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법칙 -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
모건 하우절 지음, 이수경 옮김 / 서삼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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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아마존 최고의 금융도서로 평가받은 '돈의 심리학'을 쓴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이자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모건 하우절의 신간 '불변의 법칙'은 지난 2월 말 서삼독 출판사를 통해 국내에 공개되고 현재까지 온라인 도서 쇼핑몰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작이 워낙 유명한 탓에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주문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었는데 주석을 제외하고 약 400페이지 분량의 양장도서라 완독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모건 하우절이 3년 만에 내놓은 책 추천 '불변의 법칙'은 부제에 적힌 것처럼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23가지는 세상, 리스크, 현실, 인간, 확률, 스토리, 통계, 혼돈, 속도, 고통, 비극과 기적, 사소함, 희망과 절망, 완벽함, 여정, 경쟁 우위, 미래, 거짓말, 인센티브, 경험, 장기 전략, 복잡함과 단순함, 상처와 흉터로 현재는 물론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도 유효할 행동 양식과 반복 패턴을 실제 일어난 역사, 유명인, 기업, 사건을 토대로 알려준다.

1,000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그중 999개에서 부를 쌓을 줄 아는 사람이 돼라. 그저 운이 좋아 50개의 평행우주에서 부자가 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행운은 성공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 만일 인생을 1,000번 산다면 그중 999번의 인생에서 성공을 이룰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나발 라비칸트

모건 하우절은 4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엔젤리스트 나발 라비칸트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1,000개의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그 모두에서 변함없이 참인 것은 무엇일까?"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국내 베스트셀러 순위 1위를 차지한 모건 하우절은 책 추천 '불변의 법칙'에서 강조하는 것은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통제할 수 없지만 과거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는 거다.

수백 년 전의 세계에서 유의미했듯 수백 년 후에도 여전히 유의미할 내용을 토대로 정리했는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항상 염두하면 좋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하나의 인생 교과서이자 자기관리 책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약 10년 넘게 독서를 취미로 책을 읽으면서 국내, 외 작가들이 항상 강조한 것이 역사와 인문이기에 모건 하우절이 책을 통해 무엇을 알려주고 싶은지에 대해 공감이 갔고 여러 보기를 통해 알 수 있게 쓰여 있어 쉽게 읽혔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인내심과 희소성이며,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스토리텔링과 인센티브가 중요하고, 아무런 고통과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동기부여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이었다.

또한 단순한 가십거리인 소멸성 지식을 머릿 속에 넣기보단 인생를 살아가면서 변하지 않고 도움받을 수 있는 영속성 지식을 끊임없이 배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느끼게 됐다.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책 '불변의 법칙'은 장기적 목표뿐만 아니라 올 한해를 살아감에 있어 목표 달성을 원하는 분들이 읽어도 좋은 내용이 많으며 아래 모건 하우절이 쓴 구절을 참고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정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운과 우연에 이토록 취약한 세상에서 나는 두 가지를 늘 기억하려 애쓴다. 하나는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토대로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 책의 전제이기도 하다. 앞으로 50년 후에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때도 여전히 사람들의 탐욕과 두려움에 지배 당하고, 기회와 리스크, 불확실성, 집단 소속감, 사회적 설득에 반응할 것이라는 사실은 장담할 수 있다.

사건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후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건너뛰기 때문이다. "기름 값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운전을 덜 할 것이다"라는 말은 얼핏 옳아 보인다. 하지만 그 후엔 어떻게 될까?

기름이 비싸도 어쨌든 차는 몰아야 하므로 사람들은 연료 효율이 높은 차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들이 정치가에게 불만을 토로할 것이고, 정치가는 연료 효율이 높은 차를 구매하는 사람에게 세금 우대 조치를 제공하는 정책을 실행할 것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은 석유 공급량을 늘리라는 압박을 받을 것이고, 에너지 기업들은 기술 혁신을 추진할 것이다. 그리고 석유 업계는 호황과 불황을 극단적으로 오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아마도 필요 이상으로 많은 석유를 생산할 것이다. 그러면 이후 기름 값이 떨어질 것이다. 연료 효율이 높은 차를 가진 사람이 늘어난 상태에서 말이다.

고효율 차량 덕에 통근 비용이 낮아지므로 교외 인구가 늘어날 테고, 사람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운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어찌 예측이 쉽겠는가 - 42

경제적 불확실성이 높거나 낮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잠재 리스크를 파악하는 정보가 달리는 것이다. 가장 큰 리스크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발생했을 때 가장 놀랄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일 가장 큰 리스크가 뭔지 안다면 뭔가 대비책을 세울 테고, 대비책을 세우면 그 일은 덜 위험한 것이 된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은 곧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리스크를 결고 완전히 정복할 수 없는 것이다.

장담하건대, 앞으로도 여전히 그럴 것이다. 향후 10년간 나타날 가장 큰 리스크와 가장 중요한 뉴스는 지금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무언가일 것이다.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는 때가 몇 년도이든 마찬가지다. 내가 이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다는 속성이 리스크를 위험한 것으로 만든다 - 52

부와 행복은 두 가지 오쇼로 이뤄진 등식임을 항상 기억하자. 두 가지란 당신이 '가진 것'(현실)과 '기대하는 것'(기대치)이다. 이 둘은 똑같이 중요하다.

따라서 가진 것을 늘리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을 쏟으면서 기대치를 관리하는 데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특히 우리가 훨씬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이 아닌 기대치이므로 더욱 그렇다.

기대치 게임의 원리를 이해하라. 기대치 게임은 결국 멘탈 게임이다. 누구나 낙담하고 스트레스를 겪는다. 동시에 모두가 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게임의 규칙과 전략을 알아둬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자신과 세상을 위해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실이 아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은 기대한 것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경험하는 일이다. 즉 우리는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만족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 등식에서 기대치 부분은 중요할 뿐 아니라 현실 상황보다 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80

누군가가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했는데 실제로 일어나면 그 사람의 예측이 옳은 것이다. 누군가가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말했는데 일어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예측이 틀린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신적 에너지가 덜 들어가고 편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실제 결과가 나와 있는 상태에서 어쩌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기는 어렵다.

포인트는 이것이다인ㄴ.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정확한 관점을 원한다고 믿지만, 사실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확실서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경기 불황이 시작될 가능성이 60퍼센트다"라는 말은 고통을 별로 줄여주지 못한다. 어쩌면 오히려 고통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는 경기 불황이 찾아올 것이다"라는 말은 사람들에게 꽉 붙잡고 의지할 수 있는 뭔가를 제공한다. 통제할 수 있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 102

예측이라는 분야에서 주로 이뤄지는 활동은 사람들을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유용한 수치 정보를 주는 것보다 확실성을 제공해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더 낫다. 그렇기 때문에 확률을 토대로 사고하는 일이 드문 것이다 - 112

이 세상이 사실과 객관적 정보를 토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훌륭한 아이디어나 가장 큰 숫자, 맞는 답이 승리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뛰어난 스토리가 영향력을 가진다는 사실이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유발 하라리를 비판하는 데 열을 올리는 이들은 하라리의 저서에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느라 여념이 없다. 머스크 역시 사람들에게 당혹감과 경멸이 섞인 시선을 받는다.

완벽한 세상에서라면 정보의 중요성이 그 정보 전달력의 스토리텔링 능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사람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감정에 쉽게 지배당하고 복잡한 정보가 마치 스토리의 한 장면처럼 이해하기 쉬워지기를 원한다.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자. 정보가 오고가는 어떤 상황에서든 제품, 기업, 정치, 지식, 교육, 문화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뛰어난 스토리가 승리한다 - 130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유용성이나 이윤이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람들이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경제와 관련한 수많은 행동 및 의사결정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은 결국 인간의 욕구와 감정이다. 때때로 그러한 감정 요인을 분석하거나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측정할 수도, 예측할 수도, 모델을 수립할 수도 없는 그 한 가지가 모든 비즈니스와 투자 활동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다. 군에서도, 정치에서도, 직업 선택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통게와 계산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나 많다 - 154

편집증적 불안은 성공을 낳는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경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집증적 불안은 스트레스가 된다. 따라서 성공하고 나면 즉시 그것을 버린다. 성공의 동력이었던 것을 버렸으므로 이제 퇴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훨씬 더 큰 스트레스가 된다. 비즈니스, 투자, 일, 인간관계 등 모든 영역에서 그렇다 - 171

사랑이든 일이든 투자든,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이 두 가지가 있어야 가치 있는 뭔가가 된다. 인내심과 희소성이다. 인내심을 지녀야 그것이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고, 희소성이 있어야 그것의 소중함을 느끼며 감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대할 때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택하는 접근법 두 가지는 뭘까? 더 빨리하려는 것, 더 큰 규모를 키우려는 것이다. 언제나 그게 문제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 191

