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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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잘못 알려진 사실을 뒤집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번에도 언급했던 월터 리프먼의 명언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에서도 알 수 있듯, 너무나도 당연하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그것의 부당성을 지적한다면 오히려 상식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질타를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태양이 아닌 지구가 돈다는 것을 주장하고 나서자 그는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었던 것처럼요. 그래서 사람들은 종종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의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잊어버리거나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혼자서만 조용히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과학과 혁신은 용기 있는 몇몇 사람들의 끊임없는 투지와 연구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당시 그들은 수많은 고초와 수난을 겪었을지 모르지만, 훌륭한 과학자들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진실"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제는 태양이 돈다고 주장한다면 배우지 못한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겠지만, 이런 관점의 변화와 의식의 개선이 이루어질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지나야 했습니다. 어디엔가 숨겨진 "진실"을 찾아 진정한 과학자들은 오늘날에도 비난과 조롱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여기 오랜 시간 굳혀져온 고정관념과 싸운 또 한 과학자가 있습니다. 현재 위스콘신 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리처드 J. 데이비드슨 교수 역시 자신의 의문과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오랜 시간 싸워야 했고 수많은 연구를 거듭해야 했습니다. 뇌과학을 비롯한 신경과학의 세계적인 전문가이자 탁월한 심리학자인 그의 저서 "너무 다른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머리와 가슴이 서로 다른 세상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데이비드슨 교수가 자신의 연구를 시작했던 1980년대에는 머리와 가슴은 서로 전혀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었습니다. 즉, 머리는 이성을, 마음은 감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데이비드슨 교수는 이미 1970년 이전 EGG (뇌전도 혹은 뇌파를 측정하기 위해 전기신호를 감지하는 센서를 두피에 부착하는 기기) 실험을 통하여 인간의 뇌파가 감정 변화에 따라 특정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뇌와 감성이 연결되어있다는 것과 정서가 인간의 행동패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학계에 전혀 알려진 바도 연구된 바도 없었기에 그는 자신의 주장을 인정받기 위해서 인내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당시 행동주의자들은 우울증이나 양극성 장애, 정신분열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질환을 '보상과 벌'이라는 말도 안 되는 관점에서 비난하고 있었던 것이다. 행동주의자들은 망상이나 기분장애를 앓는 사람들이나 자살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때 보상을 받고, 정상적으로 행동할 때 벌을 받기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는 그러한 주장이 도덕적으로 혐오스러울 뿐만 아니라 생물학, 특히 뇌를 무시하는 주장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49 페이지)

 

젊지만 확신에 찬 그의 연구는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가치와 효과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책이 출간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무려 275편의 논문과 13권의 책을 집필한 그의 열정은 수 많은 수상 경력으로 이어졌는데, 현재 데이비드슨 교수는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신경과학계에서는 전후무후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통속적인 "머리와 가슴" 이론에 대한 반박이 오늘날의 그가 되기까지의 첫걸음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서론과 첫 몇 장 동안 연구의 계기와 시작 그리고 검증과정이 소개되어 있는데, 지치지 않고 연구를 위해 모든 것을 건 그의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러한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깊이 자리잡고 있던 "잘못된" 지식을 정정할 수 있던 것이 아닐까요. 

 


정서 유형의 여섯 가지 차원

 

감성, 감정과는 상극으로 여기어졌던 뇌가 정서를 지배한다는 그의 주장은 책 전반에 걸쳐 의학적으로, 하지만 너무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뇌과학에 대해서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의 논증을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입니다. 또한 그가 소개하는 정서 유형의 여섯 가지 차원 역시 어렵고 심오한 전문용어가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하고 추측할 수 있을만한 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정서 유형의 여섯 차원 역시 특정한 뇌 회로의 활동을 반영한다. 각 차원에는 관점에서의 긍정이나 부정과 같은 양극단이 존재하는데, 이는 특정 뇌 회로의 활동이 증가하거나 감소함으로써 나타나는 결과이다." (121 페이지)

 

 

 

 

머리와 가슴이 서로 나뉘어져있다던 예전의 주장에 확실히 반대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이 뇌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뇌의 특정 부분에 손상을 입게 되면 정서적인 큰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을 빨리 극복하고 다시 삶의 페이스를 찾을 수 있는 성격의 사람은 특별히 긍정적인 마인드나 의지를 가진 것이 아니라 뇌의 전전두엽피질과 편도체가 빠른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해석은, 마치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 몸에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의학적으로 분석한 것만큼이나 이상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순수과학이 그렇듯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자 하는 사명감"에서 많은 연구가 시작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데이비드슨 교수의 연구는 우리에게 있어 형이상학적인 개념이었던 "정서"를 손에 잡힐 수 있는 척도로 해석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까요.

