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생활 1 : 두뇌.인지편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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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EBS 다큐프라임을 애청하곤 합니다. 시간을 맞춰가며 "본방사수"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있는 주제가 있거나 이슈가 되었던 내용이 있으면 다시보기로 챙겨보는 편이죠.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무늬만 다큐일뿐 관심을 끌기 위한 다른 몇몇 방송들과는 달리 심도있게 주제를 다루고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는 다큐프라임의 기본적인 퀄리티를 신뢰하는 마음에 꽤 여러 시리즈를 관심깊이 애청했었답니다.

 

2008년 방영된 5부작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은 한국에 들어오기 한참 전 일이기에 생소한 시리즈였습니다. 누구보다도, 어느나라보다도 교육열이 높고 부모의 교육참여율(혹은 간섭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자녀교육의 혁명을 일으켰다는 이 다큐 시리즈는 이미 같은 제목으로 출판이 되었었는데, 얼마 전 두 권으로 나뉘어 최신개정판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건 꼭 읽어야 해!" 하는 당연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얼마 후 받은 따끈따끈한 두 권의 신간. 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마음이 든든해졌답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장인 <아이의 사생활 1 - 두뇌,인지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총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은 먼저 1) 남과 여 그들의 차이 그리고 2) 다중지능, 나만의 프로파일을 찾아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파트 1에서는 기본적인 두뇌에 관한 지식에서부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두뇌가 어떻게 다르고, 무엇보다도 어떤 순서로 발달하게 되는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주장으로 유명해진 심리학자 존 그레이의 말처럼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두뇌가 서로 다른 순서와 속도로 발달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쉽게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들을 교육하는 선생님이 대부분 "여자"이고, 사회가 원하는 교육의 순서와 내용은 여자아이의 뇌 발달에 최적화되어있기에 남자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부당한 대우와 평가를 받게될 수 있다고 이 책은 경고합니다.

 

파트 1의 후반부부터 본격적으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 논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특별히 흥미로웠답니다. 이제 내일 모레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과 만나게 되는 지금, 제게는 그저 "미지의 세계"인 아들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처음부터 끝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아들과 딸 양육법이 놀랍긴 했지만, 이렇게 양분화하여 교육하는 것이 과연 장점만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답니다. 모든 남자아이들이 100% 남자아이의 기질만 가지고 있지 않고 여자아이들도 마찬가지인데, 성별에 따라 너무 처음부터 교육방식을 정해버리는 것 자체가 아이의 특성이나 기질보다는 평균적인 통계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죠. 저 자신만 보아도 검지보다는 약지가 반 마디 이상이나 긴 이른바 "남성적인 성향"을 가진 여성이고, 이 책에서 제시한 여자아이 키우는 법에 마냥 동의할 수는 없었기에 "알아서 잘 이해해야지"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차이점과 특성, 부모가 흔히 만나게 되는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면에서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파트 2에서는 요즘 그야말로 핫한 키워드인 "다중지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IQ였고, 그 다음은 EQ가 최대관심사였지만 요즘은 "다중지능"이 대세죠! 유행을 비하하는 입장도, 반대로 따라가고자 하는 입장은 더더욱 아니지만 솔직히 다중지능이라는 개념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별 관심이 없었답니다. 애초부터 누군가의 재능을 제대로 판단하여 그 수치를 계산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 자체에 회의적이기 때문에 그저 교육열에 불타는 부모들의 관심을 끌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때문에 이 책에 설명된 여러가지 다중지능의 분야별 특성과 교육방법 역시 절대적이라고는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흥미롭게 읽은 것은 이 책이 (다른 일부 책들과는 달리) 다중지능을 신봉하며 성공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를 좀 더 가깝게, 정확하게 파악하여 아이 스스로가 원하는 미래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을 권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아이에게 무엇이 결여됐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더불어 부모는 아이가 갖고 있는 능력에 무조건 긍정을 해주어야 한다. (231 페이지)

 

다중지능에 관심이 있는 부모님들이 직접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책의 마지막에는 비교적 상세한 설문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꼼꼼히 작성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보인 분야의 특성과 권장교육방법을 읽는다면 아이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강한 부분을 더욱 강화시켜줄 수 있겠죠. 내일 모레 세상으로 나올 우리 아들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려면 아직 몇 년이고 더 기다려야 할테지만 그 때가 되면 한번쯤은 꼭 해볼까 합니다.

