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권의 몰입 공부법 - 학습 코칭 전문가와 함께 떠나는 몰입으로 가는 길
정형권 지음 / 성안당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만큼이나 학업 스트레스가 어린 나이부터 심한 곳은 없을거라는 말은 이미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과열된 경쟁과 올바르지 못한 사회 인식, 잘못된 줄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 매여 이미 우리나라 교육은 어떻게 보면 승자란 없고 패자만 가득한 궁핍한 현실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자기주관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확장하는 학습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만 당장 눈앞에 닥친 경쟁의 현실 때문에 선생님도, 부모님도 조바심에 아이를 닥달할 수 밖에 없고, 한창 "공부"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째서 내게 필요한 것인지를 알아가야 할 나이의 아이들은 그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오직 대입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공부하는 기계"들로 변해야 하는 것이죠.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만, 이러한 환경 가운데서 학업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의 잔소리에 귀찮아하던 아이들도 중학교,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신에게 닥쳐온 "대입"이라는 어마어마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스스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안하던 공부를 한다고 성적이 쉽사리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노력한만큼 성과를 거두는 것 조차 어려운 일이라 좌절하게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학생과 학부모들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있는 "공부 잘하기". 도대체 그 정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오늘 소개할 책은 당장 성적을 올려주거나 마술처럼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마법의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공부하는 것에 있어 어떤 것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주는 신간, [정형권의 몰입 공부법]을 함께 만나보시죠. 






공부, 문제를 알고 나면 답이 보인다


"열심히 공부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아요."

"우리 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학원도 열심히 다니는데 시험만 보면 성적이 나빠요."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어요."


대한민국의 불쌍한 학생들과 엄마 아빠들. 아마도 가장 많이 듣고 해야 하는 말이 "공부해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공부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커갈 수 있도록 양육하시는 부모님도 뵙곤 합니다만, 일반적으로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나면 부모님들의 걱정은 다름아닌 "공부"입니다. 특히 자녀가 특별한 재능이나 두각을 나타내기라도 하면 이른바 "엄마 욕심", "아빠 욕심"에 달려가는 말에 더 채찍질을 가하게 되기도 합니다.


가끔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엄마아빠와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사이가 나빠진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중학생은 주말의 세 시간 정도의 자유시간을 제외하고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을 쳇바퀴돌며 말 그대로 "공부하는 기계"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학교와 학원은 물론이고 집에서조차 부모님의 감시 아래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해보입니다. 그렇다고 그 학생이 전교 1등을 하느냐. 그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상위권에 머물며 나아지지 않는 성적에 고민하고 있었으니까요.





"아무리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고민은 당사자나 측근에게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난제일 수도 있겠지만 조금 떨어져 관찰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당연한" 이유로 구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은 자신의 딸이 도저히 공부를 하려 하지 않고 엉뚱하게 시간을 낭비한다는 어머니의 푸념을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신은 잔소리를 하느라고 힘들지만 정작 딸아이는 아무리 공부하라고 해봤자 앉기가 무섭게 책상에서 일어나 엄마를 참견하거나 다른 일을 하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한번 그 집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아주 잠깐 보았음에도 어째서 딸이 공부하지 않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거실 소파에 길게 누워 온갖 드라마를 보면서 간간히 딸에게 "공부하라"고 소리지르는 어머니. 가뜩이나 집중을 어려워 하는 아이가  그런 환경에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는데요, 특별히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성적도 좋고 무엇보다도 책읽는 것을 좋아하는 두 아들을 둔 어머니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공부를 하는 탓에 거실에 큰 탁자에서 오랜 시간 앉아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엄마의 모습을 아들들이 따라하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정형권의 몰입 공부법"은 자녀들보다 먼저 부모님에게 읽기를 권하는 책입니다. 무작정 공부하라고 닥달하거나 공부하기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여러 학원을 등록하고 밤참을 챙겨주는 것이 교육의 지름길이 아닙니다. 오히려 공부가 어떤 것이며 내 아이에게 어떻게, 왜 필요한지를 꼼꼼히 이해한 후에 그에 맞게 행동하고 지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슨 일이든 방법을 안다면 더 쉽게 잘할 수 있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일을 많이 해봐야 한다. 야구 선수가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연습 시간 자체를 늘려야 하는 것과 같다. 일정한 시간을 훈련하다 보면 더 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25 페이지)


사실 공부라는 것은 초등학교 6년과 중고등학교 6년 그리고 4년제 대학과 그 후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벌써 한숨이 나오고 앞이 아득하다면 공부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부는 때로 부담도 되고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르는 것을 알아간다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지속적이고도 생산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공부가 끔찍해지는 것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반강제로 십년이 넘는 시간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좋아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죠. 정형권 교수는 이러한 학습원리가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외부에서 조건이 주어지면 환경의 변화 속에서 집중하게 된다. 이런 유의 몰입이 '수동적 몰입'이다. 하지만 수동적 몰입은 몰입이 만들어 준 환경이 바뀌면 더이상 집중하게 되지 않게 된다." (35 페이지)


"관리와 통제에 의한 공부가 몸에 밴 아이들은 인생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다. 스스로가 통제하는 인생이 아니라 남에 의해 통제 받는 인생." (23 페이지)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정형권 교수는 해답은 "몰입" 안에 있다고 방법을 제시합니다.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몰입. 누군가 강요하거나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원해 하게되는 공부. 이러한 이상적인 이야기들이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정형권 교수는 "예"라고 대답합니다.




몰입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훈련하는 것 



"집중력은 그 사람의 생명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집중력이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생명력이 강한 것이고,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것은 생명력이 약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리고 집중력이 강하다는 것은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상황을 돌파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중력이 약한 사람들은 주변의 방해에 쉽게 흔들리지만, 집중력이 강한 사람들은 그만큼 상황의 돌파력이 뛰어나다." (29 페이지)


"공부는 집중된 상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몰입으로 갈 때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모든 것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렵고 힘들다." (125 페이지)


자기주도적 학습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가야 할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은 알지만 공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습에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적어도 12년동안 함께 지내야 할 공부인데, 이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지 않고서 하라고만 강요하는 것은 걷는 법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면서 사교댄스를 배우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어불성설일 것입니다. 많은 학원에서도 "이것과 이것을 외우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라고 가르칠 뿐 "공부는 이렇게 해가는 것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정형권 교수가 주장하는 첫걸음은 바로 "집중" 즉, "몰입"입니다. 

