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를 쫓는 모험
이건우 지음 / 푸른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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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없는 메뉴

돈가스(이 책에서는 '돈까스'라 표기했다)는 대개 호불호가 없는 음식 메뉴라 생각된다. 내가 어릴 적에는 주말이나 휴일이면 엄마와 함께 대구 시내에 나가서 먹는 메뉴였다. 자주 가는 곳은 지금은 사라진 동아백화점 뒤편 건물 지하에 위치한 '심해'라는 가게였다. 꽤 세월이 흐른 후에는 이전도 했었는데 지금도 가게가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돈가스는 어릴 적부터 단골 외식 메뉴였고, 꼬마 돈가스는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나의 자부심 넘치는 도시락 반찬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후에도 돈가스는 자주 먹게 되는 음식이다. 시쳇말로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라고 할 만큼 튀김 음식은 맛있기 마련인데 돼지고기 등심이나 안심에 빵가루를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고 그 위에 맛을 배가할 소스까지 얹거나 찍어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내가 이럴진대 이 책의 저자는 오죽하겠는가. 그의 블로그에 돈가스에 대한 포스팅만 200개가 넘는다고 하니 가히 진심 어리다고 하겠다.

군침 흐르는 독서

그간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었다. 맛집을 소개하는 책들도 읽어봤지만 이번처럼 입맛을 다시며 책을 읽기는 처음인 것 같다. 역시나 아는 맛이 무섭다. 책에 소개된 29곳의 돈가스 가게들 중에 내가 가본 곳은 유일하게 '에버그린' 한 곳이다. 그렇다 보니 더욱 저자가 소개한 가게들을 방문해 돈가스를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아마 다른 독자들도 나 같은 생각일 거다.

단순히 돈가스 가게와 돈가스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본업인 일본어 번역가라는 장점을 살려 음식명의 유래들도 소개되어 글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국식 돈가스가 있지만 아무래도 일본식 돈가스가 영향을 주었다 보니 용어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더욱 재미있고 맛있게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뭐든 알고 먹으면 더욱 맛난 법 아니겠는가.

사실 긴 말이 필요 없다고 본다. 돈가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집에서 먹는 냉동 돈가스가 되건 돈가스 맛집을 방문하건 이제부터는 자신만의 돈가스를 쫓는 모험을 시작해 볼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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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시대 - 하얼빈의 총성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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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태

독립의군 중장, 1907년 두 명의 일본인 고위 관료를 암살한 독립군, 일본 법정에서 일본을 비난한 의연한 청년, 훗날 건국훈장 제3등급인 독립장의 서훈을 받은 대한민국의 영웅. 정의태.

역사교육이 부족해서인지 내게 정의태라는 인물은 낯설었다. 모른다는 게 바른 답이다. 일제강점기 구국을 위해 활동한 인물로는 안중근, 김구, 유관순, 윤봉길 등이 먼저 떠오를 뿐이다. 그간 외면되거나 잊혔던 많은 인물들이 재조명되었기에 그들 중에 하나라 생각된다.

정의(正義)

작가 이우는 정의태라는 인물을 통해 '정의(正義)'를 보고자 한다. 정의태가 옥중에서 쓴 동명의 글 '정의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그의 의병활동을 통해서 말이다.

정의는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 바른 의의,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라고 사전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정의태는 이완용을 암살하려다 실패한다. 그의 가족들과 함께 있는 상황에서 가족들까지 죽일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다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려고 시도했지만 엉뚱하게 고위 관료 두 명을 사살하게 된다. 이완용과 이토 히로부미 암살 모두 실패하지만 두 사건에 대하는 정의태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이완용 암살 실패에서는 무고한 가족을 함께 사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번째 실패에서는 엉뚱한 두 명을 죽이고도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살인이 아닌 의병활동이라고 말이다. 정의는 사전에 나온 것과 같이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지만 입장에 따라서는 달라질 수도 있다. 일제 치하에서 우리 민족의 의병활동은 일본의 입장에서는 저항활동일 뿐이다. 정식 군대도 아니고 반정부 활동가들의 저항인 상황이다. 반면 우리의 입장에서는 강제 침탈을 당했기 때문에 합법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정식 군대가 아니어도 우리의 활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당연하다.

