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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1 ㅣ 심야식당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심야식당 ABE Yaro
와! 미처 3권을 다 읽기도 전에 이 시리즈의 모든 책이 사고 싶어져서 검색하게 만들어버리는 매력있는 책이다.
리뷰도 안남기려고 하다가 이런 책은 정말 동네방네 알리고 싶어지는 충동을 어찌 할 수가 없다.
감동적이고 유명한 만화책이라는 말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들었다가 생각지도 못한 마음을 쿡쿡 찌르는 이야기들에 눈물도 찔끔 나오고 말았다.
"배를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모두 웃는 얼굴로 돌아가는, 거리 한구석의 안식처."
"야근하느라 지친 사람도, 사랑이 깨져서 우는 사람도, 꿈을 잃고 실망하는 사람도, 일상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사람도, 일에 쫓기는 사람도, 상사를 잘못 만나서 하소연하고 싶은 사람도, 행복해서 날아오를 것 같은 사람도-."
책 문구가 정말 딱이었다. 거리 한구석의 안식처. 얼마전 읽은 헌책방 이야기를 보며 이런 헌책방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이제는 이런 심야식당 하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든다. 늦은 밤 남편과 함께 들러보고 싶어지는 그런 곳이다.


영업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 경까지, 사람들은 '심야식당'이라고 부른다.
이곳의 주인은 한쪽 눈에 흉터가 길게 나있고 첫인상으로 봐서는 결코 식당주인처럼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담배를 수시로 물고 있다! 그런데 겉모습은 다소 험악해보이는 심야식당의 주인장은 요리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참 잘 다독여준다. 이곳의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맥주, 소주, 청주 이렇게 조촐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알아서 주문하면 만들 수 있는 한 다 만들어준다. 요리 백과를 뒤져가면서까지 만들 수 있으면 다 만들어주는 어찌보면 요리의 대가인 것 같다.
사람들은 새벽시간 이곳에 들러 추억이 담긴 음식들을 주문한다. 배가 고파 이곳에 들린다는 생각보다 추억에 잠기고 싶거나 걱정거리가 있거나 외로움을 달래기위해 따뜻하고 정감가는 이곳을 찾는 듯하다. 홀로 찾는 사람에게도 커플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도 마음 편히 음식을 먹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되는 그런 곳이다.

식빵을 직접 사와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달라고 하거나 후리카케를 몇년 동안 가게에 놓고 다니며 밥만 시키는 손님도 있고 크리스마스날 커다란 게를 푸짐하게 싸들고 와서 손님들과 같이 나눠먹을 줄 아는 손님도 있다. 이상하게도 심야식당의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왠지 오랫동안 알고 있던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들고만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 이런 곳의 단골손님이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내가 행복하거나 걱정이 있거나 아무때나 상관없이 늘 찾아가면 늘 반겨주고 위안을 줄 것 같은 그런 곳이다. 그리고 이곳 손님들은 음식으로 전혀 다른 세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친구가 되곤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그런 소소하면서도 극적인 인연들이 더욱 이 책에 눈이 가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은 각 권마다 사연이 있는 요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처럼 짧막짦막하게 들려주고 있다. 이어보지 않아도 어느 부분을 보아도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는 구성이다. 사람들은 맛있는 요리도 좋아하하지만 특별한 추억이 깃든 요리를 기억하고 맛보고 싶어한다는 걸 새삼느끼게된다. 누구나 요리 하나쯤에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 추억들이 쏙쏙 떠오르게 만든다. 각 요리마다 들려주는 사람들의 감동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웃게하기도 하고 울게 하기도 한다.
아! 3권을 너무 금방 읽어버렸다. 다음 이야기도 또 듣고 싶어진다. 책 속 소개된 간단한 요리들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충동도 느껴진다. 심야식당 주인처럼 말만하면 바로바로 요리를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지기도 한다! 시리즈 뒷편으로 갈수록 심야식당 주인의 사연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ABE Yaro 작가의 다른 만화책들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소소한 일상에서 마음을 울리는 따뜻한 이야기를 잘 들려주는 작가란 생각이 든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