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사이토 히토리 지음, 한성례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주위를 가끔 둘러보면 세상을 정말 "쉽게"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라이프 아티스트 (Life Artist)" 라는 별명을 붙여주고는 하는데, 아둥바둥 사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마치 인생예술가처럼 자신의 방법대로 살아가는 그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인 사이토 히토리 씨도 이런 "라이프 아티스트" 중 한 사람입니다. 아니, 그 중에 가장 별난 사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손에 꼽을 부자 중 한 사람인 그는 이미 수 많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만, 언뜻 봐서는 "응? 도저히 사업하는 사람이나 몇 대 부자가 쓸만한 제목은 아닌데" 라고 의아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철들지 않은 인생이 즐겁다" 는 지난 2009년 일본에서 발간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 말일에 발행된 아주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고, 누구나 사업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싶은 법인데,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고 있는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성공비법"이란 무엇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히토리 씨라고 불러주세요 


히토리 씨는 스스로가 상당한 별종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의 책을 읽다보면 그의 독특하다 못해 기이하기까지 한 정신세계를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독특하다"는 것은 참 여러 의미인데, 처음에는 그저 특별하고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되지만, 나중에는 부러울 정도의 독창성에 감동받았답니다. 다른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 많은 것을 이루어온 그가 전하는 메세지는 놀랄 만큼이나 간단합니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해야 한다. 그것이 의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히토리 씨가 생각하는 진리이며,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이자 사명입니다. 행복해지는 것. 히토리 씨가 모든 것의 위에 둔 이 간단한 법칙은 사실 우리들의 인생에서 그닥 우선순위권에 위치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누구나 행복하고 싶고, 불행한 것에서 탈출하고 싶습니다만, 언제나 다른 "우선순위"에 밀려 행복해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는 꼬리표를 단 애물단지처럼 되어버리기 십상입니다. 

예를 들어, 공부 하는 것이 너무나도 싫고 괴롭다고 할지라도 "나중을 위해" 혹은 "남들이 다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엄청난 시간과 열정 그리고 돈을 투자하여 대학까지 졸업합니다. 대졸이라는 수식어를 얻기 위해 때로는 관심조차 없는 전공을 택해서 시간을 낭비하기도 하죠. 다른 예를 들자면, 사회적인 표준과 대세를 따라가느라 너나 할 것 없이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을 받거나 성형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정말 원해서가 아니라 "그렇지 않으면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들은 엄청난 체력소모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폐하게 만들게 됩니다.


히토리 씨는 책 전반에 걸쳐 상당히 상냥하고 부드러운 느낌입니다만, 그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우선순위 아래에 펼쳐진 원칙들을 기준으로 가차없이 비판하기도 합니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정말로 필요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쓸데없는 일에만 목숨을 걸고 열심히 합니다. 예컨데 '생활비가 모자라서 살림을 꾸리기가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이들은 대학에 보내서 어쩌고저쩌고'하며 교육열에 불타는 경우입니다. [...] 돈이 없으면 대학에 가지 말고 일을 해야 합니다. 대학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신 가정에는 돈이 더 필요합니다. [...] 요즘에는 대학에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장학제도가 마련돼 있습니다. 장학금을 받을 실력도 안 되면서 왜 대학을 고집하는 걸까요? 그 점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103~104 페이지)


어떤 사람에게는 비수처럼 가슴에 꽃힐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에 그는 정확히 핵심을 찌른 것 같습니다. 사실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라는 잣대는 스스로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불공평한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서는 분명 행복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원하지도 않는 공부를 없는 돈과 수 많은 시간을 들여 했지만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사회에 준비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우리 주위에서 충분히 볼 수 있으니까요. 진정으로 원하는 전공보다는 성적으로 갈 수 있는 전공을 택하는 바람에 졸업 후에는 전공을 했다지만 그것을 통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결국 대학 졸업장이라는 종이 한 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희생한 것인지 모릅니다.


히토리 씨는 중학교를 끝으로 다른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는 중학교를 마친 뒤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고 원하는 일을 했기에 자신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그의 발언에서 그의 인생은 철저하게 "그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히토리 씨'라고 부릅니다. 스스로에게 존칭을 생략하는 일이란 이제 저에게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웃음). 요컨대 히토리 씨라는 명칭은 그만큼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는 뜻이지요." (31 페이지)





자기 자신이 행복해야, 즉,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나아가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인간의 뇌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먼저 행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성공하는 비결이하고 그는 주장합니다.