해야하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싶어서, 궁금해서, 즐거워서 공부를 하게 되는 비밀도 바로 이 "몰입"에 있는 것이죠. 평상시에는 1분, 1분이 가지 않아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지만 한번 몰입하게 되면 무서운 속도로 시간이 지나갑니다. 아니, 더이상 시간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학생들의 나이에서는 흔히 게임에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학생 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어른들에게서도 쉽게 발견될 수 있는 일인데요, 식음을 전폐하면서 게임에 며칠씩 빠져있는가 하면 (본인은 그렇게 시간이 지난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게임에 빠져 아이를 굶겨죽인 부모의 충격적인 뉴스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게임에는 이렇게 집중하기 쉬운데 공부는 몰입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인간은 새롭고 강한 자극이 오면 본능적으로 거기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거나 반복되는 자극엔 집중하지 못한다. 게임이나 텔레비젼 프로그램처럼 새롭고 신기한 것을 접할 때는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주의력이 향상되고 집중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28 페이지)


본능적으로 새로운 자극을 찾는 인산의 본성 때문에 언제나 새롭고 도발적인 자극으로 다가오는 게임 등에는 특별히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의 경우 - 특히 반복하여 같은 것을 학습해야 하는 경우 - 는 그 새로운 것을 주지 못하는 자극 때문에 집중력이 향상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공부는 애초부터 본능을 거슬러 해야 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그 반복되는 지루함 속에서 새로운 자극을 찾는 방법을 알고 있다. [...] 책을 볼 때마다 지난번에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과 궁금했던 것들의 의혹이 해소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그러한 깨달음은 새로운 동기가 되어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게 만든다." (28 페이지)


결국 공부를 잘 하는 학생과 잘 하지 못하는 학생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은 또다시 공부에 재미를 가지고 있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몰입으로 갈 수 있는, 그러니까 공부라는 것의 본질을 깨닫고 그 안에 감추어진 무한한 가능성과 지식을 즐거워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줄 방법들은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세심하고 차근 차근 설명해나갑니다. 




지금 목표를 어디에 두고 있는가


"지금 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이 질문에 (상식적으로 틀에 박히지 않고 스스로의 진심을 반영한 참신한) 대답을 할 수 있는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어려운 수학 공식을 외우면서도 "이것이 왜 필요할까?" 묻지조차 않는 학생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어릴 때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것에 미숙하여, 자신이 아닌 밖에서 오는 동기와 의무 그리고 요구에 부응하거나 그것을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 정형권 교수는 바로 이런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기초를 다질 시기에 중요한 것은 사고하는 습관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지 않는다면 공부 습관을 정착시키기 어렵다." (138 페이지)


"여러 가지 사고력을 적절히 활용하여 당면한 문제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능력을 '문제 해결력'이라고 한다.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깊은 사고가 동반되어야 하며, 머릿속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정신적 리허설을 계속해야 한다." (44 페이지)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 그것이 또렷한 목표의식과 만날 때에 비로소 공부의 조건이 갖추어지게 됩니다. 이제 "공부해야할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남들이 시켜서, 다른 아이들이 다 하니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욕구와 궁금증을 채우는 자기 자신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있을 때, 비로소 노력할 전제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에 의하면, 우리의 두뇌에는 목표 성취를 향해 착오 없이 우리를 안내해 주는 성공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자동 항법 장치와 비슷해서 목표로부터 계속에서 피드백을 받아 자동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정해 준다. 두뇌의 이런 메커니즘 덕택에 우리가 목표를 명확히 하고 끈기 있게 계속 집중하기만 하면 어떤 목표라도 거의 대부분 성취할 수 있게 된다." (164 페이지)



공부하는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부를 하지 않고 있으면 불안하고 그렇다고 앉아 공부하려 해도 딱히 집중하지 못했던 과거의 악순환 고리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해결책은 뭔가 거창하거나 대단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작은 생각의 변화와 노력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분히 누구나 할 수 있는 걸음입니다. 그리고  그 한 걸음으로 인해 지금까지 어렵고 싫게 느껴졌던 공부가 오히려 즐겁고 궁금한 것으로 변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가장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정형권의 몰입 공부법"에서는 기본적인 공부에 대한 오해와 그 진실, 몰입에 통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한 분석과 생활 안에서 틈틈히 몰입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딱딱하거나 훈수를 두는 듯한 어투가 아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공부를 이렇게 하지 못했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이 방법이라면 빨리 시도해보고싶다"는 생각에 즐거운 조바심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개의 학사 학위와 한 개의 석사 학위. 그리고 현재 박사 학위를 이수하면서 저에게 공부란 변함 없는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참 오랜 시간 대학과 대학원을 재학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도 든답니다 (물론 매일 아침 일찍부터 등교하는 모습은 참 대단하다고만 생각합니다만). 열 다섯살에 대학에 입학한 탓에 제대로 수능을 치루지 않아 기초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항상 컴플렉스이자 아쉬움이었기에 대학원 재학 중에 검정고시 학원을 알아보기도 했었답니다. 아무리 음악을 전공한다 하더라도 다른 수많은 지식과목들이 궁금했으니까요.

지금도 새로운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워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물론 강제가 아니고 원한다면 그만둘 수도 있는 것이기에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일테지만, 날이 가면 갈 수록 공부가 더욱 즐거워지고 알아가는 것에 대단한 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런 즐거움을 학생 때 알았다면 더욱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을텐데요 ㅎㅎ


"몰입 공부법"은 사실 중고등학생을 둔 부모님을 위해서 특별히 쓰여진 책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리한 지적과 비판으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면서 그동안 내게 어떤 면이 많이 부족했나 돌이켜볼 수 있었고, 앞으로 어떻게 노력하고 바꾸어나가야할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교육현실과 입시제도를 바꿀 수 없다면, 이 책을 읽음으로써 그 준비 과정에서라도 공부의 즐거움을 알고 발전해나가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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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인생에 답하다 - 정신분석으로 정직하게 나를 들여다보기
이병욱 지음 / 소울메이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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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세상을 떠난지 7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그의 놀라울리만치 단호하고 혁신적이며 독단적이기까지 한 이론은 일반적인 이해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바쳐 일구어낸 그의 놀라운 발견이 무색할정도로 원색적이고 충격적인 그의 이론은 대중의 공분을 살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정신분석학"은 그로 인해 새롭게 창시되고 재조명되었으며 훌륭한 학문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정신분석학의 아버지격인 프로이트의 이론 중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타부시되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프로이트가 위대한 발견에도 불구하고 인정받지 못하는데에는 그의 이론이 지나치게 편협적으로 인간을 판단, 분석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이트 자신은 확신과 신념으로 자신의 이론을 정립해나갔으며 임상실험으로 확증할 수 있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그러한 그의 주장이 열등의식과 패배의식으로 가득한 한 유대인의 독단으로 다가오기 쉬웠으니까요. 너무나도 추악한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프로이트의 편협적 이론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견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학과 정신분석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 프로이트의 저서나 심도있게 프로이트를 연구한 책들이 그렇게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중의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반가운 신간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병욱 박사의 "프로이트, 인생에 답하다" 입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프로이트가 이룬 혁명적인 발견 중 하나는 바로 "무의식"입니다. 보이지 않는 무의식 세계에 의해 의식의 세계가 움직인다는 사실은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만큼이나 놀랍고도 새로운 사실이었습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이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문제로 인해 인간은 고뇌를 멈출 수 없는 존재라고 주장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저 그렇게 잘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이론일지 모르지만 그의 이론에 대한 스캔들은 바로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이드(id) 의 정체 때문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각자의 내면에도 그런 상식과 윤리를 뛰어넘는 몰상식한 세계가 존재한다. 온갖 탐욕과 환상으로 가득 찬 무의식의 세계가 바로 그곳이다. 프로이트는 그것을 이드라고 불렀다. 프로이트는 이드의 욕망을 견제하기 위해 양심과 윤리를 대변하는 초자아의 기능이 동원된다고 하면서, 여기에 상식을 대변하는 자아는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현실과의 타협을 도모하며 나름대로의 심리적 균형을 유지하고자 애를 쓴다고 했다." (46 페이지)




