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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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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의 <걸어본다>

여행이 아닌, 관광이 아닌, 바야흐로 산책. 느긋한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거닐 줄 아는 예술가들의 산책길을 뒤따르는 과정 속에서 저마다의 '나'를 찾아보자는 의도로 이 시리즈는 시작했다. 좁게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넓게는 내가 사는 나라에 이르기까지. 산책이라는 '오감 열기'를 통해 나만의 사유 자유 여유를 확장시켜가는 발 디딤의 아름다움을 '삶'이라 불러보기 위함이랄까. 만만하나 그리 간단하지 않은 텍스트들이 곳곳의 이름으로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다.


시리즈의 의미가 참 인상깊다. 박상미 에세이 나의 사적인 도시는 난다 출판사의 걸어본다 시리즈의 세번째이야기다.

이 책은 저자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자신의 블로그에 뉴욕에서의 삶을 기록한 글들을 수정해서 담은 것이다.

오랜 기간 뉴욕생활을 하면서 한국의 친구들과 공유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기같이 쓰여지던 글들이다.

책으로 내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던 그녀에게 700장이나 되는 분량의 블로그 포스팅 출력물을 들고온 '사적인'친구가 궁금해진다.


"나라는 짐승은 무슨 먹이를 찾아 어떤 발로, 어떻게 걷고 있을까. 어떤 길을 다니고, 어떤 풀의 냄새를 맡고, 어디서 물을 먹으며, 가끔씩은 멀리 보기도 할까.

실제로 원고를 읽어나가니 길고, 암담하고, 눈물나고, 때로 눈앞에 환해지기도 하는 여행이 시작된 듯했다." - 서문에서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담았던 블로그의 글들을 수정해가며 그녀는 '자귀 짚다'라는 표현을 한다.

짐승을 잡기 위해 그 발자국을 따라간다는 뜻이라는 '자귀 짚다'.

나는 10여년동안 블로그에 글을 옮기며 내 글을 다시 읽어보고 정리해본 일이 없다는 걸 깨닫게된다. 나도 한번쯤 내 발자국을 따라 '자귀 짚다'를 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일상적이고 사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특별한 뭔가가있을까? 저자의 특별한 뉴욕, 그녀의 사적인 도시엔 뭐가 있을까? '뉴욕'이라는 왠지 멋들어진 분위기의 도시에서의 삶이기에 호기심이 동한다. 시간 순서에 따라 1부에서 4부로 나눠지긴 했지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어도 상관은 없을 듯하다.


일기같은 기록이라고 했지만 번역가이자 예술가, 에세이스트의 글이라서 그런지 수다스러운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뉴욕의 문학, 패션, 미술, 뮤지컬등에 관한 전문적인 냄새가 풍긴다.  여행에세이나 일상을 들려주는 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저자를 조금 더 알고 이 책을 본다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일 것 같다.


"처치 스트리트로 걸었다. 알 만한 뉴오커들은 다 아는 홈메이드 파키스탄 음식점 파키스탄 티하우스에 들러 싸로가 양고기 스튜를 사 들고 작업실로 돌아왔다.

오래전 이윤기 선생 책에서 읽었던가. '탄'은 '땅'과 어원이 같다고.

음식을 담아주는 아저씨나 나나 쌀 먹는 사람들이 빵 먹는 나라까지 참 멀리도 왔다." - 98page


큐비즘의 영향을 받은 추상 작가로 알려진 프란시스 피카비아? 저자는 알고 있지만 예술을 잘 모르는 내게는 생소한 그런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쉬운 점은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내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쪽에 더 관심이 있고 알고 있다면 저자가 뉴욕에서 직접 본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 와닿았을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좀 더 친절하게 사진설명을 덧붙였으면 좋았겠다란 생각도해보지만 그러면 에세이가 아닌 전문서적이 될테니... 궁금한 것들은 검색을 통해 내가 직접 찾아보는 걸로 만족해야할 것 같다.


"뉴욕타임스에서 기사를 읽은 <모피를 입은 비너스>를 보러 갔다. 마광수 선생님의 수업을 들을 때 읽은 책이었고, 데이비드 이브가 썼다고 하고, <아메리칸 뷰티>에 나왔던 웨스 벤들리가 나온다고 했다.(그 가슴 미어지게 아름답던 소년!). 이스트빌리지 13번가에 있는 '클레식 스테이지 컴퍼니'라는 작고 명망 있는 극장이었다." - 291page


뉴욕에서 저자가 살았던 일상은 한국의 주부로 살고 있는 나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일상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느끼는 일상도 남다르다.

그녀의 지난 발자국을 따라가보며 이런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산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란 생각에 잠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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