 10대 아니면 20대 여자가 인생을 즐기라고 훈계하는 내용으로 알고 한달간을 내 방 냉장고 위에 쳐박아 뒀었다. 갑자기 이 책을 읽게 된 건 요즘 너무 독서량이 적어 실적을 올려볼까 하는 모범생적인 마음에서였다.


애당초 가졌던 선입견과는 달리 이 책은 65세된 작가분이 삶에 대해 깨달은 통찰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심각하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책은 술술 잘 읽혔고, 몇몇 대목에선 나랑 생각이 일치했다. 자식교육을 하나 안하나 애들은 잘 자라기 마련이며, 아이들이 다 자란 후에는 그네들에게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대목이나, “옷장에 있는 옷 가운데 3분의 1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성공한 것”이라는 구절, 그리고 “아이들이 10대가 되면 개를 한 마리 키워라. 최소한 나를 보고 반가워하는 존재가 하나는 생기는 셈이다”라는 구절 등등은 개에 대해서는 극우적인 내가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늘 느끼고 있어도 표현하지 못했던 그 어떤 것을 대신 말해주면 굉장히 멋있어 보이는데, “35살에 신통치 않다고 생각한 몸도 45살에는 그리워진다”고 말하는 저자를 내가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이 더더욱 마음에 드는 건 갑자기 “읽을만한 책이 없냐”고 물어오신 어머니께 자신있게 권해드릴 수 있었기 때문이고, 재미없는 책은 끝까지 못읽으시는 어머니가 이 책만큼은 재미있다고, 이제 20페이지만 더 읽으면 된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최근 몇 달간 어머니한테 재미를 드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책으로 약간의 효도는 했지 않았을까?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친구가 이 책을 보낸 이유는 도대체 뭘까? 혹시 개를 기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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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8-06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 보관함에 넣어야겠군요.
:)

비로그인 2007-08-06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꽤나 만만하게 보았는데, 보관함으로 넣었습니다.부리 님 리뷰를 읽고요.
아참, 그리고 노라 애프런, 사교계에서 내노라 하는 명사라고 하더군요. 말랑말랑하고 느긋한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제목도 맘에 듭니다.

부리 2007-08-06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저...책임지라고 하기 없기!
다락방님/님도 마찬가지!

실비 2007-08-07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에 직행!

2007-08-07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