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 - 부엌, 거실, 욕실, 수납, 가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 거장 11인의 지혜를 빌리다 해부도감 시리즈
마쓰시타 기와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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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시간이 다 지나가나 하루 하루 손꼽아 기다리던 이사가 어느새 다음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너무 이사를 가고 싶어 꿈까지 꿀 정도였지만, 가뜩이나 봄이 시작되면서 많아진 일에 정신없는 스케쥴로 하루하루가 빛의 속도로 지나가다 보니 이러다가는 이사준비를 제대로 마치지 못하진 않을까 새로운 걱정을 시작해버렸네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가면서 이것저것 준비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이사 하는 그 날까지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을 듯합니다. 


이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난 뒤 가장 관심이 가게 된 부분은 다름아닌 인테리어였습니다. 아무리 예쁜 집으로 이사를 해도 인테리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예쁜 집을 정글(?)로 만드는 것은 시간 문제! 그리고 이런 저런 집을 보러 다니다 보니, 예쁘게 인테리어를 한 집들은 거의 모델하우스 뿐이더군요 (라고 쓰고 있는 제 집도... 재주가 없는지라 예쁘게 꾸미진 못했답니다).

꼭 돈을 들인다고 해서 집이 예뻐지는 것도 아니고, 센스와 인테리어에 대한 이해력만 갖추고 있다면 누구든지 저예산으로 인테리어를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인테리어라고 해서 거창하게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소소한 아이디어와 생각의 역발상을 통해 꿈꾸던 러브하우스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만큼, 인테리어에 관한 책을 먼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첫 만남이 바로 오늘 소개할 책인데요, 유명한 건축가이자 교육자 마쓰시타 기와 씨의 "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을 만나보시죠!



열한 명의 여성 디자이너,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 


하버드 대학원 디자인 스쿨 건축학부를 졸업한 엘리트 마쓰시타 기와 씨의 "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다름아닌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열한 명의 여성 디자이너들입니다. 보통 건축가 하면 핀란드의 알바 알토, 바우하우스로 유명한 발터 그로피우스 등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해부도감"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건 이 책이 소개하고 있는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 들은 모두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들이라는 것이죠.


이렇게 이야기하면 "페미니스트적인 발언이다!"라는 비판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사적으로 상당히 많은 직업 분야 (특히 예술) 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극히 제한되고 억눌려져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음악에 있어서도 그랬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낭만파의 거장 로버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엄청난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로버트는 선천적 피아니스트였던 아내 클라라를 사랑하면서도 대단히 견제했는데, 그녀가 설상가상(?)으로 작곡마저 시작하자 그녀의 작품을 없애버리거나 발표하지 못하게 막는 등 심하게 반대하였습니다. 21세기 들어와 더욱 활성화된 젠더 스터디 (gender study) 를 통해 여성 작곡자들의 숨겨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점점 늘어났는데요, 이들 대부분이 남성들과는 달리 제대로 교육을 받거나 자신의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만나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건축에서는 이야기가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늦은 19세기 혹은 20세기에 살았던 여성들이라 예전만큼 활동에 제한을 받지 않았던 것도 있었겠고요. 이들은 세계적 거장으로 불리우는 건축가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그들에게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주면서 자신들의 작품세계를 확장시켜 갔습니다. 때로는 공적으로 때로는 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였던 그들은 서로에게 영감을 제공하였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추진시켜 나갔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들의 대표작뿐만 아니라 삶까지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요, 사랑하면서도 증오하는 애증의 관계에서 잉태된 작품들을 다시한번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건축 이야기 


건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저입니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건축가" 혹은 "건축학"이라는 괴리감은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친절하고 맛깔나는 설명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따라가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아, 이런 생각을 했기에 이런 작품을 만들었구나'하고 이해하다 보면 불편하다고 푸념만 했지 그것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역시 전문가는 달라!"라는 깨달음(?)과 감탄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나 역시도 인테리어에 있어 어떤 불편함과 선에 대한 갈망을 느낄 때마다 이들처럼 창의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도전을 받았네요.  




보통은 각 건축가/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의 집에도 곧장 적용할 수 있을만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복잡하기만 했던 거실을 어떻게 바꾸면 탁 트인 뷰(view)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부엌의 동선을 어떻게 개선해야 자리도 넓어지고 일하기도 편해질지. 건축가들이 주거 인테리어를 생각할 때의 순서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공간 역시 어디가 가장 문제인지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의 이름이나 그의 주요 작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더라도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만났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도 연신 "아, 이것이 이 사람 작품이었고, 이러한 배경으로 탄생하였구나" 외치면서 즐겁게 책을 읽었답니다. 그렇게 다시한번 작품을 감상하면서 생각해보니 스스로도 어떻게 그것을 사용해야 하고 대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기술적인 면은 따라가기 어렵겠지만,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디어야말로 우리가 생활에 접목시킬 수 있는 주옥같은 지식이 아닐까요? 물론 경제적인 면이나 시간적 여유를 생각하면 당장 집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는 없겠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진행해나가는 즐거움도 정말 클테니까요. 



주거 인테리어, 정말로 "하기 나름"!



이번에 집을 구하면서 여러 사람에게 "신축 아파트를 알아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답니다. 유럽에서 생활하던 저에게 아파트란 개념은 별로 매력적인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니었는데요, "아파트가 좋고 빌라나 오피스텔은 사지 마라"는 일방적인 조언에 가끔은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사람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고 추구하는 것이 다를텐데도 너무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개념이 획일화되어있다는 느낌이었어요.

한참을 (반강제적인) 조언을 듣고 있다가 문득 물어보았습니다. "왜 꼭 아파트를 고집해야 하는데요?" 보통은 이렇게 물으면 '도대체 너무 당연한 걸 왜 묻지?'라는 멍한 표정이었는데요, 구체적인 이유를 굳이 듣겠다고 고집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요즘 아파트들이 잘 나와. 그래서 생활하기가 편해."

"애들도 생각해야지, 아파트에서 키워야 해."

"제대로 살려면 아파트에서 살아야지." 