프로이트의 말대로라면 우리의 내면세계는 언제나 갈등과 전쟁이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자아는 초자아의 제한을 받아 이드의 욕망을 감추고자 애써야 하고, 현실에 맞추어 살아갈 수 있도록 언제나 강인한 정신력으로 우위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 우위가 무너질 때 사람의 정신세계는 파탄이 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신병자"가 되어버리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 모든 전쟁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제대로 대비하기도, 컨트롤하기도 힘들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앞뒤전후없이 파탄적인 이드(id)의 존재는 이러한 모든 갈등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듭니다.


"어머니를 겁탈하고 아버지를 죽이며 형제자매를 성적으로 유혹하는가 하면, 원수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마귀를 숭배하며 배신한 애인을 우물 속에 처박아버리는 잔혹한 환상의 세계, 지구가 파멸하고 세상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내게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 전지전능한 세계, 나를 괴롭히던 인간들이 끓는 물속에서 서서이 죽어가는 끔찍한 세계, 지옥이 따로 없는 그런 세계가 바로 무의식인 것이다." (46 페이지)


"인간의 무의식은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기괴한 환상과 부도덕한 욕망들로 가득 차 있다." (115 페이지)


프로이트의 이런 발언은 대중의 공분을 사게 되었고, 그로부터 그의 이론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무의식의 세계가 끔찍하고 혼란스러운 것까지는 이해하더라도 근친상간의 욕구와 살인의 욕망이 누구에게나 잠재되어있다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었으니까요. 





이 책에서는 프로이트 이론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보다는 그가 이룩한 정신분석학을 이용하여 실질적인 인생의 문제를 진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비록 그의 핵심이론 중 하나가 용납되지 못하고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하더라도 그의 "정신분석학"이 인류 역사에 기록될 대단한 업적인 것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프로이트는 이미 말했다


"지금의 나, 흔들리고 있는 나의 칠체는 결국 어제를 포함한 과거의 집적이다.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불안이 단순히 어제 오늘 있었던 사건 때문이 아니라, 이미 그 이전부터 지녀왔던 해묵은 불안감과 관련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기의 실체에 대한 탐색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24 페이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것이 사람의 내면이며, 지구상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어도 같은 내면구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자신을 개선시켜나가려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것을 위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적용하자는 것인데, 무엇보다도 자신의 현재 모습이 아닌 지난 발자취를 하나하나 점검해나가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이트에게 있어서 "가족"이라는 개념은 일반적으로 "편안한 쉼터 혹은 둥지"의 개념과 전혀 상반된 것이었습니다. 가족은 오히려 평생토록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 같은 것이며, 대부분의 정신적 갈등이 이러한 가족관계에서 비롯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렇다고 그가 가족을 부정하거나 가족체제를 반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가족으로 인한 자아의 갈등을 확실히 인지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저자는 그의 의견을 이렇게 종합합니다.


"가족이라는 화두는 의존과 독립의 문제뿐만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안고 가야 할 미완의 숙제 같은 것이기도 하다. 만약 그 숙제를 제대로 풀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 자신의 독립적인 가정을 이루고서도, 그곳에서 만족과 위안을 얻지 못하고 불행해지기 쉽다." (85 페이지)




영국의 여성분석가 멜라니 클라인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파격적으로 확장시킨 인물로써, 사실상 프로이트의 이론은 멜라니 클라인에 의해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녀는 프로이트보다 더 나아가 일반적으로 "무죄하고 순수한" 어린시절부터 인간의 엽기적이고 파괴적인 성향이 나타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멜라니 클라인이 말한 유아적 환상의 세계는 그야말로 공격적이고 적대적이며 잔혹안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녀가 관찰한 원초적 환상의 내용들은 찢고 자르며 물어뜯는 매우 기괴한 모습들이다. 이런 과정은 피할 방도가 없다는 것이 멜라니의 주장이다. 누구나 거칠 수밖에 없는 정상적인 발달상의 심리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주장이 그저 황당무계한 이론에 불과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108~109 페이지)


갓 태어난 어린아이조차 프로이트와 클라인 앞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 결국 악은 우리 속에 이미 태어날 때부터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악에 맞서 평생동안 제어하고 방어하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은 비관적으로까지 들립니다. 




그렇다면 프로이트가 이러한 자아분석으로 말하려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결국 인간은 추악하고 더러운 존재이며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일까요? 저자는 프로이트가 이드의 존재를 강조하고 초자아를 주장한 것은, 자아의 정체를 파악함으로서 보다 효과적으로 그 갈등에 맞설 수 있기 위함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드가 있던 곳에 자아가 있게 한다'는 프로이트의 선언은 곧 무의식의 압력에서 비롯된 갈등의 악순환적 고리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로운 자아의 성장을 기약한다는 정신분석의 목표를 한마디로 압축한 말이다." (342 페이지)


결국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악의 존재를 알고 그 실체를 파악해야만 효과적으로 그 악에 맞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그의 이런 "건설적이고 좋은" 의도는 그의 이론의 충격스러움에 가려 많은 비판 속에 파묻혀버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의 이론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는 다른 학자들은 괴퍅한 방식에 가리운 프로이트의 이론을 보다 더 심층화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신과의사) 스캇 펙 박사는 악에 대적하는 유일한 길은 악의 존재를 과감히 인정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악은 치유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피해갈 수도 없다는 뜻이다." (117 페이지)







정신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

충격적일 뿐만 아니라 어렵고 난해한 탓에 대중과 가까워지기 어려운 프로이트의 이론을 보다 간결하고 핵심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일반 독자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프로이트, 인생에 답하다". 단순히 다른 사람 혹은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방대하고도 오묘한 것인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프로이트가 개척한 이 길이 우리의 정신세계를 파악하는 획기적인 발견이었음 역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비록 겉으로는 아무런 각본조차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분명 보이지 않고 알 수도 없는 무의식적 동기에 이끌려 살아간다는 것이다.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숨어있는 각본에 따라 춤도 추고 울고 웃는 연기를 계속한다는 뜻이다." (278 페이지)


