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용한 일상, 평일 카페에서 읽으면 좋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작가/출판사/발간일

나의 한국 현대사(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돌베개, 2014년 7월 10일

작가 소개

유시민, 1959년 7월 하순 경상북도 경주시 북부동 낡은 기와집에서 태어났다. 눈을 뜨고 보니 누나 셋과 형이 벌써 자리를 잡고 있었다. 2년 뒤 막내인 여동생이 뒤따라왔다. 어릴 적 밥상머리에서 아버지에게 이순신, 김유신, 제갈공명, 나폴레옹 등 뛰어난 역사 인물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나는 걸출한 개인을 흠모하는 성향이 있다. 스스로 계획을 세워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좋아한다.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남에게 무언가를 시키는 것도 왠지 편하지 않다. 돈이나 권력보다는 지성과 지식을 가진 이를 우러러보며 내가 남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한, 사회든 국가든 그 누구든 내 자유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다. 고등학교 시절 출세라는 것을 하려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간 후에는 공부보다 정부와 싸우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썼다. 야학에서 같은 연배의 노동자들을 가르쳤으며 학생회 임원을 맡았다가 감옥 구경을 하기도 했다. 스물 여섯 살 이후에는 주로 글 쓰는 일을 밥벌이로 했으며, 30대 중반에 독일로 유학을 가서 경제학을 더 공부했다. 40대에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다가 정치에 입문해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장관으로 잠시 공직사회를 경험했다. "프리부르주아 계층의 대구, 경북 출신 지식 엘리트로서 젊은 나이에 이름을 알리고 출세를 했지만 결국 정치에 실패한 후 몬필업으로 달아온 자유주의자" 나는 나를 그렇게 규정한다.

책을 읽게 된 동기

우연히 인터넷 도서 쇼핑몰을 통해 알게 된 유시민의 나의 한국 현대사,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잘 알지 못했던 나에게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책을 구매하게 됐다.

줄거리

1959년부터 2014년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4.19 혁명부터 5.16 쿠데타, 한강의 기적,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한국형 경제성장, 외환위기, 10월 유신, 10.26 사태, 전태일, 장성택, 이석기, 간첩 등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들을 한 사람(유시민)의 시선을 통해 그당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소감

학창시절, 역사에 대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독서를 하면서 역사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고 우연히 '나의 한국 현대사'라는 책을 접할 수 있었다. 평소 TV나 미디어를 통해 보았던 내용들도 있었지만 이 외에 내 자신이 관심이 없었거나 기회가 없어 자세히 알지 못했던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됐다. 나에게 자유를 안겨준 우리의 아버지가 있기 때문에 현재 내가 자유롭게 독서를 하고 서평을 쓰며 나만의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는 게 아닐까?과연 내가 그 시절에 태어났다면 그들처럼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데모를 하고 시위를 할 수 있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여러 생각이 교차됐다. 

구절

- 거듭 말하지만 역사는 주관적인 기록이다. 누가 쓴 어떤 역사도 과거를 '원래 그러했던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현재'는 가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현재의 모든 사실은 발생과 동시에 과거가 된다. 과거는 거대한 임시수용소와 같다. 흐르는 시간에 실려와 퇴적된 모든 사실이 그곳에서 망각과 소멸의 운명을 기다린다. 어떤 역사가가 내민 구원의 손길을 잡은 소수의 사실만이 요행히 그 운명의 집행을 잠시 유예받는 '역사적 사실'이 된다. 사실 자체에는 선택할 권리가 없다. 그것이 역사가의 몫이다. 그래서 같은 시대에 대해 100명의 역사가는 100가지의 서로 다른 역사를 쓸 수 있다. 하나의 시대에 대해 같은 사람이 서로 다른 역사를 쓸 수 있다. - p.28

- 나는 대한민국현대사를 만든 힘이 욕망이었다고 생각한다. 욕망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인지 사람들은 욕구라는 말을 선호한다. 하지만 뭐라 부르든 상관없다.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든 힘은 국민이 개별적, 집단적으로 분출한 욕망이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의 행동이며 행동을 일으키는 것은 욕망이다. 사람은 충족되지 않은 욕망을 안고 산다. 만약 모든 욕망을 다 채워서 어떤 결핍도 느끼지 않는다면 더는 행동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은 새로운 욕망을 끝없이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 p.52