고통은 평화와 달리 우리의 집중력을 발휘시킨다. 늑장과 망설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우리의 턱밑에 들이밀어 당장 그리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해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제2 세계대전 때 한 미국 병사가 신문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전투 중에 무슨 생각을 하느냐고 묻자 병사는 이렇게 대답했다. "계속 두려움에 떨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리고 경솔한 실수를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많은 것에도 적용 가능한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업다 - 203

두려움과 고통, 역경은 긍정적 감정이 결코 따라올 수 강력한 동기 부여 요소다. 이것은 역사가 주는 큰 교휸이다. 그리고 이 교훈은 결국 우리에게 이런 깨달음을 준다. '어떤 삶을 원해야 할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라'

아무런 걱정도 고통도 스트레스도 없는 삶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삶에는 동기부여도 발전도 없다. 역경을 두팔 벌려 환영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창의적 문제해결과 혁신의 가장 강력한 연료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과거의 고통은 현재 우리가 누리는 좋은 것들을 낳은 토대이며, 현재의 고통은 미래에 누릴 것들을 위한 기회의 씨앗이다 - 213

사람들은 투자를 할 때 지금 당장, 올해, 또는 내년의 성과에만 급급하다.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수익률이 얼마일까?"를 당연히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진화의 경우처럼, 그처럼 단기간에는 마법이 일어날 수 없다. 복리 효과에 숨겨진 수학을 이해한다면, 당신이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최고 수익률을 달성할까?"가 아니라 "내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수익률이 얼마일까?'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은 작은 변화가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낸다. 늘 그래왔다 - 238

나는 전작 '돈의 심리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큰 수익을 내는 것보다 재정적 파산을 겪지 않고 버티는 힘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 힘을 키우면 가장 큰 수익을 얻게 된다. 복리 효과가 기적을 일으킬 만큼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점을 깨닫는다. 장기적으로는 대게 좋은 결과에 이르고 단기적으로는 나쁜 상황을 겪는다는 사실이다.

단기적 역경과 장기적 관점을 균형 있게 관리하는 법을 깨닫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대게 결국 비참한 비관주의자가 되거나 파산한 낙관주의자가 된다 - 252

나는 사람들의 변하지 않는 투자행동을 탐구하길 좋아한다. 하지만 만일 종일 다음 분기의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작업에만 몰두한다면 그런 활동을 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정확성을 추구하면 할수록 큰 그림을 보여주는 원칙에 집중할 시간이 늘어난다. 정확성보다는 원칙이 더 중요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예측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하면 당신의 시간과 자원을 다른 곳에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진화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더 완벽해지려 할수록 여러 면에서 더 취약해짐을 잊지 말자 - 266

당연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법칙이 있다. 목표를 삼을 가치가 있는 것 중에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모든 것에는 비용이 따르며, 대게 그 비용은 잠재적 보상의 크기와 비례한다.

하지만 가격표가 달린 경우는 드물다. 비용을 현금으로 치를 수 없다는 얘기다. 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은 대부분 스트레스, 불확실성, 까다로운 사람 상대하기, 관료주의 ,나와 상충하는 타인의 인센티브, 귀찮고 번거로운 일, 부조리한 상황, 기나긴 시간, 끊임없는 회의감 등의 형태로 우리에게 비용을 청구한다. 그것이 발견과 성공을 위한 비용이다.

많은 경우 그 비용은 치를 가치가 있다. 그러나 에누리 없이 반드시 전부 치러야 하는 비용임을 기억하라. 여기에는 쿠폰도 없고 할인도 없다 - 277

많은 관리자가 비생산적이거나 비효울적이라고 느끼는 상황을 잘 견디지 못한다. 그래야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나는 완벽함을 원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비현실적인 관점이다. 그런 관리자는 대부분 성공하지 못한다.

장기적 성공과 발전의 연료가 되는 것은 인내심이다. 힘들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묵묵히 견디는 것은 결점이 아닌, 적정한 수준의 불편함을 받아들일 줄 아는 장점이다 - 281

내가 겪는 고난은 크게 다가오지만, 타인의 고난은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가지지 못했고, 남들이 아는 비결을 알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성공한 이들은 무슨 초인적 능력의 소유자처럼 바라보면서 "나라면 절대 못 할 거야"라고 말한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자신이 우러러보는 그 사람도 슈퍼맨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 그저 성공 확률을 높이는 일련의 결정과 행동을 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더 많은 이들의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할 텐데 말이다.

누군가를 실제보다 더 특별하고 뛰어나게 느끼면, 우리는 그들의 전문 분야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그들의 의견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성공한 헤지펀드 매니저의 정치적 견해를 귀담아듣거나, 유명한 정치가의 투자 조언을 따르는 식이다.

우리는 누군가에 대해 깊이 알고 나서야, 특정 분야에서 뛰어나면 다른 분야에서는 서투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의 특별한 재능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것과 그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오렌지를 먹을 때 껍질은 버려야 한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누구나 이런저런 문제와 힘겹게 싸우고 있다. 당신이 상대방을 깊이 알기 전까지는 그 사실을 알 수 없다. 그러니 그것을 잊지 말고 당신 자신과 타인에 대해 더 너그러워지길 바란다 - 320

만일 내가 당신에게 주식이 30퍼센트 떨어지면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해보라고 한다면, 당신은 다른 모든 것은 그대로이고 그저 '주식만' 30퍼센트 떨어진 상황을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시장 침체는 그저 혼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주식이 30퍼센트 떨어진다면 그것은 다수의 사람이나 기업, 정치인이 뭔가를 망쳐놓았기 때문이고, 이는 내게도 영향을 미쳐 재정적 회복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떨어트릴 것이다.

그러면 나는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방어적으로 변해 기존 자산을 지키는 쪽으로 전략을 바꿀 것이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이런 심리적 변화를 예상하기 어렵다.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는 워런 버핏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은 훨씬 적다. 기업, 일,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위기와 역경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시절에 예상하지 못한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된다 - 345

우리는 미래의 성공과 행복을 상상할 때 현실적 측면은 쏙 빼놓고 이상적인 그림만 그린다. 그러나 실제로 삶에서는 언제나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뒤섞여 공존하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당신은 어떨지 안다고 생각하겠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면 '아, 이런 거구나' 하고 깨닫는다. 상황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요컨대, 겪어봐야 안다 - 349

징정한 장기적 사고를 하려면 인내심과 고집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그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이것이다. 당신의 업계에서 절대 변하지 않을 소수의 것들을 파악한 뒤, 그 외의 나머지는 전부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수정이 필요한 대상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그렇게 파악된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장기 전략을 적용할 대상이 된다. 그 외의 나머지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장기전에서는 시간 자체보다 유연성이 더 중요하다 - 357

소멸성 지식은 그 가치에 비해 더 많은 관심을 받는데,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그런 지식은 도저에서 등장해 우리의 주의력을 뺏앗으려고 애쓴다. 둘째, 우리는 그런 지식을 추구하면서 그것이 의미 없는 정보가 돼버리기 전에 최대한 이용하려 애쓴다.

영속성 지식은 발견하기가 더 여랍다. 시끄러운 신문 헤드라인이 아니라 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은 어마어마하다. 영속성 지식은 유효 기간이 없으므로 축적될수록 그 가치를 발휘한다.

또 영속성 지식은 당신이 이미 가진 지식과 합쳐지고 상호작용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일종의 복리 효과를 낸다. 소멸성 지식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지 말해주지만, 영속성 지식은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 어째서 또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를 말해준다.

그 '이유'가 당신이 지닌 다른 주제들에 관한 지식과 영향을 주고받을 때 지식의 복리 효과가 발생한다 - 359

경험하지 못한 무언가가 내 견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은 심리적 불편함을 초래한다. 내가 무지하고 뭘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신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은 나보다 생각이 짧은 것이라고 믿는 것이 훨씬 더 쉽고 속 편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의견이 충동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정보와 지식이 넘쳐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의 의견 충돌은 그 어느 때보다 심해질지 모른다. 기술 트렌드 분석가ㅏ 베니딕트 에번스가 말했듯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더 많이 접할수록 사람들은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더 분노하기" 때문이다.

의견 충돌은 사람들이 가진 지식이 아니라 경험과 더 크게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경험은 언제나 다르기 마련이므로 의견 충돌도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늘 변함없이 -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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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의 신 - 충주시 홍보맨의 시켜서 한 마케팅
김선태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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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을 자주 찾는다면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만든 영상을 최소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은 2016년 당시 산척면사무소 공무원을 시작으로 2018년 충주시 본청 홍보담당관실에 발령받고 SNS 홍보를 시작했으며 조길형 충주시장의 권유로 충주시 유튜브를 운영해, 2024년 2월 기준 62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면서 전국 지자체 중에서 최다 구독자수를 기록했다.

