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극단이 그것의 타자에게 그 타자가 결여하는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것의 결여 그 자체가 아니라면 무엇을 그에게 돌려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두 극단을 "함께 묶는" 것은 각자의 결여에 대한 상호 메우기가 아니라 그것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결여이다. 기표적 이원성의 대립물들은 그것들이 서로에게 돌려주는 어떤 공통의 결여를 배경으로 해서 "하나이다". - P238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왜 표준적인 데리다적 물음("반전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근본적 상실 뒤에 그 어떤 ‘실재의 응답‘도 따르지 않는다면 어찌할 것인가?")은 여기서 전적으로 부적절한가? 한 가지 설명만 가능하다. 은총을 통한 상실에서 구원으로의 반전은 순수하게 형식적인 전환 행위다. 즉 은총의 개입은 선행하는 상실과는 구별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상실, 바로 이 동일한 자기포기의 행위가 다른 관점에서 파악되어진 것이다. - P325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구 2026-03-18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유님 늘 책 리뷰나 밑줄 잘 보고 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유님은 책 디깅을 어떻게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늘 멋진 책을 읽으셔서 궁금했어요…! 저는 아직도 헐레벌떡 남들의 추천 따라가기 바빠요 저도 좋아하는 작가와 스타일은 있지만 그래도 먼저 발견해보고 싶은 개척자 같은 마음이 있어요…🥺
제유님 덕분에 좋은 책 많이 알게 됐습니다💟 닮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주체성과 타자성 - 철학적으로 읽은 자크 라캉
로렌초 키에자 지음, 이성민 옮김 / 난장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우매우 유익하다. 어림잡아 유통되는 라캉 정신분석 개념들을 탁월하게 설명하고 잘못 덧씌어진 오해들을 면밀히 벗겨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inor Black Figures (Paperback) - A Novel
브랜든 테일러 / Riverhead Books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흑인 게이 화가의 (예술가로서의) 흑인성, 뉴욕 산책, 연애, 예술품 복원 이야기가 유연하게 교차한다. 서술자는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유의 정체성정치 혹은 자기활용과는 거리 두며 끝없이 고민하고 스스로를 의심하는데 그것이 마지막에 다다라서는 아름답게 변하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잉걸 설탕 문학과지성 시인선 620
송희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집 참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리고 어떤 날에는 죽음에 씻겨 나간 네 얼굴이 매 순간 떠오른다. 관 안에 누운 시선의 엷은 미소처럼 인위적인 미소를 띠고―그만해. 돌연 난입해 오는 장면들도 있다. 삶의 평범한 순간들. 아무것도 아닌 듯 건넨 몸짓과 작은 선물들 속에서 표현되는 일상의 찬란함. 집의 반대편 끝에 있던 네가 갑자기 나타나 말한다. "재채기하는 소리가 들렸거든. 그게 왠지 마음이 쓰여서 왔어." 사랑에 형식을 부여하는 사소한 것들의 작은 성찬. 내가 네게 했던 말들은 너와 함께 어둠 속에 갇혀 있다. 그리고 네가 내게 했던 말들은 내가 있는 모든 곳에서 증발해서는 가벼운 눈송이가 된다. 나는 그것을 향해 손을 내민다. - P2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