- 민주주의는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삼는다.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한 욕망을 표출하고 추구할 문제를 무제한 인정한다. 물론 그런 헌법을 채택했다고 해서 실제로 그런 나라가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 누구나 국가에 대해 자유와 기본권 보장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 제도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지배적 사고방식의 산물이지만 외부에서 어떤 제도가 '이식'되는 경우에는 거꾸로 제도가 그에 맞는 사고방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현실성이 있든 없든 민주주의는 좋은 것이다. 4.19 혁명을 일으킨 최초의 주역이 고등학생들이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제헌헌법은 민주주의 정치제도를 가진 나라들이 지구촌의 주도권을 움켜쥔 20세기 문명사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혁명을 한 적이 없다. 봉건왕정을 지키려고 막아선 왕과 귀족의 목을 자른 적도 없다. 그런데도 민주공화국에 살게 되었으니 실로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p.60

- 공산화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통일국가로 가는 길과 북한을 공산주의자들에게 넘겨주고 남한에 민주주의 국가를 세우는 길이 있었다. 이런 경우에도 분단을 거부한 민족주의자는 전자를 선택했지만 철저한 반공주의자들은 차라리 후자가 낫다고 판단했다. 그 대표자가 바로 이승만 박사였다. 분단국가를 세우는 것이 그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독재, 부패,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수많은 시민을 살상했지만 그는 분단국가를 세움으로써 한반도 전체의 공산화를 확실하게 막았다. 온갖 비판을 무시하고 국회에 동상을 세운 국회의원들은 바로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 p.75

- 박정희 대통령은 '민족중흥을 이룩한 위대한 지도자' 또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한 독재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하나의 역사인물이 이처럼 극단적인 호오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는 복잡하고 상충되는 특성을 가진 사람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면서 커다란 선과 지독한 악을 행했다. 어떤 면을 중시하는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94

- 4.19와 5.16 모두 일정한 성공을 이루었다. 4.19는 실패한 것처럼 보였지만 5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점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다만 10년으로 끝나버린 진보세력의 집권과 심각하게 흔들리지 않는 오늘의 민주주의는 4.19의 승리가 아직은 완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5.16도 성공했다. 박정희 장군은 18년 동안이나 권력을 누렸으며 그 후예인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이 12년 더 집권했다. 서거 33년이 지난 시점에 딸이 국민의 선택을 받아 대통령이 되었으며, 이유가 무엇이든 그는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세계사에서 이만큼 성공한 군사쿠데타는 별로 없었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사실 그의 인격과 행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시민들 자신이 쏟았던 열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 p.99

- 추세츠 공대MIT 교수이자 뛰어난 통계분석 전문가였던 로스토(1916~2013)는 어떤 나라든 적절한 정책을 쓰면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산업화는 비행기를 하늘에 띄우는 것과 비슷하다.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사회는 변화가 느리고 성장률이 낫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특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갑자기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한다. 이것이 '이륙'이다. 일단 이륙에 성공한 국민경제는 성숙 단계를 거쳐 높은 수준의 대중소비 단계로 나아간다. 유럽의 산업국들은 산업혁명 기간에 이륙했다. 이륙기에는 투자율이 높은 수준에서 계속 상승하고 제조업과 광공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농업의 생산성도 함께 올라간다. 이 이론 전체의 핵심은 '이륙'이다. - p.114

- 한국 경제의 역사에서 가장 주목할 가치가 있는 사건은 두 가지다. 경제성장과 관련해서는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72~1976)이고 소득분배와 관련해서는 IMF 경제위기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소비재 경공업뿐만 아니라 철강, 자동차, 금속, 석유화학, 조선 등 전통적 중화학공업과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터, 반도체, 이동통신기기 등 첨단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수출업을 합친 금액이 국내총생산과 맞먹을 정도로 무역의존도가 높다. 주요 산업을 거의 모든 소수의 재벌이 장악하고 있다. 이러한 재벌 대기업과 수출 중심 경제구조의 원형이 바로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 탄생했다. - p.120

