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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
이시즈미 토모에 지음, 이부형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유럽에서 공부하고 오랜 시간 살다가 왔다고 하면 모두들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심지어 명문대를 다니고 있거나 졸업한 사람들도 부럽다며 자신들도 유학을 가고 싶다 하곤 했는데요, 그 때만 해도 이런 "무조건적인 유학 동경"에 대해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슨 큰 차이가 있길래 그토록 외국에 나가 공부를 하고 싶은건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이제 한국에도 많은 해외파와 쟁쟁한 실력파 교수님들이 계시는데, 왜 굳이 많은 돈을 써가면서 외국으로 가려 하나 하는 마음이었죠.
이제 한국으로 들어온지 2년 반. 대학과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가르치면서 왜 그런지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유럽이 무조건 좋고 한국 교육은 나쁘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만, 한국 교육에 있어서 왜 여러 사람들이 회의를 가지고 유학 생활을 꿈꾸는지 납득하기 시작한 것이죠. 아직도 저는 누군가 유학 상담을 해올때면 대체로 말리는 편입니다만, 이제는 조금 구체적으로 "왜 말리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뭐 주위에서 뭐라고 하든 결국은 본인이 결정할 일이고, 물어만 봤지 그렇게 참고하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만, 앞으로 누군가 다시 유학상담을 해온다면 반드시 읽어보고 결정하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 한 권 생겼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하버드와 구글에서 내가 배운 것>이라는 책인데요, 제목만 읽어도 벌써부터 엄청난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하버드와 구글. 일반 사람이라면 그저 꿈만 꿀 명문대와 대기업에서 일한 저자가 우리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배운 것"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거긴 도대체 어떻게 공부하는데?
짧은 서문과 에피소드 부분을 제외하고 이 책은 정말 서른 다섯가지의 조언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책은 총 244 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한 챕터가 워낙 간결하게 5~7 페이지 정도로 정돈되어 있기 때문에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책을 잘 읽지 않아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무난히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한 문장 한 문장이 간결하고 주제에서 벗어난 자랑이나 부연 설명이 자제되어 있기 때문에 읽으면서 내내 감탄했습니다. 이 정도 학력에 스펙이라면, 자기자신에 대해서 조금은 자랑하고 싶을 법도 한데, 저자는 끝까지 가장 겸손한 자세에서 자신이 배운 것, 느낀 것을 전달하는데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버드와 구글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은 저자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재학하면서 배우게 된 지혜입니다. 물론 구글에서의 업무로 인해 깨우친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만 중점적으로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인드와 재학생들의 분위기와 공부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입시를 준비하거나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물론 대학을 졸업한지도 오래된 제가 읽어도 너무나 소중한 조언들이지만, 이제 막 "본격적인 학업"에 들어간 학생들이 꼭 알았으면 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때에 이 책을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저자는 또한 상당부분을 할애하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하버드 대학에 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노력합니다. 아무래도 세계적인 명문대이다 보니 재학생들과 그들의 공부 방식에 대해서도 점점 신격화(?)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하버드생은 새벽 4시부터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던가 두문불출하고 공부 외의 인생은 전혀 없다는 등이 그 주된 내용입니다. 하긴 우리나라 대학 입시에서 "여섯 시간 자면 (대학에) 떨어지고 다섯 시간 자면 붙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하버드생 정도라면 더욱 더 치열한 노력과 경쟁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저자는 하버드인의 소양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생을 더 좋게 만드는 방법에도,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키는 방법에도 '정답'이란 것은 없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하는 질문에도, '어떻게 되면 좋을지?' 하는 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발버둥 쳐가면서 자신의 세포 하나하나를 쥐어짜서라도 '자신의 답'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사실 이러한 과정 모두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배움'입니다. (17 페이지, "준비된 정답은 없다!" 중)
시험 과제를 내다 보면 한국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주제가 "자유주제"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심지어는 시험 범위를 정해주지 않으면 한 학기동안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지도 못하는 학생마저 있을 정도니까요. 주어진 범위 안에서 정해진 것들만 물어보지 않으면 답하지 못하는 것. 이것이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슴을 칠 정도로 답답해하고 안타까워 하는 것입니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면 궁금해하지도 않는 학생들이 어떻게 새로운 것을 개척하고 혁신을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러면서도 졸업 후 외국의 명문대로 유학가고자 하는 학생들을 보면 한숨이 나오곤 합니다.
