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궁리(工夫窮理) - 공부하는 당신이 리더다!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공부법
노경원.김연 지음 / 소리미디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수능과 대학입시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가장 듣기 지겨운 잔소리가 바로 "공부해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염려에서, 잘 되라는 차원에서 하시는 잔소리인것을 알면서도 도대체 "공부하라"는 말은 "공부를 하라"라는 구체적인 뜻이 아니라 짜증을 부르는 지겨운 주문처럼 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 때 친척들과 만나 가장 듣기 싫은 말이 학생 때에는 모두 공부와 성적에 관련된 말들이니까요.

 

이렇게 말하면 참 얄미워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참 좋아했습니다. 좋아했다고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지만요. 하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배워나가는 것도 즐거웠고, 전공 혹은 관심분야와 전혀 다른 것을 시작하는 것 역시 공부 안에서는 즐거운 도전이었습니다 (물론 마음대로 오르지 않는 성적을 보면 한숨이 나왔지만). 학교를 다닐 때 수학이나 지리를 그렇게 싫어했으면서도, 어른이 된 지금 자꾸 수학이나 지리에 관한 책을 사서 보는 이유도 같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부를 좋아했고, 나름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은 바로 "공부하는 방법을 예전에 이미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입니다. 물론 1, 2년 뒤에는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공부 방법에 대한 지식 역시 무지했더라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지식과 지혜를 가지고 대학생 시절 혹은 대학원생 시절 공부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 생각해보곤 합니다. 지금 와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역시 젊음의 패기로 많은 것을 도전하지 않았던 것과, 좋은 책을 더 많이 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긋지긋한 공부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면서도, 인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에 매여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처음에는 대학 입시를 위해서, 그 다음에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자격증 시험을 위해, 혹은 고시를 위해... 경쟁이 치열해지면 치열해질 수록 공부의 부담도 점점 커지게 되고,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다면 그만큼 괴로운 일도 아마 없지 않을까요? 아직도 "공부" 하면 지겹고 하기 싫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분들에게 새로운 책을 권해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평소에 공부에 관심을 갖고 좀 더 자신을 계발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는 분들께도 훌륭한 도움이 될 책이기도 합니다. 노경원, 김연 공저"공부궁리(工夫窮理)"가 말하는 공부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공부가 공부가 아닌 이유

 

이 책의 저자 중 노경원씨는 그야말로 "엄친아"입니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영문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행정고시에 응시하자마자 합격하는 쾌거를 거둔 뒤 많은 이들이 꿈꾸는 연구 공무원 일을 시작으로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정말 많은 학생들에게는 "부럽기 그지없는 모델"일 수 밖에 없습니다. 서울대학교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명문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고시에 합격하는... 우리가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 중 하나일테니까요. 그런 그가 전수하는 공부 비법은 다름아닌 "공부는 공부가 아니다"에서 시작합니다.

 

"공부는 궁극적으로 나를 만드는 과정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판단하고 평가하게 되고, 그 판단은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행동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공부를 하는 것도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185 페이지)

 

마지막 장에서 정리하는 공부 개념의 완성은 바로 "나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그 "공부"가 아닌 조금 더 고차원적인 행위로써, 억지로 원치도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을 머리속에 꾸역 꾸역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그리고 나아가서는 나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확장시킬 요소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공부는 "호기심"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지식에 대한 갈증으로 이어지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으로 이어질 때 점차 생각의 지평선이 넓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단순히 성적이나 대입같은 일차원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나를 정의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로 부상하게 됩니다.

 

"매사에 공부하는 자세는 가장 좋은 평생 습관이다. 공부는 손해 보지 않는 투자라고 하는데 손해 보지 않는 투자를 계속하니 얼마나 좋은 것인가.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 다름 아닌 진짜 부자, 진짜 재벌이다." (19 페이지)

 

"공부=숙제=시험공부"라는 공식 속에 갇혀서는 결코 공부의 진면모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것이 나를 부유하게 해주는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지각한 순간 배워나가는 재미를 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찾는 자가 발견하리니

 

오스트리아에서 살면서 가장 신기했던 경험 중 하나는 바로, 어떤 특정한 단어를 배운 뒤에는 어딜 가든지 그 단어가 유난히도 많이 쓰이는 것을 듣게된다는 것입니다. 마치 내가 오늘 그 단어를 배운 것을 모두들 알기라도 하는 듯 그 단어를 줄기차게 사용해주는데, 가끔은 정말 서로 짜고 하는 행동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어째서 유독 이 단어가 오늘 많이 들리는가 정말 궁금해지죠. 하지만 정말 그 날 유독 그 단어가 많이 쓰인 것일까요? 사실은, 그 단어가 평소에도 자주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자각하지도 못했던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느정도 회화가 되면 희안하게도 자신이 알아듣는 단어만 조합하여 문장을 이해하는 능력을 습득하게 되는데, 이 때 알지 못하는 단어들은 무심결에 넘겨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는 만큼 들린다"라는 말이 신빙성있는 것이고요.