- 사람 사는 세상 어디에나 부정부패가 있다. 중앙통제식 계획경제를 하는 독재국가일수록 더 심하다. 권력이 집중되어 있어서 감시와 견제가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서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법의 구속을 벗어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의 사유화' 현상이 생긴다. 부당한 권력 행사를 비판하고 싸우는 사람도 있지만 더 많은 사람이 그에 적응하거나 편승해 자기의 이익을 도모한다.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남들이 그렇게 하기 때문에 살아남으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한다. 그것이 산업화시대 대한민국의 현실이었으며 그런 현실은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 p.147

- 한국 경제의 기체결함은 '죽기에는 너무 큰' 재벌이 국민경제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삼성, 현대, LG, 대우, SK 같은 대형 재벌그룹이 망하면 수많은 협력업체와 자금을 대출한 금융기관이 망하고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는 실업자가 된다. 재벌 총수들이 회사를 잘못 운영해 망할 위기에 빠져도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회사를 살려주어야 한다.재벌 입장에서는 위험한 투자를 해서 돈을 벌면 자기 것이 되고 방만한 경영을 해서 문제가 생기면 국가와 국민에게 짐을 떠넘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이익을 '사유화'하고 손실을 '사회화'하는 행동을 경제학 전문용어로 '도덕적 해이'라고 한다. 재벌 대기업은 보험료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도 국가를 파산에 대비한 최후의 보험자로 써먹는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국가안전망'이 있기 때문에 재벌들은 두려움 없이 위험하고 방만한 차입경영을 할 수 있었다. - p.157

- 이승만 정부 시절 어떤 외국 기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기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미국 장성은 한국 국민이 강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쥐떼와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쓰레기통이 아니었으며 국민은 쥐떼가 아니었다. 세계인이 주시하는 가운데 우리는 보란 듯이 자유를 쟁취하고 민주주의를 내세웠다. 평화적 권력 교체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그에 맞는 시민의식과 행동양식을 발전시켰다. 우리의 민주화 역사는 자유에 대한 욕망과 꿈, 정의를 향한 열정과 헌신, 존엄을 지키기 위한 분투와 희생으로 점철된 고난과 영광의 여정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 길을 다 걷지 않았다. 어지러운 오늘의 현실은 민주화의 역사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 p.190

- 박정희 대통령은 '자기 성공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생물학적 생명을 빼앗은 것은 총탄이었지만 정치적 생명을 앗아간 곳은 그 자신이 이룬 성공이었다. 그는 물질적 풍요를 바라는 대중의 욕망을 무제한 분출시키고 그 탁류에 기대어 권력을 유지했다. 그런데 산업화의 성공으로 절대빈곤의 수렁에서 빠져나온 대중은 다른 욕망에 끌리기 시작했다. 자유, 정의, 민주주의, 인간적 존엄성을 원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 욕망을 존중하지 않자 많은 국민이 마음으로 그를 버렸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으로 하여금 방아쇠를 당기게 한 것은 그와 같은 민심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나는 10.26 사건을 그렇게 이해한다. - p.221

- 인류 역사는 숱한 반란, 봉기, 내전, 혁명, 전쟁으로 점철되었다. 사태의 원인과 계기, 전개과정과 결과는 저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같은 게 있었다. 사건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을 덮친 것이 혼돈이었다는 사실이다. 무리를 지어 폭력으로 부딪치는 격동의 순간에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동기와 지향에 따라 제각기 활동한다. 모두에게 익숙한 일상의 소통방식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냉철한 논리와 이성이 아니라 감정과 충동이 행동을 지배한다. 어디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 누구도 전체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다. 모든 것이 끝나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역사가들이 사태의 전모를 명료하게 정리하고 해석한다. 그때에야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 대한민국 현대사도 예외가 아니다. 제주 4.3 사건, 6.26 전쟁, 4.19 혁명, 5.16 쿠데타, 5.18 광주민중항쟁, 6.10 민주항쟁의 한복판에 있던 사람들이 본 것은 혼돈이었다. - p.227

- 우리 한법은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하고 군의 정치적 중립을 명시했다. 제10조부터 37조까지 신체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노동3권과 집회, 결사의 자유를 비롯한 시민의 기본권을 명확하게 보장했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고 국회와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확대해 권력의 분산과 상호견제를 강화했다. 국회의 국정감사권을 부활하고 법관의 독립성을 높였으며 헌법재판소를 설치했다. 최저임금제를 명시하고 성장, 안정, 적정한 소득분배, 독과점 폐해 방지, 경제민주화 를 위해 국가가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었다. 시각에 따라 비판할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헌법은 민주주의 선진국의 헌법에 견주어 크게 손색이 없는 훌륭한 헌법이 되었다. 나는 이것이 바로 헌법에 투영된 6월 민주항쟁의 성과라고 본다. - p.262