프로이트의 이론이 혁신적이었던 것은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설명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이론을 뒷받침 하는 과정에서 그 근거가 반증될 수 없으므로 이른바 "프로이트 전쟁"의 상대편 학자들은 그의 이론이 이미 틀린 것으로 확증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날 이루어지는 정신분석에 있어서 프로이트를 신뢰하건 반대하건 그의 이론이 널리 쓰이고 (적어도 기초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결국 "무의식"이라는 금단의 문을 활짝 열어준 프로이트로 인해 인류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정확하게 어떤지는 몰라도 어디를 들여다보면 볼 수 있을지 알 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고 있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그것은 단호하지만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는 저자의 문체와 탄탄한 내용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동안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프로이트의 이론을 실생활의 경우에 적용시켜 하나 하나 발견해나가는 즐거움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개발하고 새롭게 태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저자는 "성격을 바꾸고자 한다면 우선 자신의 실체부터 파악해야" (313 페이지)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파악하는 길의 열쇠를 저자는 프로이트 안에서 제시합니다. 이해하기도, 수긍하기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용납하기도 힘든, 하지만 치명적일만큼 매력적인 프로이트의 이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전적으로 독자 스스로가 결정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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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메시지 빅 임팩트 - 한마디 말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기술
테리 L. 쇼딘 지음, 구세희 옮김 / 시드페이퍼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피아노 연주학과 학사를 마치고 석사 과정으로 진학한 뒤 두번째 전공으로 작곡과에 지원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인기종목(?)이어서였기도 했지만 일반작곡과 실용음악작곡 그리고 음악이론과 모두가 대학과정에서는 통일되어있기 때문에 작곡과 지원자는 매년 엄청난 수준이었고 그에 따라 시험도 입학시험 중 가장 "어렵고 괴로운" 관문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2차 시험까지 있는 것에 비해 작곡과는 3차 시험까지 통과해야 했고, 제 3차 시험에서는 시창, 실기 (작곡, 피아노 등) 뿐만 아니라 면접까지 기다리고 있으니 그야말로 떨릴 수 밖에 없었죠.

1년동안의 예비과정을 졸업하고 본과 시험을 앞둔 어느 날,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3차 면접에서는 분명히 이론과 실기 이외에도 여러가지 질문을 할 것입니다. 그 중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 바로 '당신은 왜 작곡과에 지원하였습니까?' 혹은 '당신이 우리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질문인만큼 이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을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솔직히 속으로는 좀 웃었답니다. 저렇게 뻔한 질문을 교수님들이 정말 할까 싶었을 뿐더러, 행여 그런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을 못할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험 당일의 상황은 참 많이 달랐습니다.





아무리 언어의 장벽이 있다고 하더라도 "왜 작곡을 하느냐"는 너무나도 간단하고 일차원적인 문제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교수님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습니다. 가끔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내젓기도 했고요. 꿀먹은 벙어리처럼 학생들은 바닥만 보고 있었고 결국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채 밖으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물론 작곡과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내성적이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그닥 즐기지 않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자신이 소신있게 결정한 전공 입학시험에서 어째서 이 길을 선택했냐는 말에 한 마디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작곡과 입시생들의 문제들이 아닙니다. 주위에서도 흔히 "멍석을 깔아주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약육강식의 경쟁사회에서 앞서 말했던 작곡과 입시생들의 실수는 치명적입니다만, 그러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기 자신을 계발하고 준비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적 기회가 찾아온다고 할지라도 그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을만한 재량이 없다면 오히려 더 큰 실망과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스몰 메세지 빅 임팩트 (Small Message Big Impact)" 는 바로 이런 "찰나의 상황"을 결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는 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자에게는 천금과 같은 도약의 기회가 될 3분의 마법. 그 신비로운 세계로 초대합니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놀랍게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루살이의 철학"으로 매일매일을 보내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뚜렷한 방향이나 목표 없이 하루 하루 비슷한 일상을 반복해나가고 있지만, 그러한 자신의 삶에 권태나 불만족을 느끼며 불평하는 사람들이죠. 이번에도 직장에서 승진하지 못했네, 아이들은 속만 썩이고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네 등등 천편일률적인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삶의 굴레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벗어나야할지 계획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도 자신이 원하는 것 (혹은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을 알지 못하면서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아무런 해결방책이 없는 꽉 막힌 길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 테리 L. 쇼딘 (Terry L. Sjodin) 이 소개하는 엘리베이터 스피치 (Elevator Speech) 는 직장에서 혹은 사업에 있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대단한 방법일 뿐만 아니라, 목표의식 없이 제자리를 맴도는 삶을 탈피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통해 자신의 목표와 의지, 그리고 가능성을 함축하여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상대방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쇼딘은 20여년간 각양각층의 CEO, 기업, 협회 그리고 정치인들과 만나고 그들을 자문해주면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프레젠테이션의 기본적인 생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녀는 "엘리베이터 스피치" 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게되었고, 그녀만의 효과적인 "엘리베이터 스피치" 방법을 개발하였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이것을 "엘리베이터 스피치 효과" 라고 부릅니다). 아직까지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개념인 "엘리베이터 스피치" 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엘리베이터 스피치는 약 3분 내에 의사결정자나 동료, 혹은 잠재 고객에게 간결하고도 설득력 있는 말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것의 목표는 더 길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약속을 잡아 더욱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스피치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나면 그때부터는 엘리베이터 스피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30 페이지)


일상에 지치고 바쁜 현대인 - 그리고 특히 간부급 이사들이나 유명인들 - 을 우연히 마주쳤거나 기회가 왔을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장황하게 늘어놓다보면 금새 거부당하기 쉽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워낙 스팸 문자나 전화 그리고 광고성 메일이 넘쳐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상품을 소개하려고 해도 사람들은 한 문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괜찮습니다. 됐습니다." 라고 말하곤 하니까요. 

그녀는 결정적 순간이 결코 길어서는 안되며, 엘리베이터 스피치는 무엇보다도 핵심적이고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을 인상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자발적으로 가질 수 있게 (그래서 자발적으로 조금 더 오래 만날 약속을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합니다. 한마디로 결정적 고객에게 결정적 미끼를 던지는 셈입니다.





정보의 범람 시대에서 우리는 지루하거나 흥미없는 내용에는 금세 싫증을 내고 마음을 닫을 수 밖에 없습니다. 워낙 많은 양의 정보를 듣고 전달하다 보면 왠만한 정보는 아무렇지도 않게 들리기 때문이죠. 그러한 난관을 헤치고 자신의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 잠재 고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그들이 스스로 알고싶어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이렇게 이야기하면 마치 속임수나 마법 같을지 모르지만, 프레젠테이션의 기본과 생리를 이해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어떤 일이든 성공을 바란다면 무엇보다도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명확한 의도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은 또한 오랜 생각과 구체적인 실행 단계를 필요로 한다." (42 페이지)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프레젠테이션의 목적과 이상은 이토록 간단합니다만 그것을 이행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과 설득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자기계발서와 조언서들이 넘쳐나는 것이겠죠. 쇼딘이 제시하는 엘리베이터 스피치 비법은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이라기보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이해하고 실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스피치의 탄탄한 기초를 쌓는데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그녀만의 노하우와 팁 그리고 약간의 트릭이 더해지게되면 무대에 서서 어쩔 줄 모르고 당황했던 사람이라도 한걸음 한걸음 자신을 계발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째서 당신이어야만 하는가?