물론 아파트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런 대답들은 별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첫번째 답변 "아파트들이 잘 나오니 살기가 편하다"에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아파트가 잘 나온다는 말은 무엇보다도 방의 배치라던가 가구를 놓을 위치가 최적화되어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요즘 새로 지은 집들을 돌아다녀보면 예전과는 달리 덩치가 커서 골칫덩이였던 냉장고나 김치냉장고 등을 효과적으로 수납할 수 있는 빌트인 가구들이 마련되어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연 예쁜 집으로 꾸밀 수 있는 것일까요? 아마도 대답은 NO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예쁘게 공간을 마련해 놨고 가구를 배치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하더라도 인테리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어수선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조금만 돌아다녀보면 그런 집들을 상당히 자주 만날 수 있답니다...라고 말하면서 저도 대단히 찔리네요! ㅎㅎ).


어떻게 가구를 놓아야 시선을 가로막지 않고 넓은 느낌을 주며 어떤 배색이 가장 효과적일지 아는 것은 우리같은 민간인(?)들에게는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분야의 전문가들처럼 생각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을 차근차근 읽다 보면 일단 "무엇이 가장 거슬리는지" 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가 다음 스텝이겠죠.

지금 내가 거주하고 있는 공간에서 어떤 점이 가장 문제인지 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거기서부터 인테리어가 개선되고 시작되는 것일테니까요. 집을 꾸미거나 새롭게 단장할 때 이 점을 중심으로 가구배치를 바꾸고 재정렬하다보면 한번에는 아니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최적화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봅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름답고 예쁜 집에서 살기 원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는 "내 집, 내 공간"에 대한 갈망이 다른 나라보다도 더 크고 간절한 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오스트리아에서는 상상도 못할 빚을 져가면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싶어 하니까요.


하지만 인테리어라는 것은 돈 하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으리으리한 집을 사고 최고급 가구로 집을 꾸미고 모든 것을 책임져줄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고용할만한 경제적 여건이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조금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요 ㅎㅎ

하지만 크게 돈을 들이지 않고도 내 집을 나에게 최적화된 러브하우스로 만들어 가는 것. 조금의 지식과 노력 그리고 관심만 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가구만 해도 무작정 좋은 브랜드의 비싼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공간에 가장 잘 맞는 가구를 구입하거나, 그것이 힘들 경우 주문제작을 하더라도 알맞은 비용으로 원하는 것을 주문할 수 있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느꼈고요.


마쓰시타 기와 씨의 "주거 인테리어 해부도감"은 저처럼 인테리어 혹은 건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관심을 가지고 지식을 키워나가고 싶은 분들에게 멋진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 또한 건축에 대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는 분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열한 명의 여성 건축가 혹은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아무래도 저작권의 문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만) 소개된 작품들을 실사진이 아닌 일러스트로만 만나다 보니 공간감각(?)이 부족한 저로써는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실제 사진을 참고로 넣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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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모든 것 - 글쓰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프레드 화이트 지음, 정윤미 옮김 / 북씽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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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오해의 근본은 말이다"라는 다소 극단적인 말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말이 없다면 오해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는데, 듣고난 뒤 몇 분 만에 확실히 맹점이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때 받았던 강렬한 느낌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았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나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하는 말이 오히려 온갖 오해의 근본이 되는 경우를 빈번히 겪곤 합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와전되어 스스로의 말에 스스로가 공격당하기도 하고, "아 다르고 어 다른" 탓에 불필요하게 궁지에 몰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말"은 우리가 매일 매순간 사용하고 있다 할지라도 정작 제대로 쓰는 법은 잘 모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뱉는다고 다 말이 아니고, 써내려간다고 다 글이 아닙니다. 특히 요즘처럼 누구나 쉽게 "대중"에게 말할 수 있는 시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말할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다"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블로그나 SNS만 있다면 메가폰을 잡고 이야기하듯 불특정다수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진짜 소통일까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강사가 될 수 있는 요즘, 오히려 "제대로 된 글"을 찾기 어렵게 된 것 같습니다. 꼭 맞춤법이 맞다던가 육하원칙에 따라 논리에 부합하는 문장을 쓰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미가 있고, 그 의미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글.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며 분명한 메시지와 내용을 가지고 있는 글. 썼기 때문에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 읽혀지기 위해 쓰여진 글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물만 부어 뚜껑을 덮으면 3분 후 완성되는 컵라면같은 글이 쏟아져나오는 지금, 다시한번 진정한 "글쓰기"의 위대한 힘을 알려주고자 하는 책이 있습니다. 마치 마법처럼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는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 이 책은, 글쓰기의 근본적인 본분을 지키면서도 시대상에 맞추어 진화시킴으로써 목표를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오늘의 책 - "프로페셔널 라이팅 코치"인 송숙희 씨의 "글쓰기의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정보콘텐츠, 그것이 곧 힘이다


너무나도 많은 것이 너무나도 빨리 변화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어 좌절하는 모습을 우리는 주위에서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직업 혹은 투자에 관한 것인데, 예전에 각광받던 직업군이 불안정한 미래에 떨고 있는가 하면, 사기만 하면 시쳇말로 "대박난다"던 부동산 투기의 꿈 역시 너무도 달라졌습니다. 시대가 변한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옛날 방식으로 계속 살아간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큰 손해를 보게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바로 지금 "힘"이 되고 투자가치가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이 책의 저자 송숙희씨는 바로 정보콘텐츠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보가 돈이 된다는 것은 예전부터 익히 알려진 일이지만 정보콘텐츠는 단순한 정보와는 다릅니다. 인터넷을 통해 이미 누구나 어떤 정보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금, 새로운 정보가 아닌, 엔드 유저에게 직접적으로 제공하게 되는 "정보콘텐츠"가 새로운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직업군으로 각광받는 기자나 에디터, 광고 및 상품이나 서비스 기획자들은 정보를 조직화하는 데 달인이다. 그들은 알고 있다. 더이상 새로운 것은 없으며,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정보는 세상에 이미 다 나와있음을. 다만 남은 것이라고는 정보들 가운데 의미 있는 것을 선별하여 일정한 맥락을 부여하고 포장하여 전혀 새로운 것인 양 세상에 내놓는 것뿐임을 잘 안다." (92 페이지)