누구도 타인을 살인할 권리는 없다고 하면서도 의병활동을 핑계로 한 살인은 정당한 것인가?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쓰이는 것이기에 우리가 독립을 거두었으니 그의 암살 실패로 인한 모습도 이해해 줄 수 있는 건 아닌가? 현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이와 비슷한 문제는 꾸준히 갈등의 중심에 있다. 과연 정의는 무엇일까? 다수결 원칙을 준용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적용하는 우리에게 다수의 정의가 과연 바른 것인가?라는 질문도 하게 된다.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첫해를 달리고 있다. 수많은 갈등이 사회 여러 곳에서 붉어지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그 잣대는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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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고전 수업 - 365일 인생의 내공을 기르는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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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장 고전 수업

고전(古典)의 의미는 옛날의 의식이나 법식,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히고 모범이 될 만한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일컫는다.

동·서양에서 두루 고전이 전해지고 있는데, 특히 우리에게는 동양고전이라 할 수 있는 《논어》, 《맹자》, 《도덕경》, 《명심보감》 등 수많은 작품들이 친숙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글도 일상을 살아가면서 모두 읽고 배움을 얻기란 쉽지 않다. 조선시대를 살았다면 아마도 이같은 글들을 죽자고 읽고 쓰면서 과거를 준비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하루 한 장 고전 수업》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다양한 동양고전들 중 짧은 글귀를 통해 지혜를 얻는 시간을 가지도록 해준다. 월요일은 말(言), 화요일은 태도(態度), 수요일은 공부(學), 목요일은 관계(關係), 금요일은 부(富), 토요일은 마음(心), 일요일은 쉼(休)으로 365일 동안 매주 반복되도록 정리되어 있다. 이는 저자의 말처럼 고전은 삶의 모든 분야에 도움이 되는 지혜를 주기 때문에 독자는 하루에 한 줄씩 읽고, 그 문장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지혜를 얻는 것을 제안한다.

개인적으로도 어렸을 적부터 《사서삼경》, 《천자문》, 《명심보감》 같은 책을 읽으며 동양의 고전 가르침에 무척이나 감명을 받아왔던 나이다. 현실의 삶을 살기에 바빠 어수선을 마음을 다잡을 때는 어김없이 고전을 펼쳐든다. 특히 수해가 지났지만 조윤제 저자의 《말공부》를 통해 보다 쉽게 고전을 현실에 접하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 이번 책도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하루 한 문장씩 읽고 깨달음을 얻다보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요즘 특히나 마음이 어수선하여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에 나 같은 이들이 함께 읽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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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을 경영하라 - 국민가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본질 경영
박정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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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사를 했다. 평생 꿈을 꾸던 내 집을 마련해 입주를 한 것이다. 이사를 준비하며 집에서 사용할 다양한 물건들을 구입을 했다. 대부분 '다이소'에서 말이다. 그간 다이소를 잘 이용하진 않았다. 대개는 장을 보러 마트를 가게되면 그곳에서 웬만한 물건들을 구입하다보니 굳이 다이소를 찾아갈 일이 없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가격적인 면에서나 상품의 다양성에서 다이소에는 정말 많은 물건들이 준비되어 있다. 2만종의 상품이 있다고 하니 입이 벌어질 정도다. 그러던 차에 다이소 박정부 회장의 자서전적인 《천 원을 경영하라》를 만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이소를 다시 보고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여력이 된다면 다이소를 더욱 섬세하게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일본 기업 아닌가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다이소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일본에도 다이소라는 기업이 있는 건 알았기 때문에 한국 다이소는 한일 합작회사나 일본 기업이 한국에 진출한 걸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이 책을 읽으며 완전히 깨졌다. 물론 저자도 다이소라는 브랜드를 사용한 것에 대해 후회를 하는 부분도 있다. 그 만큼 브랜드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여튼 아성다이소의 '다이소'는 토종 한국 기업이란 거다.

다이소의 성공 요인

다이소가 그간 다양한 상훈을 받고 중견기업으로 우리나라 유통시장에 큰 축을 담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본질경영이다. 균일가를 유지하며 한 단계 더 끌어올린 품질로 고객에게 놀라움과 감동을 주는 것이 그들의 사명이라 한다. 이러한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변화, 집중, 고객만족이라는 목표와 과정을 꾸준히 거치며 성장한 탓이기도 하다.