 

공부를 사랑하는 저자에게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떠오른 것은 그 때문에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은 그만큼 눈에 쉽게 띄기 마련이니까요. 이 책은 총 여섯 장으로 되어있습니다만, 구성으로 분류하자면,

 

- 왜 공부를 해야하는가

- 공부를 잘 하는 구체적인 방법 (예)

-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이렇게 세 분류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일단 "공부"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정리한 뒤 자신의 경험을 통한 노하우를 하나하나 한 장씩 할애하며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공부법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능생들은 물론, 공부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작정 외우고, 하고,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공부의 원리를 파악하고 공부 자체를 "즐거운 행위"로 바꾸는 것에 가장 큰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평생 공부의 재미를 알고 공부하는 저자답게 이 책은 말하는 듯한 형식으로 쓰여져 있습니다만 각 근거를 토대로 정확한 주석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흔히 자기계발서의 경우 다른 책이나 인물을 인용할 때에 주석을 붙이지 않는 것이 통용되고 있습니다만, 저자는 아주 작은 부분을 인용하더라도 그 출처를 분명히 밝히고 있어 조금 더 알아보고 싶은 경우 용이하게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주석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 출간된 유명한 책에서 인용된 알랭 드 보통의 원문 인용구를 찾기 위해 한참을 허비했지만 결국 어디에서도 비슷한 구절을 찾을 수 없었던 경험을 했습니다. 저자가 간단히 주석을 달아 출처를 밝혀주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공부가 능동적인 행위인만큼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자신이 공부하는 데에 있어 능동적이 되는 것입니다. 즉, 스스로가 찾고, 스스로가 궁금해하며, 스스로가 열정적이 되어야 효과적인 공부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공부하는 사람도 자신의 공부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항상 자신의 공부방법이나 습관 등에 대해 생각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23 페이지)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만 익혔다고, 이 책만 읽는다고 머리가 좋아지고 공부를 잘 하게 될까? 천만에. 결코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은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 공부는 뇌를 써야한다. 의식해야 한다. 배우고 싶다면 깨어있어야 한다." (27 페이지)

 

예전에 유명한 만화에서 인용되어 한참 유행했던 말 중에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으로, 결국 즐기는 사람을 이길 자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강요당하는 입장에서 공부를 즐기는 것이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저자는 스스로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목표를 세우고 공부에 대한 이해를 다져나가야 공부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의 의지로 목표를 세우고 그곳을 향해 전진해야만,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죠.

 

 

 

공부가 정말 삶을 변화시킨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속담은 자주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속담과 비교되곤 합니다. 사실 두 속담이 모두 일리가 있고, 후자의 경우 궁금한 것을 궁금한대로 내버려두길 원하는 사람들의 유용한 변명(?)으로 흔히 사용되곤 하죠.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모르는 것은 약일 수는 있지만 결코 힘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 만족하고 "될대로 되라" 식으로 아무것도 궁금해하지도, 알려 하지도 않는다면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분명 퇴화하게 되므로 자기 자신에게는 약이 될 수 있을진 몰라도 저력과 내실에 있어서만큼은 바닥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발전하려 하는 것은 굳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것보다도 발전하지 않는다면 뒤로 후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무지로 인해 오늘날 수많은 공개적인 사기와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지 않아도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기사들이 충분한 예가 될 것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공부는 인생의 닮은꼴이다. 따라서 공부를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책 중에서도 좋은 책을 읽고, 자신에게 힘을 주는 책을 읽자. (...) 나는 살아있는 동안 계속 공부하고 변할 것이다. 열심히 새로운 것을 찾아서 공부할 것이다. 독자 여러분도 나와 같이 공부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공부를 잘하게 되기를 바란다." (8 페이지)

 

비장하기까지 한 저자의 각오가 담긴 글을 읽으면서, 어째서 공부해야 하는지, 알아야 하는지, 그리고 한 부분에 치우치거나 머물러있지 말고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하기를 쉬지 않아야 하는지 다시금 되짚어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평생을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할지라도 우리가 결국 알 수 있는 지식은 전체 지식의 일부분에 불과할 것입니다. 너무도 적은 양이라 오히려 실망하게 될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그것조차 도달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생각해봅니다.

 

 

 

 