즉, 굳이 새로운 정보를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정보들을 독자들의 필요에 맞게 재포장하고 재구성하여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정보콘텐츠인 것입니다. 이미 사람들은 너무나도 거대한 정보의 소용돌이 속에 지쳐있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있어 저조한 관심을 보입니다. 우리가 상대해야 할 "독자층"은 왠만한 일로는 미동도 하지 않는 강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그들의 마음을 열고 더 나아가 기꺼이 나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위해 지불하게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송숙희 씨는 이것이 바로 훌륭한 정보콘텐츠가 갖추어야 할 필수사항이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제대로 잘 인식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다. 문제를 잘 인식한다함은 정확한 문제를 발견한다는 것이고, 정확하게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면 문제해결은 다 된 것이나 다름없다. 요는 그 다음과정이다." (76 페이지)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가 듣고 싶어하는,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 훌륭한 정보콘텐츠는 확실한 문제인식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정보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무작정 손님 끌어다놓기" 식의 프로모션은 옛날 옛적 통했을지 모르지만, 이미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자동으로 제공받고 있는 오늘날의 소비자군에게는 턱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글쓰기, 그것이 권력이며 스펙이 되는 이유


그렇다면 정보콘텐츠와 글쓰기는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글쓰기에 별 관심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면 어째서 왜 글을 잘 써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뭔가 쓸데없는 시간낭비인 것도 같고, 차라리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사회에서 원하는 "스펙"을 쌓아 자기계발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쓸줄 알았으면 되었지 뭐하러 거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냐고 되묻기도 할 것입니다.

송숙희 씨가 소개하는 "프로페셔널라이팅"의 개념은 좀 생소합니다. 프로페셔널과 라이팅이 만나 대강의 의미는 무엇인지 추측할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어떤 것을 "프로페셔널라이팅"이라 부르는지를 이해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개념 정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프로페셔널라이팅은 프로페셔널하게 글을 쓰는 것이다. 용도에 맞게 목적에 맞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쓰는 글이면 프로페셔널라이팅이다." (26 페이지)


언뜻 보기에는 상당히 진부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바로 여기서 "프로페셔널라이팅"이 스펙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용도에 맞게, 목적에 맞게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쓰는 글. 즉, 내가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글을 쓰는 것. 그것이 바로 프로페셔널라이팅인 것입니다.

우리가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던 글쓰기는 사실 우리 삶 깊숙히 침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매일 글을 써야 하고, 어떻게 글을 쓰냐에 따라서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쓰는 보고서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보내는 메일 또한 그렇습니다. 하나 못해 인터넷 카페에 올리는 게시물 하나도 그 쓰인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서평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대답없는 외침으로 끝이날지가 결정될 것입니다.



글을 쓸 기회는 많고, "칼보다 강하다는 붓"의 위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유난히 잘 읽히고 읽고 싶은 글이 있는가 하면 얼마 되지도 않지만 읽히지 않는 글도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글을 쓰는 실력에 따라 그것이 읽히고 읽히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제공하는 콘텐츠가 다른 사람의 공감을 사고 그 사람에게서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정보콘텐츠의 힘이며, 새롭게 떠오르는 보이지 않는 "스펙"인 것입니다.

 

손해보지 않는 확실한 투자 - 글쓰기에 도전하라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만큼이나 개인이 엄청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는 없었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메가폰을 들고 시청으로 나서야 했다면 (그리고 어마어마한 노력과 돈을 투자하여 미디어를 고용해야 했다면), 요즘은 거실에 편안히 앉아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으로 몇 만명, 몇십 만명의 팔로워들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비용을 지불하거나 큰 공을 들이지 않고도 나만의 웹 공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블로그를 통해 독자적인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공간을 확보하려면 일단 도메인과 웹스페이스를 구입하고 비싼 디자인팀을 고용해 페이지를 구성해야 했던 예전과는 너무도 달라진 모습입니다.



포털 사이트에 가입을 하게 되면 자동으로 나만의 블로그를 만들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요즘은 한 사람이 블로그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조금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몇 개의 블로그를 무료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블로그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요? 행여 매일 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리고 피드백을 체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블로그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의 전부일까요?


"한 편의 글을 쓴다함은 분명한 어떤 메시지를 드러내는 일이다. 그 메시지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공유하는 일이다. 의미를 공유하도록 감정적으로 논리적으로 공감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 마침내 필자와 저자가 공명하게 된다. 그러므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로 진중하게 연필에 침 묻혀가며 쓰고 또 쓰고, 또 쓰고 쓰고 해야 하는 일이다." (174 페이지)



수많은 사람들의 글쓰기 멘토답게 송숙희 씨는 규칙적으로 글을 쓰고 발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글을 "제대로"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 책 전반에 걸쳐 누구나 손쉽게 시도할 수 있는 글쓰기 연습 비법도 공개합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써서 다 글이 아니고 뱉어서 다 말이 아니듯, 블로그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일단 글쓰기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는 유용한 정보콘텐츠의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이겠지만 그것을 완성하는 둘째는 그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글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 다시금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나는 글쓰는데 영 재주가 없어"라고 변명하고 있었다면 이 책을 읽은 후 다시한번 자신에게 물어보길 바랍니다. 글쓰기는 재능이나 특출난 재주가 아니라 연습하고, 또 연습한 후에야 얻어지는 것임을, 끊임없는 훈련 끝에 얻어지는 결과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주 사적인 공간에서조차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머릿 속의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그만큼 공감하는 사람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소통의 벽에 막혀 시간을 버리는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따라서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글쓰기의 힘을 깨닫고 오늘부터 글쓰기 연습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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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꿈을 이루는 법
이종범 지음 / 토야네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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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2.0의 시대가 열리면서 인터넷을 열람할 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활짝 열렸습니다. 우리나라는 그 중 IT 강국답게 초기 웹 2.0 시기부터 높은 관심과 참여율을 보였는데, 확실히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카페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그 열기는 가히 폭풍처럼 번져나갔던 것 같습니다.

반면 비전문가로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블로그라는 신개념 기술이 도입되었을 때는 다른 나라에 비해 관심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없었던 외국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이미 포털 사이트의 카페 혹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같은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굳이 자신만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또한 지인 혹은 "인터넷 이웃"이라는 인맥들로 형성된 네트워크가 중요시되었던 국내 인터넷의 추세 역시 홀로 외롭게(?) 시작해야 하는 블로그와는 잘 맞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블로그의 힘"은 얼마 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을 확신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국내 1세대 파워블로거들의 탄생과 함께 블로그라는 매체 안에 숨겨진 엄청난 가능성이 조금씩 관심을 얻게 되었고, 이제 왠만해서는 (설사 그것이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기본형 블로그라 할지라도)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블로그를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것 저것 알 것이 많았던 예전과는 달리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보암직한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블로그의 수가 급증하면서 블로그의 문화도 변화하였습니다. 구독자의 유입 경로도, 구독자의 수를 늘리는 방법도, 자신의 글을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매개체도 다양해졌는데요, 원하는 것을 인터넷을 찾는 이 시대에 블로그는 자신만의 지식 창고일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수가 늘어남에 따라 예전보다 치열한 경쟁 가운데 살아남아야 하지만, 그만큼 파급력이 커진 것 또한 사실입니다.