- 누가 하는 어떤 것이든 민주주의와 관련한 헌법의 규정을 실현하려는 활동은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대통령에 대해서든, 정치에 대해서든, 통일문제에 대해서든, 혁명에 대해서든, 그 무엇에 대해서는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다. 헌법이 우리 모두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는 정부가 또는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옳다고 생각하는 견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대다수 국민이 터무니없다고 판단하는 견해까지도 제한 없이 표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 비록 진리가 아닌 견해라 할지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행위가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그것을 제약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헌법의 정신이며 민주주의 기본원리다. 노태우 정부는 남북관계와 통일정책에 대한 대학생과 시민들의 의사표현을 탄압했다. - p.271

- 우리는 단군 아래 한 번도 없었던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중상층 시민은 조선시대 정승판서 못지않게 잘 먹고 잘 입는다. 더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고 더 시원하게 여름을 지낸다. 미국과 유럽의 도시와 명소를 여행한다. 아프리카를 탐험하며 아시아 오지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회사가 만든 명품 옷과 가방을 들고 다닌다. 3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정보통신혁명의 과실을 향유한다. 젊은이들은 유럽 축구 강국의 프리미어리그와 분데스리가, 라리가의 빅 게임을 생중계로 관전한다.  미국과 유럽 대중음악 차트를 석권한 히트곡을 다운로드한다. 우리나라 가수들도 유튜브를 통해 순식간에 지구촌 스타로 등극한다. 우리는 또한 인류 역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자유를 누리며 자신의 욕망과 개성을 망설임 없이 표현하며 산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시장과 도지사, 지방의회 의원들을 우리 손으로 선출한다. 스스로 정당을 만들 수 있으며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정부가 하는 일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온, 오프라인 어디서든 거리낌 없이 비판할 수 있다. 우리는 신체와 자유, 사상과 표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를 누린다.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자격이 있다. 누가 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뜻과 힘으로 많은 고통을 견디고 시련을 이겨내어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와 권리를 완전하게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외가 하나 있다. 북한과 국가보안법이라는 냉전시대의 유산이다. 이것은 광장 한 귀퉁이에 있는 '출입금지구역'이다. 이 금지구역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대한민국은 아직 완전히 자유로운 광장이 되지는 못했다. - p.351

- 북한 주민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다. 신체의 자유와 거주 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다 누리게 된다. 우리 정부가 그들의 남하를 막을 헌법적 근거는 없다.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생계비 지급 청구권과 의료급여 청구권 등 사회권적 기본권을 유보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없다. 교육청은 북한에서 온 아이들을 학교에 받아주어야 한다. 서울 거리는 집 없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노동시장은 임금 폭락의 해일에 휩쓸릴 것이다. 우리에게 이런 사태를 의연하게 견디고 극복할 능력이 있을까?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감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p.402

-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 아니다. 미래는 우리들 각자의 머리와 가슴에 이미 들어와 있다. 지금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시각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이 시간의 물결을 타고 나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된다. 역사는 역사 밖에 존재하는 어떤 법칙이나 힘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만드는 것은 사람의 욕망과 의지다. 더 좋은 미래를 원한다면 매 순간 우리들 각자의 내면에 좋을 것을 쌓아야 한다. 우리 안에 만들어야 할 좋은 것의 목록에는 역사에 대한 공명도 들어 있다. 우리가 만든 대한민국 현대사의 갈피마다 누군가의 땀과 눈물, 야망과 좌절, 희망과 성공, 번민과 헌신, 어리석은 악행과 억울한 죽음이 묻어 있다. 그 55년의 이야기를 마치면서 나는 그 모든 것에 공명하고 싶어하는 동시대의 벗들에게 말하고 싶다. 미래는 우리 안에 이 와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빠져드는 몰입감과 탄탄한 스토리가 일품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제가 독서를 하게 된 계기, 20대 초반 시절 희망도 없던 저에게 용기를 주었던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 - 현직 선배들의 진짜 노하우 먹고살기 시리즈
텍스트 라디오 지음, 김은성 엮음 / 바른번역(왓북)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소에 글쓰기에 대해 관심이 많고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해 인터넷 기사든 커뮤니티 글이든 자주 읽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정말 잘 쓰인 문장을 보면 리듬이 있고 맛이 느껴지며 독자를 매료시키는 힘을 가진 글이 있다. 나 역시 그런 재미있는 문장을 쓰고 싶어 독서를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고 최근에는 글을 쓰는 '기자'를 직업으로 선택해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글을 작성하고 있다.