너무나도 강요성에 의해 시작되는 공부라 수많은 학생들이 알레르기성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자기 자신을 위한 공부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하여 독자 스스로에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게 어떤 것을 가져다줄지도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공부라는 것 자체가 너무도 방대하고 광활한 의미이기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 하나하나에게도 다른 작용을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자기 자신만이 스스로의 공부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거기서부터 공부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잘못된 만남"으로 첫단추가 잘못 끼워져있을 수도 있는 공부.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머릿속에서 공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나간다면 강요에 의한 공부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충분히 의미와 보람 그리고 기쁨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바라봅니다. 더불어 이 책이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읽혀짐으로써 공부가 기나긴 괴로운 여정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이상을 향한 즐거운 발걸음이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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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연출 심리학 - 나를 더 돋보이게 하는 지피지기 시리즈 13
고이즈미 쥬조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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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누차 들었고, 스스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하고도 있지만, 처음 사람을 만났을 때 아무래도 가장 큰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역시 외모입니다. 잘 생겼거나 예쁜 정도의 외모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이미지와 인상, 그리고 행동들이 종합되어 우리의 머릿속에 "첫인상"으로 인식되곤 하는데, 이 첫인상이라는 것은 한번 잘못 각인되면 고치기가 어려운 것이라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위에서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아직까지 배우자를 찾지 못한 경우 (물론 본인 역시 배우자 찾기를 간절히 원할 경우) 우리는 흔히 "도대체 저렇게 괜찮은 사람이 왜 인기가 없나" 궁금해하곤 합니다. 옆에서 보기에는 참 멋지고 대단한 사람인데 정작 이성에게는 어필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사람과 사람이 서로 끌리는 것은 진정성과 그리 큰 관계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신을 연출하는데 있어" 상당히 서투른 것을 종종 보게됩니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오면서 그 사람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정말 괜찮은 사람인걸!" 하고 생각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자기자신을 그만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진짜 가치를 보여줄 수 없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분명 이것이 문제다!" 라고 단정짓고 평균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자기연출이 인생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동의할 것입니다. 이성 문제에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비즈니스에 있어 자기연출은 필수조건 중 하나이니까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이나 유명인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들은 자신의 강점과 장점을 보다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어필하는데 달관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은 어수룩해보여도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라던가 무엇이든지 맡기기만 하면 척척 해낼 것만 같은 유능한 분위기를 느끼기도 하죠. 때때로 수줍고 소극적인 면이 있어도 무언가에 몰입하기만 하면 무섭게 일을 해치울 것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은, 과연 그들의 그런 모습은 100% 리얼, 즉, 진실인 것일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이 "자기연출"에 관한 책입니다. 그것도 "나를 더 돋보이게 하는" 자기연출.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나를 보여주고, 나의 강점과 장점을 분명히 부각시키는 방법. 저명하지만 깐깐한 편집장 고이즈미 쥬조 씨가 전하는 "자기연출 심리학"을 소개할까 합니다.

 

 

 

 

 

 

겉모습에 치중한다고? 노, 노, 노.

 

심리학을 기초로 한 실용서를 접할 때 가장 비판적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역시 "무언가 가면을 쓰고 남을 속여 나의 이익을 챙기는 방법"이라는 일차원적인 접근과 오해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의 본질은 변하지 않으면서 이런 척, 저런 척을 하며 남을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마련이니까요. 고이즈미 쥬조 씨는 이것에 대하여 분명한 선을 긋습니다. 겉모습을 바꾸어 남을 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연출을 위해 오히려 자기자신을 계발해야 하고, 이것이 결국은 본질적이고 내실의 향상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과, 머리가 좋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노력하는 것의 동기는 다르지만 그 효과는 비슷하다.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위 사람들에게 머리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머리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머리말 중)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알 수 없듯이, 우리가 비즈니스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결국 우리의 겉모습을 보고 우리를 판단하게 됩니다. 물론 경험이 많고 연륜이 있을수록 그 사람의 진면모를 파악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겠지만, 보여주지 않는 것을 알아낼 방도는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자신의 장점을 어필하고 상대와 함께 원활한 소통과 효과적인 협동을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을 긍정적으로 어필하는 것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어떤 사람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가 단순히 업무능력이나 외모 혹은 말투에 따른 것이 아니라 보이고 보이지 않는 수많은 요소가 서로 맞물리고 어울려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의 말하는 방법, 듣는 모습, 리액션과 대하는 태도, 시선과 손짓 그리고 자신조차 모르는 제스처가 한데 어우러져 다른 사람에 종합적인 인상을 주게 되는데, 사실 하나하나의 요소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는 대단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부분이므로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난관을 뚫고 자기자신을 누구에게나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하여 총 여섯 장을 통해 하나 하나 대답하고자 합니다.

 

 

속에 가득한 것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앞서 말했듯이 "똑똑한 척 보이려는 시도"는 그에 뒤따른 노력이 있지 않는한 탄로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오래전 영화 "프리티우먼"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리차드 기어에게 들은 단 몇 마디의 문장으로 상류사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언변을 과시하던 장면이 있었는데, 어떻게 그 상황만큼은 모면했다 하더라도 역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상책이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영화라서 가능한 일이었지만). 고이즈미 쥬조 씨의 "자기연출 심리학"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먼저 스스로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져야하는지 설명하고, 그 후에 그에 상응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해야할 노력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그저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사이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되는 노하우임은 이미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211 페이지)

 

자신을 계발해야 하는 것도, 더욱 나아져야 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제시하는 크고 작은 트레이닝들은 훌륭한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들은 생각보다 간단하며, 생각보다 복잡하기도 합니다. 간단하다는 것은 누구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만큼 쉽다는 의미이고, 복잡하다는 것은 어떠한 기술이 아닌 평소의 모습을 변화시킨다는데 있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 일본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일화가 있습니다. 다른 여자들은 모두 명품 명품 하며 비싼 가방이나 옷을 좋아하는데 유난히 명품에 관심이 없는 부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는데, 그녀의 명대답은 "내가 명품이니까"였다고 합니다. 그녀의 자신감과 자기자신에 대한 가치관을 통해 그 대답만큼이나 당당하고 멋진 여성이라는 것을 보지 않고서도 미루어 추측할 수 있습니다. 결국 내면에 있는 것이 겉으로 나오기 마련이고, 거꾸로 겉모습을 스스로 가꾸어가고 바꾸어나아갈 때 내면도 점차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말하는 방법, 듣는 방법에서부터 목소리의 톤과 대답하는 말투까지 세세하게 조언하는 "자기연출 심리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처럼 겉모습을 바꾸어나가면서 자신의 내실을 향상시키는데에 있습니다. 왕은 괜히 왕이 아니라 왕으로 자라났기 때문에 왕이라는 말이 있듯, 자신이 자신의 진가를 알고 그에 상응하는 사람으로 행동할 때에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나게 될 테니까요.