요즘 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는 자연스레 저렴한 물건을 찾게 된다. 그래서 다이소는 이런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기업으로 오래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천 원이라는 작은 돈일지라도 가장 기본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경영을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소매업이나 유통을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다이소 이야기는 큰 배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된다. 자신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찾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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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불멸의 역사 - 연금술사에서 사이보그까지, 인류는 어떻게 불멸에 도전하는가 한빛비즈 교양툰 19
브누아 시마 지음, 필리프 베르코비치 그림, 김모 옮김, 홍성욱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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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머니즘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으려는 지적 운동을 트랜스휴머니즘이라 한다. 정의로 이해하려면 좀 어렵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이 영생을 위한 노력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생(生)과 사(死)는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이다. 하지만 인간은 오래 전부터 이런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메소포타미아 전설에 등장하는 영웅 길가메시는 불멸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인물로 기원전 3세기 후반에 태어난 반신반인이자 우루크의 왕이었던 그는 친구 엔키두의 목숨을 구하려고 불멸의 약을 찾아 떠나지만 소득 없이 돌아왔다. 인더스강 근처에서는 영원한 삶을 약속하는 신의 음료 '소마'가 유명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넥타르나 암브로시아처럼 말이다.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시황은 자신의 불로장생을 위해 도사 서복을 동쪽 바다로 보내 신선이 먹는 영약을 찾고자 했다.


불로장생을 위한 과학기술의 발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컴퓨터나 인터넷,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등의 과학기술은 낯설지가 않다. 세상을 살아가는 주변의 삶이 이같은 과학기술로 어우러져 있기에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런 과학기술의 발전의 근간이 바로 불로장생이라는 인간의 영원한 생존 욕구 때문이었다는 건 꽤 놀라운 일이다. 이 책 《만화로 배우는 불멸의 역사》가 바로 이런 인간의 불멸을 향한 노력의 과정을 정리해 놓은 책이라 보면 된다.

가장 오래된 화학이 연금술이라 보이는 데 이것도 금을 만들기 위해서라고도 하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분리하는 것을 이루기 위함었다고 한다. 육체만 다시 찾을 수 있다면 영혼을 옮기는 것으로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영원한 삶을 떠올리니 내 또래들에게는 익숙한 일본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 銀河鉄道999》가 떠오른다. 기계인간으로 영원한 삶을 찾기 위해 은하철도999를 타고 떠나는 테츠로(철이)와 메텔의 여정을 그린 작품은 어린 시절에 봤을 땐 그 의미를 몰랐지만 지금에서 다시 보면 무척이나 철학적인 작품이었다고 느껴진다. 여기에 등장하는 기계인간은 오랜 시간 인간이 꿈꾸던 영생의 모습이라 하겠다. 1251년 독일의 유명인사인 알베르투스 마그누스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 복제를 하였고, 이를 '휴머노이드'라 불렀다고 한다. 이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로봇의 진짜 조상을 완성했다.

이뿐 아니라 생물시간에 배웠던 우생학도 그 바탕에는 우성 유전자를 가진 인간으로 인구 증가를 꿈꾼 학문이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2차 세계대전으로 유대인 학살 같은 부작용이 있던 학문이지만 말이다.

의학, 인공지능, 로봇 등 다양한 과학기술은 인간의 불멸을 위해 발전을 거듭했다고 보여진다.


죽음을 거스를 수 있을까?

태어남과 동시에 인간은 성장이라는 명목으로 노화를 진행한다. 늙어간다는 건 결국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다. 세상 어느 누구도 죽음을 원하는 이는 없을 거다. 말 그대로 불로장생, 무병장수는 아직 꿈 같은 이야기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수 백년 전에 비해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평균수명이 거의 2배 이상 증가된 것도 이를 방증하는 것이다. 우주로 나가려는 것도 지구의 오염과 기상이변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 지구를 떠나 새로운 별에 정착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러한 트랜스휴머니즘은 지금의 인류의 모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할지는 지금으로선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 다만 불멸을 위한 인간의 집념은 죽지 않고 영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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