 

- 회복탄력성 (Resilience)
- 관점 (Outlook)
- 사회적 직관 (Social Intuition)
- 자기 인식 (Self-Awareness)
- 맥락 민감성 (Sensitivity to Context)
- 주의 집중 (Attention)

 

이 여섯가지 파라미터들이 합쳐서 정서 유형을 만들고 각 사람은 해당 파라미터의 눈금이 얼마나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치우쳤냐에 따라 특정한 정서 유형으로 나뉘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연구의 진정한 가치는 어떤 사람을 어떤 정서 유형에 분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겪는 특정 "정서 변화" 및 "감정" 을 과학적으로 분석함으로 아직 까지 많은 의문과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심리학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울증이나 반사회적 경향 혹은 자폐증 같은 지금까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분야를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에 있어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또 한 가지, 데이비드슨 교수는 "타고난 정서"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은 그 뿐만 아니라 신경과학의 저명한 학자들이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선천적인 유전자보다는 후천적인 환경과 교육이 한 사람의 정서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수 차례의 실험을 통해 검증된 바 있습니다. 그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특정 유전자의 특성이 그 사람의 정서에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덧붙입니다.

 

"환경이 단지 행동이나 뇌의 기능을 변화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어느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지 그리고 이에 따라 어떤 유전적 특성이 발현되는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88 페이지)

 


정서적 삶의 열쇠

 

"정서 유형의 차원에서 극단에 해당하는 경우 병리적인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누군가가 정신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서 유형을 고려해야 한다. 정서 유형 그 자체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서 유형이 정신질환 발병 가능성을 결정짓는 다른 요인과 상호작용하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229 페이지)

 

정신질환은 말 그대로 정신적인 장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외국보다 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적인 상태나 건강에 대해서 말하기를 꺼려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폐쇄적인 사회가 정신적으로 연약한 사람들에게 불리한 환경을 제공하게 되고,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게 회복될 수 있었을 만한 상황도 극적으로 치닫을 수 있는 만큼 보다 정확하고 올바른 인식이 절실합니다.

 


저자는 정서 유형을 파악함으로 인해 어떤 사람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파악하고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이런 주장은 윤리적으로 볼 때에는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단지 어떤 사람에게 정신질환의 위험요소가 예측된다고 하여 그 사람을 "위험군"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쪽에서 생각해보면 "정서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확실히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자신만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뇌의 장애 혹은 오류라고 생각을 전환하게 되면 보다 긍정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과학과 가장 동떨어진 것처럼 보였던 "명상"에 대한 저자의 예찬은 기대 이상입니다. 저자는 달라이 라마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며 동양 명상에 관심을 가졌고, 그것이 정서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오랜 기간 다양한 명상 연구를 걸쳐 알게 된 결과는 (동양인으로써) 예측은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명상훈련을 통해 주의 실종이나 선택정 주의 집중 등 기초적인 정신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은, 저자가 궁극적으로 "명상을 통해 더 나은 정서건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뒤, 정서를 파악함으로 인해 보다 나은 정신적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게 되었습니다만, 확실히 아직 상당한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입니다.
데이비드슨 박사의 연구 결과를 보면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것들에 얼마나 많은 맹점과 모순이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신경과학의 깊은 연구를 담고 있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비전문가 역시 함께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또한 다루고 있는 분야 자체도 현대인들이 가장 궁금해한다는 "핫"테마 심리학과 교차하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단 이 책의 원제인 "The Emotional Life of your Brain (당신의 뇌의 정서적 삶)"을 "너무 다른 사람들"이라고 의역한 것은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인데요, 제목 때문에 원서의 과학적인 측면이 부각되기 어렵지 않나 하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여섯 가지 정서적 유형의 차원. 이 연구가 계속되어 날마다 새로운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면 언젠가 심리학과 신경과학이 한 곳에서 만나는 날이 올까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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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세상과 마주하라 - 비틀거리는 청춘을 위한 5단계 멘토링
센다 다쿠야 지음, 황미애 옮김 / 프리뷰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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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A형인지라 충분히 용기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감"의 부족으로 기회를 놓쳐버린 아픈 기억들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왜 그 때 나서지 못하고 자신을 멋지게 어필하지 못했을까 안타깝기만 한데요, '나는 아직 안돼', '분명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우습다고 생각할지 몰라' 혹은 '괜시리 흠을 잡혀 창피를 당할 수도 있어' 하며 떠오르는 수많은 이유들은 스스로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고, 결국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보다 훨씬 과소평가하여 분명 할 수 있는 일들까지도 놓쳐버렸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경험은 저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A형이 아닌!) 분들 역시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부적절한 자신감의 결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분명 사람이 따라 그리고 처한 환경에 따라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그리고 누려야 하는 자신감의 부재는 본인에게 있어 크나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나치다 싶을만큼 경쟁과열에 시달리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감 없는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굶주린 울버린이 가득한 수영장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라."

많은 자기계발서와 심리상담서들은 이렇게 조언합니다만 "도대체 어떻게!"라고 되묻고 싶었던 분들에게 오늘 소개하고픈 책이 있습니다. 아담한 크기에 130쪽이 채 되지 않는 컴팩트한 구성. 게다가 큰 글씨와 여유로운 여백으로 짧게는 단 30분만에도 읽을 수 있는 책. 하지만 그 안의 메세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두 번, 세 번 다시금 읽게 되는 책. 센다 다쿠야 씨의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세상과 마주하라"를 소개합니다.