 

 

당신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 오늘부터.

 

비즈니스에 있어 누구나 유능하고 책임감있는 사람과 거래하고 싶어합니다. 혹시라도 이 사람과 함께 일하면서 내가 손해를 보거나 실수하지 않을까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마련입니다. 경쟁사라면 더더욱 견제하고 싶어할 뿐더러 고의적으로 일을 방해하는 일 역시 빈번합니다.

약육강식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무조건 강하고 무서운 사람으로 보이는 것은 약하고 힘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만큼이나 일차원적이고 비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적당히 허술해보이지만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있는 전문가들이 인간적으로 비춰지기 마련이죠. 한번 만나고 끝날 것이 아니라면 지속적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비즈니스의 기본이 아닐까요?

 

 

 

 

"구체적인 방법은 본문에서 소개한 대로다. 이제 남은 것은 그중 하나라도 좋으니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다. 그러면 아마 6개월 안에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확실히 달려져 있을 것이다. 즉, 당신은 '머리가 좋아 보이는 사람'에서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으로 한단계 올라간다." (에필로그 중)

 

넘쳐나는 자기계발서를 아무리 많이 읽어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시간만 낭비한 셈입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참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아무런 생각 없이 행동했던 것들을 되돌이켜보면서 "아, 이런 것은 확실히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겠군"이라고 반성도 하였고 "아, 이런 것은 잘 하고 있었군" 하고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무의식 중에 좋은 행동을 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자기연출 심리학"의 각 장은 스스로를 되돌이켜보고 재정비해나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 책에서 몇 번 인용되는 삼국지 중 여몽의 명언 "남자는 3일동안 만나지 않으면 눈을 비비고 상대를 잘 보아야 하는 법이다"라는 말은 경쟁사회인 현재를 살아가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또다른 도전이 될 것입니다. 안주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자기자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나가는 그 모습이 바로 유능한 사람의 모습이며, 스스로를 더 돋보이게 하는 자기연출임에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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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
서정현 지음 / 까데뜨CADET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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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했던 수능을 지나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고 할지라도, 인생은 거기서 "해피 엔드"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대학 입학과 함께 진짜 인생의 막이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만만치 않은 등록금을 마련해가며 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흔히 말하는 "스펙"을 쌓기 시작했다면 비로소 진짜 "전투"의 시즌이 시작됩니다. 바로 취업이죠.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좋은 "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새 직장에 필요한 각종 스펙과 자격증을 딴 상태라면 모르지만, 무엇 하나 조금이라도 부족한 면이 있다면 쉽사리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이 취업인 것 같습니다. 요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80번은 기본으로 떨어지는 것이니 포기하지 말고 될 때까지 입사지원서를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열 번의 낙방도 견디기 힘든데 80번 떨어지고 81번째로 다시 지원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인고의 결과로 어렵게 취업하는 것입니다만, 막상 취업 후에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직을 준비하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지원하고자 했던 직장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거나 자신의 일이 적성이나 전공에 맞지 않는 이유가 대부분이라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대단한 취업난" 속에서 어떻게 나 자신을 어필하고 내게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 통쾌한 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책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 월간 까데뜨 (CADET) 의 신간 "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 입니다.





자기소개서, 아직도 닥친 후 마구 쓰고 계십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이 책은 면접으로 가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는 비법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이렇게 하면 면접에 갈 수 있다" 혹은 "이렇게 써야 한다"라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고자 하는 마음과 포부를 다시한번 되돌이켜 보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있어 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자기소개서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에 대한 소개서이고, 그것은 진심으로 자신을 파악하고 파악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혹은 작가 지망생이라 작문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에게도 어려운 글쓰기인데, 전혀 다른 전공을 마친 취업준비생들에게 자기소개서 쓰기는 그저 막막하고 넘어야만 하는 산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야 할지도 막막한데, 게다가 요즘은 "특별질문"까지 준비되어 있어 어떻게 생각하면 공부하고 스펙 쌓느라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해 되짚어보려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 서정현 씨는 오히려 역으로 자기소개서야말로 조금 아쉽고 부족한 스펙을 훌륭히 커버해주고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합니다. 