"누구나 블로그를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블로그를 할 순 없다" - 구구절절 늘어놓는 설명보다 가슴에 와 닿는 이 한 문장으로 야심차게 "블로그로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젊은 파워블로거가 있었으니, 우연히 접한 블로그를 계기로 창업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나이또래의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소셜 마케팅 다솔린의 대표, 이종범 씨입니다. 어떻게 그는 자신있게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블로그"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열쇠라고 말하고 있을까요? 제목부터 내용을 궁금하게 만드는 "블로그로 꿈을 이루는 법"을 소개합니다.

 

 

 


파워블로거 - 그들은 누구인가

 

이제는 더이상 생소한 단어가 아닙니다. 이미 "파워블로그" 혹은 "파워블로거"라는 말은 인터넷 상에서 널리 퍼진 개념이고, 그것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대충 "블로그를 운영하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정도는 이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어떤 블로그를 방문하였을 때 굳이 카운터의 네자리 혹은 다섯자리의 "오늘의 방문자 수"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오른쪽 메뉴에 자랑스럽게 전시되어 있는 "파워블로그" 금뱃지를 보면 그 블로그가 적어도 포털사이트에서 인정할 정도로 파급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진 파워블로거들의 "혜택"도 참 다양합니다. 맛집이라고 소문난 레스토랑에서 가장 좋은 메뉴를 시식하고 글을 써달라고 요청이 오는가 하면 비슷한 성격의 회사에서 서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경쟁이 붙기도 합니다. 이른바 "체험" 상품들 중에는 아이폰 케이스 같은 저가의 물품부터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헤드폰이나 가전제품 등도 등장하기 때문에 "파워블로거"라는 타이틀은 사실 어떤 "프리 티켓"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비단 체험 상품 뿐만 아니라 문화생활과 여가생활을 리뷰하는 블로거라면 여행사에서 직접 요청이 오기도 한다니 그야말로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파워블로거의 세계는 이미 알려진 것보다 더욱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 제품을 체험하고 리뷰를 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저자는 젊은 나이에 블로그를 통하여 창업에 성공한 전문 블로거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고 퇴근하는 시간에 그는 열심히 글을 쓰고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정기적인 출근도 퇴근도 없지만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자신이 가장 즐겨하는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부럽다 못해 비현실적으로까지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성공하여 원하는 인생을 사는 것이 그만의 특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블로그로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으니 그의 행보를 부러워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책 전반에 걸쳐서 그는 자신이 어떻게 블로그를 시작하였고, 무엇에 중점을 두었으며 블로그를 어떻게 키워나갈 수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자신감 넘치면서도 솔직담백하게 풀어나가는 그의 이야기는 어떤 꼼수나 벼락치기로 파워블로거가 되는 비법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돌아가더라도 장기적으로 선전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드는 길을 선택하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파워블로거로 살아남는 것. 이것은 파워블로거가 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어쩌다가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지탱해나가고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이슈가 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자신이 파워블로거로써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계속 블로그를 통해 파급력을 가지고 유지해나가는지 자세히 설명하며 차세대 파워블로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수 년 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 쌓아온 그의 노하우는 아무리 빠르게 변화하는 IT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귀중한 팁이 될 것입니다.

 

 

블로그로 정말 당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다른 것도 아니라 블로그를 쓰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들어도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여기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지갑 속에 꿈을 적어서 다니는 것만으로도 꿈이 이루어지고, 꿈을 향해 달려가게 된다면, 만약 매일 꿈을 기록하고 기억한다면 어떻게 될까? 더 빨리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렇다. 바로 그것이 블로그이다." (9페이지, 프롤로그 중)

 

그리고 바로 여기서 "누구나 블로그를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블로그를 할 수 없다"는 말이 등장합니다. 누구든지 블로그를 개설하고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지만 모든 블로그가 같은 길로 갈 수는 없습니다. 포털 사이트나 블로그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블로그의 조건도 같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역시 대부분 비슷하지만, 성실하게 포스팅하는 것만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일 포스팅을 올린다고 해서 그 블로그가 잘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수 많은 블로그 중 경쟁력 있는 컨텐츠를 가진 블로그만 방문자들의 기대를 채워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하고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 방문자들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실하게 자신의 분야를 찾아 계속 포스팅을 이어나가는 것이 블로그를 키우는 정도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쉽사리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이라도 블로그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 "어떠한 틀을 가지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시행착오를 하더라도 손해가 크지 않고, 언제든지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 역시 큰 장점입니다. 100개의 블로그가 있다면 100개의 테마가 있고, 100개의 컨셉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틀을 만들어 모방하게 되면 도태되기 쉽습니다. 컴퓨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누구나 여러가지를 실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꿔버리면 그만입니다. (사실상) 어느 누구도 간섭하지 않고, 눈치 볼 필요도 없으며, 스스로의 공간을 자신이 만들어가는 곳이 바로 블로그입니다. 물론 블로그 운영에 성공하여 주목받는 블로그가 된다면 이야기는 사람들의 관심 집중도에 따라 이런 저런 원치 않았던 참견을 받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 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을 역설하면 그만큼 조명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일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경고합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성실함과 끈기로 블로그를 기어코 성공시키겠다는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블로그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트렌드 파악, 블로그 개설에서부터 가꾸고 키우기까지의 여정에 큰 도움이 될 "블로그 코칭"을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블로그가 그저 어렵고 애매하다고 생각했더라 하더라도, 조근조근 설명해나가는 저자의 글을 읽다 보면 블로그를 자신의 꿈과 어떻게 연계시켜 구성해나갈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할 것입니다.