진정한 자신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뛰어나게 잘난 것도, 예쁜 것도 아니었는데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한몸에 받던 사람이었죠.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예쁜 것 같지도 않은데 언제나 매력적이다, 예쁘다는 칭찬이 쏟아지곤 했습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항상 자신감이 충만했고,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도대체 저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분명 자신보다 예쁜 사람도 많고, 뛰어난 사람도 많은데도 마치 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언제나 스스로 당당한 그녀의 모습이 독특하고 카리스마틱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했습니다. (그런 장점을 제대로 잘 살려 그녀는 지금 아름답고 훌륭한 연예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만)





비즈니스맨과 수많은 기업의 중역들을 멘토링하는 센다 다쿠야 씨의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세상과 마주하라"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 역시 바로 그녀였습니다. 나 자신에 대해 진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때는 그 자신감이 "근거 없을 때"이다. 자신감을 잃은 멘티를 일으키는 멘토의 조언은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진부하게 "나 자신이 유일한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혹은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니까" 등의 이유를 들지 않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정말 "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한마디로 말해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것은 크게 착각하는 것입니다." (31 페이지)





"근거가 없는 자신감"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진실되지 못한 듯한 뉘앙스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바로 그 점부터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은 어떠한 잣대로 평가되기 마련입니다. 세상의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의 목표 혹은 주위 사람들의 기대가 될 수도 있겠죠. 또한 이것은 재력을 뜻할 수도, 명예나 유명세 혹은 인기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일이 항상 그렇듯 자기가 원하는 대로, 뜻한 대로만 이루어지지 않기에 (오히려 반대로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예외"에 속하기에) 이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본인에게는 물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있어서도 큰 리스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자신감이란 무엇인지" 이 책은 질문합니다. 자신감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원동력입니다. 자신감이 없다는 것은 곧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그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감이 없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은 기름없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기 위해 애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원하는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감이 필요한데, 이 자신감의 전제조건이 성공 혹은 성과가 되버린다면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조차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눈을 의식하는 자신은 진정한 자신이 아니에요 (...) 훈장이나 남의 눈에 보이는 근거를 토대로 한 자신감은 언젠가 산산조각이 나서 무너져버려요." (22 페이지)





지금 당신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미 너무나도 많은 책과 영화 그리고 광고에서 쓰여 식상해져버린 말이지만, 당신의 삶의 주인공은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저자는 이 간단하고도 심오한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주체의식을 가질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자존감이 무너지는 것도, 환경에 영향을 받아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도, 바로 이 기본적인 주체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과는 아예 경쟁하지 않아요. (...) 나는 언제나 나 자신과 경쟁하니까요.." (40-41 페이지)


너무도 간결한 문장입니다만, 이것을 실천하려면 대단한 정신력과 의지가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아무리 남을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구조 자체가 남과 비교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매커니즘으로 되어있기에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속에 들어가서 도를 닦기 시작한다면 또 모를까.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두번째 문장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발전하기 위해서, 더 나아지기 위해서 사람은 분명 경쟁상대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경쟁상대를 찾아나서게 되고, 보통 그곳에서부터 많은 갈등과 충돌이 빚어지게 되죠. 하지만 네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면? 저자의 "라이벌 설정"은 결과적으로 건설적인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저자가 재차 강조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과거의 자신 혹은 미래의 자신을 분명히 지각하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설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이 "선의의 경쟁"은 경쟁자도, 비판자도, 심판도 모두 나 자신이기에 무관심속에 지나쳐버릴 수 있는 자신의 크고작은 문제들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심으로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면 주인공다운 관심을 베풀고 비중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교의 시선을 주위 환경에서 자기 자신으로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주인공을 더 주인공답게 만들고, 역경을 딛고 일어나 성공에 이르는 원동력이 될테니까요.



멘토와 멘티, 그리고 치유의 대화


이 책은 마치 "Dr. Gradus ad Parnassum" 의 형식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습니다. 가상의 멘토 센타로와 자신감을 잃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아키라의 대화를 보고 있자면, 이미 수많은 클라이언트들을 조언해온 저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실은 항상 단순하다"라는 전제 아래 저자는 분명한 것은 항상 단순하게 설명될 수 있음을 책 전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감"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을 분명한 "개체"로 만들어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그것을 지켜가기 위한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어쩌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과 해결책이 너무도 단순하고 쉬운 것이라 오히려 힘이 빠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순간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처럼 그것을 회복하는데 드는 시간 역시 한 순간입니다. "원한다면 충분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찬 약속은 "그러나 그것은 오직 당신 스스로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강경한 전제를 바탕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방법이 절대 어렵거나, 난해하거나, 형이상학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용기를 가지고 충분히 도전하여 이룰 수 있는 아주 간단한 것이라고 저자는 재차 강조합니다.


"얼마나 기적적으로 태어난 인생인데, 낙담만 하도록 내팽개쳐 두면 아깝잖아요." (26 페이지)





여러 학생들과 클라이언트들을 대하면서 "정말 요즘엔 염치없는 사람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행동하는건지 괘씸하기도 하고 어마어마한 자신감에 경의를 표하고 싶기도 한데,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그러한 "껍데기 뿐인" 자신감은 오히려 자존감의 부재에서 유발되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에 대한 건강하고 올바른 정의를 내리지 못했기에 그 존재를 착각하고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죠. 