"최근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객관적인 사실이 담긴 이력서에서는 보일 수 없었던 자신을 어필할 절호의 지면인 셈이다. 자기를 포장할 전략의 기회지만 이것을 살릴 수도 있고, 그저 하나의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 참패를 당할 수도 있다." (207 페이지)





다른 사람들이 꺼려하고 대충 넘기려 하는 자기소개서를 훌륭하게 구성하여 취업의 문에 조금 더 바짝 다가서는 것은 취업생 대부분의 희망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안되는지를 쉽게 설명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일까요? 처음 이 책을 받아든 순간 들었던 생각은 "세상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이렇게나 많이 알아야 한다니!" 였습니다. 육중(?)해보이는 책 외관에 조금은 기선제압이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월간 까데뜨의 편집장이기도 한 저자 서정현씨는 누구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삶의 장을 시작하려는 그들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지식과 경험이 결여되어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사회 초년생인만큼 포부도 대단하고 열정도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지 알지 못하고선 번번히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마치 어떤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지도 못하면서 그 나라에서 살려고 몸부림치는 것 같은 안타까운 현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 그의 마음은 책 전반에 걸쳐 때로는 날카롭게 또는 따뜻하게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있지만 저자가 진심으로 자신의 모든 노하우와 지식을 어떻게 해서든지 가르쳐주어 적어도 자기를 프레젠테이션에 하는데 있어 꿈과 희망에 대한 좌절을 겪지 않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책의 표지에서도 소개하고 있듯이 본문에선 255가지의 실전 예문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고 말로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좋은 예와 나쁜 예, 그리고 나쁜 예를 어떻게 좋게 바꿀 수 있는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주의 깊게 읽는다면 충분히 그 의도와 테크닉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글쓰기의 전문가인 저자인지라 저자 자신이 쓰는 글 역시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저자의 문체를 잘 익히면서 제시하는 방향과 방법에 따라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다보면 자기소개서는 물론, 자신이 이 회사에 입사해서 앞으로 어떤 길을 가고 싶은지 역시 투명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이다


천편일률적이고 평범한 자기소개서야말로 최악의 자기소개서라고 저자는 따끔하게 지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에 몇 십 혹은 몇 백 개의 자기소개서를 읽는 인사담당자의 입장이 되어보면 처음 몇 문장에서 참신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끝까지 읽을 이유조차 느끼지 못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주셨겠지만, 수 많은 취업희망생 중 하나인 나를 인사담당자가 특별하게 볼 이유는 스스로가 만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라구!"


지금까지 겪어온 오랜 시간들을 달랑 두 장의 자기소개서에 적어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딱딱하고 밋밋하게 팩트 위주로 적어내는 것도 문제지만 소소한 것까지 언급하는 신파조도 제대로 된 인상을 남기진 못합니다. 저자는 근본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본인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제대로 평가하고 꿰뚫어보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으로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나 자신의 가치로써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죠.


"진실성은 팩트에서 나온다. 구체적일수록 팩트라고 믿기 쉬워진다. 경험하지 않으면 구체성을 말할 수 없다는 함정 때문이다." (41 페이지)




그러나 놀랍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수 많은 자기소개서들이 형이상학적인 애매모호한 표현들로 가득하며, 나 자신을 PR 하기는 커녕 오히려 어줍잖은 인상만 선사하는 이른바 "안티-자기소개서"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자기소개"에 관한 테크닉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신을 효과적으로 소개하고, 자신의 강점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즉, 회사나 기업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인지 확신있게 설명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목적이고, 이것은 우연이나 스펙 혹은 마구잡이가 아닌 연구와 연습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분석하고 자신의 앞길을 컨설팅 할 수 있는 능력이 결국은 사회에서의 성공으로 이루어질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향한 사회의 첫걸음을 위하여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취업은 그야말로 꿈이고 소망입니다. 더군다나 원하는 기업의 원하는 자리에 취직하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일까요!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과 계속되는 불합격 통지는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내가 어떤 길을 가고싶은가를 아는 것이고, 둘째, 그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구잡이로 시도하고 여기저기 들쑤시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소신있는 취업준비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포부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입증할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것이야말로, 꿈으로 다가설 수 있는 큰 걸음이 아닐까요?





