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1
유소프 가자 지음 / 북극곰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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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볼 때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어떤 눈을 가졌고, 어떤 색으로 세상을 바라볼까  참 궁금해진다. 똑같은 사물과 배경을 그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이 다르고 색이 다르고 그림을 그린 재료 또한 너무 다르다. 보는 장면이 같아도 받아들이는 감정이 다르듯이 그림 작가들은 같은 장면 같은 감정의 그림이라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독자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다양한 감정을 일으키는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진 것 같다. 그래서 20대 초반 우연히 그림책의 매력을 알게 된 나는 20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그 매력 속에서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무나 편안한 느낌의 그림책이 내 눈으로 들어왔다. 아주 낯익은 제목부터 너무나 익숙한 동물 그리고 단 하나의 재료로 선명하게 그려진 그림, 표지에서 주는 느낌부터가 너무나 편안했으며, 고개를 비스듬하게 세운 채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말하고자 입을 벌린 채 풀밭 위에 서 있는 코끼리의 모습이 너무나 다정해서 표지만 보고 있어도 자동미소가 장착된다.

어쩜 이렇게 온화하고도 부드럽게 그리고 모든 시름을 잃게 만드는 미소를 지을 수 있을까? 『야호』의 작가 유소프 가자님의 미소가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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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울창한 숲, 산 꼭대기에 올라간 미소의 결정판 코끼리는 숲을 향해 외친다.

야호~~

그러자 숲 전체가 울리듯 야호~~ 소리가 들려온다.

산 중턱으로 내려온 코끼리는 다시 한번 숲을 향해 외친다. 

누굴 부르는 걸까?

산 정상에 올라간 우리들이 부르는, 마치 힘든 고비를 넘긴 우리가 외치는 단순한 함성일까?

코끼리의 소리에 함께 들려온 야호~~가 단순히 메아리였을까? 

아님 코끼리의 소리를 따라한 또 누군가의 대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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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누굴 기다리는 것이었구나.

온화한 미소는 가려진 채 누군가를 기다리는 코끼리의 뒷모습은 나를 초조하게 만든다.

만날 수 있을까?

누글 이렇게 간절하게 기다리는 것일까.

야호~~ 소리만으로 찾을 수 있을까? 찾아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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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게 누군가를 찾는 코끼리에게 여기!하고 들려온다.

그리고 코끼리의 곁으로 산에 사는 작은 곤충들이 등장해서 외로운 코끼리의 길동무가 되어준다.

혼자라 외롭지 않을 코끼리,

멀리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서 코끼리는 조금씩 입꼬리가 올라간다.

희망이 있다.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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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목소리의 주인을 찾지 못한 코끼리의 초조함이 곧 나에게 스며들어 울창한 숲 속을 자꾸만 기웃거리게 한다. 두 눈을 뜨고 누가 대답했을까 찾게 되고, 내가 지나친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닐까 책장을 앞으로 넘겨보게도 한다.

우리 미소짱 코끼리의 미소를 꼭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누군가를 찾아 숲을 헤매는 코끼리 주위에 원숭이도 늑대도, 온갖 새들도 찾아와 그가 나아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동행해준다. 이제 곧 만날 수 있음을 알려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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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을 헤매던 코끼리는 강을 하나 만난다.

야호~~ 소리에 응답한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코끼리의 힘겨움에 잠시 쉬어가라는 작가의 마음이지 않을까. 물고기도 악어도 카멜레온도 맞이해준다. 잠시 목이라도 축이고 가라고.

잠시 쉬어가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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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가까이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다. 그리고 모두 다른 높이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분명 하나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무 사이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응답해주는 여러명의 누군가가 대답을 해 준다.

야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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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여기!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며 숲길을 걸어 야호~ 외쳤던 미소짱 코끼리 주변으로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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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는 단순한 정상에 도착한 나만의 함성이 아니었다.

다함께. 우리 모두를 기다리는 미소짱 코끼리의 부름이었다.

이 얼마나 다정하고 고운 소리인가. 야호~


야호~의 소리에 야호!로 응답해 준 숲의 친구들

그들은 오늘 하루 얼마나 행복할까.