 

"대통령이 된다는 꿈은 어떤 부모라도 칭찬해주지만 청소부가 되겠다고 아이가 말한다면 긍정적으로 반응할 부모는 없을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씁쓸하게 들립니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해주고, 결국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도 자식을 사랑하고 욕심을 가진 부모로써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하고요. 임신이 된 것을 확인했을 때 아기와 했던 약속이 있습니다. 절대로 극성스러운 엄마가 되지 않겠다고. 내가 바라는 것, 내가 못 이룬 것을 아이에게 투영시켜 내 욕심을 채우려 하지 않겠노라고. 누구보다도 응원해주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지만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꿈을 인정해주겠노라고 말이죠.

 

고맙게도 9개월동안 무럭무럭 잘 자라 이제 내일 모레 드디어 만나러 갑니다. 꿈이 이루어져 현실이 되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처음 약속했던 것처럼, 내 욕심이 아닌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엄마가 되자고요. 그런 면에서 이 시기에 참 알맞은 책을 읽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네요. 2권에서 이어질 정서/인성편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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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마법의 언어코칭 - 만 0∼4세 아이의 지능과 언어발달을 이끄는 하루 30분 대화법
나카가와 노부코 지음, 황혜숙 옮김 / 더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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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인데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나는 아기들은 어떻게 말을 배울까요? 지금까지는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이제 곧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니 하나하나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마치 하나님께로부터 티 하나 없는 새하얀 도화지를 선물받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때때로 인정하기 싫을지도 모르지만, 아기의 모든 것은 부모가 하기 나름, 즉 부모의 책임이라는 사실이 두 어깨를 무겁게도 합니다.

때문에 요즘에는 특히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책에 관심이 참 많은데요, 오늘 소개할 책은 엄마들이라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아이의 “언어코칭”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서부터 만 4세까지. 말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노하우를 소개할 <내 아이를 위한 마법의 언어코칭>을 만나보시죠!


2014-11-07


100쪽이 조금 넘는 이 책은 마음만 먹으면 30분 안에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합니다. 같은 내용을 짤막한 글과 일러스트로 두 번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 시간이 더욱 짧아지기도 하고요. “초보엄마에게 필요한 연령별 맞춤식 언어교육”이라는 부제도 그렇고 대부분의 일러스트 역시 아기와 엄마의 모습을 담고 있지만, 워낙 빠른 시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에 엄마는 물론 (예비)아빠들 역시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이랍니다.

신기한 것은 요즘 밑줄치고 요점정리하며 열심히 읽고 있는 <베이비 위스퍼>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디테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컨셉과 아기를 대하는 철학 자체는 마치 <베이비 위스퍼>의 축약본처럼 닮아있었답니다. <베이비 위스퍼>의 저자 트레이시 호그도 <내 아이를 위한 마법의 언어코칭>을 집필한 나카가와 노부코도 몇십 년동안 집중적으로 신생아들과 어린 아이들을 관찰하며 쌓은 지식을 나누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보았을 때, 어쩌면 문화적, 지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베이비 위스퍼>가 아기와 보내는 시간의 전반적인 가이드라면 <내 아이를 위한 마법의 언어코칭>은 그 중 아이의 언어 교육을 위한 (더 나아가서는 친밀감 형성을 위한) 하루 30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요.

제 1장에서는 아기가 어떻게 말을 배우게 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합니다. 2장부터 아기의 연령대에 따라 어떻게 언어를 들려주고 가르쳐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이어지는데 첫 1년은 3개월 간격으로, 그 이후로는 4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간격으로 언어 코칭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기는 아직 뱃속에 있는지라 주변에 있는 아기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답니다. 아기들이 옹알이를 할 때의 엄마들의 반응도 함께 말이죠. 트레이시 호그도 나카가와 노부코도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아기를 관찰하라”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의미없는 옹알이라던가 보채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엄마(그리고 아빠)만큼은 아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제한된 리소스 가운데서 무엇을 표현하려 하는지 섬세하게 알아차리는 것이 아기와 대화할 수 있는 기본 중 기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기의 유형에도 여러가지가 있고 자라나고 발달하는 속도도 천차만별이라 그 어느 것도 “평준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적어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답니다. 그간에는 언어를 많이(!) 순화하고 교육적이고 좋은 말만 써야겠다는 조금은 추상적인 생각 뿐이었는데 구체적으로 이런 저런 연습을 해볼 수 있어서 기뻤고요 (물론 아기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지금은 강아지에게 연습하고 있습니다만 ㅎㅎ).