이미 대학을 졸업한 고학력자들이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학자금 대출이라는 빚을 떠안고 있다는 안타까운 현실 가운데서 취업에 대한 간절한 소망은 더욱 커져만 갑니다. 자신의 이상에 대한 실현이 아니라 생존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취업.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없이 양으로만 승부하려 하다간 더욱 큰 실망을 안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어떻게 잘 되어 취직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직장에서 얼만큼 오랫동안 버티고 일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는데 있어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량은 스펙과는 다르다. 스펙은 한두 줄의 검증이지만 역량은 스펙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잠재능력이다. 모든 기업은 역량 있는 사원을 원한다. 스펙이 좋다고 역량이 좋을 수는 없다. 별개의 문제이다. 자기소개서는 이력서에 쓸 수 없는 역량을 보여주는 좋은 기회이다." (91 페이지)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꾸는 힘. 그런 자세가 결국 모든 기업들이 바라는 재원의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역량을 알아보는 것은 바로 자기소개서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사람, 뭔가 궁금해지는걸?' 하고 인사담당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면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이 모여 자신의 이상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보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스펙을 녹여 스토리로 보여줘라"를 읽고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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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하야시 야스히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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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책 읽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특히 집에는 수 많은 위인전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멋모르고 보이는대로 책을 읽었기 때문에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린이들을 위한 위인전의 순진하기까지 한 표현법과 일방적인 영웅화는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사실마저도 합리화시켜버리곤 한 것 같습니다. 파란만장했던 위인들의 삶을 단 몇 페이지로 줄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당황스러운 이분법과 극단적인 평가를 생각해볼 때, 과연 어린이들이 이 책들을 읽는 것이 어떤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왜 어린이 위인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가 하면, 오늘 소개할 책을 읽기까지는 단 한번도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논점이 조금은 억울해서(?) 입니다. 역사 속 대단한 인물들이 이루어 낸 업적에 대해서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생각하기 보다는 너무 화려한 미사어구 속 "신격화"된 위인들의 특권처럼 느껴졌었으니까요. 커다란 알을 깨고 나온 박혁거세의 알몸에서 어른들도 놀랄 만큼의 광채가 났다면, 그가 신라의 시조가 된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테니까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현대인에게 있어서 "프레젠테이션"이란 더이상 다른 사람 이야기가 아닙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가정에서까지 사실상 우리의 "프레젠테이션"은 멈추지 않고 있으니까요. 더군다나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이 과거에는 연설가나 정치인 혹은 유능한 사업가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는 필수적인 개인의 역량으로서 요구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사람은 워낙에 숫기가 없어서 말을 잘 못해"라고 웃어넘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것을 단점으로 평가하게 된 것이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생활 속에서 크고 작은 프레젠테이션을 겪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성공시키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판가름나기도 합니다.


아까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역사를 뒤바꾼 위인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이 남달랐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 많은 관중 앞에서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선사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역사에 길이 남을만큼 최악의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오명을 남긴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은 무언가를 바꾸었고, 그것은 단순한 마법의 주문이나 우연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되고 연구되어 온 것이라는 것을 오늘 소개할 책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요리사는 물로 요리한다 (아무리 훌륭한 요리사라 할지라도 같은 기본재료를 사용한다는 유럽 속담)" 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몸에서 광채가 나고 어렸을 때부터 지나치게 총명했기 때문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수 많은 시행착오와 눈물겨운 노력을 거쳐 세상을 움직인 위인들. 그리고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의 세계로 함께 떠나볼까요.




하야시 야스히코 "역사를 움직인 프레젠테이션"



불가능을 가능케 한 사람들의 이야기


일본 광고계에서 인정받는 광고기획자 하야시 야스히코 씨야말로 프레젠테이션의 중요성과 위력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광고계야말로 "이현령 비현령"이 통하는 극적인 분야일테니까요. 도대체 이태리 사람이었던 콜럼버스가 외국인으로써 (그것도 제대로 기반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스페인 여왕을 설득하여 자신에게 어마어마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진 저자는 콜럼버스를 시작으로 역사적으로 성공적이며 이례적이었던 프레젠테이션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찾아 떠났다는 것도, 그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것도 (그 자신은 죽을 때까지 그 땅이 인도라고 믿었습니다만)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가 어떻게 스페인 여왕 앞에서 자신의 계획을 소개하고 그녀를 설득할 수 있었는지의 과정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광고기획사의 입장에서는 광고주의 취향에 맞추어 계약을 따내는 일도 어려운데, 어떻게 한 나라의 여왕을 상대로 이런 무지막지한 조건으로 승리했는지 그 비결이 정말 궁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콜럼버스는 어떻게 생각하면 "얼토당토 않은" 자신의 계획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것 외에도 엄청난 보수를 요구했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쯤되면 그가 어떻게 여왕을 만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자문위원회의 마음까지 돌려 결국 항해를 이룰 수 있었는지 정말 궁금해질 수 밖에 없죠.


"기획력이란 개인의 꿈과 야심을 상대, 즉 클라이언트와 공유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상대방에게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 공감하게 하고 이해시킬 수 있어야 비로서 '팔리는 기획'이 된다." (31 페이지)





이런 프레젠테이션의 이치를 깨달은 사람은 비단 콜럼버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총 네 명의 위인과 그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소개하면서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의 필수조건은 무엇인가?" 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 몇십, 몇백, 몇천만원이 걸린 광고를 따내는 문제가 아니라 러시아 대륙을 횡단하고, 전국을 통일하며, 사라졌던 올림픽의 부활을 기도하는 엄청난 스케일의 목적을 이룬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들을 효과적으로 요약합니다.


"프레젠테이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3요소는 '호흡'과 '눈높이' 그리고 '타이밍'이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청중과 눈높이가 맞지 않고 호흡이 일지하지 않으면, 그리고 더 나아가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프레젠테이션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108 페이지)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프레젠테이션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꿰뚫어보고 있던 사람들이었기에 거사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저자는 중요합니다. 프레젠테이션에 실패하고 그 실패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며 또 다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해나가는 과정을 마치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 전개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마치 역사 속으로 들어가 함께 일의 진행을 지켜보는 느낌마저 들곤 합니다.

그들의 성공 뿐만 아니라 실패와 시행착오를 함께 겪어나가면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길 권장합니다. 나라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그리고 어떤 카드가 내게 남아있을까? 

