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극단이 그것의 타자에게 그 타자가 결여하는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의 결여 그 자체가 아니라면 무엇을 그에게 돌려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두 극단을 "함께 묶는" 것은 각자의 결여에 대한 상호 메우기가 아니라 그것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결여이다. 기표적 이원성의 대립물들은 그것들이 서로에게 돌려주는 어떤 공통의 결여를 배경으로 해서 "하나이다". - P238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왜 표준적인 데리다적 물음("반전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근본적 상실 뒤에 그 어떤 ‘실재의 응답‘도 따르지 않는다면 어찌할 것인가?")은 여기서 전적으로 부적절한가? 한 가지 설명만 가능하다. 은총을 통한 상실에서 구원으로의 반전은 순수하게 형식적인 전환 행위다. 즉 은총의 개입은 선행하는 상실과는 구별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상실, 바로 이 동일한 자기포기의 행위가 다른 관점에서 파악되어진 것이다.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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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걸 설탕 문학과지성 시인선 620
송희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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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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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떤 날에는 죽음에 씻겨 나간 네 얼굴이 매 순간 떠오른다. 관 안에 누운 시선의 엷은 미소처럼 인위적인 미소를 띠고―그만해. 돌연 난입해 오는 장면들도 있다. 삶의 평범한 순간들. 아무것도 아닌 듯 건넨 몸짓과 작은 선물들 속에서 표현되는 일상의 찬란함. 집의 반대편 끝에 있던 네가 갑자기 나타나 말한다. "재채기하는 소리가 들렸거든. 그게 왠지 마음이 쓰여서 왔어." 사랑에 형식을 부여하는 사소한 것들의 작은 성찬. 내가 네게 했던 말들은 너와 함께 어둠 속에 갇혀 있다. 그리고 네가 내게 했던 말들은 내가 있는 모든 곳에서 증발해서는 가벼운 눈송이가 된다. 나는 그것을 향해 손을 내민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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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퓨달리즘 - 클라우드와 알고리즘을 앞세운 새로운 지배 계급의 탄생
야니스 바루파키스 지음, 노정태 옮김, 이주희 감수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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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자본주의, 기술, 디지털 플랫폼에 관심 있다면 누구든 어렵지 않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다. 2020년대까지의 자본주의의 변천과 쇠락(저자는 현시대를 기술봉건주의라 진단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의 데이터를 무상 제공하고 그에 무력하게 통제되는 우리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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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낙관
로런 벌랜트 지음, 박미선.윤조원 옮김 / 후마니타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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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만 잘 견디면 1장부터는 비교적 수월히 읽힌다. 십 년도 더 전에 출간된 책이 여전히 너무도 유효한데 그건 돌아보면 교차성, 정체성정치, 가시화 등등도 그저 신자유주의의 또다른 부산물처럼 보이기 때문일까.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말도 이젠 별 효력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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