 

그러던 찰나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의 글을 쓰는 직업, 평범한 회사원과는 달리 자신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담당하여 스케줄을 짜고 영업을 하고 글을 쓰며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는 직업. 상상만 해도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칼럼니스트'에 대해 관심이 가지던 중에 '칼럼니스트로 먹고살기'라는 책에 눈이 띄었다.

 

이 책은 '칼럼니스트란 무엇인가'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준다. 칼럼니스트가 되는 방법에서부터 현재 현역에서 뛰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칼럼을 쓰는 방법과 습관들이기, 하다못해 원고료를 챙기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한다. 또한, 총 15명의 대한민국에서도 알아주는 칼럼니스트를 소개하며 그들이 직접 느끼는 칼럼니스트에 관한 삶과 장·단점까지도 상세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이 나 자신에게 적합한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책에서 말하는 칼럼니스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나오는 단어는 바로 '블루오션' 찾기다. 남들이 이미 썼거나 인터넷에 널려 있는 정보가 아닌 자신만의 독창적인 주제를 찾아 칼럼을 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무를 찾아 15년 동안 칼럼을 쓴 고규홍 칼럼니스트는 스토리텔링을 위주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렇게 쌓인 경험으로 현재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나무 칼럼니스트·인문학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또한, 이경기 영화 칼럼니스트는 누구나 다 쓰는 영화 리뷰가 아닌 제3세계 영화만을 고집하여 독자들이 쉽게 볼 수 없었던 여러 나라의 영화를 칼럼으로 작성하고 있다. 이렇게 누구나 다 쓰는 칼럼이 아니라 관심 있는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나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주제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 칼럼니스트는 글뿐만 아니라 웹진, 종편, 케이블 방송, 팟캐스트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동한다. 칼럼만이 아니라 책을 쓰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며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기에 칼럼니스트라는 직업에서 매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나 역시 현재의 글쓰기 실력으론 칼럼을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꾸준한 글쓰기와 나만의 '블루오션'을 찾아 칼럼을 작성해보고 싶다. 

 

* 기억하고 싶은 구절

 

"당신은 칼럼을 대체 왜 쓰고 싶은가요?" '왜 사느냐'는 질문만큼 어렵고 모호한 질문이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당신에게 묻는 이유는 우리가 인터뷰를 위해 만나 칼럼니스트들이 이 질문만은 절대 놓지 않으며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뷰 말미마다 그들은 후배들에게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은지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했다. 힘든 일을 견딜 때마다 칼럼니스트로서의 삶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아 줄 수 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고. 왜 사는지를 고민 않고 사는 사람들의 삶은 그 모양이 초라하든 비뚤어졌든 그런대로 유지되지만, 왜 쓰는지를 묻지 않는 글쟁이는 한 줄도 쓸 수가 없다고. - p.20

 

결국 자신이 얼마나 일을 사랑하는지에 따라 성공여부는 결정된다. 컬림니스트 중에는 일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깨어있는 시간 내내 칼럼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을 '다독, 다작, 다상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이 읽으면 쓸 거리가 많이 생기고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칼럼니스트가 일이자 취미로 삼아 늘 해야 하는 일이다. - p.31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당신이라면, 처음 꿈을 꾼 그 순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어야 한다. 하루하루 포트폴리오를 쌓아 나갔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 당신은 한 편의 칼럼을 썼는가. 아니, 완성된 칼럼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완성본을 위한 초안 한 편, 일상 속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은 메모 몇 장이라도 지니고 있어야 한다. - p.37

 

애초에 칼럼니스트는 '써야만 해서' 쓰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애초에 해당 분야에 관해 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모니터 앞에 앉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당신이 예전에 쓰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지금은 늘 막막해하고만 있다면? 좀 더 읽고, 좀 더 맛보고, 좀 더 만나고, 좀 더 느끼면 막막함은 금세 사라진다. - p.52

