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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 - 스토리텔링으로 배우는 이기는 비즈니스 전략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임재덕 외 옮김 / 성안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번 듣는 것보다 실제로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인데, 모든 것에는 아니더라도 어느 부분에서만큼은 정말 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새롭게 시작한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인지 몇차례 설명을 듣는 것보다 직접 한번 해보는 것이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곤 하고요. 운전을 처음 배울 때도 마찬가지인데 핸드브레이크니 기어니 악셀이니 이런저런 설명을 들어도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다가 막상 차를 몰아보면 그제서야 '아, 이런거였구나!'하고 이해가 가기도 하죠.
모든 것을 이렇게 한번 경험해보고 이해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때때로 그러한 "실수 경험"이 용납되지 않는 상황도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캐리어와 큰 돈이 걸려있는 비즈니스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좌충우돌 부딪히면서 점차적으로 성장해나갈 수도 있겠지만, 요즘같은 경쟁시대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조차 용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모두가 최대한의 이익에 최소한의 리스크로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원하고요.
타고난 비즈니스맨들 조차도 실수를 하는데 평범한 우리들은 어떨까요? 조바심에 이런 저런 책들도 읽어보고 강연도 다녀봤지만 딱히 깨닫거나 마음에 와닿는 것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면 꼭 소개하고 싶은 책이 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비즈니스 전략 실무서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를 함께 만나보시죠!

스토리텔링보다 강력한 전달방식은 없다
초등학교 시절 역사가 재미있었던 것은 초등학생 수준에 맞추어 옛날 이야기처럼 들려주시던 수업방식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흥미진진하고 다음 내용이 궁금하기만 했던 역사가 학년이 올라갈 수록 괴롭고 귀찮아진 것은 어떠한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외워야만 하는 팩트(만약 역사에 팩트라는 것이 진짜 존재한다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 아닐까요?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는 바로 이 사실에 주목합니다. 아무리 실무에 도움이 되고, 경영을 위해 꼭 알아야 하는 조언이라도 읽는 사람이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겠죠. 때문에 저자는 딱딱한 이론의 나열이 아닌 스토리텔링이라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 책은 "사장의 회계"라는 회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라이벌 구조에 놓인 싱크프리상사(중소기업)와 밸류하이사(대기업)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조직과 큰 조직이라는 대결 구도와 함께 핵심이 되는 회계 프로그램과 고객관리, 사업확장과 축소 그리고 상대방을 의식한 전략에 중점을 두고 그것을 가상의 인물들과 함께 풀어나가게 됩니다. 주인공격인 사토 미유키 과장은 똑똑하고 유능한 캐리어 우먼이지만 그녀의 성공에 무단편승한 대기업의 횡포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어떤 면에서든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대기업 밸류하이사가 그녀가 성공시킨 "사장의 회계"와 똑같은 상품을 만들어 고객을 빼앗아가게 된 것입니다. 중소기업인 싱크프리상사의 효자상품이었던 "사장의 회계"의 성장률이 멈칫하면서 회사는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되고, 지속적인 하락은 곧 회사 자체의 위기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책은 사토 미유키 과장이 어떠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비즈니스를 원상태로 되돌려놓는지 (혹은 더욱 좋은 결과로 이끌어내는지) 그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진행되는 이야기이고 책장을 넘길 수록 등장인물에게 몰입하다보니 경영 서적이라 하더라도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갈 수록 결론도 더욱 궁금해졌고 사토 미유키 과장이 만나는 난관들 앞에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잠시 쉬며 생각해보기도 했고요. 성격상 스토리텔링보다는 깔끔하게 정리된 실무서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스토리텔링만큼이나 강력한 전달방식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비즈니스와 경영에 대해서 생소하게 느끼는 입문자에게는 더더욱 그렇고요.
이론과 실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다
다른 경영전략 도서를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경영전략 도서들은 민간인(?)이 읽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자리잡고 읽고 이해하려 노력을 해도 마치 치즈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너무 많아 곧 포기하게 되곤 하죠. 한두 개의 생소한 개념도 벅찬데 매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전문용어들과 해당 문헌을 읽지 않고는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이 줄지어 등장할 때면 곧 전의를 상실하게 되곤 합니다. "조금 더 쉽고 입문자에게 친절한 비즈니스 전략 도서는 없을까?"하고 고민하고 있었다면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를 통해 시원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특이하게도 챕터가 아닌 "몇 번째 매치(match)"로 목차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하나의 대결 사건을 중심으로 각 챕터가 구성되어 있는데, 이러한 매치들은 각각 중요한 경영 전략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중요한 개념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매치가 끝난 이후 다음 매치로 넘어가기 전 등장한 경영 이론과 상황들을 다시한번 설명해주기 때문에 혹시라도 불명확하거나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기가막힌 이론이라도 실무에 적용될 수 있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고,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좋은 이론을 어떻게 실무에 적용해야하는지조차 잘 알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에서는 거꾸로 실제 예를 먼저 설명하고 그 후에 이론에 대해 설명하기 때문에 이론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더라도 그 전후 내용을 대충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론을 굳이 영단어 외우듯 외우지 않아도 스토리를 기억하면서 절로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고요. 생각이 잘 나지 않을 때면 각 매치 마지막의 두 페이지 남짓 이론 정리를 다시한번 읽으면서 빠르게 복습할 수 있습니다.
경쟁 사회 비즈니스의 행보를 말하다
작은 조직도, 큰 조직도 살아남기 어려운 것이 요즘 시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다고 나쁜게 아니고 크다고 좋은게 아닙니다. 작은 회사는 작은 회사대로, 큰 회사는 큰 회사대로 각각의 리스크와 어려움을 가지고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속한 조직이 어떤 조직인가'에 대한 판단과 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의 주인공은 사실 작은 조직인 싱크프리상사이지만 그렇다고 저자가 무조건 약자를 감싸고 대기업을 몰아세우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들 사이에서 그들의 덩치(?)에 따른 경영 전략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을 뿐입니다.
스포일링을 자제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의 엔딩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결국 돌고 도는 것이 비즈니스인가!"라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스토리텔링과 함께 경영 이론을 설명하는 것도 뛰어났지만 몰입할 수 있었던 스토리라인 역시 이 책의 큰 장점이 되었습니다.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으면서 경영 이론까지 배울 수 있다니 이보다 금상첨화가 있을까요?
230쪽 남짓의 짧은 분량. 넉넉한 페이지 여백과 시원시원한 폰트 크기까지 감안한다면 글자 수는 정말 많지 않습니다. "어디 한번 읽어볼까?"하고 시작한지 한두시간만에 정독을 끝낼 정도였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은 뒤 생각하게 되는 것과 배운 것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마치 설득력 있는 실력파 강사 선생님께 특강을 들은 듯한 느낌이었으니까요. 요점만 콕콕 찝어 실제 상황과 연결하여 배우다 보니 이제서야 다른 경영 서적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들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 합니다.
회사의 어떤 부분에서 일하고 있던간에 경영 전략은 우리가 적어도 몰라서는 안될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는 리더도 아니고, 사장이나 회장은 더더욱 아닌데 내가 뭣하러 경영 도서를 읽어야 하지?'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매일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따라 많은 것이 변화하기 때문이죠. 굳이 큰 조직이나 회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매일 (적어도) 우리 자신을 경영하고 우리 자신의 비즈니스를 관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도 다가가기 어려운 경영 실무서들. 그 시작에 <작은 조직이 어떻게 큰 조직을 이기는가>가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입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즐겁게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핵심 개념들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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