이후 여러 예능프로그램과 뉴스에 출연했고 타 유튜브와의 협업을 통해 본인은 물론 충주시를 널리 알리고 있는데 최근에는 직접 터득한 유튜브 마케팅 비법을 담은 홍보의 신 책을 출간했다.

홍보의 신에서는 크게 네 가지 주제로 충주시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 맨땅에서 시작해 지자체 1등 유튜브를 만든 콘텐츠 기획 전략, 유튜브 채널 체급 키우기, 공식 유튜브를 담당하게 된 실무자를 위한 비법 등을 총 219페이지에 담아냈다.

61만 원이라는 예산만을 사용하여 62만 명을 돌파한 유튜브 채널을 만든 충주맨 김선태 주문관은 MBTI가 ISTJ로 남들에게 다가서기보단 내향적인 성격이고 인센티브, 유튜브 수익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맡은 바 업무에 충실했다.

타 지자체 유튜브처럼 단순히 정책만을 담은 영상이 아니라 기획, 촬영, 출연, 편집을 모두 맡아 누구에게나 재미있을 법한 주제와 B급 감성을 통해 홍보의 패러다임을 바꿔냈고 최근에는 대통령이 언급할 정도로 유명 인사가 됐다.

하지만 그는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계속해서 성공하진 못했다. 유튜브 채널 운영 초반 업로드한 충주사과 맞추기 영상은 다른 지역 농민의 불만을 일으켰고 시청 앞에서 시위가 발생할 정도로 역효과를 냈다.

당시에 겪었던 고충과 실수를 통해 유튜브를 운영함에 있어 한층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고 홍보의 신 책에는 당시 있었던 이야기와 함께 교훈을 모두 담았다.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은 책 홍보의 신을 통해 유튜브 마케팅 비법으로 '변주', '일관성', '트렌드', '진정성', '패러디', '협업' 등 직접 도전하고 성공했던 방법을 누구나 알기 쉽게 말해준다.

관짝 밈, 조커 분장, 충 스미스, 스케치 코미디, 축제 디스, 공무원 연금 줄이기, 인수인계 부조리함, 하수처리장 하이라이스 먹방 등 일반적인 지자체 유튜브에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기획을 통해 남들과는 다른 컨셉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유튜브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소재만을 생각하기보단 자유 주제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에게 있어서도 도움되는 내용이 많았다.

책 홍보의 신에서는 유튜브를 운영하는데 있어 필요한 것은 물론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알려준다. 채널을 키우기 위해 무리수를 한다던지 타인을 비방하는 것, 억지로 구독자수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악효과를 낸다고 말한다.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쓴 책을 읽으면서 약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행을 주제로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운영했던 것을 돌이켜보면서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러 가지 주제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담아 전문적인 리뷰어로 발전해야만 원하는 목표를 뛰어넘을 수 있다. 올해에는 블로그와 SNS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잘할 수 있는 분야를 하나로 통합해 일관성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싶다.

나처럼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마케팅을 제대로 하고 싶다면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의 홍보의 신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제가 생각하는 충주시 유튜브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아주 단순합니다. 그냥 '충주시를 알리는 것'입니다. 그것이면 됩니다. 정보 전달이 필요하다고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서울이나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젊은이들은 충주시를 모릅니다. 글쎄요. 역사책에서 잠깐 본 중원경, 고구려비, 탄금대 전투 정도나 알까요? 아니요, 관심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충주시라는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충주시 내부에서 이런 좋은 정책을 펼친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아무리 좋은 정보를 전달해도 사람들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충주시만 알린다면 다른 구체적인 정보 전달은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자, 충주시를 알리면 정보 전달은 필요 없다고 했죠?

정보 전달에 집착하지 않는 순간 기획의 폭이 굉장히 넓고 자유로워집니다. 기존 기관들이 그렇게 집착했던 정보 전달이라는 허황된 고집에서 벗어나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지는 셈입니다. 바로 그 순간 홍보의 본질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 48

유튜브는 명백하게 대외 홍보 채널입니다. 유튜브에 충주시민만 필터링하는 기능은 없겠죠? 그러니까 충주시민이 아니라 전 국민이 타깃입니다.

한국어 전체를 타깃으로 잡는 것이죠. 그렇다고 모든 연령층을 공략할 수는 없겠죠? 그러면 어떤 연령층만 공략해야 가장 효과적일까요? 바로 젊은층입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바이럴 마케팅 때문입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소비자들 사이에 소문이나 여론을 조장해 바이러스가 퍼지듯 입소문이 나는 것을 활용하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온라인상에서 홍보의 성패는 이 바이럴 마케팅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입소문을 내야 성공할 수 있죠. 유튜브 사용 시간은 고연령층이 가장 길지만, 그것을 즐기고 공유하면서 유튜브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로 확장시켜주는 활성 사용자층은 주로 젊은층입니다. 그 연령층에서 입소문이 나야 채널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 51

제가 만약 몇억 원의 예산을 사용해 대형 유튜브들처럼 촬영팀을 몰고 다닌다면 제 영상을 보고 진정성이 느껴질까요? 원래부터 가져왔던 충주시 유튜브의 고유한 콘셉트가 손상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일각에서는 '김선태 주무관이 세금을 아끼려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그것은 저를 너무 과대 포장하는 말입니다. 물론 세금을 아끼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재생목록이 아예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극단적인가요? 방송국 유튜브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KBS, MBC, SBS 채널들을 볼까요? 만약 전부 모아놓는 방식이 유리하다면 방송국들도 그런 방식을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되어 있죠?

SBS의 경우 뉴스, 예능, 스포츠, 드라마, 음악 전부 다 다른 채널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해당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올리죠. 심지어 인기 있는 콘텐츠들은 아예 하나의 독립적인 채널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채널처럼 말입니다 - 75

쇼츠는 앞으로 '잡아올 물고기'들을 유인하기 위한 콘셉트를 구성해야 하고, 일반 동영상인 경우 '잡아놓은 물고기'를 위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채널이 성장할 때는 쇼츠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일반 동영상의 중요성이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느 하나에 치중하기보다는 쇼츠와 일반 동영상 모두 신경 쓰는 게 가장 좋습니다 - 80

온라인상에서 홍보에 성공하고 싶다면 무조건 바이럴을 활용해야 합니다. 바이럴이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아예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저절로 바이럴 마케팅이 되는 홍보를 생각한다면 훨씬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성공한 유튜버 대부분이 이런 바이럴 마케팅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만큼 온라인상에서 콘텐츠가 확산되는 데에 바이럴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 역시도 처음부터 바이럴 마케팅을 목표로 삼진 못했습니다. 남들과 다른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다 보니 간접적으로 얻은 효과였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더 빠르게 성공에 다가가기 위해 바이럴 마케팅을 직접적인 목표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 101

만약 상급자가 아니라 동료 직원과 기획한다면 좋은 콘텐츠가 나올까요? 서로 잘 협의해 진행한다면 말입니다.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롭게 혼자 기획할 때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조별 과제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조별 과제가 유독 힘든 이유가 뭘까요?

모두가 바보들이어서? 모두가 무책임해서? 사실은 조원들의 생각이 모두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생각이 제각각이다 보니 결과물 또한 엉망이 되고마는 것이죠.

특히 유튜브 영상 제작은 고도의 개성과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기획부터 촬영, 편집, 출연까지 모든 것에 개성이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은 1인 총괄 제작 방식입니다. 실제로 파격적인 영상으로 유명한 광고회사 '돌고래유괴단'의 방식도 이와 같은데요. 한 개의 프로젝트를 개인이 맡아 총괄하는 방식을 이용합니다. 개인의 자유을 최대한 인정하는 것이죠.

이 같읁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영상의 기획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느 사람은 바로 기획자이기 때문입니다.

기획자가 촬영하는 게 가장 잘 반영한 연기를 할 수 있으며, 마찬가지로 기획자가 편집까지 해야 원래의 기획 의도에 맞는 맛깔난 편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수직적인 의사결정이나 팀 단위의 프로젝트는 유튜브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을 만들고 싶다면 간섭하면 안 됩니다. 그 누구든 - 109

유튜브에서 가장 잘나가는 콘텐츠츠 역시 먹방이죠. 저는 먼저 먹방이라는 소재를 잡았습니다. 그다음 충주시 어디에서 먹방을 해야 가장 재미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완전히 거꾸로 생각해본 것이죠.