앞서 말했다시피 이 책은 짧게는 30분 안에도 정독할 수 있을 정도의 컴팩트한 책입니다만, 아마 한 번 다 읽고 나서야 제대로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짧지만 굵은 문장 속에 그동안 우리가 오해해왔던 많은 진실들이 숨어있기 때문에, 몇 번을 더 읽은 후에야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몇 번을 읽었습니다만, 제대로 이해하여 스스로의 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을 때까지 몇 번 더 읽을 생각입니다. 스스로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면서요.


"게임의 경우에는 시도하는 횟수를 늘린다고 성공률이 변하지는 않지만, 인생은 다르잖아요. 시도하는 횟수를 늘릴 수록 성공률도 높아지니까요." (3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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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내공 - 인생의 품격을 높이는 읽기.쓰기.생각하기
박민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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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기 어려울 수록 사람들은 인생의 가장 직접적인 본능에 따라 살게 됩니다. 당장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추구하고,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을 유용하다고 여기며, 간접적 혹은 우회적으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것들에 회의적이 되는 것이죠.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의 파산으로 유럽에도 닥친 금융위기 이후 비교적 "아낌없이" 투자되어왔던 오스트리아 국영방송의 음악부서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편곡자로서 체감한 쇼크는 대단했는데, 수입이 그 전 해 대비 무려 10분의 1로 떨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방송확정 상태에서 아예 제작 자체가 취소된 프로그램도 있었고, 날마다 새로운 음악으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음악부서 역시 지금까지 쌓아온 레퍼토리로 대부분의 방송을 대체해야 했습니다. 음악이 없다고 해서 (혹은 그 예산을 줄인다고 해서) 방송국에 직접적인 영향이 올 일은 없었고, 아마도 그런 연유로 예산을 줄여야 할 때 가장 먼저 음악을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예술 분야 뿐만 아니라 인문에도 자주 나타납니다. 시대가 어려울 수록 철학이나 미학, 문학 등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이상하거나 우스워" 보이기도 합니다. 당장 내일 먹을 것이 없고 잘 수 있는 집이 없는데도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고민한다던가, 가족을 부양하기도 벅찬데 예술에 대한 연구와 비판 그리고 미학적 고찰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차라리 그 시간에 어디가서 몸을 써서라도 돈을 벌어오지!" 라고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극적인 비유일 뿐이고 현실 속에서는 상당히 복합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에는 그야말로 순수학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반적인 인식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어려운 세대일 수록 인문이 필요하다"고 성토하는 책을 오늘 소개하려 합니다. "살아가면서 인문이 왜 필요한데?" 혹은 "인문이 밥 먹여주냐?" 고 누군가가 물어오면 분명 그 일차원적인 사고의 맹점을 지적해야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어떻게 시작할지 몰랐던 분들에게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줄 책, 제목에서부터 저자의 "내공"이 느껴지는 박민영 씨의 "인문 내공"을 소개합니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인문이다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 월터 리프먼"


미국의 저널리스트 월터 리프먼의 짧은 한 문장은 강력한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자아이기를 포기한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꼬집은 그의 한마디는 인간 고유의 능력인 "사유"의 위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의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바로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이 사유하기를 멈춘다면 그 때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사유로 정의되어왔던 인간이 사유를 귀찮아하거나 사유하는 능력을 상실한 시대, 바로 인문 고갈의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지식을 배우며 기술을 익혀 경쟁력을 기르기도 바쁜 현대인들에게 갑자기 인문 능력을 계발하라는 것은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배가 덜 고프고 절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치스러운 말을 한다고 할 수도 있겠죠. "인문 내공"은 바로 이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미국의 언론인이자 사회비평가인 얼 쇼리스로부터 시작된 노숙자 인문학 과정이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 규모와 횟수가 많이 아쉬운 실정이지만 꾸준히 뜻을 이어가려는 노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은 일입니다. 저자는 당장 경제적 지원이 급한 노숙자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에 경희대 철학과 우기동 교수를 인용합니다.


"인문학은 삶의 조건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인간의 품격과 관련된 것이에요. 한 사람이 가난하다고 해서 인문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를 '비인간'으로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요." (18 페이지)





우기동 교수의 답변은 인문학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차별부터가 큰 문제임을 지적합니다. 인문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인문으로써 얻어질 수 있는 삶의 가치를 외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노숙자처럼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인문 결핍 현상을 겪고 있는 모두에게 닥친 위험입니다. 스스로가 내면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것을 계발시켜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 혹은 타인의 필요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는 꼭두각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인문적 사유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활의 압력, 자기 집단의 논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에 굴복하게 된다." (24-25 페이지)



우리 사회는 지식인을 갈망한다 


"묻지마" 범죄는 물론 가족 혹은 친구간의 살인, 강간 등 신문에 대서특필될만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분노"에 가득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소한 시비가 살인으로 이루어지는가 하면,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 안에서도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는 분명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언젠가 한 사회학자의 인상적인 분석을 읽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분노에 가득차 하나의 시한폭탄처럼 위험해진 것은, 공공연히 발생하는 부정하고 불공평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결과다."





정치인, 기업인들의 비리와 수 많은 사기사건. 연예인들이 누리는 특혜나 불공평한 처사 등은 사람을 분노케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만들고, 이 부정적인 감정들은 결국 극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불의가 처벌받지 않고 옳고 그름의 기준이 아닌 권력의 유무 기준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소용돌이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알지 못하는 세대는 궁지에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체제에 순응하여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고 체념하든가 극한 상황으로 몰고가 분노를 마음껏 발산하는가의 문제라는 것이죠.

