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해지지 않은 것들에 대한 에세이
유디트 헤르만 지음, 신동화 옮김 / 바다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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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쓰려면 결국 내 곁의 존재들에 대해(혹은 오직 그들에 대해서만) 써야 한다. 타인을 앞세워 혹은 타인을 통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글들 가운데 조용히 빛이 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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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일어나는 일 가운데 가족만이 엄청난 것은 아니다. 결국에는 모든 게 엄청나다. 본래의 것, 즉 물질의 핵심은 그 자체로 이야기할 수 없으며, 중심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다. 《모든 사랑의 시작》에 대한 비판에서 말하는 이야기하기란, 추측건대 무언가를 지어내는 일을 뜻하리라. 하지만 무언가를 지어낸다는 건 나에게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현실로 들어가려는 게 아니다. 바로 그것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하나뿐인 불가해한 현실로 들어가고자 하고, 내가 현실을 이해할 수 없음을 쓰고자 하고, 현실이 대체로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 P124

오늘날 나는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이 문장은 나의 이야기들과 관련이 있다고. 나의 글쓰기와 관련이 있다고. 나는 이런저런 일이 끝났을 때, 그것이 끝나리라는 걸 내가 알 때, 그것에 관해 글을 쓰기가 더 수월하다. 마지막이란 지금 이대로 좋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어찌어찌 하나의 끝에 도달했다는 뜻일 뿐이다. 이 끝에서 일이 새로 일어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름 별장, 그 후》에서 나는 행복은 늘 그 이전의 순간이라고 썼다. 오늘날이라면 나는 이렇게 쓸 것이다. 행복이란 늘 그 이후의 순간이라고. 당신이 소위 행복을 이겨 내고, 행복을 무사히 모면하고,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깨닫고 행복을 다시 잃어버리고, 놓아주고 던져 버린 순간. 이것이 마지막이다. 혹은 달리 표현하면, 이것이 내가 글을 쓰며 도달한 지점이다. 그렇다면 분명코, 그 이전이든 그 이후든 결국 그냥 똑같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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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는 연작시 「패터슨」을 쓰며 고심하던 중 동료였던 젊은 앨런 긴즈버그에게 자신이 진실로 하고 싶었던 건 "정말 저 밖으로 나가 흙바닥에서 일하며 진정한 인페르노가 될 패터슨의 무언가를 파내는 것"이었다고 털어놓는다. 옛 공장의 창자에서 나는 그것을 찾아냈는지 생각해본다. 그러고는 어두운 안쪽 공간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디딘다. 음침하고 더러운 물이 얕게 고여 있다. 빈 진통제 플라스틱 약병이 뚜껑이 열린 채 웅덩이에 놓여 있다.
하지만 이전 편지에서 언급했듯 긴즈버그 역시 이곳, "똑같은 녹투성이 카운티" 출신이었다. 그는 고향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긴즈버그는 윌리엄스에게 보낸 답장에 "패터슨은 연민이 필요한 덩치 큰 슬픈 아빠일 뿐"이라고 썼다. "……그러니까," 그는 패터슨을 향해 더욱더 켜져가는 마음을 담아 덧붙인다. "지옥으로 내려간 밀턴만 떠올리지 마. 패터슨은 마음속에 피어난 꽃이기도 하니까."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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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민주주의 -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불편한 공존
마이클 샌델 지음, 이경식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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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내며 최근 이삼십 년을 정리한 7장이 추가됐다. 생각할 거리도 많고 충분히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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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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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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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유 2025-06-10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옮긴이의 말까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