나를 찾아주는 친구가 있고, 내가 부르면 응답해주는 친구가 있고,

사는 환경이 다르고, 생김이 달라도 '함께'의 의미를 알고 있으니

이보다 더 따듯한 날이 또 있을까.


책의 마지막에 북극곰의 편집자 '이루리'작가님이 쓴 유소프 가자님과의 일화를 담은 글을 읽으면서 나의 편견이 또 한번 발동이 걸리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너무나 부끄러웠다.

선만으로도 단순하지만 뚜렷하게 그리고 다양한 곡선과 선의 진하기를 달리한 그림으로 편안함을 안겨준 그림에 만족하고 너무나 평온하고 좋았다는 나의 느낌이, 유소프 가자님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사용하는 손이 양손 모두 엄지뿐이라는 대목에서 숨이 멈춰졌다.

그 손으로 이런 그림을! 순간 경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의 편견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너무나 좋았던 그림이 유소프 가자님의 불편한 손을 마주하는 순간 그림 한 장을 그리기 위해 힘들었을 작가님의 고생과 노력 그리고 열정으로 뒤덮어지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림책은 단순히 그림을 표현한 것이 아님을 새삼 또 한 번 느낀다.

작가님이 그림책을 펴내면서 함께 느끼고 싶어하는 감정선은 하나일지 몰라도 그 그림책을 보면서 느끼고 또 다른 생각으로의 변화는 매우 다양하며 또다른 색으로 발산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실감하게 되었다.


나는 오늘 유소프 가자님의 『야호』를 보면서.

함께 하고 싶을 때 부르는 따스한 말 야호~와 나도 함께 하고 싶다는 말 야호! 말고도.

여전히 나의 가슴 한 켠에 자리한 편견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는 어리석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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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내 코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0
주윤희 지음 / 북극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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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이 숲을 비추고 있어요.

깜깜한 숲 속을 내리쬐는 달빛이 커다란 귀를 펼친 채 앙~ 하고 터진 아기 코끼리를 비추고 있네요. 커다란 귀와 앙증맞은 발 그리고 입을 겨우 가릴 수 있는 짧은 팔. 아기 코끼리의 눈물이 하얀 물방울이 되어 사방으로 튀어요.

궁금해요. 아기코끼리의 앙중맞고도 짧은팔이 코끼리의 코를 가려줄 수 있을까요?

아무리 찾아도 코가 안 보여요. 입만 보일 뿐.


깊은 밤, 깊은 숲, 모두가 잠들어 있는 이 밤에

목놓아 코끼리가 우는 이유를 우리는 짐작할 수 있겠지요.

코끼리의 고민을 해결해 주러 우리 함께 가 볼까요?


숲속에 잠들어 있는 동물들을 나무들과 함께 표현한 작가의 발상에 너무나 행복해지는 순간입니다.

나뭇잎들이 이루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하나씩 짚어가면 울음소리가 들리는 숲으로 날아가는 새를 따라 함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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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코끼리의 울음 소리를 듣고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날아오는 새 한마리가 보여요..

드디어 나뭇가지에 앉아 아기코끼리를 향해 물어요.

"내코! 무슨일이야?"

"아이코! 내 코가 없어졌어."

여기서 우리는 제목의 『아이코 내 코』가 가지고 있는 재미나고도 기발함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어요.


지금 아기코끼리 내코는 아주 슬프고도 힘든 시간에 놓여있어요.

숲 속 친구들이 보기 전에 코를 찾아야 하고, 내일 아침 물놀이 하기 전에 찾아야만 하는데

내코는 자꾸만 눈물이 흘러요.


깊은 밤, 조용히 잠든 숲 속엔 아이코와 내코 외에도 여러 동물들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고개를 내민 양도 보이고,

나무숲에 숨어 있는 사슴뿔도, 바닥에 뿌리를 내린 풀잎 사이로 토끼도 빼꼼히 고개를 들고 있어요.