충주시청 어디에서 먹방을 해야 가장 재미있을 것 같나요? 그때 제가 생각했던 것은 하수처리장이었습니다. 하수처리장 오수 옆에서 하이라이스 먹방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충주시 하수처리장을 홍보하라고 지시가 내려왔다면 어땠을까요? 이미 하수처리장이라는 주제가 정해진 상태였다면 저는 먹방을 떠올리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주제가 정해진 순간 하수처리장의 시설이나 기계적인 특징에 집중했겠죠. 혹은 악취 속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근무 여건에 더 집중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자유 주제로 시작하는 방법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짜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 125

다른 지자체나 초보 유튜버들이 모두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구독자를 억지로 모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지자체의 경우는 보통 직원을 동원하려 합니다. 구독 협조 공문을 보내 타 지자체에까지 구독을 독려하는 형편입니다.

이렇게 억지로 구독자를 모으는 행위는 사실 자살골에 가깝습니다. 당장의 조회수와 구독자수가 늘어날지 모르지만, 거품이 꺼지면 조회율과 클릭률을 저하시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채널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개인 유튜버 중에도 가장 빠른 성과를 위해 주변 지인을 동원하거나 혹은 업체를 통해 구독자를 늘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 지양해야 합니다.

내 영상을 진짜 마음에 들어 하고, 또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진짜' 구독자들이 구독해야 합니다. 콘텐츠 제작자라면 콘텐츠에만 올인하십시오. 유튜브만큼 여러분에게 유리한 채널은 없습니다 -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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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문상훈 지음 / 위너스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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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빠더너스를 구독하기 전 문상훈이라는 분을 알게 된 건 우연히 보게 된 한 영상이었다. 직업을 가지고 강의하는 사람들보다 더 전문적이고 알기 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그맨, 배우로 활동하는 사람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해 방송됐던 드라마 'D.P'(김루리 역)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김정훈 역)에도 출연했던 문상훈은 현재 유튜브를 통해 문쌤이라는 한국지리 일타강사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당시에는 유명 인터넷 강의 업체 회장과 만나 스카웃 제의까지 받았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실제 그의 빠더너스 강의 영상을 보면 납득이 될 정도다.

문상훈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담은 글을 공개할 때면 유튜브에서 보여준 것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이라는 에세이 책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 나름대로 빠르게 예약구매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며칠 전 초판 2쇄를 받고 2024년 첫 책으로 읽게 됐다.

약 150페이지에 달하는 에세이 책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에서는 문상훈이 평소 가지고 있는 생각과 과거에 기록했던 내용을 통해 총 3부로 나누어 독자들에게 말해준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있어 웃음이라는 것과 행복, 일상에 대한 생각을 담아냈는데 평소 시를 좋아하는 사람답게 여러 비유적인 표현법을 보면 평소 그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문상훈 책 뒷부분 추천의 글을 쓴 유병재의 말처럼 낮에 모아 밤에 펼쳐냈을 단어가 책에 담기기까지 얼마나 처절하고 웃겼을지, 아직 쓰지 않은 단어들이 부럽다는 말을 보면서 글쓰기란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었다.

나 또한 빠더너스 문상훈처럼 꾸준하게 일기 작성과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내 머릿 속에 담긴 생각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는 글을 써보고 싶다.

새해를 맞아 읽기 좋은 에세이 책을 찾거나 평소 일상에 관한 글쓰기를 어떻게 풀어내고 쓰면 좋을지 고민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래에 적힌 구절을 참고하고 문상훈 에세이 책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으로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일기장을 덮어놓고 천장을 보면서 아무도 보고 있지 않다는 외로움에 대해 생각한다. 기분도 남 눈치 보면서 들고 생각도 다른 사람 허락받고 하다니.

취향과 호오의 기준이 내게 없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정말 좋은 건지 자꾸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게 된다. 나는 뭐 하나 하려고 해도 늘 누가 옆에서 지켜봐 주어야 한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문득 외롭다.

세상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 중에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가라는 것도 알겠고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는 말도 어렴풋이 알겠는데,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춤추라는 것은 나 같은 사람에게는 너무 어렵다.

나는 누군가 보고 있다고 해야지만 춤 비슷한 것이라도 나올 것 같기 때문이다. 처음 타보는 두발자전거 뒤에서 아빠가 잡아주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어린아이에서 한 발짝도 성장하지 못한 것이다.

언제까지 누굴 앞에 앉혀둘 수는 없으니 혼자 해 버릇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과, 습관처럼 뒤를 돌아보며 아빠를 확인해야만 하는 불안감이 동시에 든다.

결국 나는 오늘도 일기를 다 완성하지 못하고 덮는다. 나는 언제쯤 누가 보지 않는다 해도 스스로를 잘 들여다볼 수 있을지, 커가는 일은 어렵기만 하다 - 35

밤에 그린 낮의 그림들과 낮에 적어낸 밤의 반성문들을 구태여 구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밤이 되어야만 밤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을 더 사랑할 것 같다.

낮에 스텝이 꼬이면 그 스텝을 풀어내려 바보같이 밤까지 기다려야 하는 사람들, 밤에 쓴 글은 그다음 날 밤이 되어야만 퇴고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매일 밤 반성을 하고 후회를 하고도 또 내일 같은 실수를 하겠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자는 다짐은 밤만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이들의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것이다.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도 그냥 그렇게 하는 그들 옆에 앉아 같이 밤을 세우고 싶다. 오랫동안 다닌 사우나의 단골들처럼 익숙하게, 암묵적으로 정해진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각자의 모래시계를 바라보는 것, 하루가 얼마나 더러웠는지, 네가 미웠고 내가 잘했는지, 혹은 반대였는지 속으로 생각하며 모래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싶다 - 48

스무 살이 지나고 꿈의 크기와 미련의 크기가 역전되어가는 과정을 넘기면서 그 시절을 자주 회상한다. 꿈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미련의 크기는 커질수록, 내가 소년일 때 배웠던 낮과 밤의 지식들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는지 보따리를 뒤적이게 되는 것이다.

담아 두었던 세상의 진짜 이야기 중 나는 지금 어디까지 확인했고 무엇이 남아있는지, 하굣길에 마중 나왔던 보도블럭과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여전한지 궁금하다.

어른들은 학창 시절을 이야기하면서 공부는 다 때가 있다고들 하고, 나도 동의한다. 하지만 내 경우를 생각하면 그때가 아니었다면 언제 또 그 열정으로 웃음과 유행을 탐닉했을까 싶다. 십 대의 질투와 결핍, 세상을 알고 싶은 마음보다 더 강한 동력이 있을까.

6년 남짓한 교복 시절을 자양분으로 평생을 먹고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더 알아가고 싶은 호기심과 잘하고 싶은 욕심은 십 대 때 듣던 라디오와 친구들의 웃는 얼굴에서 찾았다.

가끔 길에서 만나게 되는 교복 입은 친구들에게 내가 뒤늦게 알게 된 것들을 전해주고 싶다. 아니, 사실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은 사람은 두말할 것 없이 2000년대 중반의 소년 문상훈에게 - 53

커가면서 알게 된다는 세상 물절과 현실, 한계를 되도록 모르고 싶다. 내 능력으로 안 되는 것과 되는 것을 분간하지 못해서 바보같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말이 겸손의 너스레가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게 믿어서 실패할 때의 데미지가 작았으면 좋겠다. 성공이 어색하고 실패가 익숙하면 좋겠다.

시도해온 일들보다 도전해볼 다음 기회가 훨씬 더 많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살다가 내가 나이가 들어 더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때가 왔을 때 그 이유를 싱겁게 나이나 세월에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는 것을 인생의 패배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도전할 힘도 용기도 없는 것을 굴복으로는 더더욱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 58

어떤 분야에서 실력 있는 사람의 조건 중 하나는 내 실력이 부족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는다. 상대방을 실망시켰을 때 더 자신을 객관적으로 내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야만 그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실망할 때가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나에 대한 기댓값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의 좌절감은 익숙해지지 않지만, 오히려 더 정확한 값을 위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혼잣말을 삼키기로 한다.

업다운 게임은 적은 시도로 정답을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확한 숫자를 알아내어 필요할 때에 외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매일 스스로와 상대방에서 실망하고 실망시키며 답을 찾아갈 것이다 - 66

좋아하는 마음은 더 은은할수록 아름답지만 서운한 마음은 가장 적나라하게 파헤칠수록 잘 전달된다. 나는 반대가 좋은데, 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장 구체적으로, 나를 싫어하는 이유는 은은하게 돌려서 듣고 싶은데 자꾸 반대로 해야 한다.

팔다리가 찢어진 상황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고 내 감정들을 공항 검색대 위에 짐처럼 바리바리 다 꺼내 놓아야만 이해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매번 서글프다.

