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A형인지라 충분히 용기를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감"의 부족으로 기회를 놓쳐버린 아픈 기억들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왜 그 때 나서지 못하고 자신을 멋지게 어필하지 못했을까 안타깝기만 한데요, '나는 아직 안돼', '분명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우습다고 생각할지 몰라' 혹은 '괜시리 흠을 잡혀 창피를 당할 수도 있어' 하며 떠오르는 수많은 이유들은 스스로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들었고, 결국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보다 훨씬 과소평가하여 분명 할 수 있는 일들까지도 놓쳐버렸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경험은 저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A형이 아닌!) 분들 역시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부적절한 자신감의 결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분명 사람이 따라 그리고 처한 환경에 따라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그리고 누려야 하는 자신감의 부재는 본인에게 있어 크나큰 손실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나치다 싶을만큼 경쟁과열에 시달리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감 없는 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굶주린 울버린이 가득한 수영장에 맨몸으로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감을 가져라."
많은 자기계발서와 심리상담서들은 이렇게 조언합니다만 "도대체 어떻게!"라고 되묻고 싶었던 분들에게 오늘 소개하고픈 책이 있습니다. 아담한 크기에 130쪽이 채 되지 않는 컴팩트한 구성. 게다가 큰 글씨와 여유로운 여백으로 짧게는 단 30분만에도 읽을 수 있는 책. 하지만 그 안의 메세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두 번, 세 번 다시금 읽게 되는 책. 센다 다쿠야 씨의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세상과 마주하라"를 소개합니다.

진정한 자신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뛰어나게 잘난 것도, 예쁜 것도 아니었는데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한몸에 받던 사람이었죠.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는 그다지 예쁜 것 같지도 않은데 언제나 매력적이다, 예쁘다는 칭찬이 쏟아지곤 했습니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항상 자신감이 충만했고,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도대체 저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궁금해졌습니다. 분명 자신보다 예쁜 사람도 많고, 뛰어난 사람도 많은데도 마치 그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 듯 언제나 스스로 당당한 그녀의 모습이 독특하고 카리스마틱한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했습니다. (그런 장점을 제대로 잘 살려 그녀는 지금 아름답고 훌륭한 연예인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만)

비즈니스맨과 수많은 기업의 중역들을 멘토링하는 센다 다쿠야 씨의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세상과 마주하라"를 읽으면서 가장 먼저 생각난 사람 역시 바로 그녀였습니다. 나 자신에 대해 진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때는 그 자신감이 "근거 없을 때"이다. 자신감을 잃은 멘티를 일으키는 멘토의 조언은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진부하게 "나 자신이 유일한 내 인생의 주인공이니까" 혹은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람이니까" 등의 이유를 들지 않습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정말 "근거 없는" 자신감입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한마디로 말해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는 것은 크게 착각하는 것입니다." (31 페이지)

"근거가 없는 자신감"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뭔가 진실되지 못한 듯한 뉘앙스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던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바로 그 점부터 고쳐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은 어떠한 잣대로 평가되기 마련입니다. 세상의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의 목표 혹은 주위 사람들의 기대가 될 수도 있겠죠. 또한 이것은 재력을 뜻할 수도, 명예나 유명세 혹은 인기를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일이 항상 그렇듯 자기가 원하는 대로, 뜻한 대로만 이루어지지 않기에 (오히려 반대로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예외"에 속하기에) 이것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본인에게는 물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있어서도 큰 리스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자신감이란 무엇인지" 이 책은 질문합니다. 자신감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하는 원동력입니다. 자신감이 없다는 것은 곧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그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감이 없이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것은 기름없는 자동차에 시동을 걸기 위해 애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원하는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감이 필요한데, 이 자신감의 전제조건이 성공 혹은 성과가 되버린다면 결국 앞으로 나아갈 수조차 없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눈을 의식하는 자신은 진정한 자신이 아니에요 (...) 훈장이나 남의 눈에 보이는 근거를 토대로 한 자신감은 언젠가 산산조각이 나서 무너져버려요." (22 페이지)