모두 내코의 고민을 들어주느라 쏟아지는 잠을 이겨내고 있네요.

아이코는 내코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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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이코는 숲을 향해 날아가요.

친구 내코의 코를 오늘 밤 꼭 찾아줘야 하거든요.

그들의 길을 달님이 함께 해 주고 있으니 오늘 밤 분명 내코의 코를 찾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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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발견했어요.

길쭉하고 두꺼운 그리고 물컹해 보이는 이것. 바로 내코의 코가 분명해요.


하지만, 그건 코가 아니었네요.

엄마새가 잠깐 잠든 사이에 알을 꺼내려고 욕심낸 녀석의 긴 꼬리였던 거에요.

아이코와 내코는 아주 당당하게 알을 가슴에 품고 자리를 뜨지요.

녀석의 억울함 따위는 챙겨줄 시간이 없는 듯 보여요.

알들은 이제 곧 깨어나 엄마 품을 찾아가겠지요.


그럼 내 코의 코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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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코를 찾으러 가는 아이코와 내코

그들에게 코를 찾는 여정은 그리 쉽지 않아 보여요.

그들의 뒤를 환하게 밝혀주는 달님도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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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슬픔은 내 아픔이고, 친구의 아픔은 내 아픔이듯

아이코와 내 코는 함께 하며 서로의 맘을 나누고 있어요.


고슴도치의 가시가 빼곡히 박힌 아이코의 엉덩이

내코가 하나씩 빼줄 때마다 아이코의 고통은 커져가고

고슴도치는 미안함에 나무 기둥으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그들을 살펴보고 있어요.

오늘 밤은 그들에게 기억될 따듯하고도 미안한 밤이 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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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코의 코를 찾은 모양이에요.

이제는 맘 편하게물놀이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게 무슨...

아이코와 내코의 깜짝 변신.

물놀이를 앞두고 우리 앞에서 과감히 옷을 벗어내는 그들의 모습에서

웃음이 빵~

귀여움에 빵~


이제는 코 잊어버리지 말라는, 조심하라는 아이코의 충고에 내코는 그 동안의 고생은 잠시 잊고

아주 당당하게 걱정말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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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달님이 또 울상이에요.

깊은 숲에 내코의 울음소리가 울러퍼져요.

무슨 일인지 우리는 이제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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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내코, 과연 찾을 수 있을까요?

아이코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일렀거늘, 또 어디서에서 잃어버린 걸까요?

오늘 밤에 찾을 수 있겠지요.


『아이코 내 코』는 너무나 매력있는 그림책이에요. 

숲이라는 배경을 두고, 그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나무와 바위를 이용해 담담하게 표현하여 찾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도록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게 표현해 두었어요. 눈에 띄는 동물의 형상은 보이는 대로 찾을 수 있고, 작가가 의도치 않은 선들을 연결하여 내 눈에만 보이는 동물들을 찾아내는 재미 또한 그 이상의 재미를 주고 있어요.


코를 잃어버린 아기코끼리의 슬픔은 친구 아이코와 코 찾기 여정에서 귀여움을 발산하며  웃음을 안겨주더니 물놀이를 앞두고 하나씩 벗어내는 변신 과정에서 웃음을 폭발시켜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따듯한 빛을 내려주는 달님의 다양한 표정들이 그림책만이 주는 재미와 매력을 한번에 안겨주지요.


 『아이코 내 코』

그림책 한 권으로 너무나 즐거운 오후 한 때를 보냈답니다.

내 코의 앙증맞은 두 발과 아이코의 가시박힌 엉덩이를 한 동안 많이 사랑할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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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 신나는 책읽기 48
송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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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아이들의 만남 속엔 어린시절의 나의 모습도 현재 나의 두 아이의 모습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상이 변하고 학교 문화도 달라졌다고 하지만, 선생님과 아이의 모습엔 그닥 변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우리 어린시절보다는 지금의 아이들이 좀 더 자기 표현에 솔직하고, 선생님 또한 권위와 교척적인 면만을 앞세우지 않는다는 것이 달라졌다는 달라진 점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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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 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신청한 사람에 한해 가정 방문을 하겠다고 한다.  반에서 8명 신청. 선생님의 적은 인원의 신청자에 실망하지 않는다. 적지도 많지도 않은 그 인원 수에 맘이 흡족.