그럼에도 꺼내 놓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오해 없이 잘 설명하려면, 내 감정의 경위서를 먼저 작성하고 그 마음들을 공감 받으려면, 그렇게 해서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지내려면, 아 나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납득 가는 수준의 감정으로만 세상을 살고 싶다 - 80

내가 만약 죽기 직전에 삶에 대한 미련이 크다면 그것은 쌓아 놓은 돈이나 남겨둔 가족들 때문이 아니라 그 돌들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좋았던 기억은 좋아서 동그랗고, 불행했던 기억은 자꾸 매만져서 동그래진 그 돌들, 원래 모양이 어땠는지 구분할 수 없다. 무엇을 두고 가고 무엇을 두고 갈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다 들고 가고 싶은데 내 힘으로 들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기억을 하나라도 두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죽기가 싫다. 당장 내일 죽는다고 해도 삼십 년 남짓의 웃고 울었던 기억들이 아까워서 죽기 싫은데, 시간이 오래 흐르고 난 뒤에 죽는다면 얼마 슬플지 벌써부터 무섭다.

내가 죽는 순간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좋은 기억이 될 테니 그 기억까지 가져가고 싶다.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내 모든 기억들 - 84

내가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행복은 많지 않다. 행복했던 기억 속에서 내가 했던 행동이나 상황을 재현해볼 뿐이지 행복한 감정을 늘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다.

웃음이나 즐거움의 호르몬이 나오는 것을 보고 쉽게 행복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고 문득 행복했었구나 하고 떠오르면 그것이 행복이다.

그래서 행복은 늘 결과론적이다. 정의 내릴 수 있는 사람도, 지금이라고 짚어줄 사람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 우리 모두는 너무 쉽게 행복을 바라고 강요해 온 것은 아닐까.

인생의 목적이나 태어난 이유 같은 것들을 말할 때 반드시 빠지지 않는 행복이 어쩌면 가장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염세적인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물질만능주의 같은 부정적인 것의 반의어로 행복하면 됐다는 말을 해왔는지도 모른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가 돈도 아니고 비겁한 승리도 아니고 행복이라니,

행복이라는 깃발 아래에서 우리는 그 과정을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지경인 것이다. 행복은 결과나 과정과 상관없이 맨 앞에 있는 우선순위가 된다 - 89

네가 밉다고 할 때는 다섯을, 사랑한다고 할 때는 열을 세고 말하기로 한다. 말이 앞서고 글이 앞서서 솔직하지 못했다는 말을 자주하기로 한다.

상대의 표현이 서툰 것을 보고 마음이 작다고 여기지 않는 사려가 있으면 좋겠다. 내 비유와 언어유희가 또 내 마음을 새치기 했다고 알려주기로 한다.

내가 미안한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운 사람에게 저울질한 마음 만큼만 내밀기로, 그 마음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받아들이며 살기로 한다. 겉껍질이 아니라 알맹이가 커진 마음을 더 여러 사람에게 더 솔직하게 내밀 수 있게 내가 더 깊어지기로 한다.

드는 생각과 기분을 다 이야기 하지 않고 그냥 그 앞에 조용히 두고 오는 법을 알아가기로 한다. 오늘 밤에는 꼭 - 123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난시 같아서 너무 가까우면 두 개로 번져 보이고 너무 멀어도 흐릿하게 잘 안 보인다. 연인들이 서로를 자세히 보고 보이고 싶은 마음에 너무 가까이 있으면 싸우고, 너무 멀리 벌어지면 그대로 멀어진다.

사랑에는 거리 조절이 중요하다. 혼자 하는 사랑은 가장 잘 보이는 거리에 너를 두고 마음의 초점을 맞추면 된다. 좋아하는 식물처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오래오래 기뻐하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나는 너를 더 잘 사랑하게 된다.

널 사랑하는 마음 이전에 존중하는 마음으로 널 대한다. 짝사랑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먹고 자란다. 꽃을 꺾는 사람을 두고 꽃을 사랑한다고 하지 않는다.

원래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꽃다발도 잘 사지 못한다. 열렬히 사랑하다 잘 삼킨 짝사랑도 뜨거운 연애만큼 오래 기억된다. 혼자 하는 사랑을 해봐야, 잘 해봐야 서로 하는 사랑도 잘 할 수 있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젠 안다. 그래서 일기장에 적힌 그 이름들이 고맙다 -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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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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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부터 1990년 초중반인 M세대와 Z세대를 묶어서 부르는 'MZ세대'에서 30대 중반인 나는 일명 '낀 세대'다. 학창 시절과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주입식 교육과 권위적 의식을 상대했지만 30대가 되고 회사 직급이 오르면서 직원을 대할 땐 이전에 배웠던 방식으로는 리더십을 발휘하긴커녕 동료들 사이에서 도태가 될 수밖에 없다.

앞서 책 '그냥 하지 말라', '상상히자 말라', '한 우물에서 한눈팔기',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를 출간하고 현재 바이브컴퍼니 부사장, 한국데이마이닝학회 부회장이자 고려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송길영 작가는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를 통해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변화와 Z세대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상세히 알려준다.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서는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핵가족', '대가족'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핵개인화'에 대해 크게 다섯 가지 주제(학벌 인플레이션, 돌봄 과도기, 투명 사회, 효도의 종말, 이연된 보상)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통해 미래의 흐름과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는지 말해준다.

나같은 경우는 30대 초반 회사에서 나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블로그와 SNS을 운영하면서 직접 경험했던 내용을 콘텐츠화시키며 자료를 축적했고 현재는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됐다.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블로그와 SNS에 축적된 기록을 통해 타인에게 나의 모습을 보다 잘 설명할 수 있고 그만큼 유명세와 함께 수익 창출도 되었기에 'SNS는 시간 낭비'라는 말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있어 필수가 됐다.

송길영 작가는 책을 통해 커리어뿐만 아니라 소속감, 언어 습관, AI 비서, 투잡, 투명 사회, 나이듦, 세계관 등을 통해 앞으로의 미래에 있어 공동체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와 트렌드를 핵개인화 방식으로 쉽게 설명한다.

여러 내용 중에서 가장 공감 깊었던 주제는 "문제는 '나이'가 아니라 '나'이다"라는 말로 30대 중반을 지나 40대, 50대, 60대가 됐을 때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멋지게 나이 드는 것'과 동시에 '멋진 사람이 나이가 든 것'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현재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팀장급 이상의 리더나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에게 권장하고 싶은 도서로 앞으로의 미래를 살아감에 있어 더욱 발전하고 싶다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1장 'K는 대한민국이 아니다'

권위는 인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수용자가 인정하지 않으면 권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권위를 유지하려는 사람도, 권위를 찾는 사람도 원하는 것은 합당한 인정입니다. 정당한 인정이 권위의 출발점인 것입니다.

위로부터 아래로 억압적인 기제로 유지되던 권우주의 시대를 지나 이제 개인이 상호 네트워크의 힘으로 자립하는 새로운 개인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 19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K가 적어도 '국가'는 아니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소한 문화이고 사람입니다. 종종 주고받는 표현 속 나라보다 부모, 뿌리 등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 역시 생물학적 연결성이 아니라 역시나 문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무엇보다도 숱한 '한국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동점심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한국 엄마'를 공유하는 정서에서 오는 것입니다. 엄마의 국적이 한국이라서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엄마로부터 한국식 삶의 양식과 정서를 물려받았다는 것입니다. 엄마가 차려준 음식과 엄마의 말투, 심지어 잔소리까지 그 음성들을 생각할 때에 국가적 정체성을 떠올리지는 않습니다.

해외에서 성공한 연예인들이 시상대에 오르면 한국의 팬들, 가족에게 고맙다고 하지 '나의 조국 대한민국' 영예를 돌리지는 않는 것과 같습니다 - 37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히어로물을 발표할 때, 게임 회사에서 새로운 게임 시리즈를 론칭할 때, 연예기획사에서 아이돌 그룹이 데뷔할 때마다 왜 그토록 '세계관 만들기'에 몰두하는지 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개인들은 국가가 아니라 자기만의 '세계관'을 선택해서 살기를 원합니다. 답답한 현실 속의 나보다 내가 원하는 세계관 속 자아를 진짜 자신이라 느끼기도 합니다.

물리적 현실의 나와 상상의 세계 속 나의 유격이 너무 클 때 분열이 일어나고, 길을 잃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가주의 세계관에만 머무른 시각으로는 여러 세계관을 동시에 가진 복수의 정체성을 가진 핵개인들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결혼을 해야 어른이 되지'와 같은 이야기로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어느새 사라지는 상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봐야 합니다.

우리 사회는 생존을 위한 집단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던 시절에서 개인의 소중함 역시 중요하다고 보듬는 사회로 이행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습니다.