지금 당신 인생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이미 너무나도 많은 책과 영화 그리고 광고에서 쓰여 식상해져버린 말이지만, 당신의 삶의 주인공은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입니다. 저자는 이 간단하고도 심오한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주체의식을 가질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해 자존감이 무너지는 것도, 환경에 영향을 받아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도, 바로 이 기본적인 주체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나는 다른 사람과는 아예 경쟁하지 않아요. (...) 나는 언제나 나 자신과 경쟁하니까요.." (40-41 페이지)
너무도 간결한 문장입니다만, 이것을 실천하려면 대단한 정신력과 의지가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아무리 남을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구조 자체가 남과 비교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는 매커니즘으로 되어있기에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속에 들어가서 도를 닦기 시작한다면 또 모를까.
하지만 저자가 제시한 두번째 문장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발전하기 위해서, 더 나아지기 위해서 사람은 분명 경쟁상대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경쟁상대를 찾아나서게 되고, 보통 그곳에서부터 많은 갈등과 충돌이 빚어지게 되죠. 하지만 네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면? 저자의 "라이벌 설정"은 결과적으로 건설적인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저자가 재차 강조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과거의 자신 혹은 미래의 자신을 분명히 지각하고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설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이 "선의의 경쟁"은 경쟁자도, 비판자도, 심판도 모두 나 자신이기에 무관심속에 지나쳐버릴 수 있는 자신의 크고작은 문제들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진심으로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면 주인공다운 관심을 베풀고 비중을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교의 시선을 주위 환경에서 자기 자신으로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주인공을 더 주인공답게 만들고, 역경을 딛고 일어나 성공에 이르는 원동력이 될테니까요.
멘토와 멘티, 그리고 치유의 대화
이 책은 마치 "Dr. Gradus ad Parnassum" 의 형식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되어 있습니다. 가상의 멘토 센타로와 자신감을 잃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 아키라의 대화를 보고 있자면, 이미 수많은 클라이언트들을 조언해온 저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실은 항상 단순하다"라는 전제 아래 저자는 분명한 것은 항상 단순하게 설명될 수 있음을 책 전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감"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을 분명한 "개체"로 만들어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그것을 지켜가기 위한 과정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어쩌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과 해결책이 너무도 단순하고 쉬운 것이라 오히려 힘이 빠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 순간에 자신감을 잃어버린 것처럼 그것을 회복하는데 드는 시간 역시 한 순간입니다. "원한다면 충분히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찬 약속은 "그러나 그것은 오직 당신 스스로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강경한 전제를 바탕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방법이 절대 어렵거나, 난해하거나, 형이상학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용기를 가지고 충분히 도전하여 이룰 수 있는 아주 간단한 것이라고 저자는 재차 강조합니다.
"얼마나 기적적으로 태어난 인생인데, 낙담만 하도록 내팽개쳐 두면 아깝잖아요." (26 페이지)

여러 학생들과 클라이언트들을 대하면서 "정말 요즘엔 염치없는 사람들이 많구나!"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행동하는건지 괘씸하기도 하고 어마어마한 자신감에 경의를 표하고 싶기도 한데,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그러한 "껍데기 뿐인" 자신감은 오히려 자존감의 부재에서 유발되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감에 대한 건강하고 올바른 정의를 내리지 못했기에 그 존재를 착각하고 오히려 엉뚱한 방향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이죠.
앞서 말했다시피 이 책은 짧게는 30분 안에도 정독할 수 있을 정도의 컴팩트한 책입니다만, 아마 한 번 다 읽고 나서야 제대로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짧지만 굵은 문장 속에 그동안 우리가 오해해왔던 많은 진실들이 숨어있기 때문에, 몇 번을 더 읽은 후에야 저자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몇 번을 읽었습니다만, 제대로 이해하여 스스로의 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을 때까지 몇 번 더 읽을 생각입니다. 스스로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즐겁게 도전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면서요.
"게임의 경우에는 시도하는 횟수를 늘린다고 성공률이 변하지는 않지만, 인생은 다르잖아요. 시도하는 횟수를 늘릴 수록 성공률도 높아지니까요." (3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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