털보 선생님이 방문하게 되는 여러 명의 학생 중 3명의 학생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개구쟁이 말썽쟁이 장난꾸러기 모든 말썽의 타이틀을 거머쥔 한솔이가 첫번째 가정방문 학생이다.

한솔이는 선생님을 집으로 안내하면서 엄마와 하게 될 선생님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작년까지 자기의 행동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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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한솔이의 부산스럽고 말썽많고 개구진 모습을 긍정의 눈으로 바라봐준다. 또한 부모님도 한솔이도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왔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솔이가 선생님의 믿음으로 바탕으로 스스로 변화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선생님의 효과이며, 긍정이란 힘이 제대로 발휘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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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호는 밝히고 싶지 않은, 너무나 힘이 들지만 나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래서 도저히 손을 놓을 수 없은, 청각장애인 동생이 있다. 근호는 선생님의 가정 방문을 앞두고 동생이 오기 전까지 안절부절, 그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다. 선생님이 동생을 만나게 되는 그 순간이 너무나 두려웠던 모양이다. 말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숨기려고 했던 것 또한 아니었다.

그리고 부모님 대신 동생을 끝까지 보살펴야 하는 것은 근호 자신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근호는 힘들지만 동생을 돌보는데 자신의 에너지를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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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호는 힘들다. 당연히 힘들다. 그리고 그 짐을 짊어지기엔 근호는 너무나 어리다. 그러나 어른들은 근호의 짐보다는 아픈 동생의 앞날이 더 걱정스러워 근호의 짐은 보지 못한다. 부담과 걱정이라는 무게는 어느 하나 가볍다고 더 무겁다고 할 수 없는 것인데 말이다.

근호는 소리내어 운다. 그 동안 꾹꾹 참아왔던 눈물을 왈칵 쏟아낸다. 기대오는 동생을 안아주고, 부모대신 형이라는 무게를 감당해 온 만큼 근호는 너무나 지쳐있었던 것이다.

근호의 눈물을 보면서 혼자 감당해내려고 했던 그 마음 앞에서 참 미안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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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엄마와 아빠가 따로 떨어져 살게 되면서, 선생님의 가정 방문을 신청하지 못한다. 선생님의 가정 방문을 꼭 받아보고 싶지만, 엄마가 없는 가정에 선생님을 모실 수는 없다. 은혜의 매일 같은 확인으로 선생님은 드디어 엄마의 전화를 받게 되고, 은혜의 사정을 듣게 된다. 항상 밝고 싹싹한 은혜에게 그늘이 있는지는 선생님도 몰랐던 것이다.

이렇듯 선생님은 아이들이 감추고 싶었던, 무겁게 내려앉은 걱정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

 

아이들은 자기 나름의 걱정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것이 경우에 따라 얕을 수도 깊을 수도 있으며, 아이의 성향에 따라 혼자서 어떻게든 해결해가며 참아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누군가가 도와주기를 기다리며 끊임없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우리는 때로 선생님에게 많이 기대를 한다. 우리 아이를 지켜봐주기를, 우리 아이의 마음을 좀 읽어주기를, 우리 아이에게 꾸준한 관심으로 지켜보며 아낌없는 칭찬을 해 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아이와 선생님의 연결고리가 단단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큰 욕심이고 바람인가.

아이도 부모도 다가가지 않는데 선생님이 무엇을 통해 그들의 무게를 잴 수 있으며, 그들이 가리고자 하는 그늘에 빛을 넣어주겠는가.