이후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고 다변화되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각자는 발밑과 머리 위의 격변에 현기증을 느끼며 숨 가쁘게 적응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각자가 서로의 어려움을 감싸 안기에는 아직 버거운 것입니다. 그래서 대화는 더욱 어렵고 상호 이해의 길은 멀고도 험해 보입니다 - 45

국경의 문화적 윤관이 희미해질수록 더 디테일한 '구별짓기' 체계가 생겨난 셈입니다. 유니버스는 다층화되고 세계관은 넓어지는데 물리적 공간의 구별 짓기는 더욱 세세하게 심화되고 있으니, 인간의 모순성이 새삼 피부로 느껴집니다.

이렇게 도시 안에서도 집값 높고 분위기 좋은 핫 플레이스 단위로 자신의 공간을 세밀화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소속감과 준거 집단에 대한 열망일 것입니다.

국가와 국적은 태어나는 순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지지만 그들은 내가 살아갈 도시만큼은 내가 선택하는 자기 결정권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이라 믿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은 더욱 코즈모폴리턴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뉴요커의 라이프를 선망하던 서울 사람들은 뉴욕에서 한 달 살기를 경험해 보거나,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문화적 시차 없이 동일한 라이프 스타일을 수입해 '서울러의 삶'으로 치환합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과 뉴옥이 다양성, 역동성으로 경쟁하는 현실이 도래한 것입니다. 미래의 국가는 도시 국가가 될 것이라는 학자들의 연구도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 51

단언하면 곤란합니다. 내가 새로운 걸 발견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유추가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바로 연역과 귀납의 차이입니다. 연역은 주어진 전제를 바탕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이고, 귀납은 구체적 사레를 관찰한 다음에 조심스럽게 법칙을 만들어 나갑니다.

최근에 귀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귀납이 바로 머신 러닝, 즉 기계 학습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기계 학습은 발생하는 현상을 기반으로 패턴을 바라보고 규칙을 탐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해진 이유가 빅데이터와 AI 덕분입니다. 다양성 시대에 맞는 인간의 태세를 정해야 합니다. '오리너구리'를 수용하는 것뿐 아니라 본인이 '오리너구리'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합니다. 경계를 버리고, 감각을 버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 64

서양의 개인주의가 인간다움, 인본주의의 연장선에서 발현되었다면, 한국의 개인주의는 권위주의의 반대 역학으로 돌출되었습니다. 1995년의 한 신문 기사를 보면 '개인주의 팽배로 사회 붕괴 우려'라는 문장이 나옵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당시 개인주의자는 악당의 다른 표현이었습니다. 20여 년이 지나 우리는 이제 건강한 개인주의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의를 자연스럽게 나누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게 결국 역학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더 선진화된 것이 아니라 개인이 힘을 더 갖게 된 것뿐입니다. 집단으로 작동하던 새상 모둠의 집함 시스템이 개인 중심의 플래폿 사회로 바뀌면서 기성세대가 생각을 수정하기도 전에 갑자기 힘의 흐름이 바뀐 것입니다.

굴뚝 산업이 IT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커지게 된 것과 같습니다 - 75

언어 표현은 현행화를 게을리하면 다음 세대의 혐오를 받습니다. 대상을 타자화시키지 않도록 계속 사유해야 합니다. '유니섹스'란 말은 '젠더리스'라는 표현으로 진화합니다.

유니섹스는 '내가 옷을 만들었는데 남성도 여성도 입을 수 있다'라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젠더리스는 '성 구분 자체를 하지 말자'라는 겁니다.

이 모든 변화가 결국 생각의 변화와 연결되기 시작하여 이전의 고정관념은 자연스럽게 거부됩니다. 과거에는 영화 '300'의 주인공들처럼 근육과 활동성이 뛰어난 남성을 이상적으로 규정했다면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화장품 광고 모델, 색조 화장 전문가로 남성이 등장합니다. 여성이 근육을 만들고 뽐내는 것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사회 문화적으로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역할에 대한 족쇄가 풀리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성적', '여성적'이라는 표현도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꺼려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젠더리스라는 말조차 구분을 전제로 한다는 의견도 있으니 표현은 끊임없이 현행화해야 합니다 - 85

※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2장 '코파일럿은 퇴근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2016년 2월부터 구성원 50인 이상 기업은 업무시간 외 이메일, SNS, 전화 등으로 업무 관련 연락을 금지하는 '엘 콤리'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도 이에 영향을 받아 2017년에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법으로 제정했습니다. 원격근무 같은 스마트 워킹을 할 때 구성원과 기업이 서면 합의를 통해 휴식 시간과 연결 차단권을 보장할 방법을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사회마다 규범의 편차가 있겠으나 최소한 확실한 것은 전화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AI 채팅,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히 콜센터에 많은 투자를 했던 조직이 어려워집니다. 글로벌 콜센터를 많이 유치했던 인도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콜포비아 트렌드는 나비효과처럼 전 세계에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 방식을 바꾸게 됩니다.

'바뀐 것들을 어떻게 나에게 적용할 것인가' 이것이 숙제로 남을 것입니다. RPA, 스마트 팩포리, 자동화 시스템 등 이 모든 것이 협업의 대안이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99

기술의 보급과 AI의 확산은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대화하며 협업하는 것보다 더욱 진보된 편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것은 나 자신에게 맞춤형 비서가 생기는 일인 동시에 내가 가르쳐 육성해야 하는 보조자가 생기는 일입니다. 오랜 시간 당신이 데이터를 입력하고, 사고의 체계를 나누며, 능력과 선호를 전수받은 AI는, 당신의 판단 논리와 사고방식을 습득하여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이심전심, 심심상인의 든든한 아군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 115

지금도 학술과 산업 정보의 우위에 선 기존의 주류들은 정보 접근과 생성에도 앞서고 있습니다. 이 경우 작은 규모의 언어권 국가들은 빛을 향해 움직이는 주광성 식물처럼 더 효율적인 서비스를 따라가게 됩니다.

결과가 더 잘 생성되는 언어로 영어가 될 것이라는 말이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글로벌에서 광범위하게 쓰이는 언어는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라고 합니다.

이 언어 사용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가면 엄청난 사용량으로 인해 더 많은 정보가 쌓이게 됩니다. 반대로 잘 사용하지 않는 언어들은 축적되는 정보량이 점점 줄면서 사라질 우려가 있습니다.

정보의 양은 문서 생성자의 수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그저 정보 사용자에 불과했던 사람들은 이제부터 소프트웨어의 입력 역할도 맡게 됩니다. 사람들이 남긴 말이 문서가 되면서 더욱더 확장되는 것입니다 - 124

그간 조직에서는 작은 규모이 팀이 큰일을 맡을 수 없었기 때문에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의 규모를 더 키워왔습니다. 그에 비례해 조직의 복잡성도 커집니다.

반면 자율성과 재량권을 갖는 핵개인들의 세포 조직은 중세 시대 상인 연합의 길드처럼 수평적인 최적화 형태를 선호합니다. 규모와 복잡성의 폭증을 원치 않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는 실무를 맡지 않는 직무가 빠르게 사라집니다. 형식적인 서열 관계가 와해되면 관리로 '자리보전하던 L부장'의 의자는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모든 L부장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전문성이라는 권위를 갖고 있지 않은 L부장의 경우입니다. 전문성 없이 권위 시스템의 일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L부장이라면 이미 오래전부터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133

문제 해결 1.0은 내가 문제를 정의하고 전문가가 해결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 2.0은 내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에 필요한 것을 파악해서 직접 해결하는 것입니다. 문제 해결 3.0은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 AI가 문제 인식과 정의, 해결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생성형 AI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세 번째 단게인 3.0에 주목합니다. 가장 큰 시장은 '문제를 정의하지 못한느 사람에게도 해결책을 제공해 주는 시장'입니다. 가령 1.0은 어떤 분쟁이 생겼을 때 증거룰 수집한 후 변호사에게 의뢰하는 행위입니다.

2.0은 세법을 다 이해한 다음 그것을 기반으로 가장 합리적으로 신고하는 행위입니다. 3.0은 '그냥 세무사에게 물어보자'입니다. AI가 이 3.0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 순간ㄴ부터 정보의 비대칭성이 무력화됩니다 - 138

앞으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열심히 하거나 숙련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없애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문제는 그의 직업이 일을 없애는 것이라면, 그 사람 본인은 그다음에 무엇을 할 것이냐는 모순이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내 일이 일을 없애는 것이라면, 하나의 일을 없애면 다시 다른 일을 없애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둘씩 없애다 보면 조직 내에서 없앨 일이 더 이상 남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 모순은 사실이기도, 사실이 아니기도 합니다. 혁신이 이루어진 뒤 안정화되어 운영되는 조직이라면 극단적 효율로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이 과제가 됩니다.