 

 

 

보기 좋은 레이아웃과 이해를 돕는 이미지, 그리고 독서를 더욱 즐겁게 하는 고급스러운 내지 덕분에 책을 읽고 또 읽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코칭과 멘토링 서적이 그렇듯 책 안에 나열되어 있는 여러가지 팁들을 한번 읽고 넘겨버린다면 그것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은 지극히 낮습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검증된 블로그 운영 팁과 구상, 실제적인 예와 함께 소개된 블로그의 다양한 모습을 재차 숙지하고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들어 나간다면 분명 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지금 당장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하라


예전에는 전문 음악 스튜디오가 드물 뿐더러 상당히 비싸고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전문 음악 스튜디오를 사용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고 앨범을 출시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특권같이 여겨졌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요즘은 우스갯소리로 누군가 노트북을 구매할 때마다 "또 하나의 음악 스튜디오가 탄생하는구나"라고 합니다. 음악을 제작하는 방법에 있어 상당부분을 컴퓨터가 받아들이며 사실상 "누구나 손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인 것 같습니다. 블로그 뿐만 아니라 매일 사용하는 SNS서비스나 포털에서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들은 예전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어마어마한 "무기"들입니다. 제품을 홍보하고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예전에는 언론과 광고사의 특권이었다면, 이제는 일반인 역시 언론 못지 않은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 세대가 온 것이죠.

하지만 누구나 음악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음악으로 성공할 수 없듯이 모두가 이러한 "무기"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거액으로도 얻을 수 없었던 효과를 단 1원도 투자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이 때, 어떤 사람은 그저 취미생활로 끄적이다가 끝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제대로 된 한 획을 그어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극소수의 몇 명이 그들을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불편하게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 블로그 서비스에 접속한 뒤 포스팅을 작성해야 하는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도 손쉽게 블로그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조금의 노하우만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짜투리 시간을 유용하게 투자하여 매일 매일의 포스팅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죠. 하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블로그를 꾸준히 해나가는 것은 귀찮은 일도, 어렵고 힘든 일도 아닙니다.

또한 여기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서비스의 힘을 빌어 더 많은 독자를 유치하거나, 메타블로그 등의 블로그 전문 서비스 역시 익혀나간다면 파워블로거로 가는 길이 한층 수월해질 것입니다. 이 모든 개념이 생소하고 어려운 독자들을 위해 저자는 가입부터 블로그 연결, 그리고 글 발행까지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괄적인 설명에 덧붙여 구체적으로 아이패드 (혹은 안드로이드) 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앱과 그 사용방법을 소개하여, 책을 읽으면서 하나 하나 실천해보면 자신만의 "블로그 인프라"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블로그를 시작한지 이제 1년 반 정도가 되었습니다만 아직도 블로그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하는 저에게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극적인 도전도 되었습니다. 기왕에 시작한 블로그라면 보다 열심히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것이 당연합니다만 그 방법이 참 막연할 뿐더러 딱히 롤모델을 잡기도 어려웠던 제게 구체적인 방향성과 방법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역시 이 책에서 소개한 대로 아침 시간을 활용하여 아이패드로 즐겁게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글을 쓰는 것이 막연히 힘들고 부담스러운 일이라 생각되었지만, 그 과정을 매끄럽게 줄여나가면서 보다 편리하고 가벼운 일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성공담을 자랑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그 노하우를 세부적으로 자세히 설명하여 다른 사람들 역시 이러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도우려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블로그처럼 그 수요가 늘어날 수록 자신의 위치 역시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경쟁 구도를 가지고 있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하는 일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일지 다른 사람들 역시 블로그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일지 모르지만, 저자는 아주 작은 노하우까지 거리낌없이 나누고 있습니다 (아마, 둘 다가 아닐까요).

무언가 삶의 큰 변화를 꿈꾸지만 시도하기조차 버거운 현실 앞에 좌절하고 있었다면 오늘 당장 블로그를 개설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자가 말한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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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20세기 역사
수전 케네디 외 엮음, 이시은 외 옮김, 리처드 오버리 편집자문 / 지식갤러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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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 역사에 참 관심이 많았습니다 (물론 관심이 많은 것과 잘하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었지만). 선사시대부터 쭉 이어오면서 어떻게 오늘날까지 올 수 있었는지 배우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는데, 여러가지 사진들과 자료들을 둘러보면서 그 시대를 가늠해볼 때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 듯 두근두근하기도 했죠.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쉬운 것이 있었는데, 항상 선사시대부터 먼 과거의 이야기는 참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이야기는 후딱(?) 지나가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사를 배울 때도 조선시대와 대한제국의 이야기는 일이 일어난 순서대로 차근차근 배우다가 6.25서부터는 한 시간만에 훌쩍 넘겨버린다는 것이 어렸을 때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답니다. 6.25가 일어난지도 (그 때) 50년이 지났을 때인데, 어째서 그 50년의 이야기는 그렇게 몰아서 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비슷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작곡법을 배울 때였는데 가장 "중요한" 바로크에서부터 고전 그리고 초기낭만파에 이르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을 할애하다가 정작 19세기 말부터는 흐지부지 넘어가버리는 일이 허다했던 것이죠. 작곡 뿐만 아니라 형식론, 심지어는 음악사까지도 특수한 과목이 아니고는 "현대"의 이야기를 듣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몇 백년 전의 이야기는 속속들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현대는 마치 베일에 싸인듯 신비로운 존재로 남는 듯 했습니다.

요즘들어 생각하는 것은, 사람들이 현대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라는 "시간적인 관계"가 아직 충분히 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것이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아주 예전의 일들은 그동안 충분한 연구도 거칠 수 있었고 많은 자료를 종합하여 가장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진행중인 "현대"에 들어서는 그런 "객관성"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테니까요.

이유야 어찌되었던 간에 정작 우리가 사는 "현대"를 파악하지 않고서 역사를 배우는 것은 아무리 잘해도 반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정론"이 없는 현대야말로 우리 스스로가 고찰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역사에서 배우는 풍부한 지식으로 현대를 비추어볼 수 있다면 무언가 이상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런 아쉬움과 소망을 가지고 있던 중 갑자기 다가온 너무도 반가운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제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라고 자신있게 선언하는 한 책. 그 내용과 자료에서부터 독자를 압도하는 "우리가 지금껏 보지 못했던 20세기 역사" 입니다.