하다못해 트위터 타임라인만 조금 훑어보아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 정권을 비판하고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부조리에 분노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마치 사회운동가 혹은 젊은 혁명가 같은 발언을 쏟아내지만 정작 직접적인 영향권을 행사할 수 있는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제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불특정다수에게 호소하는 외로운 메아리가 울릴 뿐입니다. 


저자는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오직 "국민이 똑똑해지는 방법"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그것이 현대 사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접수될 만한 사회적 변화가 있고, 엘리트들이 새로운 지적 대안들을 제출한다 하더라도, 대중이 그를 판단하고 지지해주지 않으면 건설적인 미래는 있을 수 없다. 그 대안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 그것은 대중의 인문적 사유 능력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판단이 역사의 길을 결정한다." (314 페이지)





누군가가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명쾌하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 문제와 해답을 모두 이해하는 사람들 뿐입니다. 즉, 지금의 상황이 한심하고 대책없다고 비판하고 싸울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인문적 사유 능력을 기르고 스스로가 자신을 더욱 계발하여 국민이 현명해져야 비로소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의 제안은 다소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가 제시하는 길이 조금 돌아가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합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깊은 통찰력과 사유 능력을 가진 지식인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집단은 그냥 존재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집단의 논리'를 개발한다. 집단의 논리는 집단에게 이익이 되는 논리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집단 전체에게 골고루 이익을 주지 않는다. 집단 논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대개 지도층이다. 그들의 이익이 집단 전체의 이익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집단은 논리는 보다 고차원적인 도덕적 규범으로 포장된다. 예를 들어, 국가의 이익은 애국의 이름으로, 종교 집단의 이익은 순교의 이름으로, 사회의 이익은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104 페이지)


"의식적인 존재인 인간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서 합리성을 부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어떤 사회 환경에 적응하면 그 환경을 합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사회나 집단에 ‘적응’한다는 것은, 그 질서, 논리, 체제, 문화 등을 내면화한다는 것을 말한다. 환경이 불합리하더라도 그것을 내면화하는 데 성공하면 비판적 의식이 줄어든다." (132 페이지)


진심으로 불의한 사회를 걱정하고 그것이 나아지길 바란다면, 지금 우리가 해야할 일은 단순한 현상이나 표면적 이슈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인문 내공을 기르는 것입니다. 



인문적 사고로 경쟁력을 길러라 





한 권의 책을 읽었는데 마치 몇십 권의 책을 읽은 것 같은 감동과 깊이를 체험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이런 책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독자로서의 큰 기쁨이자 도전이기도 합니다. "인문 내공"은 제목 그대로 오랜 세월 수 많은 경험과 독서 그리고 사유를 통한 저자의 "내공"을 여과없이 드러냅니다. 총 세 부로 나뉘어져 평균 5~6쪽 정도 분량의 글들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쉽게 소개하고 설명할 수 없을만큼 광범위한 인문의 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적 이슈부터 역사적 이슈까지, 독서의 방법에서부터 학문의 연구까지 넓은 분야를 섭렵하고 있음에도 불구, 글 하나 하나가 간결하고 불필요한 말 없이 핵심을 찌르고 있어 읽는 내내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자는 수 많은 테마를 통해 우리에게 여러 번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이래도 스스로 사유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습니까?" 우리는 지구에 사는 60억 인구 가운데 한 사람에 지나지 않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또 사회를 바꾸어나갈 수 있는 유일한 구성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무언가를 개선하고 바꾸길 원한다면 먼저 "내공"을 쌓아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체적 틀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통찰할 수 있을 때 정치인들은 함부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리를 저지르지 못할 것입니다. 기업이 국민을 우롱하여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그들을 이용하지 못할 것입니다. 공허한 불평과 대상없는 비판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진정으로 사회를 바꾸고 싶다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나아지고자 하는 노력이 분명히 필요합니다. 


"의식의 양도는 정치적 권리의 양도보다 위험하다. 주체 의식의 위기이 처한 현대인들은 '세계 또는 인류가 왜 이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하는 적극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으며, 유능한 대중 조작 전문가가 조종하는 기술 체제 속에서 장기판의 졸처럼 움직이고 있다. 지배적인 규칙과 체제에 무조건 순응하는 '창조적 자의식의 상실'. 그것은 미래의 재앙을 무한 확대시킬 수 있는 위험한 조짐이다." (31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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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CEO의 비즈니스 심리코칭
Robbie Steinhouse.Chris West 지음, 박의순.노경혜 옮김 / 학지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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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남의 아래에서 지겹게 시키는 일만 해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사업"을 꿈꿀 것입니다. 특히 무능하고 답답한 상사와 오래 일하다가 보면 "내가 저 자리에 있었더나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혹은 "이렇게 하면 효과적이고 성공할 수 있었을텐데"라고 안타까워하는 때가 많을 것입니다. 이제는 너무도 정형화되어 절대로 변할 수 밖에 없는 고인 물같은 조직보다는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질 때, 사람들은 "나의 비즈니스"를 꿈꿉니다.