결국 그 일을 없앤 사람은 다음에 할 일을 찾기 어려워지는 모순에 빠질 것입니다. 이 경우 일 잘하는 사람이라면, 해당 조직에서 모든 일을 마친 후 그 경험을 발판으로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 145

※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3장 '채용이 아니라 영입'

권위 빅뱅으로 탄생한 핵개인은 자기 삶의 결정권을 가진 성인입니다. 당사자, 양육자, 인사권자 모두에게는 낯설게 들릴 수 있지만 과거에 기관이나 조직만 제공할 수 있었던 교육과 훈련을 온전히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체 역량 강화가 가능한 시대에 스승은 유튜브이고, 그것을 돕는 조교는 AI입니다. 기업은 앞으로 더 노골적으로 '가능성 있는 신입'이 아닌 '처음부터 완성된 숙련자'를 모시게 될 것입니다. 신입사원이라는 용어 자체가 살질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 175

새로운 세대들의 보상에 대해서 정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것은 '회사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고 싶다'는 전략적 야심과 동시에 '조직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할 납득할 만한 명분을 만들어달라'는 간절한 당부이기도 합니다.

규칙에 대한 명목화와 공표는 거부할 수 없는 압력입니다. 무엇보다 핵개인들은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이제껏 받은 교육 자체가 매우 양가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성장기에 공식적으로 두 번의 사회화 교육을 받습니다. 첫 번째 학령기 시스템에서 '만민이 평등하다'라고 배우지만, 두 번째 사회 적응기에서 위계와 출신에 따른 촘촘한 계급의식을 주입 받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그 시스템을 만든 사람들이 평가 기준을 세우고 발탁의 권한을 가져왔습니다. 구조화된 권력하에서는 추월이 어렵고 그러한 이유로 선망은 더욱 계층화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역사가 길면 그 역사를 만든 예전 권위자들의 목소리가 잦아들기 전까지 혁신은 어렵다는 탄식도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신생 조직은 적층된 서열이 없기에 비교적 쉽게 보상체계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 182

요즘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본명보다 닉네임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개발자가 다니는 회사로 인력이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회사의 타이틀과 처우가 선택의 주요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존경받는 개발자가 다니고 있다는 이유로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조직보다 개인의 이름값이 더 커지는 상황은 마치 글로벌 스타가 소속된 작은 연예기획사에 신진 유망 배우들이 지원하는 일과 같습니다.

소속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명성이 조직보다 더 객관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해외의 특정 커뮤니티에서 프로게이머 '페이커'의 이름이 대한민국보다 더 유명하다는 농담이 회자됩니다.

우리는 지금 국적지의 여권 이름보다 협업 도메인에서 불리는 닉네임이 더 큰 명성을 갖는, 그런 시대를 살아갑니다 - 190

※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4장 '효도의 종말, 나이듦의 미래'

지금처럼 유동성이 커지는 시기가 오면 이 보상 체계에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마련입니다. 경력의 연한이 짧은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 가치에 맞는 성과급과 급여 현실화를 요구하는 것은 이 시스템에 대한 그들의 의문을 반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한쪽에서는 '오래 다니면 이익을 보니 당신도 수혜자다. 그러니 기다려라'라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좋은 이야기지만 난 곧 그만둘 것이다'라고 합니다.

현재의 환경과 역학이 항구적이라면 이 전제의 수헤는 믿을 만합니다.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성장과 세계화, 지능화와 글로벌화의 무한 경쟁의 시기가 도래하면 그 어떤 약속도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미래를 믿지 못하니 '즉각 보상'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부도날지도 모를 어음 말고 현금을 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 223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있습니다. 하지만 늘 과거로 회귀해서 질문합니다. 그때 수능을 잘 봤으면 내 삶은 바뀌었을까요? 그때 관계를 깨지 않았다면 지금은 더 행복했을까요? 거꾸로 그 선택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 왜 옛날만 후회하고 지금은 함부로 살까 생각해 봅니다.

모든 것은 '나이듦'의 문제가 아니라 혹시 나의 문제가 아닐까 고민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멋지게 나이 든다'라는 이야기는 좀 다르게 해석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멋지게 나이 드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멋진 사람이 나이가 든 것'입니다. 나이 들수록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열광과 지지를 받는 관록의 아티스트들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안 멋진 사람이 멋있어진 것이 아니라, 원래 멋졌던 사람을 더 많은 사람들이 발견한 것입니다. 그들은 최선을 다해 현실을 삽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의 허세를 팔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살아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나는 소중하기에' 내 소중한 삶을 유예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관계 속 책무는 자신이 지켜나가야 할 '내 삶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부양하기 위한 도구로 내가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삶의 중심은 자기 자신에게 있습니다. 부양의 의무는 '내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일 뿐이지 그것이 '나의 모든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나이'가 아닙니다. 지금의 '나'는 늙었기 때문에 무언가 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젊을 때부터 시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돌보고 돌봄을 받는 행위는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인간의 도리로 정착됐지만 사회적 설계로 그 무게를 좀 더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돌봄의 끝은 자립이고, 자립의 끝은 '내가 나의 삶을 잘 사는 것'입니다. 각자 잘 사는 사람들이 예의를 지키며 교류할 때 의무는 경감되고 우리의 삶은 더 다채로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현명해지고 함께 도움을 줄 수 있는 각자 '나'를 지킬 수 있는 핵개인들의 사회를 꿈꿔봅니다. 문제는 '나이'기 아니라 '나'입니다 - 261

※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 5장 '핵개인의 출현'

우리는 앞으로 서로에게 작은 팬덤이 되어주고, 그 팬덤에 기대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팬덤이라도 계속 유지하려면 스스로의 성장세를 표현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 졸업장, 기업의 사원증 같은 것은 이제 성취 인증 시스템에서 구시대적 유몰로 통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검증된 깃허브의 스코어나 블로그의 구독자, 인스타그램의 달리기 기록처럼 '측정된 권위'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계의 누구도 하지 않은 고민을 계속하면 적어도 그 누구보다 앞에 선 나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맨 앞에 있다면, ㅁ너저 최대한 많이 고민해 본 것이라면, 그때 비교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오는 것은 산의 정상에 오른 뒤에야 산의 높이를 나타내는 숫자가 목표가 아니었음을 깨다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인정의 정점에서 나 자신으로부터의 인정이 있습니다.

이 시점에 이르면 밖으로부터의 인정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행하는 것이 결국 내 인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자유로워집니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최고'라는 상대값이 아니라, 가장 앞에 선 자가 맛보는 '최선'이라는 절댓값입니다.

이 저선의 앞에 서기 위해서는 희귀함을 추구하는 것이 옳습니다. 희귀함이 쌓이면 고유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고유성이 진정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이 다시 요구될 수 있습니다.

고유함은 나의 주장이고, 진정성은 타인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유성과 진정성의 단서가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내러티브라는 것은 이지 말아야 할 필수 과제가 됩니다 - 296

우리를 길러준 세대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두의 삶이 건강하게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를 살피는 것입니다. 상호부조와 이연된 보상 시스템으로 서로 의존에 의존을 거듭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간에 완전체로 자립이 가능한 구조를 함께 만든다면 결국 그 선순환이 돌고 돌아 정말 필요한 이들에게 돌봄이 닿을 것입니다.

마음의 빚짐과 실천의 되갚음을 이전의 세대로 한정하지 말고 전체 사회에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서로가 진심을 다하고 그 성과를 존중하면 먼 길을 함께 갈 수 있습니다.

자기 인생의 능동적 결정권을 서로 존중해 주었을 때 이 시대의 개인들은 자기 삶과 사회 모두에 책임을 다하는 핵개인으로 거듭납니다 -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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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 - 박웅현의 조직 문화 담론
박웅현 지음 / 인티N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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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는 청바지와 평등하다', '생활의 중심',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에너지다', '진심이 짓는다' 누구나 미디어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광고 문구를 만든 박웅현 작가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학 켈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졸업 후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높은 광고 제작회사인 제일기획을 시작으로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칸 국제광고제 심사위원을 담당했으며 현재는 조직문화 개선과 연구를 진행하는 TWBA KOREA에서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인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일하는 사람의 생각' 이 있으며 지난 11월에는 조직문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을 출간했다.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은 크게 세 가지 주제로 조직문화 컨설팅을 하며 있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회사를 운영하거나 팀장 역할을 맡고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이야기를 전작과 마찬가지로 알기 쉽게 풀어내어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최근 통계청의 발표(경제활동 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약 1년 6.6개월이라고 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0.2개월 줄어든 수치로 그만큼 20~30대 직장인들이 조직문화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이직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거다.

이에 TWBA KOREA 조직문화연구소장인 박웅현 작가는 이전의 조직문화에서 탈피해 직원들이 일을 하고 싶은 문화, 직원들이 회사에 원하는 바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법'에서는 '조직은 무엇을 주목해야 하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조직에서 발휘되는 창의성'을 주제로 조직문화 개선법과 함께 직원들이 일을 할 때 '자기주도성'을 갖고 있는지, 만약 '자기주도성'이 없다면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관해 상세히 풀어내 알려준다.