 

사람들은 자신의 일생을 통해 수천, 수만 가지의 경험을 하게 되지만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은 각양각계의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경험, 추억, 생각을 공유한다. 실제 많은 칼럼니스트들이 혼자 끙끙 앓을 때보다, 타인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였을 때 좋은 글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칼럼니스트는 대중과 글로 소통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대중의 눈높이, 대중의 욕구를 정확히 간파해야만 한다. 진짜 소통이 필요한 이유다. - p.58

 

고쳐 쓸 때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한 김 빼기'다. "초고를 왼쪽 서랍에 넣어두라"는 말이 있다. 자주 쓰는 오른쪽 사람이 아니라, 잘 열어 보지 않는 왼쪽 서랍에 넣어두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보라는 뜻이다. 아무리 마감이 급할 경우에도 최소 반나절 정도는 덮어뒀다 다시 보는 여유를 가지자. 초고를 완성하자마자 퇴고하면 이미 원고가 거의 외워진 상태이기 때문에 오자 수정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내 원고이지만, 남의 원고처럼 낯설게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다. - p.79

 

무엇보다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무엇을, 왜 쓰고 싶은가'를 명확하게 알고 쓰는 것이다. 한 편의 영화, 만화, 소설, 시 등에는 정말 수많은 이슈가 들어있다. 영화라면 스토리, 편집 방식, 캐릭터 설정, 배경음악, 주제의식 등 다룰 만한 이슈가 많다. - p.106

 

칼럼니스트라면 집필시 공적 모드와 사적 모드를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일정 기간 동안 연습하면 쉽게 익힐 수 있다. 한 편의 칼럼 안에서도 자기 주관이 강한 문장과 객관적인 사실만을 표현한 문장을 씨줄 날줄처럼 짜나갈 수 있게 될 때까지 연습하면 된다. 주관과 객관을 넘나드는 연습을 위해서는, 평소 생각 속에서 주관과 객곽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해 구상할 때는 주관적 감상이 먼저 튀어나온다. 예컨대 "죽인다", "죽음처럼 슬프다", "이런 작품은 쓰레기야"라는 말을 칼럼니스트들도 한다. 그러나 글을 쓸 때는 객관적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논리를 정돈한다. 정리하자면, 글의 주제를 얻기전까지 '주관'을 소중히 여기되 그 후의 글 작업에서는 '객관'이 주가 되어야 한다. 균형이 맞지 않으면 혼자만 열을 내면서 선언이나 선동을 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건조해 보고서 같은 글이 된다. - p.109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 씨는 노거수를 소개할 때 단순히 수령, 자연적 가치 등을 나열하지 않는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수집하고 주변 어르신들의 말을 들으며, 역사책을 뒤진다. 옛이야기를 통해 나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칼럼니스트들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 혹은 간접 경험한 이야기에 나의 감성을 더해 상대방에게 전달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감 코드가 형성된 칼럼은 독자를 움직이는 힘을 가지며, 자연스레 독자를 필자의 편으로 만든다. - p.117

 

혼자 일하는 칼럼니스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규율이다. 세간의 짐작과 다르게 프리랜서들은 굉장히 성실하고 시간 관리에 철저하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피곤하든 싫증이 나든 집안에 우환이 있든 그들은 정해진 시간에 책상 앞에 그날의 업무량을 채운다. 어차피 일을 맡기는 축에서는 그가 언제, 얼마나 일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제때 송고하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일할 자유가 있다. - p.171

 

닮지 말고 달라지라고 하고 싶어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그래야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이 생겨요. 스스로가 하나의 '브랜드'가 돼야 해요. 그러려면 늘 잡하게 읽고 봐야 해요. 그리고 또 하나, 블루오션을 잘 찾으세요. 새로운 분야, 남들이 아직 보지 못한 분야를 먼저 찾아 선점하세요. 그렇다고 자신의 취향만을 생각하는 외골수는 안 돼요. 칼럼니스트는 스스로의 폭을 넓히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만약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무턱대고 그만두지 말고 칼럼 기고와 병행하는 게 좋고, 만약 그만뒀다면 눈을 낮추는 게 필요해요. 회사 다닐 때와는 다른 세상이 보일 겁니다. - p.186(차우진)