실제로 하버드의 강의 방식은 교수의 일방적인 발표가 아닌 토론 형식이라고 합니다. 이미 예고된 주제에 대해 학생들은 수업 전 사전조사를 마치기 때문에 교수가 그 내용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따라서 정해진 수업 시간에는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참가한 모든 학생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어떤 수업은 사전 학습을 위해 전날 몇시간을 투자해야 할 정도로 버겁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학생 스스로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수업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됩니다.
이렇게 도출한 자신의 생각을 수업에서 토론하고, 그 생각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상호 의견을 교환하고, 교수는 그 사례와 관련된 조언을 하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기본 형식입니다. (19 페이지, "준비된 정답은 없다!" 중)
즉 교수는 옆에서 조언을 주는 사람이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모든 것에 대한 사전조사를 마치고 그러한 배경에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한 뒤 토론을 통해 더욱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것. 이 모든 과정이 학생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하버드가 원하는 인재, 하버드가 양성하고자 하는 인재들은 바로 자발적으로 문제를 정리하고 거기서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능동적 인재인 것입니다. 많은 것을 알고, 외우고, 머릿속에 담아두는 것은 그것을 필요할 때 가공하고 조합하여 사용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아무리 인간이 뛰어나봤자 컴퓨터의 저장능력을 따라갈 수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 그것은 바로 능동적인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것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모든 교육과정을 통해 증명하고 있는 셈입니다.
토론을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급우들의 의견을 듣게 되고, 시야가 넓어지고, 자신의 의견에 새로운 발상이 촉발되는 것까지를 포함안 360도 학습, 우뇌와 좌뇌를 모두 활용하는 배움에 대한 '발견'은 마음을 뒤흔드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빠짐없이 수업에 참석하고, 선생님의 이야기를 잘 듣고, 필기까지 잘하면 된다는 한국과 일본식 '공부'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미리 사례를 이해하고,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분석해내고, 그 근거를 추론하고, 액션 플랜을 고안해 90분간의 수업에서 토론하면서 다시 의견을 가다듬는 것까지, 이 모든 과정이 하버드의 '공부'인 것입니다. (27 페이지, "양보할 수 없는 신념을 지녀라!" 중)
당신에게 엄청난 기회가 찾아온다면?
학생들을 상담하거나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가장 안타까운 것이,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 "한방"을 기다리면서도 막상 그 한방이 왔을 때 자신이 준비되어있는지는 제대로 점검해보지 않는 것입니다. 비단 음악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일반 취업준비생들도 어떻게 하면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지만 생각했지, 막상 입사한 후의 일은 잘 따져보지 않는다는 것이죠. 뛰어난 사람들 틈에 들어가 얼마나 어렵고, 고되고 힘든 생활이 시작될 것인지, 과연 내가 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혹은 그들 가운데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인지)는 생각하지 않은채, 바늘구멍같은 취업의 문만 통과하려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죠. 정작 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하고 졸업해도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실정인데, 재수를 하건 삼수를 하건 마지막 간당간당한 실력으로라도 대학 문턱을 넘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면, 도대체 대학에 들어간 후는 어쩌려고 하는건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실패하고, 낙오자가 되고, 들러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싼 등록금을 내가며 대학도 가고 수많은 성공비결에 귀를 기울이며 이곳저곳 기웃거리게 되고요. 하지만 막연히 '성공해야겠다'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인생에서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도 성공에 관한 구체적인 생각이나 방안이 없는데 그 일이 이루어지기는 만무하죠. 때문에 당장 그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애벌레가 고치과정을 거쳐 나비가 되는 과정은 지루하리만큼 길고 고된 과정이지만, 그 시간을 거치지 않고서는 나비가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강의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도 언급했지만, 저자는 자신을 계발하는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다름아닌 '유연성과 적응력'이라고 말합니다.