"역사와 제 2차 세계대전"의 저자이자 유명한 다큐멘터리 제작자 셀리 리건 (Sally Regan) 과 "과거로 떠나는 역사 여행",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의 저자 수전 케네디 (Susan Kennedy) 그리고 군사사 전문가 R. G. 그랜트 (R. G. Grant) 가 만나 탄생한 이 책은 그 저자들의 약력만 보아도 얼마나 탄탄한 배경 속에서 집필되었는지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20세기를 빚어온 크고 작은 사건들을 수많은 사진들과 함께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 사건을 시각적으로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물론 20세기가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폭력적이고 격동한 시대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구촌에서 이렇게도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는 것을 실감한 것은 처음입니다. 또한 마치 나비효과처럼 한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전 세계로 번져나가고 한 사람의 욕심과 야망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괴로워할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10년 단위로 20세기를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10년 간의 가장 중요했던 사건들의 연대표가 나오고, 그 후에는 대부분의 사건들에 대해 두 페이지씩 설명하고 있는 방식입니다. 무언가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이나 일러스트가 아니라, 실제로 그 당시의 사진들과 자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건조한 몇 줄의 글로 읽었던 역사적 사건들이 얼마나 큰 파장을 가지고 왔는지 새삼스레 다시 느낄 수 있습니다.



100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에 정말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20세기 초반의 사람들의 모습은 생소하기 그지 없을 정도로 다르기만 합니다. 글로만 읽었을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그 때의 모습들을 수 많은 사진과 함께 다시 마주하면서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어린 시절 놀라운 사진들로 가득찼던 도감을 읽던 기억이 나더군요. 어른이 된 지금도 사진이 주는 감동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습니다.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것은 1950년 이후의 사건들도 그 이전의 사건들과 같은 인텐션으로 설명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911테러 이후 지난 몇 년 간의 중요한 사건들은 (어떠한 이유에서던지) 많이 말을 아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클린턴 대통령 탄핵 사건이나 리만 브라더스가 무너져버린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어 우리 시대의 주요 사건들을 한꺼번에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주요 사건들을 시간적 흐름과 사진 위주로 정리해놓은 책인만큼 구체적인 설명이 되어있진 않습니다. 아마 그것은 이 책의 취지와도 별로 부합하지 않는 내용일 것입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역사적 사건을 가장 시각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디테일에 집중하다가 전체성을 놓치지 않도록 언제든 펼쳐볼 수 있는 참고서로의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입니다. 이 책에서 본 것을 심화하기 위해 다른 역사 서적과 함께 병행해서 읽는다면 보다 본질적인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또 한가지 이 책의 큰 장점은 어른은 물론 어린이까지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점입니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아이라도 여러가지 사진들과 그에 부합하는 짧은 설명들 그리고 인과관계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흐름 등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또한 교과서에서 배우는 건조한 역사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났던 그 장면을 함께 보며 공감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교육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채워넣을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이 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20세기가 (그 전의 시대와는 달리) 비교적 수 많은 사진 기록들을 남길 수 있었던 시대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적 이점들을 충분히 사용하여 조리있게 엮은 저자와 감수자들이 존경스러울 뿐이네요. 80년대 이후에 더 많은 사건들이 함께 수록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 21세기가 되고도 13년이 지난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연구의 결과물들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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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여자 콤플렉스 -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데비 포드 지음, 최규은 옮김 / 소울메이트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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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착한 여자"라고 했을 때 그 "착하다"는 수식어는 (이미 많은 분들이 경험으로 통해 알고 계시듯이) 결코 긍정적인 이미지만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착한 여자"라는 말은 지나치게 경쟁위주가 된 우리 사회에서 오히려 "덜 떨어진 바보같은 여자"와 일맥상통한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누구누구는 참 착해"라는 말은 예전에 "참하고 마음씨가 고운 사람"을 뜻했을지 모르지만 요즈음엔 "싫은 소리 못하고 거절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 강합니다.
"착하다"라는 말은 분명히 좋은 뜻이었는데 언제부터 이런 왜곡이 시작된 것일까요? 언뜻 보면 "착하면 손해보니까 착해서는 안된다"라는 지극히 일차원적인 이기주의에서 시작된 듯한 이 사회적 풍토는 사실상 그것보다도 훨씬 더 복잡하고 기괴한 구조로 얽혀있는 듯합니다. "착하다"는 말의 반대어는 "악하다"인데, 그렇게 따지자면 악한 사람만이 손해보지 않고 살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악하고 간교한 사람이 이익을 챙기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 역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여자"는 어떨까요? 보통 우리가 "좋은 여자"라고 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뭔가 참하고 예의바르며 공손하고 순종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비록 골드 미스이지만 자기 분야의 내노라 하는 실력자는 어떠신가요? 아니면 한 번의 결혼에 실패한 뒤 싱글맘으로 사업에 성공하여 바쁘게 사는 여자는요?
물론 우린 이런 사람들에게 "대단하다" 혹은 "유능하다"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하지만 그닥 "좋은 여자"라고는 하지 않을 듯 합니다. 뭔가 "좋은" 이라고 하면 마음이 따뜻해서 가정을 돌보고 무언가 희생하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저는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만 확실히 사회적인 여성의 위치에 대해서 조금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성이 차별을 당한다!" 혹은 "남자들은 가해자다!"라고 외칠 마음은 눈꼽 만큼도 없고, 오히려 간간히 들려오는 여성부의 이해못할 행동에 함께 혀를 차곤 합니다만, 확실히 "여자"와 "남자"가 다르고, 그 다름과는 별개로 사회적인 편견을 (남성 여성 모두 다!) 안고 살아가야한다는 현실은 인정해야 할 듯 합니다.
이러한 차별 혹은 차등은 전반적인 사회적 풍토 혹은 역사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사실상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안"에 있는 제제와 규범입니다. 굳이 남이 뭐라고 하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옭아매기 때문에 그 피해가 더욱 더 커지는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예로 가족의 경제는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부담을 느끼는 남자나 집안일을 잘 하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가진 여자를 들 수 있습니다. 더이상 경제 활동은 남자들의 전적인 책임이 아니라 가족의 행복을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가야하는 것인데도 혼자서 큰 짐을 지고 괴로워하는가 하면, 요즘같은 맞벌이 시대에는 당연히 집안일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인데도, 일은 일대로 집안일은 집안일대로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흔히 어떤 위기가 닥쳐왔을 때 우리는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으려 합니다. 집안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이라던가, 하루가 멀다 하고 카드를 긁어대는 부인이라던가, 철없이 제멋대로 구는 아이들이라던가. 이것은 집에서 뿐만 아니라 일터까지 연장됩니다. 퇴근만 하려하면 일거리를 주는 상사라던가,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아 사건을 터뜨리는 동료라던가...
하지만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기 시작할 때 우리의 삶은 더욱 더 골치아파집니다. 이미 모두 알고 계신 사실이겠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고 고된 일이기 때문이죠. 나 자신도 변화하기 힘든데 타인을 내가 원하는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가능할 듯 가능할 듯 불가능한 희망고문일지도 모릅니다.
반면 그 원인을 내 안에서 찾는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농담이 아니라, 모든 것의 원인이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하여 내 안부터 바꾸어나간다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흔히 말하는 "내 탓이요"가 아니라 생각의 전환으로 아예 명제를 바꾸어버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어쩌면 지금까지 오랫동안 고민하고 괴로워했던 문제해결이 다른 국면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아니, 회사 동료들이 내 속을 썩이고, 직원들이 제대로 일을 못하고, 가족이 나를 돕지 않는게 어째서 내가 원인이람? 그 사람들이 이상한 거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거지!!" 갑자기 울컥 이런 생각이 드신다면 더더욱 추천하고픈 책이 있습니다. 누구의 탓인지 따져봤자 문제 해결에는 그닥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았다면, 무엇보다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다면, 그래서 피해의식에 꽉 찬 루저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을 만나보세요!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 데비 포드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좋은 여자 콤플렉스" 입니다!



