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는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이상훈 지음 / 푸른역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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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임을 보여 준 ‘병영 국가‘ 신라의 생존 비결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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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는 전쟁 상대국에 고개를 숙이며 굴욕적인 사죄를 했다. 당군의 공세가 높아지면 조공하면서 당 조정을 달랬다. 그 사이 전열을 가다듬고 다음 전투를 준비했다. 군사적 공격과 외교적 유화를 적절하게 구사했던 것이다. 신라는 최강대국 당과 홀로 싸워야만 했다. 명분이나 굴욕 따위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신라는 오직 살아남는 것에만 열중했고, 결국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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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영역국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6부병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초기의 6부병은 6개의 촌락을 기반으로 하는 연맹군의 성격이 강했다. 연맹군은 대의명분보다는 각 연맹 구성체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기 쉽다. 따라서 결속력이 약한 편이다. 이후 왕권이 성장하면서 6부에 대한 국왕의 통제력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6부병의 성격도 바뀌었다. 점차 연맹군적 성격은 사라지고, 국왕이 통솔하는 단일한 군사조직으로 변화해나갔던 것이다. 하지만 6부에 대한 통제력이 아무리 강화되었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각 부의 입김이 셀 수밖에 없었다. 왕권 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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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왕흥사터 발굴 이야기 - 손끝으로 백제를 만난 사람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지음 / 진인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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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실에서 세운 사찰인 왕흥사는 사라졌으나, 그 흔적은 남아서 우리에게 백제사의 숨겨진 단면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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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마지막 한 줌의 흙을 걷어낸 허진아 연구원은 자신도 모르게 훅 하고 숨을 내쉬었다. 푸른 빛의 무언가가 보였다. 조금 전까지 농담을 나누던 발굴단원들에게서 웃음 조차도 사라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뚫어져라 ‘한 곳‘만 바라봤다. 발굴 현장에는 정적만 감돌았다.

지금까지 발굴해왔던 유물과는 차원이 다른 유물이라는 것을 모두 직감했다. 1,500년 전의 역사와 처음으로 오롯이 마주하게 된 행운을 한두 마디 말로 깨트리고 싶지 않은 것이 모두의 솔직한 심저잉었다. 잠시 후 서로를 마주보는 발굴단원들의 눈에 어느새 이슬이 맺혔다. 8년이라는 세월이 결코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나 칼바람 속에서도 왕흥사 이름 하나만 믿고 끝없이 땅을 파고 흙을 나르고 물을 퍼냈던 발굴단에게, 고고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평생 한 번 맛볼까 말까 한 짜릿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허진아 연구원은 다시 한 번 크게 숨을 쉰 다음 손을 조심스럽게 아래로 뻗었다. 천천히 손으로 청동 사리합을 어루만졌다. 서드를 수도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었다. 마치 자궁 속에서 태아를 안아 꺼내듯 부드럽게 온몸의 신경을 손끝에 담아 한 번에 들어 올려야 했다. 허진아 연구원은 부드럽게 청동 사리합을 잡아보았다. 그러나 1,500년의 역사는 그리 쉽게 몸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동 사리합은 사리공 바닥에 붙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1,500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진흙에 뒤덮인 사리합의 바닥이 압착되어 있었던 것이다. 얼핏 보면 튼튼해 보이지만 부서지기 쉬운 청동이라 행여 힘을 주었다가 깨지기라도 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청동 사리합을 어르고 달래던 허진아 연구원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조심스럽게 이 방향 저 방향으로 한 번씩 손을 밀어넣을 때마다 그 땀은 주르륵 이마를 타고 내려왔다. 곁에서 지켜보던 발굴단원들도 입안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였다.

십여 분의 시간이 흘렀을까? 꿈쩍도 않던 사리합이 ‘뜩‘ 하는 소리와 함께 1,500년 동안 자리 잡고 있던 땅을 벗어나 허진아 연구원의 손에 안겼다. 허진아 연구원은 조심스럽게 사리합을 들어올렸다.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푸른 빛의 청동 사리합은 더 없이 빛났다. 그리고 청동 사리합을 안은 발굴단원의 얼굴은 그 가을 하늘보다 몇 배 더 빛이 났다. 허진아 연구원이 청동 사리합을 조심스럽게 안고 있는 동안, 다른 발굴단원이 손으로 청동 사리합에 묻어 있는 진흙을 조금씩 제거했다. 백제 역사의 비밀을 밝힐 국보급 유물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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