결국 이런 질문들을 풀어나가면서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프레젠테이션,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얼마 전 철학적 글쓰기에 대해 서평을 쓰면서 철학적인 사고를 체계적으로 계발한다면 오히려 철학적 글쓰기가 즐겁고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인용했었습니다만,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 이 말은 "피할 수 없으니 차라리 즐겨라"라는 자포자기의 의미가 아니라 "피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을 즐겨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알맞지 않을까요? 아무리 즐기려 해도 막막하기만 한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가슴이 답답했다면,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제시하는 흥미로운 프레젠테이션 준비 방법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돼"라고 푸념하는 사람일 수록 오히려 노력에서만큼은 대단히 게으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만가지 변명을 늘어놓는데는 선수지만,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막막하기만 한 프레젠테이션 준비의 발상전환을 위해 저자는 4명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네 개의 다른 접근법을 시도합니다. 물론 그들의 상황과 시대적 배경이 달라서일테지만, 이 네 가지 방법은 분명 우리 일상에서도 충분히 적용하고 시도해볼만한 것입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주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이익'이다. 자신의 제안을 채용하면 고객인 기업에게 어떤 이익이 약속될까. 그것을 명확히 하는 것이 프레젠테이션이다." (216 페이지)


내가 아닌 상대를 움직이는 것. 상대로 하여금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프레젠테이션의 기본적인 목표를 잊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스스로 반문을 제기하며 자신의 기획을 다듬어간다면 분명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과묵한 승자가 되어라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는 말도 많고 잘난 척도 많이 하지만 결국은 별 영양가 없는 내용만 주욱 늘어놓는 사람들을 비꼬아 이야기하는 것인데, 프레젠테이션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주관을 가진 "과묵한 승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말을 아끼고 적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말 -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는 말 - 을 골라 할 수 있는, 그리고 변명이나 구차한 이유를 들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를 잃게 만들지 않는, 그런 프레젠테이션을 구사할 수 있다면 분명 더 많은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끊이지 않고 안방 채널을 점령하고 있는 사극 드라마를 볼 때마다 "이미 역사적으로 아는 이야기인데 왜 사람들이 저렇게 궁금해 하면서 볼까?" 궁금해지곤 했습니다만, 아마 그것은 왕건이 고려를 세웠다는 역사적 사실이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고려를 세울 수 있었는지의 과정이 매력적이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카리스마와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하였던, 성공적인 프레젠테이션이 바탕이 되었고 말입니다.


조금은 엉뚱하고 특이한 발상에서 시작한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세상은 "남보다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혁신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가고 있지 않나 다시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리고 후세 사람인 우리가 역사 속 그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행운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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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
나이절 워버턴 지음, 박수철 옮김 / 지와사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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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서평을 쓰면서도 몇 번 언급했었지만, "철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지는 정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철학이라는 학문은 그저 뭔가 생각이 많은 학자들이 탁상공론을 벌이며 대단한 시간낭비와 말장난을 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박사논문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의 발상과 정의 그리고 평가에 있어서 철학은 필수불가결의 존재임을 깨닫고 그 가치를 비로소 알게 된 후, 철학은 저에게 있어 아주 핫(hot)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조금 더 잘 알고 싶고 깨닫고 싶은 학문이 되었죠.





하지만 철학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다름아닌 입문의 어려움입니다. 접근하기도 어렵고, 뭔가 방대하고 거대해보이는 학문의 특성상 마음을 굳게 먹지 않고선 왠만해선 시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철학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친절한 입문서들이 다양하게 등장했습니다만, 전공생도 아니고 그저 입문서를 읽는 것만으로 철학의 세계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어려운 일 같습니다. 또한 워낙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는 탓에 처음엔 어지간히 머리가 아프기도 하고요.


오늘 소개할 책은 바로 이 "철학 공부"에 관한 책입니다. 어렵고 복잡하기만 할 것 같은 "철학 공부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은 놀라우리만치 얇고 간결합니다. 게다가 안을 들여다보아도 전문용어나 화성어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큼지막한 글씨체가 눈에 쏙쏙 들어온다니! 현재 영국 개방 대학교 (Open University) 의 철학 교수로 재직 중인 나이젤 워버턴 교수가 소개하는 "철학 공부법", 벌써부터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철학은 결코, never, 복잡하지 않다


저의 첫 철학 입문책은 일단 500쪽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는 책이었는데, 각 장마다 수 많은 철학가들과 그들의 사상 그리고 그것에 대한 비판과 보충, 발전의 내용을 컴팩트하게 담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간단히 훑고 지나가는데도 500쪽이 넘어간다니 오히려 읽으면서 머리가 더 복잡해지는 느낌이더군요. 각 철학자의 사상을 단 몇장 안에 요약하는 것부터가 무리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뭔가 이해가 된다기보다는 "확실히 모르겠군!" 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게 도와준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학문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어야 하는 것일까? 나이젤 워버턴 교수는 철학이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스스로가 철학자가 되는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철학을 읽을 때, 들을 때, 논할 때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철학자로서 읽어야 하고, 철학자로서 들어야 한다. 철학을 논한다는 건 단순히 철학에 관한 토론이 아니라 철학적 토론을 뜻한다. (...) 단순히 타인의 생각을 배우는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철학자로서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는 문제인 것이다." (11 페이지)


