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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필립 슈톨츨 감독, 벤노 퓨어만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0년 8월
평점 :
노스페이스, 내사랑아이거, nordwand 등 다양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산악등반 영화입니다. 얼마전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계급이 한창 뉴스로 오르락 내리락 했을 때 이 영화가 생각이 났습니다. 물론 순수한 영화의 배경과 이름이 적절하지만 아웃도어 의류업체 노스페이스의 후광을 어느정도 노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알프스의 3대 북벽 중 하나이자 가장 등반하기 어려운, 역사상 사망자가 가장 많은 곳인 아이거 북벽을 처음으로 정복하기 위한 도전을 펼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배경은 1936년 독일 올림픽 개최를 앞둔 시점으로 국위선양을 위해 전세계 등반가들을 부추기면서 주인공 팀도 참가를 결정하게 됩니다.
약간의 휴먼다큐 같은 느낌의 영화라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스위스 알프스의 장엄한 경치를 맘껏 즐길 수 있었고, 보잘것 없는 장비로 줄 하나에 의지하며 얼음벽을 등반하는 아찔한 모습에 손에 땀이 쥘 정도로 몰입 되기도 했습니다. 생각보다 디테일한 묘사와 주인공의 뛰어난 연기력에 놀라기도 했고, 진한 애정씬이 없음에도 그들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에 더그레이를 보고 정말 힘들게 촬영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영화는 더그레이보다 더 처절한 것 같습니다. 끼니조차 제대로 때우지 못하면서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힘겨운 암벽등반에 도전하지만, 가진자들은 좋은 경치를 즐기고 최고급 호텔에서 풍족한 생활을 누리며 암벽등반을 구경하는 것을 보니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습니다.
도전정신과 감동, 슬픔 그리고 안타까움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고, 역시 자연 앞의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를 다시 깨닫게끔 해준 영화였습니다. 제 점수는 7.8점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