"당신이 어째서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나, 내가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가" 는 엘리베이터 스피치의 핵심입니다. 엘리베이터를 오르내리는 약 3분 정도의 빠른 시간 안에 흥미를 유발하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며 나아가 상대방에게 다음 약속을 잡을 수 있는 발판까지 마련해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3분이라는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이 시간 안에 우리는 확실한 구조를 가지고 상대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쇼딘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프레젠테이션의 기본적인 생리를 분석합니다. 어떤 프레젠테이션이 왜, 누구에게 효과적인지, 그리고 어떤 프레젠테이션이 어째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는지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고 수긍했다 하더라도 실제로 적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만, 실제 사례와 스피치 원문을 차근차근 읽다가 보면 자신의 상황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물론 이 책의 저자인 쇼딘이 미국인인만큼 스피치의 내용과 문체 역시 우리나라에서 일대 일로 적용하기에는 부자연스럽습니다. 아무래도 언어의 뉘앙스와 국민성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효과적인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간결하면서도 자신감에 찬 스피치의 내용은 충분히 우리나라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교사상에서 많이 벗어나 국제적인 경쟁력을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 무조건 상대방을 치켜올려주는 것이 겸손이라던가 돌려서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점잖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많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핵심을 짚어가며 자신감 있게 설득하는 것.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상대방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효과적으로 알리는 것. 엘리베이터 스피치의 속성은 나라를 불문하고 비즈니스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입니다. 





한편으로는 기본기를 탄탄하게 준비하는 반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창의력을 발산하는 것. 이것이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기본자세일 것입니다. 쇼딘은 책 전반을 통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며 자신의 말하기 스킬을 단련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친근하면서도 프로답게 접근하고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 그래서 정말 만나기조차 어려운 상대라도 원하는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이러한 궁극적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는 연습을 하다보면 프레젠테이션 자체를 즐기고 자신만의 메세지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당신을 원하게 만들어라 


"언제나 다가오는 기회를 붙잡고, 그런 것이 없다면 스스로 기회를 창출하라. 훌륭한 스피치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을 자기 머리에서 꺼내고, 입을 통해 내보내고, 청자의 귀와 머릿속으로 들어가게 만들어야만 효과가 있다. 당신이 원하는 성과를 올릴 수 없다면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161 페이지)


엘리베이터 스피치의 목적은 즉각적인 성공이나 효과가 아니라 계획을 일 보 전진시키는데 있다고 그녀는 강조합니다. 더 큰 기회를 위해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실제로 결정적인 메세지를 던진 후에 물러나게 되면 밀어붙이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핵심적인 메세지를 전달하지 않은 채로 물러난다면 아무런 결말도 기대할 수 없겠지만요.





총 12장으로 되어있는 이 책에서는 각 장에서 엘리베이터 스피치의 기본기를 하나하나씩 배울 수 있습니다. 각 장의 내용이 따로 정리되어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핵심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편리합니다. 또한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거나 목표설정을 하는데 있어 훌륭한 가이드라인이 될 개요 샘플들이 다수 수록되어 있어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양식이나 샘플을 포함한 더 많은 자료를 저자의 홈페이지 www.smallmessagebigimpact.com 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으므로 조금 더 심화된 연습을 하고 싶으시다면 이 책을 읽은 후에도 저자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시기를 권합니다.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 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성공사례 하나하나가 유니크하고 아무리 같은 조건에서 같은 노력과 행동을 했다 할지라도 똑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성공하기까지의 노력과 인내 그리고 자기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의지만큼은 성공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라는 것입니다. 쇼딘의 "엘리베이터 스피치 효과" 는 프레젠테이션을 두려워하고 자기자신의 목표설정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서 결정적 순간이 다가왔을 때 보다 효과적으로 그 기회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출판사 시드페이퍼에서는 8월 31일까지 사용하실 수 있는 교보문고 3000원 쿠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구입하시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http://www.kyobobook.co.kr//prom/2012/book/120807_TCoupon.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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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사이토 히토리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주위를 가끔 둘러보면 세상을 정말 "쉽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라이프 아티스트 (Life Artist)" 라는 별명을 붙여주고는 하는데, 아둥바둥 사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마치 인생예술가처럼 자신의 방법대로 살아가는 그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인 사이토 히토리 씨도 이런 "라이프 아티스트" 중 한 사람입니다. 아니, 그 중에 가장 별난 사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손에 꼽을 부자 중 한 사람인 그는 이미 수 많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만, 언뜻 봐서는 "응? 도저히 사업하는 사람이나 몇 대 부자가 쓸만한 제목은 아닌데" 라고 의아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는 지난 2009년 일본에서 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 말일에 발행된 아주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누구나 사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싶은 법인데,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고 있는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성공비법"이란 무엇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히토리 씨라고 불러주세요 


히토리 씨는 스스로가 상당한 별종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의 책을 읽다보면 그의 독특하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한 정신세계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독특하다"는 것은 참 여러 의미인데, 처음에는 그저 특별하고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나중에는 부러울 정도의 독창성에 감동받았답니다. 다른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온 그가 전하는 메세지는 놀랄 만큼이나 간단합니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의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히토리 씨가 생각하는 진리이며,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이자 사명입니다. 행복해지는 것. 히토리 씨가 모든 것의 위에 둔 이 간단한 법칙은 사실 우리들의 인생에서 그닥 우선순위권에 위치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누구나 행복하고 싶고, 불행한 것에서 탈출하고 싶습니다만, 언제나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행복해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는 꼬리표를 단 애물단지처럼 되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예를 들어, 공부 하는 것이 너무나도 싫고 괴롭다고 할지라도 "나중을 위해" 혹은 "남들이 다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엄청난 시간과 열정 그리고 돈을 투자하여 대학까지 졸업합니다. 대졸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때로는 관심조차 없는 전공을 택해서 시간을 낭비하기도 하죠. 다른 예를 들자면, 사회적인 표준과 대세를 따라가느라 너나 할 것 없이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을 받거나 성형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정말 원해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들은 엄청난 체력소모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폐하게 만들게 됩니다.