바이올린 연주가가 역대 거장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만으로 바이올린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것처럼, 철학 역시 나 자신이 철학가로서 사고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것은 철학공부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바탕이라고 합니다. 역사를 배우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러한 사상의 논쟁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철학은 역사적으로 많은 고뇌와 생각을 거쳐 사상을 정립해온 이들과 맥락을 함께 하여 나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학문인 듯 합니다. 아무리 많은 철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사상과 스스로의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저 무의미한 탁상공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철학은 복잡하지 않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참 진리를 찾기 위하여 스스로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이기에 오히려 흥미진진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에서는 나 자신이 철학가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스스로를 정비해나가야 할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철학은 배우는 학문이 아니다


제목을 번역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실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PHILOSOPHY: The Essential Study Guide"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철학 공부법" 으로 번역되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통상적인 공부법을 기대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가는 실망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런 오해 가운데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공부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소중한 지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의 정체된 (진부한) 사상가가 되기는 쉽다. 그런 사상가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진정으로 사고하기를 외면한 채 타인의 말과 글을 단지 암기하고 앵부새처럼 반복하는 소극적 방식에 안주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결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15 페이지)


어쩌면 바로 이러한 면이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철학을 더욱 더 어려운 존재로 부각시키지 않나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주는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비판적인 검토 없이 시험을 위해 그대로 외워야 하는 교육 가운데서 어쩌면 스스로 생각하는 행동은 점차 잊혀져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나 철학은 누군가에게 주입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책 역시 전혀 두꺼울 필요가 없었던 것이고요. 단지 철학을 시작하는 데 있어 귀중한 조언들을 담은 이 책은 철학 공부에 있어서 어떠한 확실한 방향이나 여정을 제시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하지만 철학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에세이 등의 작문을 해야 하는 학생들이라면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에서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팁을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의견에 대한 논증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하는 철학 에세이의 경우, 저자는 오랜 경험을 통해 학생과 채점자의 입장 모두를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무엇보다도 철학 에세이를 쓰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지식과 마음가짐 그리고 시험을 준비하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들은 철학 에세이나 논술 등에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학사 논문이나 레포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철학적인 고찰과 계획은 맡겨진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필수불가결의 존재일 것입니다. 결국 철학이 하나의 학문에 그치지 않고 모든 학문 위의 궁극적인 포지션에 있는 데에는 분명 이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죠. 스스로 생각하는 법, 사고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아가 자신의 가설을 성공적으로 입증하고 논증에 성공하는 것은 철학 뿐 아니라 모든 학문에 있어 요구되는 이상이니까요. 



당신에게 지금 철학이 필요한 이유





"내가 볼 때 지금까지 한걸음 물러나본 적이 없는 사람들, 즉 자기 삶을 점검해본 적 없는 사람들은 깊이가 없을 뿐 아니라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 20세기의 소중한 교훈들 중 하나는, 인간은 아무리 '문명화'되었어도 도덕적 순응주의자라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제시하는 도덕적 주문을 무비판적으로 따르곤 한다. 나치 독일에서 르완다 사태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지배적 흐름을 맹목적으로 따라만 갔다. - 스티븐 로, [철학 학교] 중" (57 페이지)


제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버트런드 러셀의 인용구가 이 책의 머리말에서도 등장합니다.


생각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실제로 죽는다. 

Many people would sooner die than think; In fact, they do so.


철학은 어쩌면 실제 삶과는 전혀 관련없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릅니다. 니체가 "신이 죽었다"고 이야기하든지 카뮈가 "가장 심각한 철학적 문제는 자살이다"고 주장하든지 프로이트가 내 안에 나 조차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괴물이 살고 있다고 경고하든지 결국 지금 당면한 인생과는 별 상관이 없어보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철학의 궁극적 가치는 그러한 "역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그러한 역사를 되짚어보고 판단하며 자신의 생각과 사상으로 녹여나갈 수 있는 것에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위의 스티븐 로 인용구에서 꼬집었듯이, 많은 역사적 비극들은 군중의 우매함으로부터 비롯되었으니까요.
철학이라는 학문을 학문으로서 배우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철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고 얇은 한 권의 책으로 철학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성과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의 가치를 깨달은 사람들의 특권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세상으로부터 "괴짜" 혹은 "미치광이"로 불리우던 사람들이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놓았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학교에서 제공하는 의무교육과는 달리 철학은 (철학을 전공하는 소수를 제외하곤) 스스로 배우고자 노력하고 깨닫고자 해야 하는 것이기에 오히려 그 가는 길이 더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서평을 쓰기 앞서 이 책을 두 번 완독했지만 앞으로도 몇 번 더 완독할 생각입니다. 컴팩트하게 쓰여져 몇 번 읽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가 왜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적은 책이기 때문입니다. "철학 교수님이 알려주는 공부법"은 이런 면에서 철학을 공부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논리를 키우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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