 

 

 

 

하지만 이 "창업"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닌게 문제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사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나름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성공할만한 조건을 갖추었기에 시작했을텐데도 비참하게 무너진 사람들도 볼 수 있죠. 꼭 사업에 실패하지는 않더라도 몇 년 혹은 십몇년을 어떻게 간신히 "살아나가는" 것을 보고있자면 월급쟁이인 자신의 형편이 훨씬 나아보이기도 하는 법입니다.

 

회사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창업을 꿈꾸고, 사업에 실패한 친구들을 보면서 회사에 다녀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바로 당신을 위한 책! 진정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꿈꾼다면 반드시 정독하고 꼼꼼히 체크해보아야 할 책, "성공한 CEO의 비즈니스 심리학"을 소개합니다.

 

 

 

 

사업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고? 그렇다면 당신이 그 "누구"가 되어라.

 

새로운 회사를 만들고 하나의 사업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CEO가 알아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CEO가 되기 위한 조건이나 자질, 능력 등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사실 여기서부터 애매하기 때문에 누구나 창업하는데 있어 망설이기 마련입니다. "과연 나 같은 사람이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경영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던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머리속 의문들이 점점 많아질 수록 자신감은 점점 작아지고 결국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현실에 안주하는 편이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곤 하죠.

 

물론 모든 사람들이 창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더욱 창업을 한 후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기업을 창설하고, 여러 기업의 멘토 혹은 코치로써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른바 '성공한 CEO' 로비 스타인하우스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 누구나 창업을 할 수 있으니 당장 시작하라!'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우물쭈물대지않고 오늘부터 시작한다면 분명 나만의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테니 서두르라는 독촉으로까지 들리기도 합니다.

 

 

 

 

로비 스타인하우스가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 책을 통해 "사업가가 되고싶다면 이렇게 변하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세 가지의 심리학 체계에 기초한 이 책에서는 사업가로서 변신하기 전 분명히 해두어야 할 사항들에 대하여 조목조목 설명합니다. 그것은 "당신은 숫기가 없고 쑥쓰러움을 잘 타니 사업가로서 적합하지 않다!" 혹은 "그정도의 자본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등의 조언이 아니라 사업의 본질을 심리학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따라 자신을 대비하고 계발시켜나가야 하는 객관적이고도 구체적인 조언입니다.

 

"내가 거듭 말한 것처럼 사업가는 앞서 언급한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것 중 어느 하나라도 간과한다면 난관에 부딪힐 것이다. 사업가들은 종종 한 항목에서는 우수하고, 다른 하나는 그저 그렇고, 또 다른 항목은 걱정스러운 수준이지만 노력하고 있으며, 나머지 한 항목에 대해서는 간과하곤 하는데, 바로 이 항목이 '낭패를 일으키는' 요소가 되곤 한다." (71 페이지)

 

 

 

 

당연한 말이지만 창업은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작동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하는 미래의 CEO로써 무엇보다 "전체를 보는 힘"이 중요할 것입니다. 문제는 이 "전체를 보는 능력"을 어떻게 얻느냐인데, 저자 스타인하우스는 벤자민 프랭클린과 스티븐 코비, TA의 창시자 에릭 번 등 수많은 멘토들의 조언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그만의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알지 못한다면 배우라"는 그의 기본적인 조언은, 어떻게 무엇을 배워야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창업을 하기 전, 창업이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을 특별한 "그 누군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창업, 따지고 보면 어려운 것도 아니다.

 

새로운 사업의 시작에서부터 성장할만큼 성장한 기업을 매각하고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데까지의 방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지만 그 분량에 있어서는 참 컴팩트합니다. 부록까지 합쳐 겨우 240페이지 정도 되는 얇은 책에 이토록 거대한 스토리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책을 읽은 후에는 비즈니스를 설명하는 스타인하우스의 스타일로 보자면 "충분한 분량"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창업과 사업은 결코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고, 다만 "예측하기 어렵고 변수가 많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업가는 낙관적이어야 한다. '논리적이고 계획적인 낙관론자여야 하지만, 하여튼 낙관적이어야 한다.'" (41 페이지)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머뭇거리는 것은 실제 직면해있는 문제나 불가능 때문이 아니라 목표설정이 분명하지 않고 애매함을 벗어나지 못한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결국 해봐야 어떻게 될지 아는 것인데 정작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시한채 예상못할 변수만 겁내고 있지 않은가 생각해보아야 할 때입니다.

 

 

 

 

 

"한 시스템으로부터 오는 메시지가 다른 시스템에서 오는 메시지와 충돌할 때 이를 잘 정렬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내적 갈등을 겪게 된다." (103 페이지)

 

사업가에게 심리학이 중요한 것은 이처럼 자기 자신의 내면을 분명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심리적 차원에서 축적된 문제들은 결국 사업의 표면으로 표출되기 마련이고, 원하지 않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자신을 다스리고 충분히 알아야 합니다. 저자는 여러가지의 심리학 도구를 통하여 사업가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한 모형을 제시합니다. 이 모형들은 앞서 소개한 여러 멘토들의 방법을 참고하여 저자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마인트컨트롤부터 창업을 위한 체크리스트와 가치목록을 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책에 실린 워크시트와 그 외 더 많은 워크시트들은 저자의 홈페이지 www.thinklinkeanentrepreneur.com에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이젠 당신이 성공할 시간이다.