아기가 태어나기 전 이 책만큼은 꼭 읽어서 통달해야(?) 한다고 신랑에게 굳은 약속을 받았답니다.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고 첫 마디를 떼는 순간부터 언어코칭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아기는 수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기 때문이죠. 꼭 똑똑한 아이로 키우거나 두뇌회전이 빠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이 아니라, 엄마 뱃속에서 세상으로 나와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선 우리 아들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엄마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이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정말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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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 역사학자 홉스봄이 바라본 재즈의 삶과 죽음
에릭 홉스봄 지음, 황덕호 옮김 / 포노(PHONO)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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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는 정말 이상한 분야입니다. 알면 알 수록 더 아리송하고, 배우면 배울 수록 가장 기본적인 것마저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워지죠. 음악사를 연구하고 깊이 공부할 수록 점점 “내가 아는 것(혹은 알 수 있는 것)은 정말 한정적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때문에 음악에 관련된 수업이나 강의를 의뢰받을 때마다 가장 꺼리게 되는 것이 바로 음악사 수업입니다.

재즈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즈가 19세기 말 즈음하여 시작되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대중음악의 뿌리가 되었다는 것쯤은 조금만 찾아보아도 알 수 있지만, 정말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떤 구체적인 영향을 받아 성장하였는지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재즈”라는 개념의 어원조차 베일에 감추어져 있으니까요.

때문에 저명한 역사학자들의 신간은 언제나 반가운 소식입니다. 오랜 연구와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역사학자들이 어떤 시선으로 과거를 바라보고 비평하는지 읽으면서 스스로의 견문도 넓힐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Phono 출판사에서 발간한 한국어판 에릭 홉스봄의 재즈 이야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처럼 다가왔답니다. 오늘은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이라는, 조금은 대담한(!) 제목을 가진 흥미로운 이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2014-11-07

 

세상에, 듀크 앨링턴과 카운트 베이시, 빌리 홀리데이를 거론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이라니! 목차를 둘러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습니다. 이들이 평범하다면 도대체 홉스봄의 시선에서 우리는 어느 즈음에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은 홉스봄이 집필한 여러 서평과 다른 글들이 모여있는 그의 저서 <비범한 사람들>의 제 4장을 독립적으로 출간한 것이라고 합니다. (즉, 번역되면서 번역가와 편집자에 의해 지어진 제목인 것이죠) 홉스봄은 그의 글에서 “평범한 사람”이 아닌 “소시민(the little people)”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거기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추가적으로 설명합니다.

나의 관점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집단적인 것이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역사라는 무대의 주연이 되었다. 그들이 행동하고 생각한 것은 차이를 만들어 냈고 문화와 역사의 형태를 변화시켰으며 또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이 점이 전통적으로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알려진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 책에 <비범한 사람들>이란 제목을 붙인 이유다. (9페이지)

총 7장으로 되어있는 이 책의 첫번째 대주제는 “평범한 사람들”로 총 네 명(시드니 베셰, 듀크 엘링턴, 카운트 베이시, 빌리 홀리데이)의 재즈 거장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빌리 홀리데이에 관한 글을 제외하고는 각 인물에 대해 쓰인 책들에 대한 반응이자 서평이기 때문에 홉스봄의 글을 읽다 보면 그가 말하고 있는 책들 역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에는 아직 발간되지 않은 책들이 대부분이지만 Amazon.com을 통해 eBook으로라도 구입해서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는 몰랐던 재즈 거장들의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부분적으로나마)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처럼 생생하게 그림이 그려집니다. 다른 책들이 재즈역사의 큰 별들을 찬송하고 침이 마르게 칭찬할 때 홉스봄은 그들의 “인간적인 면”에 집중합니다. 그들의 뛰어난 음악 뒤에 숨겨진 조금은 어두운 이야기, 혹은 알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거침없이 쏟아냅니다. 어쩌면 그것은 16살 어린 나이에 직접 엘링턴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았던 한 소년이 어른, 그리고 역사학자로 발전해가며 자신의 어린 시절 영웅들을 조금 더 다각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질풍노도의 20세기를 오롯이 체험한 홉스봄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셈이죠.