 

제 가치관은 정직과 소토잉에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놓치는 이야기를 쓰겠다는 것. 물론 무엇을 어떻게 쓰면 클릭수가 올라가는지, 방법은 저도 알아요. 클릭수가 올라가면 저나 매체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아요. 글은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야 소통도 할 수 있는 거니까. - p.193(정석희)

 

저는 첫 문장에 목숨 걸어요. 짧으면서도 임팩트 있고, 호기심이 동하는 문장이 나오면 그 글은 다 쓴 거죠. 또 칼럼을 포함한 모든 글쓰기의 가장 큰 미학은 '빼기'인 것 같아요. 정갈하면서도 정보와 감성을 동시에 전달하는 문장. 이게 제가 추구하는 글이에요. 이 부분은 딱히 노하우가 없는 것 같아요. 많이 쓰고, 많이 봄으로써 자신만의 공식을 만드는 거죠. 본문을 쓸 때는 다른 사람이 하지 않은 나만의 이야기를 많이 쓰려고 해요. 그리고 제가 욕심이 좀 많아요. 제 글 재미없다는 소리 들으면 부아가 치밀어요. 그래서 밤새 문장을 다듬고 또 다듬죠. - p.213(채지형)

 

평론가는 자기 생각이 많이 들어간 평론을 쓰고요. 칼럼니스트는 자기 생각이 어느 정도 절제된 칼럼을 쓴다고 생각해요. 칼럼니스트의 글이 평론가의 글이 비해 보다 객관적이지요. 예를 들어 영화 '설국열차'에 대해 말한다고 했을 때, 평론가가 상층계급과 하층계급이 철저히 나눠진 사회 속에서 가진 자의 횡포에 대한 공감을 일으키는 글쓰기를 한다면요. 칼럼니스트는 '전 세계의 빈부 격차가 심한 상황이지만 상하층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정도로 견해를 밝히는 거죠. 즉 칼럼은 좀 더 큰 틀의 사회적 현상과 외부 견해를 '기사 톤'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봐요. - p.235(이경기)

 

말은 쉽게 잊히자민 글은 지워지지 않아요. 그래서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객관적 사실과 그에 대한 의견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칼럼니스트는 기자와 달라요. 칼럼에는 본인의 소신과 철학이 들어가죠.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본인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소신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 p.251(누다심)

 

"너만의 콘텐츠를 가져라" 세상의 모든 것들이 콘텐츠가 될 수 있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보세요. 그리고 그것에 최소 1000일의 시간을 투자하는 겁니다. 제가 처음 나무에 대해 쓰겠다고 할 때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어요. 하지만 엑셀 파일로 1천 5백 개 정도의 나무를 꾸준히 정리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나무가 칼럼의 한 분야로 여겨지게 됐지요. 글쓰기는 특히 은퇴가 허락되지 않는 직업이에요. 얼마나 좋아요? 자신의 콘텐츠를 잘 선택해서 개발하고, 그 콘텐츠를 통해 자신을 포지셔닝한다면 칼럼니스트로 정말 '잘'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p.258(고규홍)

 

개인적인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매체를 통해 사회적인 글을 쓰는 걸 칼럼니스트라고 봤을 때, 제일 중요한건 계속 화두를 던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애정과 문제의식을 글이라는 매개를 통해 전달하는 일이죠. 작은 돌멩이를 던져서 조금씩 파문을 일으키며 대중이 그 토픽에 대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칼럼니스트의 일이에요. '이것은 어떻게 생각해?, '이건 좀 문제 있지 않아?' 등의 질문을 자꾸 던지는 게 칼럼니스트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 p.263(홍석우)

 

칼럼은 '목표가 있는 실용문'임을 잊지 마세요. 특정 작품을 당신도 읽어봐야 한다든지, 이 작품을 즈릭는 것은 쓸 만한 취양이나 자신감을 가지라든지, 이 사안은 이런 틀로 바라보고 여러분이 이렇게 동참해볼 수 있다라든지 등 확실한 목표가 있는 글을 써야 합니다. 그저 자신의 감상을 표현하고 싶고 많은 이들과 정서를 나누고 싶을 따름이라면, 창작자가 되는 쪽이 낫습니다. - p.286(김낙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