언제까지 인생의 조연으로 살 것인가? 당신은 당신 인생의 주인공이다.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고자 하는 것은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요?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삶을 원하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주권을 잡고 삶을 이끌어나간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많은 의지와 노력 그리고 끈기를 필요로 합니다. 사실 수동적으로 떠밀려 사는 것이 오히려 편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한번 시도해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무엇보다도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행동하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기도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의지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망설이거나 우유부단한 것은 당신이 하지 말아야 할 가장 나쁜 일이다. 결정을 하고 나면 나는 즉시 실행한다. '타고난' 사업가들에게는 이러한 충고가 필요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큰 소리로 분명하게 충고해주고 싶다. 행동이 없는 결정은 결정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쁜 일이다." (98 페이지)

 

 

 

 

저자 스타인하우스가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들을 성공으로 이끌었고 자신의 사업 역시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상과 꿈을 향해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돕는다는데 있어 이 책이 주는 신선함과 에너지는 특별합니다. 또한 오랜 세월 경험을 통하여 다양한 지식을 접한 저자의 노하우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심리학의 역할 역시 흥미롭고 주목할만합니다.

 

진심으로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을 정독하면서 저자가 제시하는 트레이닝을 확실하게 마스터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신이 창업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 저자가 말하는 창업에서부터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가야할 CEO의 역할을 보며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창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 이 책과 함께 새로운 계발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가 권하는대로 준비된 자신감으로 자신의 일에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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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궁리(工夫窮理) - 공부하는 당신이 리더다!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공부법
노경원.김연 지음 / 소리미디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수능과 대학입시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가장 듣기 지겨운 잔소리가 바로 "공부해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염려에서, 잘 되라는 차원에서 하시는 잔소리인것을 알면서도 도대체 "공부하라"는 말은 "공부를 하라"라는 구체적인 뜻이 아니라 짜증을 부르는 지겨운 주문처럼 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 때 친척들과 만나 가장 듣기 싫은 말이 학생 때에는 모두 공부와 성적에 관련된 말들이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참 얄미워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참 좋아했습니다. 좋아했다고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요. 하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배워나가는 것도 즐거웠고, 전공 혹은 관심분야와 전혀 다른 것을 시작하는 것 역시 공부 안에서는 즐거운 도전이었습니다 (물론 마음대로 오르지 않는 성적을 보면 한숨이 나왔지만). 학교를 다닐 때 수학이나 지리를 그렇게 싫어했으면서도, 어른이 된 지금 자꾸 수학이나 지리에 관한 책을 사서 보는 이유도 같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부를 좋아했고, 나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은 바로 "공부하는 방법을 예전에 이미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물론 1, 2년 뒤에는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공부 방법에 대한 지식 역시 무지했더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대학생 시절 혹은 대학원생 시절 공부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생각해보곤 합니다. 지금 와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역시 젊음의 패기로 많은 것을 도전하지 않았던 것과, 좋은 책을 더 많이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인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에 매여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처음에는 대학 입시를 위해서, 그 다음에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자격증 시험을 위해, 혹은 고시를 위해... 경쟁이 치열해지면 치열해질 수록 공부의 부담도 점점 커지게 되고,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다면 그만큼 괴로운 일도 아마 없지 않을까요? 아직도 "공부" 하면 지겹고 하기 싫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 새로운 책을 권해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평소에 공부에 관심을 갖고 좀 더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는 분들께도 훌륭한 도움이 될 책이기도 합니다. 노경원, 김연 공저"공부궁리(工夫窮理)"가 말하는 공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공부가 공부가 아닌 이유

 

이 책의 저자 중 노경원씨는 그야말로 "엄친아"입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행정고시에 응시하자마자 합격하는 쾌거를 거둔 뒤 많은 이들이 꿈꾸는 연구 공무원 일을 시작으로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정말 많은 학생들에게는 "부럽기 그지없는 모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대학교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명문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고시에 합격하는... 우리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 중 하나일테니까요. 그런 그가 전수하는 공부 비법은 다름아닌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에서 시작합니다.

 

"공부는 궁극적으로 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단하고 평가하게 되고, 그 판단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공부를 하는 것도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185 페이지)

 

마지막 장에서 정리하는 공부 개념의 완성은 바로 "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그 "공부"가 아닌 조금 더 고차원적인 행위로써, 억지로 원치도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을 머리속에 꾸역 꾸역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그리고 나아가서는 나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확장시킬 요소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공부는 "호기심"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지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때 점차 생각의 지평선이 넓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성적이나 대입같은 일차원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나를 정의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로 부상하게 됩니다.