히토리 씨는 책 전반에 걸쳐 상당히 상냥하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만, 그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우선순위 아래에 펼쳐진 원칙들을 기준으로 가차없이 비판하기도 합니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정말로 필요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쓸데없는 일에만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합니다. 예컨데 '생활비가 모자라서 살림을 꾸리기가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이들은 대학에 보내서 어쩌고저쩌고'하며 교육열에 불타는 경우입니다. [...] 돈이 없으면 대학에 가지 말고 일을 해야 합니다. 대학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 가정에는 돈이 더 필요합니다. [...] 요즘에는 대학에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장학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장학금을 받을 실력도 안 되면서 왜 대학을 고집하는 걸까요? 그 점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103~104 페이지)


어떤 사람에게는 비수처럼 가슴에 꽃힐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그는 정확히 핵심을 찌른 것 같습니다. 사실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잣대는 스스로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불공평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서는 분명 행복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원하지도 않는 공부를 없는 돈과 수 많은 시간을 들여 했지만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사회에 준비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서 충분히 볼 수 있으니까요. 진정으로 원하는 전공보다는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전공을 택하는 바람에 졸업 후에는 전공을 했다지만 그것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결국 대학 졸업장이라는 종이 한 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희생한 것인지 모릅니다.


히토리 씨는 중학교를 끝으로 다른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중학교를 마친 뒤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고 원하는 일을 했기에 자신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그의 발언에서 그의 인생은 철저하게 "그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히토리 씨'라고 부릅니다. 스스로에게 존칭을 생략하는 일이란 이제 저에게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웃음). 요컨대 히토리 씨라는 명칭은 그만큼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는 뜻이지요." (31 페이지)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즉,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나아가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인간의 뇌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먼저 행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성공하는 비결이하고 그는 주장합니다.


"어떤 장사를 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위하고 남을 위하고 나아가 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틀림없이 성공합니다. [...] 왜냐하면 남을 위해서만 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축나서 포기하게 되고 오래 지속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도 좋고 남도 위하는 일이라면 지속됩니다." (33~34 페이지)


성공하는 그의 철학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끼며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남을 위하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는 것" 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하라 


"사연 없는 무덤 없다" 라고 흔히 말하곤 합니다. 그만큼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변명이 있다는 것이죠. 히토리 씨가 말하는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점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으로 자신이 더 잘해야 할 부분을 연구하는 반면,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째서 그것이 불가능한지 (혹은 자신이 운이 없는지) 불평만 한다는 것이죠.


"물이 끓지 않을 때는 불이 약하거나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기 조직 내에서도 원인에 합당한 처방을 써야 합니다." (177 페이지)


무언가가 잘 되지 않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왜 안 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데에서 발전하는 기쁨이 시작된다고 그는 말합니다. 다가온 역경이나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느냐 아니면 패배의 지름길로 만드느냐는 결국 자신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우리가 충분히 많이 들었기에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의 단호한 권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불평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생각 자체가 즐거운 게임이니까요." (22 페이지)





히토리 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는 마치 스스로의 인생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그 인생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구경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너무 집중하고 집착한 나머지 여유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하나의 게임처럼 생각하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즐겁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면 지금까지 제가 해온 많은 불평들이 단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탓을 돌리는 것, 심지어는 자기 자신의 무지나 불찰을 탓하는 것조차 하나의 비겁한 변명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책임을 타인 혹은 스스로에게 지움으로써 상황을 정당화하며 이성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스스로의 발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실패하거나 좌절한 그 상황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어떤 것을 바꾸거나 개선해야 좋을지 즐겁게 생각한다면 넘어진 부분에서 일어나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책을 적어도 7번 이상 읽어달라"는 히토리 씨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 책에는 인생을 한층 즐겁고 흥미롭게 바꿀 수 있는 수많은 조언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조언들은 우리가 사소하고 작은 발상의 전환으로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더 큰 것 같습니다. 

히토리 씨가 이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었던 핵심 메세지 중 하나가 바로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입니다. 크고 엄청난 변화를 이루어내려고 하기 전에 작은 것부터 개선해나가고 바꾸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사소한 변화조차 해낼 수 없는 사람이 큰 변화를 견딜 수 있으리는 만무합니다. 또한 결정적인 찬스나 변화는 이러한 사소하고 작은 차이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히토리 씨는 몇 차례에 걸쳐 반복합니다. 


"잘 돌아가는 회사는 언제나 세심한 노력, 미세한 차이를 추구한답니다." (166 페이지)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을 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즐기는 것.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는 것. 히토리 씨의 성공 비법은 너무나도 간단한 것이었습니다만, 그렇다고 아무나 시도하고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우리들 중 대부분은 사회라는 잣대에 너무나도 뼛 속 깊이 매인 나머지 "진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히토리 씨의 이러한 철학은 "자신을 찾아나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었던 그의 책을 다 읽고 덮을 무렵에는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것이 나의 꿈과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스스로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두서 없이 원하는 대로 써내려간 듯한 그의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 대단한 단호함이 담겨있음에 놀랐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간단한 원칙이 저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죠.

원하는 것을 하기에도 너무나도 짧은 인생 동안 지구에 머물러 있으면서, 과연 스스로의 꿈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쓰고 있느냐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성공" 이라는 것은 결국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유명해지는 것도,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도 아닌, 자신이 꿈꿔왔던 바로 그것을 이루어내는 것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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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인 - 우울을 행복으로 반전시켜라
유한익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으면서 "이 책 만큼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야겠다" 라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정말 좋은 책이라던가, 꼭 필요한 책이라던가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오늘 소개할 책만큼 "위기의식"에서 많은 분들께 제대로 알려야겠다라고 생각한 책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네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주요 포털 사이트의 메인에 등장하는 뉴스는 다름아닌 "자살"입니다. 이제는 너무도 자주 들었기에 어느정도 내성까지 생겼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도 그럴 것이,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치욕스러운 우리나라의 순위는 매일 평균적으로 4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시간단위로 계산해보면 한 시간에 두 명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입니다.





이제 자살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 혹은 어느 한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범사회적인 문제가 되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그렇게도 쉽게 포기하고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그리고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봐도 정말 심각하고 끔찍한 일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지요. 활발한 SNS와 블로그 활동으로 이미 많은 분들께는 낯익은 이름 - 정신과전문의 유한익 선생님께서 사회적 이슈가 되어버린 한국인의 질병 - "우울증"과 "자살"을 예방하고자 쓰신 신간. "위기의 한국인" 을 소개합니다.