박웅현 작가는 책을 통해 이전 시대에 있었던 '조직력, 시스템, 상명하달, 일사불란'은 더 이상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개개인에게 필요한 동기부여와 심정적인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우리나라 대기업 중 하나인 LG부터 여러 회사에서 직접 컨설팅한 조직문화 개선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수천 명이 다니는 큰 조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회사를 운영함에 있어 지금보다 더 나은 발전을 위하거나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라 생각이 들었다.

이와 함께 조직력보단 민첩함이 더욱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알아두면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 있기에 현재의 불안요소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해적의 시대를 건너는 법'을 통해 배워봐도 좋겠다.

▼기억하고 싶은 구절

이것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입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시대가 된 거에요. 시스템, 조직력, 상명하달, 일사불란, 이런 단어들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럼 어떤 단어가 이 시대의 키워드가 될 것인가?

제가 주목한 것은 '에자일'입니다.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민첩한, 기민한'입니다. 이 말은 조직력과는 정반대에 있어요. 애자일의 시대에는 개별성, 각자의 창의성, 다발성 같은 말들이 중요하죠.

곧장 밖으로 나가 가까운 바닷가에서 "어디서 반 마리야, 치킨은 한 마리지"를 찍을 수 있는 힘, 이게 조직력일까요, 아니면 민첩함일까요? 시대정신이 완전히 바뀌어버렸습니다 - 51

다윈이 이야기했습니다.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시대가 변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를 성공으로 이끈 방정식이 이제는 실패로 이끌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지금까지 괜찮았다고 해서 앞으로도 괜찮으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조직력, 시스템, 상명하달, 일사불란과 같은 단어가 지금은 꽤 희미해졌지만 어떤 조직에는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단어를 고수하려고 한다면 그 기업의 미래는 어떨까요? - 57

오래전부터 이야기해온 것이 "모든 기업의 1차 고객은 구성원"이라는 점입니다. 구성원을 먼저 회사의 팬으로 만들어야 해요. 그다음에 외연을 확장하는 '동심원'이 되어야 하죠.

저는 이것이 요즘 많이 이야기하는 ESG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기업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이 담긴 말로, 많은 기업이 ESG라고 하면 '환경'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요.

하지만 시작은 작은 원 '거버넌스'(Governance) 내부입니다. 또한 거버넌스라고 하면 경영의 투명성을 크게 이야기하지만,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ESG는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행복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 G, 거버넌스이고, 그 다음으로 제품을 사는 소비자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 S(Scocial), 그것을 친환경적으로 만드느냐, 이것이 E(Environment)인 것이죠 - 66

조직 문화와 관련해 컨설팅을 할 때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치지 말고 반복적으로 계속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닙니다. 일시적인 유행처럼 스쳐 가는 게 아니에요.

저변까지 다 깔려야 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의 '심정적 동의'가 있어야 하고, 오랫동안 같은 방향으로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짧은 시간 안에 되는 일이 아닙니다 - 73

멋진 카피, 시선을 사로잡는 그래픽, 좋은 음악 모두 광고의 '목적'에 봉사해야 해요. 단지 말이 너무 멋있어서? 음악이 너무 좋아서? 그런 이유로는 안 되죠.

광고는 합목적적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어떤 요소를 쓰는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이게 하나라도 틀어지면 사람들이 쉽게 채널을 돌리고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죠.

그래서 잘 만든 광고를 보면 빈틈이 없습니다. 조직이 구성원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구성원이 그 메세지에 주목하고 감동하고 '심정적으로 동의' 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를 넘어서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 83

만약 서울 근교의 적당한 펜셔을 잡아서 술이나 진탕 마시고, 아침에 숙취가 덜 깬 상태로 모여서 뭐가 문제였고 승률 4할 이상 올릴 수 있는 전략이 뭐냐, 이런 식으로 워크숍을 진행했다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찡그린 인상으로 돌아왔을 것이고, 조급함이나 불안을 떨치지 못했을 겁니다. 팀장들이 그런 상태로 돌아와 팀원들을 마주하면 어떻겠어요? 그 부정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겠어요?

머리가 아니라 가슴입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제 자랑이나 TBWA KOREA가 얼마나 좋은 분위기인가 하는 게 아닙니다. 전략이 아니라 정서이고, '무엇을'이 아니고 '어떻게'이고, 사실이 아니라 분위기입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 112

어떤 방식으로든 개개인에게 필요한 점을 고려해서 동기를 유발하는 겁니다. 저는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일할 때 이런 목표를 가지고 일합니다.

그게 그 사람만이 아니라 제 팀, 제 본부, 회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대가 누구이든 간에 그 사람에 모티베이션을 어떻게 줄 것인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느냐를 만들어주는 게 조직 문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조직에서 어떻게 창의성이 발현되는가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 124

광고는 아이디어 싸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광고뿐만 아니라 창작과 관련한 일들이라면 모두 해당되는 이야기일 겁니다. 조금만 더 붙들고 있으면 더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고, 조금 더 시간을 들이면 퀄리티가 더 좋아질 것 같아요.

실제로 그렇게 일하는 분들도 있고, 그와 같이 일하는 방식도 존중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해 놓은 시간, 그때까지 나온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내게 오지 않은 것까지 나의 최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게 제가 일하는 방식입니다. 앞서 언급한 '마감력'과도 연관된 이야기입니다 - 135

사유의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무엇을 보든 그것이 내 안에 들어와 몽글몽글 피어나는 시간이 있어야 해요. 요즘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수신하기만 해도 벅찬 시대죠.

OTT, 유튜브, 릴스, 숏폼의 시대잖아요. 몇 번의 터치로 언제든 어디에든 접속할 수 있고 머리에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아요.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을 알아봐주고 찾아줘야 하는데 외부 자극만 끊임없이 들어가고 있어요.

'노 풋'(no put)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인풋이 없고, 아웃풋에 대한 강박도 내려놓은, 노 풋의 시간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내 목소리가 들립니다.

"Disconnect to connect yourself"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서 다른 것들과 잠시 분리해야 한다는 말인데 멋지죠. 검색의 시대에 사유를 회복해야 합니다. - 160

어떤 사람은 똑같은 낚시터에서 물고기 다섯 마리를 잡아가고, 어떤 사람은 한 마리도 못 잡아 가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물속에 물고기가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다섯 마리를 잡은 사람은 물속에 물고기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고, 못 잡은 사람은 물고기가 없다고 생각한 거예요.

회의실이 똑같습니다. 회의실에서는 물 대신 말이 흘러 다녀야 해요. 물속에 물고기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 속에 숨어 있는 아이디어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내가 훌륭한 리더라면 흐르는 말 속에서 아이디어를 잡아낼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흘려보내겠죠. 구성원들이 그런 경험을 해보면 회의실을 좋아하게 됩니다 - 167

생각만 해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실행에 옮겨야 해요. 물론 실행에 옮기는 건 힘든 일입니다.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윗사람을 설득해야 하고 줄어든 예산 안에서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요. 결과가 좋지 않으면 욕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한다는 건 그 모든 걸 다 감수하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창의성은 발상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라고 봅니다 - 182

이미 우리는 이 바다 위에 들어섰고 되돌아갈 수 없습니다. 무조건 이 바다를 건너가야 합니다. 결국 조직은 배가 위치한 바다를 파악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 배위에 올라탄 구성원들도 주목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 모두가 같은 배의 일원임을 인식하고 각자 이 항해에 어떻게 일조하게 할 것인가르 고민해야 하죠. 낯설고 새로운 바다에서 낯선 구성원들이 모여 항해를 해야 하는 만큼, 배 안팎의 상태를 점검하고 재정비해야 할 겁니다. 그 과정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 196

우리가 누군가와 관게 맺을 때와 같습니다.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친구가 되든 어떤 관계를 맺을 때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같은 것은 공유하면서 배울 것은 배우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고칠 것은 고쳐나가지 않나요?

그렇게 서로 섞이고 포용하고요, 조직안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세대론과 같은 거대 담론으로 접근하면 이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봐요. 거대 담론을 걷어내고 개인과 개인으로 마주할 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 208

복지는 '무엇'을 구성원에게 제공하고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회사가 이런 것 해주니까 좋지?'라는 식으로 생색내는 것도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봅니다. 회사도 좀 무심하듯 세련된 태도를 보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걸 준비했는데 좋아할지 모르겠어"까지만 하는 거죠.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고 팩트가 아니라 분위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구성원에게 감정 이입을 해보고, 어떤 맥락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서 전달할지 고민해봐야 해요. 이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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