좋은 여자 vs. 나쁜 여자. 그 기준이 뭔데?


자신감이 넘치는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녀, 데비 포드는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수많은 라이브 워크샵에서 강연하는 유망한 멘토입니다. 그녀의 홈페이지 http://www.debbieford.com 에는 그녀의 저서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워크샵 그리고 온라인 강의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를 둘러보고 있노라면 몇 개의 반복되는 키워드가 시선을 끄는데요, "Shadow Process", "Courage" 혹은 "Overcoming" 등 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기 자신을 찾는 길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중 "Shadow Process"라는 말은 언뜻 들어서는 그 의미를 잘 파악할 수 없는데, "좋은 여자 콤플렉스"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이 Shadow 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녀는 우리가 사회적 통념과 두려움의 이름으로 우리 자신을 가두는 "감옥"을 Shadow라 부릅니다. 그리고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책에서 나오는 "좋은 여자 콤플렉스"를 가진 여성들은 모두 이러한 "감옥"에 갇혀 살아갑니다. 대부분은 이 감옥에서 나와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더러 이 감옥의 존재조차 인식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더 갑갑해지는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있다고 그녀는 주장합니다. 무엇인가 벗어나고 싶고 떨쳐버리고 싶은데도 그 무엇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해답을 찾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말하는 "좋은 여자"는 정말 좋은 (good 혹은 nice) 것의 개념보다는 두려움에 가득 찬, 억눌린 여성을 뜻합니다. 자신의 환경과 생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운명에 순응하듯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 말입니다. 그렇다고 그녀가 말하는 억압된 여성들이 온통 피해자라고만 단정지어선 안될 것입니다. 이러한 "억압"은 각 사람의 삶 속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라고 느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온갖 부정적인 생각과 두려움, 패배감을 막아낼 힘을 잃게 된다. 부정적인 생각과 두려움, 패배감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지 못하게 방해하는 요인들이다. 또한 자신의 힘과 가능성을 부정한다면 어떨까? 온갖 중독, 두려움, 불건전한 충동, 과거에 패턴화된 성향에 굴복하고 만다. 자신이 정말 나약하고 불안한 존재인 것처럼 행동하며, 그렇게 믿기까지 한다." (지은이의 말 중, 7~8 페이지)


그리고 이러한 "두려움"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삶을 변화시킵니다. 모든 것에 체념하고 그저 산 송장처럼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신경쇠약을 호소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격성향이 강해져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들에 있어 공통된 것은 그녀들 (물론 이것은 여자는 물론 남자들도 함께 겪는 일입니다만, 이 책에서는 일단 여성 특수의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자신의 마음 속 두려움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스로를 감옥에 가두어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사회적, 신체적 조건에 따라 여성은 남성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이기 쉬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 만큼이나, 아니 훨씬 더 위험한 것은 이러한 조건에 따른 무조건적인 "피해의식"입니다. 굳이 여성이어서 받은 피해가 아닌데도 함께 여권 회복을 위해 들고 일어나는가 하면, 오히려 여성의 권리라는 이름 아래 남성을 차별하고 배척하려는 움직임은 몇백 년 역사동안 면면히 흘러내려온 여성 억압 만큼이나 비뚤어진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사회가, 그리고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을 가둔 "감옥"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투쟁"이 아닌 "자신감"이라고 말합니다. 누군가 싸울 상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자신감을 회복해야만 억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자신감을 되찾고 당당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바로 이 책이 설명하고 있는 "여전사가 되는 길"입니다. 



"좋은 여자 콤플렉스" - 진짜 "좋은 여자"는 아니다

데비 포드의 책을 읽다 보면 "여전사", "위대한 힘" 등 뭔가 첫인상으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특히 수많은 사이비 종교와 이상한 페미니스트들의 도발로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이 사회적 분위기에서 포드의 단어선택은 오히려 반감을 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더군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큰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한 저 역시 처음에는 반복되는 "당당한 여전사가 되라"는 조언에서 잠시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책을 읽어보아도 "좋은 여자 콤플렉스"는 상당히 종교적인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그 종교가 우리가 알고 있는 기독교, 불교, 천주교 등이 아니다 뿐이지 무언가 우주의 순환과 신비를 떠오르게 하는 "위대한 힘"에 대한 발언은 몇 년 전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시크릿"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집중해서 읽기를 권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차차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처음의 단어들로 인한 "오해"가 수그러들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이상한 종교가 신비한 힘을 전파하며 여성들을 선도하는 것도 아니고, 남자들에게 억눌린 여자들에게 반격과 전쟁을 선포하는 책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억눌린 자아는 자기 자신이 억누른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 또한 자기 자신의 몫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논리가 아닌 감성으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지극히 감성적이고 "여성적인" 입장에서 풀어나가기 때문에 오해하기 쉬워지는 것이죠.