사회가 우리를 파탄으로 이끈다


현재 우리 사회가 상당히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소식이 아닙니다. 어떤 사회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어떠한 체계도 완벽할 수 없지만, 유독 한국 사회에는 문화적으로 또한 사회적으로 참 많은 "이슈"들이 집합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러한 배경이 세계적으로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겨주는데 분명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 역시 당연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자인 유한익 박사는 우리사회의 핵심문제 중 하나가 되어버린 "우울증"에 대해 소개하기 앞서 이러한 우울증을 양성하는 사회적 배경을 분석합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쉽게 수긍해왔던 일들이 사실은 우리 스스로를 가두어 버린 감옥이었음을 알게 되는 것은 별로 달갑거나 기쁜 일이 아닙니다만, 스스로를 옭아매는 우울증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정황사정을 알아가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1등만 기억하는 사회, 남을 쓰러뜨려 승리해야만 하는 사회, 수많은 것을 강압적으로 요구받는 사회... 유한익 박사가 지적하는 문제점은 너무도 광범위하지만 그 방대함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정확하게 꼬집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서 요구되는 목표들은 실현불가능하며 (또는 실현할 이유조차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실패한 낙오자들이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고리를 먼저 파악하고 스스로를 위해 해결하지 않으면 "우울증"이라는 구렁텅이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요구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고스란히 "죄책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러한 죄책감은 우울증이 자라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이 되는데요, 전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는 문화-관련 증후군 "화병"의 사례만 보아도 우리 사회에서 죄책감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화병 혹은 울화병은 기혼여성에게 흔하고, 특히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사람에게 많으며, 가난한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소극적인 측면에서 보면 상처가 많고 한과 슬픔이 많은 사람, 상황적으로 체념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걸리기 쉬운 병이다. 하지만 화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이런 소극적인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87 페이지)


화병 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구와 기대치가 초래하는 또 하나의 재앙은 다름 아닌 "분노"입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다 처음 한국으로 들어와서 가장 놀랐던 것이 바로 "분노" 였습니다. 어머니와 자식의 평범한 대화에서도 욕이 등장하는가 하면 별 것 아닌 일에 언성을 드높이기 일쑤고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을 대하듯이 분노를 발산하는 것은 아직까지도 적응이 되지 않는 문화차이인 것 같습니다. (물론 정말 충격인 것은 그렇게 싸우다가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만..)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한국에서는 욕을 하는 것이나 언성을 높여 싸우는 것이 문화의 일부이고 오히려 친해지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선뜻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이러한 공격성은 자신의 존재가 가리워진 인터넷상에서는 급격히 악화되는데요,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런 행동이 낯설고 견디기 힘든 것은 비단 저 뿐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필자가 놀랐던 것은 사람들이 전후 관계에 대한 고민 없이 너무 쉽게 공분한다는 사실과 인터넷 댓글에 사용되는 언어가 매우 원색적이라는 사실이었다. 글의 내용과 무관하게 그런 식의 표현이 아무런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34 페이지)


확실한 것은 "위기의 한국인"은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분노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기 때문에 그 악순환의 고리는 점차 커지게 되고 강자는 가해자가, 약자는 우울증 환자가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악순환 뒤에는 암묵적으로 다혈질을 남자답고 패기있다고 인정하는 고정관념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울컥하는 사람,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 흥분하면 앞뒤 못 가리는 사람은 그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도 상처입힌다. 그것이 한국인을 규정하는 '다혈질'이라는 기질을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101 페이지)




"우울증" 이라는 감옥


이 책을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무방비상태로 그러한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을 위해 기획하고 집필한만큼 유한익 박사는 "자살"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우울증"을 심도있고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자살한 사람들의 80%가 극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만 보아도 우울증이라는 병은 자살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위험 - 하지만 유한익 박사는 도망칠 곳도, 희망도 없어보이는 "우울증"에도 탈출구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사회적 배경이 우울증을 양성하기도 하지만, 유한익 박사는 우울증은 분명한 신체적 질환 중 하나라고 강조합니다. 모든 것이 의미가 없고 실패자인 자신이 사라져야만 한다는 강박적 생각도 모두 이러한 질환에서 오는 증상이라는 것이죠. 


"뇌가 우울증과 자살을 야기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지만,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당신 탓이 아니라는 것이다. 당신이 정말 잘못해서도 아니고, 당신이 무능해서도 아니며, 당신의 미래가 정말 칠흑처럼 암울해서도 아니다. 뇌가 아프기 때문이다. 뇌가 병들었기 때문이다. 병들었을 때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 (179 페이지)


우울증에 대한 잘못된 이해 - 자신의 기분을 다스릴 수는 없다 혹은 자신의 느끼는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 판단하고 자멸의 길을 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 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많은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합니다. 물론 모든 우울증이 뇌로부터 야기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상응하는 치료를 위해 모든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환경적인 요인 혹은 비뚤어진 생각의 순환으로 인해 우울증에 이르게 되며, 이 때마다 자신의 증상에 맞는 올바른 치료와 대처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에 걸린 본인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면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겠죠.

"우울감을 일으키는 과정에는 무언가 비뚤어진 사고체계는 존재한다." (191 페이지)


우울증이 오는 데는 참 많은 이유들이 있으며 유한익 박사는 책을 통해 다양한 실제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예라 할지라도 한국인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정도로 일반적이며 흔히 만나게 될 수 있는 사례들이기에 의미가 깊습니다.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다던가, 자신의 완벽하지 못함으로 인해 좌절하는 등 우울증에 도달하는데는 반드시 "올바르지 못한" 사고체계가 있음을, 그리고 그 사고체계를 먼저 인지하고 바로잡는 것이 급순위임을 저자는 재차 당부합니다. 

"우울증은 강박적으로 자신을 비판하게 만든다." (197 페이지)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 않을까요? 박사는 행복하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올바르게 자기 자신을 위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여러 행복학 책들과 자기계발서에서 익히 들은 말이라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올바르고 건강한 자기 사랑은 행복하기 위한 첫걸음일 뿐만 아니라 자살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남을 행복하게 만들어 나도 행복해지려는 갈망이다. 엄밀히 말하면,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다. 그래서 이타주의는 곧 이기주의다. [...] 우리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무엇인가를 만들어가기 위해 사는 것이다." (50 페이지) 


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사는 것을 미덕이라고 보는 우리 사회와 나 하나만 잘 되면 된다는 무한이기주의라는 두 가지 극적인 양면이 공존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올바르게 자신을 그리고 남을 사랑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바로 이 순서대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저 자신을 위하고 그리고 남을 위하는 것, 그것이 건강한 정신을 위한 철학인 것입니다. 자신만을 위해 살거나 남만을 위해 산다면 결코 그 상태는 오래 지속될 수 없으며 자신을 혹은 주위 사람들을 천천히 갉아먹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정말로 안타깝고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자살률 1위라는 어마어마한 난제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를 소수의 미치광이들을 위한 기피대상 1호로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회적인 인식이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 보니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여 꺼리기 마련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주기적인 정신과 상담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 흔하지 않으므로) 오히려 소위 잘 산다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입니다. "부자연스러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일 수록 더욱 더 마음을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육체적, 지식적 측면만큼 성장하지 못한 자신의 정신적 자아를 돌볼 수 있는 의식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


얼마 전 우스갯소리로 "얼굴 못생긴 여자는 용서해도 몸매 못난 여자는 용서 못한다"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내면적 가치는 배제한 채 오직 외부적 요인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는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면 진부하게 들릴 수 밖에 없겠지만, 그만큼 이미 사회 깊숙이 파고든 병적인 사고방식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국에서 "건강식품"이라고 하면 "다이어트식품"을 말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여성들의 대부분이 강박적 다이어트로 인한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 피해를 보고 있는 사실은 이러한 사회적 시선이 어떠한 기막히고 끔찍한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여성들을 몰아간 남성들이 원흉이라고 단적으로 비판할 수 없습니다. 언젠가 한 TV 프로그램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진행했던 조사가 있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커플들 중 남성의 동의를 얻어 여성과 함께 언뜻 보기에도 정말 좋은 아파트로 간 뒤 이 아파트를 사고 싶지만 조금 돈이 모자라니 보태서 함께 마련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는 식이었는데요. 세 커플이 등장했는데 "함께 장만하자"는 말을 들을 때마다 여성분들의 얼굴은 대단한 놀라움과 기막힘이 묘하게 조화되곤 했습니다. "아니, 이 정도도 준비 못한거야?" 혹은 "당신이 대출하면 되잖아" 라며 자신의 (예비)신랑을 몰아세우는 그녀들의 태도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함께 살 집이고, 법으로 정해진 것도 없는데 그 정도의 양보와 이해도 할 수 없으면서 어떻게 함께 평생을 살아가겠다는 것인지... 