 

털보 선생님의 가정 방문은, 열리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데 큰 힘이 되어 주었다. 학교가 아닌 집에서 만나는 선생님과의 시간은 선생님도 아이도 부모도 부담스럽지만 그 순간보다는 아이를 진정으로 걱정하고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용기가 더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송언 선생님의 『선생님, 우리 집에도 오세요』는 웃음을 바탕으로 두고, 그 위에 가정 불화와 장애 동생을 둔 형의 부담 그리고 아무도 못 말리는 말썽꾸러기 고민을 얹어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희망 그것이 송언 선생님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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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 : 경제 - 어린이가 묻고 석학이 답하다 어린이 대학
이정전.권재원 지음 / 창비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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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학' 이름부터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는 학벌 위주의 우리 삶을 엿보는 단면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 자유롭고 깊이 있으며, 하나의 주제로 다양한 방면으로 파고 든다는 방식이 대학 학습법을 연상하게 한다.

'어린이 대학'은 생물, 역사, 물리, 경제 등 4가지 영역을 주제별로 다루고 있다. 그 중 나의 가장 약한 부분인 '경제'에 먼저 입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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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독 정치. 경제에 약하다. 관심에서 멀어지니 그만큼 지식을 쌓는 시간도 오래 걸리며, 그 시간을 위해 나의 시간을 할애하지 않기 때문에 지식의 깊이는 얕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나이에게 아이들에게 먼저 '경제란!'하고 말해주지가 편치 않다. 아이들과 뉴스 또는 신문을 보면서 자주 들었던 경제 용어이지만 설명하려고만 하면 너무나 막연한 것들이 나올 때마다 미리 공부해두지 않음을 후회되기도 하고, 검색을 통해 찾아보더라도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창비에서 새로 출간된 '어린이 대학 - 경제'는 경제의 첫 입문하는 나와 아이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있으며, 초등학교 학생들의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주는 형식으로 이루어져서 어렵다는 느낌보다 '아하! 그렇구나' 또는 '나도 이게 궁금했는데' 하는 궁금증 해결에 도움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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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돈이다. 돈은 곧 부자이고, 부자는 행복할 것이다. 라는 가설을 풀어가는 방식,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경제를 알면 돈이 보이고, 돈이 보이면 그만큼 재산을 모은다. 이건 너무나 당연한 소리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모두 부자인 것은 아니다. 다만 경제 흐름을 알기에 모르는 이보다는 대처방안을 제시하며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일 것이다.

경제 속에서 일어나는 부익부 빈익부의 개념까지, 책장을 넘기면서 만나는 경제 이야기.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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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기본 개념인 생산과 분배, 소비. 그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수록 에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으며, 경제 활동에서 일어나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개념에 대해 그림으로 표현하여 글로 불충분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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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약한 어른인 나의 입장에서도 삽화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글로만 적힌 경제 이야기는 지식을 쌓는 주입식 교육이지만, 삽화가 그려져서 글이 주는 이해를 보충시켜주는 역할을 해 주어 개념을 익히는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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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나 공황의 심각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경제학자로 이름을 알리는 애덤 스미스와 케인스에 대해 설명해 준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는 경제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전달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유익한 전달의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맞서는 케인스의 의심과 논리. 그들이 경제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에 대해 알게 되면서 누구의 의견이 전적으로 맞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의 주장과 의견을 보면서 경제의 다양한 면을 배우는 좋은 기회로 삼으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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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나 혼자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안정된 공간 속에서 안정된 생활 영역을 누리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사회가 앞장서야 하며, 우리는 그 사회를 믿음으로서 올바른 생산과 소비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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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의 '어린이 대학'은 단순히 경제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경제가 무엇인지, 경제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우리가 말하는 경제와 사회 속 경제의 폭은 어떻게 다른지, 우리의 생활 속에 경제가 얼마나 깊이 개입되어 있는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단락을 지어 설명하고 있다. 한번에 읽어내는 속독의 책이 아닌 한 단락씩 읽으면서 경제의 문으로 입문할 수 있도록 첫발을 내딛는데 힘을 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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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해 그림과 도표, 그리고 앙증맞고 귀여운 친구들의 그림으로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글 속에 들어간 새로운 어휘와 낯선 학자들을 노란색 메모에 따로 설명을 덧붙여주어 혼자서도 차분히 경제 속으로 빠져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엄마가 더 빠지게 된 경제 이야기 '어린이 대학-경제'