두번째 대주제는 “비범한 음악”으로 역사학자 홉스봄의 폭넓은 지식이 빛을 발하는 부분입니다. 재즈가 유럽으로 건너와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했으며 그것이 특히 영국의 대중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정말 흥미롭습니다. 미국으로부터 재즈를 “수입해온” 유럽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들의 가치기준과 문화로 재소화하였고 확실히 재즈는 미국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유대계 폴란드인 아버지와 유대계 오스트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베를린과 빈에서 보내고 히틀러 집권 뒤 영국으로 옮겨간 홉스봄은 이러한 성장 환경을 통해 다양한 유럽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다문화적인 그의 시각에서 바라본 재즈의 역사는 특별하면서도 객관적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재즈를 사랑하고 가슴 깊이 아꼈던 그였기에 더욱 애정어린 연구와 고찰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막 장 “1960년 이후의 재즈”를 읽을 때는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이 책의 부제가 왜 “역사학자 홉스봄이 바라본 재즈의 삶과 죽음”인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재즈의 “삶”은 알겠지만 “죽음”이라니! 주류는 아니더라도 (재즈는 사실 1920년대 이후 주류였던 적이 없었던 만큼)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재즈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불성설처럼 느껴졌으니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즈는 그 기력이 쇠하여 죽음으로 가고 있다는 그의 사형 선고(!)도 충격적이었지만 그것에 제대로 반박할 수 없기에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재즈는 장수의 축복을 누리지 못했다. 이미 1980년대에도 심지어 ‘뉴 뮤직’의 주요 스타들, 예를 들어 존 콜트레인, 앨버트 아일러, 에릭 돌피도 사라진 상태였다. 그러므로 재즈는 자신에 대한 애정을 배우기 시작한 새로운 팬들을 확보했음에도 더 이상의 변화와 발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왜냐하면 그것은 죽은 자들의 음악이었고, (…) 살아있는 음악인들이 과거의 사운드를 재생산하는 기이한 복고주의의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의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164 페이지)

2012년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는 또 한 사람의 “재즈 역사의 증인”을 잃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지금의 재즈는 새로운 발전과 진보보다는 예전의 영광을 추억하며 끝없는 리바이벌을 반복하기만 하는 것일까요? 재즈를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으로써 그가 남긴 마지막 문장들은 어떤 때보다도 진하게 마음 속에 남았습니다. 결국 20세기의 가장 아름답고도 찬란한 문화로 발돋음한 재즈가 21세기의 우리들의 손에 맡겨졌다는 책임감을 자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재즈는 결국 화석화되고 마는가? 결코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 하지만 재즈는 그 음악을 필요로 하지 않고, 누릴 자격도 없는 사회 안에서도 생존하면서 자기 혁신을 이루는 비범한 힘을 지금껏 보여 주었다. 재즈의 잠재력이 고갈되었다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 게다가 그냥 재즈를 들으면서 재즈 스스로가 자신의 미래를 헤쳐 나가도록 내버려 둔다고 한들 무엇이 잘못이겠는가? (17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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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철학 공부 How to Study 1
다케다 세이지 & 현상학연구회 지음, 정미애 옮김 / 컬처그라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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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과 음악이론을 전공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피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철학 공부였습니다. 하지만 연주학과에 재학할 때는 잘 몰라도 문제가 없었는데 석사 논문을 쓰면서는 나름 철학에 대해 아는 척이라도 해야 했고, 석사를 졸업한 뒤 박사 학위에 들어서면서 이제 철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했고,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었는지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사유의 방식을 토대로 스스로의 연구를 구체화해야 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런 기초 없이 철학을 – 그것도 대학원에서 – 시작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답니다. 이런 저런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뭔가 “넘사벽”이 느껴져 지치기 일쑤였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었고요.

철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나도 방대한 물량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구마처럼 캐면 캘 수록 더욱 많이 나오니 어디까지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기도 하고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지 잘 몰라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좀 쉬운 말로(!) 정돈해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간절했던 찰나,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오는 <처음 시작하는 철학 공부>를 만나게 되었답니다. 철학자이자 문예평론가인 다케다 세이지와 현상학연구회가 쓴 How to Study 시리즈의 첫 권. 감히(?) 철학을 쉽게 설명하겠다는 야무진 이 책을 소개해보자 합니다.