사회적인 풍토 혹은 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서로에게 너무나도 무거운 짐을 지우고 그 짐이 무겁고 힘든 만큼 한치의 양보도 하려 하지 않는 기반에서는 그러한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한 많은 이들의 좌절과 우울증이 동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용납될만한 수준" 에 이르기 위해 엄청난 댓가를 치루어야 하는 현주소이기도 하죠. 마냥 이러한 사회를 원망하거나 피해자가 될 것이 아니라, 그 매커니즘을 파악하고 악순환의 고리를 스스로를 위해 끊는 것이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당신의 삶은 온전히 당신의 것이다. 그 삶을 의미 없는 비교로 채우지 마라. 당신 자신이 비교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당신을 평가할 수 없다. 그 어떤 사람도 그럴 자격이 없다." (23 페이지)





어렸을 때 왕따를 당한 일. 직장 내에서 어려움을 겪은 일. 실연 후 말할 수 없는 좌절감에 모든 것을 포기했던 일 등.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역경과 마주하게 되고, 어떤 사람이라도 역경 없는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정도의 차이, 상황의 차이가 있다 뿐이지 결국 인간은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힘 없이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괴로웠던 그 때 일을 되돌이켜 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인해 모든 상황이 야기되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한두 걸음만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었을 일을 마치 눈가리개를 하고 달리는 말처럼 그저 앞을 향해서 전력질주를 하느라 다른 길이 있었다는 것을 아예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비논리적인 이유가 사회적 요인을 가지게 되면 그 위력이 갑절이 됩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살기 보다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요상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는 것이죠.


"너무 이상적인 사람, 이상적인 아내와 어머니, 며느리가 되려고 하지 마라. 그런 사람은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이기적인 강자들이 만들어놓은 사회의 페르조나를 거부해라. 그런 허상에 휘둘려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과감히 버려라. 당신은 유치원생이 아니다. 남에게 착한 사람이 되기 전에 자신에게 착한 사람이 돼라." (89 페이지)


저자가 재차 강조하는 것은 같습니다. 남에게 잘하기 전에 자신에게 잘하라는 것. 남에게 잘하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희생하고 그로 인해 우울증을 앓게 되는 것은 결코 어떠한 미덕도 아니라는 것. 자신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도 올바르게 사랑할 수 있다는 간단한 진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린 위기의 한국인에게 가장 원초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려서는 제때 조기교육을 받아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다니며 명문대에 들어가 무사히 졸업한 뒤 자랑할 만한 기업에 입사하여 결혼 전 대단한 돈을 모아두고 결혼 후에도 승진을 거듭해 가족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상황을 마련해주는 것. 불가능에 가까운 대한민국 가장의 "사회적으로 당당한 모습" 은 오늘도 수 많은 사람들을 좌절과 회의에 빠지게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또래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면 넉넉한 경제 형편은 물론 매너도 좋아야 하고 잘생겨야 하며 키도 커야 하고 외제차 정도는 몰아 여자친구에게 이벤트마다 명품 선물을 해야하는지도 모릅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얼굴은 물론 몸빼도 이쁘고 착해야 하고 남들에게 과시할만한 명품이 넉넉하게 있어야 "괜찮은" 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조신하게 잘 살다가 결혼 후에는 남편을 훌륭하게 내조하는 것은 물론 자기관리도 소홀히하지 않아야 하며, 전적으로 자신에게 맡겨진 육아와 교육을 컨설팅하면서 집안을 돌보고, 남편과 함께 결혼 시 "딸려 오는" 시댁 식구들 역시 그녀의 책임인데 시부모님에게 찍소리 못하고 순종하며 희생해야 "좋은 며느리"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비뚤어진 사고방식과 사회 대부분의 "완벽한 이상형"을 집약시킨 모습이 오히려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한 기준으로 둔갑할 때 이루어질 수 없는 그 갭(gap)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실패와 좌절 밖에 없습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그러한 어떠한 가치에서 실패한 뒤 모든 책임을 사회 혹은 자신에게 전가하며 정신적 질환을 앓게 되는 것입니다. 저자는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누구나 당신을 평가할 수 있다. 당신이 남을 평가할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당신을 평가하는 사람이 누구든 그 평가의 무게를 결정하는 사람은 오직 당신 자신뿐이다. 오로지 스스로만 자신을 향한 비판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사람마다 남의 비판에 대처하는 자세가 다르고, 거기에 부여하는 의미의 크기가 다르다." (198 페이지)


남의 이목을 너무나도 중요시 여기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 "나의 인생을 가장 나 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리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사회만 탓하고 신세한탄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올바르지 못한 평가의 잣대에서 벗어나 "나"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오히려 우리에게 그런 잣대를 들이대고 판단하게 만든 것은 다른 누구가 아닌 우리 자신이라고 비판합니다.


"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을 판단할 힘과 권리를 주는가? 우리는 모두 부족한 인간일 뿐이다. 애써 합리화하거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 (210 페이지)


나 자신이 스스로 나를 사랑하고 스스로를 위한 길을 알고 있다면 다른 어떤 사람에게도 삶의 운전대를 맡기지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가 삶을 헤쳐나갈 능력을 상실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내몰리고 있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환경의 변화도, 개선도 아닌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힘일 것입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노인자살, 청소년자살까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어쩌면 너무도 오랫동안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그 문제를 외면해왔기에 그 결과가 더욱 더 참혹해진 것은 아닐까요?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은 단 한번 뿐이고 그 인생의 주인공은 자식도, 부모님도, 배우자도, 연인도, 친구도, 선생님도 아닌 나 자신인 것을. 그리고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위할 때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도 올바르게 사랑하고 아낄 수 있음을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해 몇 차례 강조합니다. 이것이 사회적 문제로 야기된 우울증과 자살을 극복할 수 있는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반적인 "정신과 상담"의 인식이 개선되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보다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 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본인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비뚤어진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할 것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스스로 괴로워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아픔이 가중되어 극적인 선택을 하기 이전, 살아가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것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생에 대한 애착, 그리고 사회적 분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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