 

"매사에 공부하는 자세는 가장 좋은 평생 습관이다. 공부는 손해 보지 않는 투자라고 하는데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계속하니 얼마나 좋은 것인가.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 다름 아닌 진짜 부자, 진짜 재벌이다." (19 페이지)

 

"공부=숙제=시험공부"라는 공식 속에 갇혀서는 결코 공부의 진면모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것이 나를 부유하게 해주는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지각한 순간 배워나가는 재미를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찾는 자가 발견하리니

 

오스트리아에서 살면서 가장 신기했던 경험 중 하나는 바로, 어떤 특정한 단어를 배운 뒤에는 어딜 가든지 그 단어가 유난히도 많이 쓰이는 것을 듣게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내가 오늘 그 단어를 배운 것을 모두들 알기라도 하는 듯 그 단어를 줄기차게 사용해주는데, 가끔은 정말 서로 짜고 하는 행동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어째서 유독 이 단어가 오늘 많이 들리는가 정말 궁금해지죠. 하지만 정말 그 날 유독 그 단어가 많이 쓰인 것일까요? 사실은, 그 단어가 평소에도 자주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자각하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느정도 회화가 되면 희안하게도 자신이 알아듣는 단어만 조합하여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을 습득하게 되는데, 이 때 알지 못하는 단어들은 무심결에 넘겨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는 만큼 들린다"라는 말이 신빙성있는 것이고요.

 

공부를 사랑하는 저자에게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떠오른 것은 그 때문에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그만큼 눈에 쉽게 띄기 마련이니까요. 이 책은 총 여섯 장으로 되어있습니다만, 구성으로 분류하자면,

 

-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 공부를 잘 하는 구체적인 방법 (예)

-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이렇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일단 "공부"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정리한 뒤 자신의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하나하나 한 장씩 할애하며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공부법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능생들은 물론, 공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작정 외우고,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공부의 원리를 파악하고 공부 자체를 "즐거운 행위"로 바꾸는 것에 가장 큰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평생 공부의 재미를 알고 공부하는 저자답게 이 책은 말하는 듯한 형식으로 쓰여져 있습니다만 각 근거를 토대로 정확한 주석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흔히 자기계발서의 경우 다른 책이나 인물을 인용할 때에 주석을 붙이지 않는 것이 통용되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아주 작은 부분을 인용하더라도 그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 조금 더 알아보고 싶은 경우 용이하게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주석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출간된 유명한 책에서 인용된 알랭 드 보통의 원문 인용구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허비했지만 결국 어디에서도 비슷한 구절을 찾을 수 없었던 경험을 했습니다. 저자가 간단히 주석을 달아 출처를 밝혀주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공부가 능동적인 행위인만큼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자신이 공부하는 데에 있어 능동적이 되는 것입니다. 즉, 스스로가 찾고, 스스로가 궁금해하며, 스스로가 열정적이 되어야 효과적인 공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공부하는 사람도 자신의 공부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공부방법이나 습관 등에 대해 생각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23 페이지)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만 익혔다고, 이 책만 읽는다고 머리가 좋아지고 공부를 잘 하게 될까? 천만에. 결코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 공부는 뇌를 써야한다. 의식해야 한다. 배우고 싶다면 깨어있어야 한다." (27 페이지)

 

예전에 유명한 만화에서 인용되어 한참 유행했던 말 중에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으로, 결국 즐기는 사람을 이길 자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강요당하는 입장에서 공부를 즐기는 것이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자는 스스로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고 공부에 대한 이해를 다져나가야 공부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의 의지로 목표를 세우고 그곳을 향해 전진해야만,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죠.

 

 

 

공부가 정말 삶을 변화시킨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속담은 자주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속담과 비교되곤 합니다. 사실 두 속담이 모두 일리가 있고, 후자의 경우 궁금한 것을 궁금한대로 내버려두길 원하는 사람들의 유용한 변명(?)으로 흔히 사용되곤 하죠.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모르는 것은 약일 수는 있지만 결코 힘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 만족하고 "될대로 되라" 식으로 아무것도 궁금해하지도, 알려 하지도 않는다면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 퇴화하게 되므로 자기 자신에게는 약이 될 수 있을진 몰라도 저력과 내실에 있어서만큼은 바닥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발전하려 하는 것은 굳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보다도 발전하지 않는다면 뒤로 후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무지로 인해 오늘날 수많은 공개적인 사기와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기사들이 충분한 예가 될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공부는 인생의 닮은꼴이다. 따라서 공부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책 중에서도 좋은 책을 읽고, 자신에게 힘을 주는 책을 읽자. (...) 나는 살아있는 동안 계속 공부하고 변할 것이다. 열심히 새로운 것을 찾아서 공부할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나와 같이 공부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공부를 잘하게 되기를 바란다." (8 페이지)

 

비장하기까지 한 저자의 각오가 담긴 글을 읽으면서, 어째서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지, 그리고 한 부분에 치우치거나 머물러있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하기를 쉬지 않아야 하는지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평생을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할지라도 우리가 결국 알 수 있는 지식은 전체 지식의 일부분에 불과할 것입니다. 너무도 적은 양이라 오히려 실망하게 될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그것조차 도달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생각해봅니다.

 

 

 

 

너무나도 강요성에 의해 시작되는 공부라 수많은 학생들이 알레르기성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하여 독자 스스로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게 어떤 것을 가져다줄지도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공부라는 것 자체가 너무도 방대하고 광활한 의미이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하나하나에게도 다른 작용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자기 자신만이 스스로의 공부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거기서부터 공부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잘못된 만남"으로 첫단추가 잘못 끼워져있을 수도 있는 공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머릿속에서 공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나간다면 강요에 의한 공부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충분히 의미와 보람 그리고 기쁨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바라봅니다. 더불어 이 책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읽혀짐으로써 공부가 기나긴 괴로운 여정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한 즐거운 발걸음이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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