위에서도 몇 번 언급했습니다만 "좋은 여자가 되지 말라"는 그녀의 조언 뒤에는 "좋은 여자"가 반드시 "좋은 여자"가 아니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 여자라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규범 그리고 그런 환경 안에서 점점 뿌리를 내리는 억압과 피해 의식 속에 허우적 되는 여자들을 "좋은 여자" 혹은 "좋은 여자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성폭력을 당했음에도 피해자인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드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평생 트라우마를 가지고 비뚤어진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던가, 남들이 원하는 가면을 쓴 채 평생 자신과 주위 사람들을 속이며 진짜 생각과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가는 여성들이 바로 "좋은 여자 콤플렉스"를 가진 여성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녀들은 어째서 이렇게 스스로 "피해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포드는 우리 머릿 속을 채우고 있는 대부분의 생각들이 자기자신에 대한 비판과 불만족을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대개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고 위축시키고 다그치는 말부터 내뱉는다. 그러면서도 정작 이런 사고방식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31 페이지)

자기 자신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이 오히려 대단한 자아성찰처럼 느껴지고 주제파악을 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느낄 수 있는 방법일지는 몰라도, 자기애가 바탕에 없는 비판은 오히려 자신을 파괴하고 마지막 남은 자신감마저 빼앗아버리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부모로부터 꾸중을 듣고 벌을 받았을 때 "그래도 엄마 아빠는 날 사랑해"라는 믿음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결과가 180도 다른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신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확신하는 아이는 "왜" 부모가 혼을 냈는지에 집중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혼냈다는 것"만이 각인될 것입니다.

자신에 대한 올바른 사랑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반복되는 부정적인 생각과 비판들은 점차 피해의식과 좌절감으로 변해하게 됩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자면 이런 피해의식과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더 보듬어주고 사랑해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남에게서도 외면받기 일쑤이고 진정한 사랑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이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 역시 같은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을 껴안기보다는 내치기 마련입니다.

결국 "좋은 여자"는 "좋은 여자"가 아닙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에 가득차있으며 마음 속의 억압이 커지면서 마치 시한 폭탄을 품은 듯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여자입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자신의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가면"을 쓰고 엄마로써, 아내로써, 캐리어우먼으로써 살아가고 있는 여자입니다. 그녀를 만난 사람들은 그녀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 자신의 안에서는 점점 고름이 번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당신이 "좋은 여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

데비 포드는 지금까지의 수 많은 워크샵을 통해 만난 수많은 여성들의 일화 중 일부를 소개합니다. 그녀들 대부분이 "착한 여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해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그러한 억압이 삶 가운데서 참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자기파괴적으로 나타나거나 다른 사람을 향한 공격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해결되지 못한 분노는 오히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자신을 갉아먹고 마는 것입니다.


"마음속의 분노는 우리에게서 가장 커다란 갈망을 앗아갈 수 있다." (195 페이지)

더 큰 문제는 위에서 말한 두 상황처럼 극적이지 않은, 잠재된 위험으로 부정적 생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대놓고 공격적이 되거나 자기 자신을 학대한다면 오히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고 교묘히 감추어진 채로 스스로의 인생을 점점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다면 알아채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적의 존재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데 싸워서 이길 수 있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반복되는 괴로움과 공격 속에 오히려 더 큰 무력감과 좌절로 빠지기 쉽습니다. 데비 포드는 이러한 현상을 "패턴"이라고 정의합니다.

"책임을 짐으로써 원망과 피해의 굴레에서 벗어나 내면세계를 치유하면 무의식적으로 예전과 동일한 부류의 사람, 사건, 상황을 다시 불러들이는 일은 더이상 없어진다. (...) 문제가 된 경험에 자신이 어떤 식으로 관여했으며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깨닫기 전까지는 이런 패턴을 끝없이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173 페이지)

사실 이 부분에서 "악"하는 외마디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을 너무도 힘들게 한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공통점이 많은 어려움들을 잇달아 겪으면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나지!" 하고 좌절하던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거야라고 생각하면서도 어째서 나에게 계속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억울하기도 하고 화가날 때가 많았습니다. 포드의 글을 몇 번 되풀이해 읽으면서 점점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잘못한 것은 그들이 맞지만, 그 빌미를 제공한 것은 결국 저 자신이라는 깨달음이 오더군요. 마음속에서 해결하지 못한 불확신과 두려움이 결국 이러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을 이해하자마자 앞으로 그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겠는지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싸워야 할 상대, 버려야 할 상대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해결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죠.


나쁜 남자로 고생한 여자들은 그 후에도 반복하여 나쁜 남자를 만나곤 합니다. 실컷 두들겨맞고 병원신세까지 졌던 친구는 몇 년 뒤,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빨을 부러뜨리고 벽에 피를 쏟게 만드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고 말았습니다. 평소 정말 똑부러지는 친구였기에 그녀의 이런 선택은 같은 동기들 사이에서 충격으로 다가왔는데요, 다른 일에서만큼은 사리판단이 명확했던 친구가 어째서 이성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저렇게 바보같을까 의아할 뿐이었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그닥 사람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닌데 자꾸 사기를 당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남들은 다 사기라는 것을 아는데도 본인 스스로는 끝까지 아닐거라고 우기기 일쑤였다는 것인데, 정작 사기를 당하고도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또다시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는 그녀의 패기(?)에 결국은 모두들 참견하길 그만두었던 일도 있었습니다.

패턴을 알아채고 그 굴레를 스스로 끊어버리지 않는 이상 패턴은 계속하여 반복됩니다. "왜 내게는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지?"라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해결할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포드는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문체로 이러한 패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말합니다.

"과거와의 결별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현재의 모든 것과 온전히 함께하도록 한다. 그 결과 우리는 비전을 얻게 된다." (211 페이지)

어렸을 때부터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돌아보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의 머리와 마음속에서 갈급함과 욕구 그리고 죄책감이 서로 뒤엉켜 부정적인 감정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고 저자는 경고합니다. 그것의 원인이 부모님이든 어렸을 때 경험한 끔찍한 일이든 혹은 사회적 경험이든 원인을 찾았다면 해결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과거에 얽매여 원망하고 슬퍼하고 있다면 현재에서도, 미래에서도 아무런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데비 포드가 말하는 "여전사"는 공격적으로 무언가를 이루려 하는 여성이 아닙니다. 여전사는 스스로에게 만족하지만 자신의 개선할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의 강점 만큼이나 약점을 사랑하고 보듬을 줄 아는 여성입니다. 진취적으로 노력해나가지만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외면하려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여성입니다. 자신의 과거에도, 사회적 통념에도, 주변에 시선에도 얽매이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여자. 자신을 진정으로 아낄 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사랑받는 여자. 그런 여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오늘부터 당장 "좋은 여자 콤플렉스"를 버리고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여자가 되기 위한 실천을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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