"어떤 장사를 하더라도 그것이 나를 위하고 남을 위하고 나아가 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틀림없이 성공합니다. [...] 왜냐하면 남을 위해서만 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축나서 포기하게 되고 오래 지속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나도 좋고 남도 위하는 일이라면 지속됩니다." (33~34 페이지)


성공하는 그의 철학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끼며 스스로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남을 위하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는 것" 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충실하라 


"사연 없는 무덤 없다" 라고 흔히 말하곤 합니다. 그만큼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고 변명이 있다는 것이죠. 히토리 씨가 말하는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의 차이점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은 매사에 긍정적으로 자신이 더 잘해야 할 부분을 연구하는 반면,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째서 그것이 불가능한지 (혹은 자신이 운이 없는지) 불평만 한다는 것이죠.


"물이 끓지 않을 때는 불이 약하거나 아니면 무언가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자기 조직 내에서도 원인에 합당한 처방을 써야 합니다." (177 페이지)


무언가가 잘 되지 않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왜 안 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데에서 발전하는 기쁨이 시작된다고 그는 말합니다. 다가온 역경이나 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느냐 아니면 패배의 지름길로 만드느냐는 결국 자신의 손에 달린 것입니다. 우리가 충분히 많이 들었기에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의 단호한 권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불평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런 생각 자체가 즐거운 게임이니까요." (22 페이지)





히토리 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는 마치 스스로의 인생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그 인생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구경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일이기 때문에 너무 집중하고 집착한 나머지 여유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하나의 게임처럼 생각하며 자신이 어떻게 해야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즐겁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자면 지금까지 제가 해온 많은 불평들이 단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탓을 돌리는 것, 심지어는 자기 자신의 무지나 불찰을 탓하는 것조차 하나의 비겁한 변명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책임을 타인 혹은 스스로에게 지움으로써 상황을 정당화하며 이성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스스로의 발전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실패하거나 좌절한 그 상황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어떤 것을 바꾸거나 개선해야 좋을지 즐겁게 생각한다면 넘어진 부분에서 일어나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나아가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것입니다.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 책을 적어도 7번 이상 읽어달라"는 히토리 씨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이 책에는 인생을 한층 즐겁고 흥미롭게 바꿀 수 있는 수많은 조언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조언들은 우리가 사소하고 작은 발상의 전환으로 충분히 실행할 수 있는 것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더 큰 것 같습니다. 

히토리 씨가 이 책을 통해 꼭 전하고 싶었던 핵심 메세지 중 하나가 바로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입니다. 크고 엄청난 변화를 이루어내려고 하기 전에 작은 것부터 개선해나가고 바꾸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사소한 변화조차 해낼 수 없는 사람이 큰 변화를 견딜 수 있으리는 만무합니다. 또한 결정적인 찬스나 변화는 이러한 사소하고 작은 차이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히토리 씨는 몇 차례에 걸쳐 반복합니다. 


"잘 돌아가는 회사는 언제나 세심한 노력, 미세한 차이를 추구한답니다." (166 페이지)


자신의 분야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을 마치 하나의 게임처럼 즐기는 것. 자신이 하는 일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는 것. 히토리 씨의 성공 비법은 너무나도 간단한 것이었습니다만, 그렇다고 아무나 시도하고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미 우리들 중 대부분은 사회라는 잣대에 너무나도 뼛 속 깊이 매인 나머지 "진정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히토리 씨의 이러한 철학은 "자신을 찾아나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었던 그의 책을 다 읽고 덮을 무렵에는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것이 나의 꿈과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스스로가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두서 없이 원하는 대로 써내려간 듯한 그의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보면 대단한 단호함이 담겨있음에 놀랐답니다. 그리고 그의 이런 간단한 원칙이 저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했죠.

원하는 것을 하기에도 너무나도 짧은 인생 동안 지구에 머물러 있으면서, 과연 스스로의 꿈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쓰고 있느냐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성공" 이라는 것은 결국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유명해지는 것도, 권력을 가지게 되는 것도 아닌, 자신이 꿈꿔왔던 바로 그것을 이루어내는 것일테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