변화를 확실히 받아들이고 이에 대응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정신력을 단련시키는 데는 매우 도움이 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변화는 피해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때마다 "어쩌면 좋을까?"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라고 반사적으로 생각하고 바로 행동에 옮기는 '정신력'을 갖고 있으면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 오로지 '나는 어떻게 배울까?', '다음 단계에서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까?' 하는 생각으로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93 페이지, "무조건 우선순위다!" 중)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어쩌면 이것은 인간이 절대로 도달하지 못할 신기루일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자세. 자신의 한계에 매이기 보다는 일단 최대한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하버드나 구글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지 환영받을 자세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요"라는 피드백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를 줄줄히 나열하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도출해내려면 그만큼의 유연성과 창의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예" 보다는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역시 수많은 책과 강의를 통해 긍정적 사고와 창의력에 대해 익히 들었겠지만 어떠한 이유에서건간에 자신에게 적용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저자는 이러한 대처력이 단순한 긍정의 힘이나 긍정적 사고가 아닌, 철저히 연습되고 계획되어진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즉, 하버드에서부터 이어진 능동적 사고와 문제해결력, 기획력과 유연성이 차곡차곡 자신의 실력으로 쌓이게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것이 엄청난 기회를 "나의 기회"로 만들 열쇠가 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는 열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찾아 홀로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그 후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돌아와 창업을 했지만 2008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하여 MBA를 취득하기에 이릅니다. 한번 유학을 가는 것은 쉬워도 두번째 다시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는 참 어려운데도 저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졸업했으며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 취업까지 성공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출연한 메릴 스트립 같은 화끈한 독신 여성을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저자는 이러한 경력을 쌓아나가는 와중에 결혼과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를 한꺼번에 해낸 유부녀에 아기엄마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외조(혹은 내조)를 받으면서도 따기 어렵다는 MBA 학위를 임산부, 그리고 아기엄마의 자리에서 해내다니.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저자는 담담하게 말합니다.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결혼이나 출산은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어쨌든 이것만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시기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변화는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정답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자신의 행동밖에 없습니다. (98~99 페이지, "다음 의자는 결코 같은 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중)
우리는 흔히 "성공했다"라고 말할 때 돈을 많이 벌거나,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해졌다고 막연히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밑도 끝도 없이 경쟁하고 더 높이 올라가고자 하는 야망(혹은 그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만 부추기기 때문에 어떤 사람도 승자가 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열심히 일을 하다가 그에 회의를 느끼고 모든 것을 잃은 사람처럼 주저앉아버리는 사람들도 가끔 만나곤 합니다. 인생의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느낀 것은, 미친 듯이 일만 하는 것도, 아무런 욕심없이 내키는 대로 사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양쪽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기준이나 우선순위가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당장 해야 하는 것 혹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임시목표를 삼는 것이고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째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인생의 기준과 가치, 그리고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하는지 느끼게 됩니다. 단 한번, 길지 않은 시간을 살게 되는 자신의 인생인데 타인에 의해서 혹은 자기자신의 무관심과 불찰로 인해 허송세월하게 된다면 얼마나 안타깝고 슬픈 일일까요.
저 역시 20대에는 그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분일초라도 낭비하고 있다면 큰 죄책감이 엄습해왔고요 (물론 그러면서도 놀 땐 잘 놀았지만). 하지만 쉬지않고 힘겹게 쫓아갔던 목표에 도달했을 때 느껴지는 것은 때때로 허탈감과 허무함이었습니다. 열심히 살고 열심히 노력하면 보람과 기쁨이 당연히 따라오리라고 생각했기에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도 아꼈고 스스로를 위한 시간도 잘 내지 않았는데, 결국 미친듯이 일만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회의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곤 하지만 엉뚱한 일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 그리고 정신까지 낭비했던 것도 부지기수였고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학생들은 모두 너무나 탐욕적이어서 모든 것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시간이고, 그다음이 가족, 그리고 일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가장 최우선인 일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가 없으면 하찮은 일로 시간을 낭비할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114 페이지, "FOMO가 되지 마라!" 중)
일을 사랑하고 자기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뭔가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할 때 무언가 손해보고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라도 일을 더 해야 할 것 같고, 남보다 많은 프로젝트를 해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최상의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삶의 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페이스를 조절하다보면 보다 넓고 멀리 볼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흥미로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마구 읽어내려가지 않고 시집처럼 한 문장 한 문장을 음미하며 읽었고 한 챕터 후에는 잠시 책을 덮어두고 내용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더욱 마음에 와닿는 깊은 문장에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버드에서 공부하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어째서 하버드라는 대학이 세계적인 인재를 배출하는 명문대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더군요. 물론 저자가 기술한 것은 하버드대의 일면이며 여러가지 다른 면이 존재하겠지만, 그 일면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었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앞으로 이 책을 학업에 매진하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줄 생각입니다. 그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이러한 지혜를 깨닫고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