2014-10-28


오사카 출신의 제일한국인 2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총 서른 명의 철학자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철학자는 각각 세 개의 스텝을 통해 소개되는데 1) 철학사적 위치와 생애, 2) 핵심 사상 그리고 3) 활용하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스텝에서는 연표에 따른 주요 활동과 영향을 받은 사람, 영향을 준 사람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고 두번째 스텝에서는 그 철학자를 대표할만한 업적이나 사상이 짧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두번째 스텝이 끝날 때마다 약 한 페이지 정도 해당 철학자의 철학 사상을 그래픽으로 나타내고 있어 다시 한번 시각적으로 복습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활용하기에서는 철학자의 사상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개인적인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 사상만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 그것이 어떻게, 왜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가장 마지막으로는 사상과 저자의 설명을 종합하여 세 개의 중요 포인트를 짚어주어 정리합니다.
이렇게 세 가지 스텝이라고 해봤자 한 철학자당 할당된 페이지가 (그래픽과 초상화를 포함하여) 8페이지 정도기 때문에 굉장히 짧고 간결합니다. ‘도대체 이렇게 짧은 분량으로 한 사람의 철학자를 소개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 들 정도로 적은 양이죠. 책도 생각보다 훨씬 가볍고 얇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목에 충실한 구성입니다. 말 그대로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철학사의 큰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어느정도 머릿속에 철학사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돕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각 철학자를 소개할 때도 최대한 간결하고 쉬운 언어로 중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다른 책이나 출처를 통해) 심화학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될 것입니다.
255페이지의 적은 분량으로 30명의 “철학의 거장”들을 소개하는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각 철학자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았으며 또다시 누구에게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자세하지는 않더라도 먼저 큰 그림을 그림으로써 각 철학자를 더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요 작품도 함께 수록해주었으면 찾아보기 좋지 않았을까 싶은데, 요즘은 인터넷으로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만큼 그 노력은 스스로가 해야 할 몫인 것 같습니다.


박사 학위만 무려 세 개를 가지고 계셨던 예전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떤 책을 읽었을 때 무슨 말인지 제대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읽는 사람이 바보가 아니라 쓴 사람이 바보다!” 물론, 교수님만큼 열심히 공부하신 분들이나 자신있게 하실 수 있는 말씀인 것은 맞지만 그만큼 지식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처음 시작하는 철학 공부>는 철학 입문자들에게 정말 반갑고도 고마운 책이 될 것입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볼 수 있었으니까요. 일부러 어려운 언어로 이리저리 꼬아 “그들만의 지식”을 전하는 일부 다른 책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입니다.



어떤 철학적 사고를 잘 파헤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분명한 원리로 보여주려는 노력은 적어도 철학을 “난해해서 고맙사옵니다.” 하고 받을어 모시는 태도보다 훨씬 어렵고 또 유익하리라. (…) 더 중요한 점은 “아하, 이런 원리가 쓰여 있구나!”라고 많은 사람이 알게 된다면, 그것은 더 폭넓고 더 깊이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앎’이 되기 때문이다. (머릿말 중, 12페이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철학 공부와 수많은 사상들, 생각들 그리고 사유의 제목들. 그것이 큰 짐처럼만 느껴졌던 저에게는 참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철학이 그저 쓸모없는 탁상공론이나 말장난처럼 느껴졌던 분들에게도 이 책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이상 철학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사유하고 새로운 길을 생각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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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 EQ 육아를 부탁해 - 최고의 아이로 키우는 월령별 두뇌발달 지침서, 임신부터 36개월
정윤경 지음 / 코코넛(coconut)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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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깝지만 가장 미지의 존재가 바로 아기가 아닐까요. 열 달동안 뱃속에 품었다가 아프고 힘든 과정을 통해 세상으로 나왔는데도 가끔 아기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없어 고민하는 엄마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둘째, 셋째라면 조금 덜하겠지만 특히 첫째를 낳은 엄마들은 행여 무슨 실수라도 할까 싶어 초긴장 상태에서 첫 몇 개월 (혹은 몇 년!)을 보내기 마련이죠.

저 역시 출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만큼 요새는 육아서적을 많이 읽으려 노력하고 있답니다. 읽고 또 읽고, 주위 분들에게 많이 물어도 보고 있지만 그럴 수록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답니다.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너무나도 새하얀 스케치북을 선물받는 것 같은 느낌이라, 행여 지저분한 손으로 원치 않는 얼룩이 생길까봐 긴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오늘은 모든 것에 조심스럽고 궁금증이 폭발하는 예비엄마들과 0세에서 3세의 어린 아이를 키우시는 엄마들을 위한 특별한 책의 출간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임신에서 3세까지, 육아 발달심리 전문가와 리얼맘의 육아 프로젝트, 궁금해지지 않으시나요? <IQ EQ 육아를 부탁해>를 소개합니다!