경제 지식이 짧은 어른들에게도 경제 교양서로 추천하고 싶을 만큼 깊이는 깊고, 재미또한 훌륭한, 그 동안 외면했던 경제에게 미안했던 순간과 마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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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제와 아주 가깝게 지내고 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제활동의 주인이 된다고 본다면 경제와 우리의 관계는 아주 밀접하고도 깊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생활의 중심이 되는 '경제'를 바로 알고, 바르게 잘 활용하고, 올바른 태도로 직면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자기의 삶을 스스로 영위해가는데 도움을 받을 뿐 아니라, 타인의 삶까지도 윤택하게 만들어 줄 수 잇을 것이다.

어렵다는 고정관념에서 도전을 하게 만드는 '어린이 대학 - 경제'

책장을 여는 순간 경제는 학문이 아닌 생활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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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어린이를 위한 스토리 코딩
신지영.김열매 지음, 윤지회 그림, 나훈희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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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컴퓨터를 자유롭게 다룬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이들 사진을 잘 만져서 앨범으로 만들기도 하고, 서류나 문서 또한 깔끔하게 작성해 낼 수 있으며, 내가 사용하고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 정도는 사용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고학년이 되어 모둠 활동 내용들을 정리해서 파워포인트로 작업을 해야 하고, 동영상을 편집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기면서 내가 가진 기술들이 너무나 얕고 좁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아이에게 가르쳐주기엔 너무 주먹구구식이라 안 되겠다 판단해서 방과후 프로그램 중 컴퓨터 활용-코딩 수업에 등록하게 되었다. 키보드의 문자판을 외우는 것부터 문서 꾸미기, 스크래치 등 다양한 주제로 수업을 진행시켜 나가며, 집으로 돌아오면 스스로 복습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업 내용에서 응용해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하루가 다르게 활용 능력이 나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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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어린이를 위한 스토리 코딩』은, 코딩이 무엇인지를 승희, 승현 남매의 대화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며, 코딩의 역사의 어떻게 발전되어왔는지 지식적인 면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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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의 위기를 겨우 모면한 승희는, 승현이에게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면서 지각하지 않고 여유있는 비결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승현이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까지의 과정에 무엇이 있는지 적게 한 후, 그것들의 순서를 정하게 된다. 그 순서대로 움직이게 되면 짧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이 코딩으로 바꿔보는 과정을 통해서 코딩이란 말의 생소함과는 달리 내가 매일 하고 있는 것이라는 익숙함이 코딩으로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는 부담감을 줄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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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희의 지각위기 모면하기 프로젝트부터 달리기 대회에 반대표선수를 나가기 위한 프로젝트를 위해 과정을 서술하면서 선택해야 하는 경우와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 과정을  순차 알고리즘과 판단 알고리즘, 반복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과정도를 그려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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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방과후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스크래치를 집에서 반복하는 과정을 보면서 너무나 신기했다.

별다른 용어와 프로그램없이 그림과 인물들의 동작을 조작할 수 있고, 음악까지 삽입할 수 있어서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고급스런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배경사진들을 이용해서 동화책이나 만화 그리고 게임까지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유용하다 싶다.

이미 선생님과 배운 것을 책을 통해 보면서 아아~! 그렇지! 감탄사를 섞는 아이를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단순한 기능을 배우던 아이가 책을 통해 메뉴를 하나씩 살피게 되고, 승희가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라하면서 나만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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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방과후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스크래치를 집에서 반복하는 과정을 보면서 너무나 신기했다.

별다른 용어와 프로그램없이 그림과 인물들의 동작을 조작할 수 있고, 음악까지 삽입할 수 있어서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고급스런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배경사진들을 이용해서 동화책이나 만화 그리고 게임까지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유용하다 싶다.

이미 선생님과 배운 것을 책을 통해 보면서 아아~! 그렇지! 감탄사를 섞는 아이를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단순한 기능을 배우던 아이가 책을 통해 메뉴를 하나씩 살피게 되고, 승희가 게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라하면서 나만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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