두뇌 발달 지침과 심화 학습, 그리고 Q&A

이 책은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머무는 열 달 동안의 임신부터 시작하여 36개월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각각의 시기를 3개월~6개월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요, 아기의 새로운 발달 과정을 설명한 “두뇌 발달 지침” 그리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간 “심화 학습” 그리고 그 나이 또래 엄마들이 궁금해할만한 질문과 답변을 모은 “Q&A”로 각각 구성되어 있답니다. 고급스럽게 제본된데다가 두껍고 지속성이 좋은 내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4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틈틈히 읽으며 참고하기에 참 좋을 것 같아요. 

책의 내부는 참 감성적으로 구성되어 있답니다. 넉넉한 여백과 눈에 쏙 들어오는 단계별 목차, 부드럽고 친절한 글은 물론 도저히 아기엄마라 믿기지 않는 미모의 리아맘님과 딸 리아의 사진까지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고요 (물론 하루가 멀다하고 어질러지는 집과 우는 아이를 달래며 매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엄마들에게는 괴리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조성할 수도 있겠네요). 뭔가 육아에 대해 배우면서 감성까지 충전하는 느낌이랄까요? 아직은 아기가 태어나지 않아 전투육아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얼마 후 시작될 그 시간들을 이렇게 평온하고 능수능란하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답니다. 

특히 각 챕터의 마지막에 수록된 Q&A는 평소 궁금했던 것들, 혹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주기 때문에 주의깊게 읽어보게 되더군요. 물론 내용을 읽다 보면 궁금증도 더하고 더 많은 설명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모든 것이 다 쓰여있는 육아책이 어디 있겠어요. 엄마들이 좀 더 부지런히 찾아보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 아닐까요. 

 

0세에서 3세까지의 발달기가 중요한 이유

사실 뇌는 태내에서부터 거의 평생 동안 발달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언제든 음악을 배우고 수학을 익히고 새로운 언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후 3세까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발달이 있습니다. 그것은 '신뢰'와 '자기 조절' 그리고 '동기' 입니다. (머릿말 중)

흔히 태어나서 만 3세가 되기까지가 아이의 일생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시기라고 합니다. 저 역시 아기를 가지고 나서 그렇게 좋아하는 일도 그만두며 다짐한 것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기가 3세가 되기까진 아기를 최우선순위에 놓겠다는 것이었답니다. 그만큼 그 시기의 발달은 엄마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고, 더 나아가 인생의 많은 것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라고 알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돌보고 이끌어주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막막했답니다. 육아 책이 다양한 만큼 서로 다른 의견도 팽배하고 문화적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권장되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우리 아기에게 무엇이 맞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건 몰라도 이것은 정말 마음에 새기고 잘 따라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만큼 공감이 가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아기가 빠르게 발달하는 초반에는 3개월 간격으로, 1년, 2년이 지나가면서 4개월에서 6개월 간격으로 챕터가 짜여져있기 때문에 해당 시기에 도달했을 때 한번씩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시기별로 나타나는 아기의 성장 상태나 증상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통계일뿐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개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아 이런 변화가 일어날 수 있구나” 하고 참고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한 장점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의 엄마들은 무엇보다도 “똑똑한 아이”에 관심이 많은 것이 일반적인데 아이의 뇌발달에 도움을 주는 여러가지 팁들이 수록되어 있으니 잘 따라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거고요.

 

육아도서 책장에 빠지면 안되는 책

대형서점 유아책 코너에는 참 많은 책들이 있는데도 막상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이런 책이 다 있나” 싶은 책들이 많았답니다. 아직 한참을 뛰어놀고 많은 것을 보고 느껴야 할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명문대에 보낼지, 언제부터 사교육을 시키고 반에서 일등을 하게 만들지에 초점을 맞춘 책들은 솔직히 인쇄한 종이마저 아깝게 느껴지더군요. 다 자식의 미래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과연 그렇게 어린시절을 보낸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어떤 생각과 사고를 가지고 살아갈지 의문입니다.

<IQ EQ 육아를 부탁해>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뇌의 발달이 단지 똑똑한 아기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좀 더 많은 것을 느끼고, 관계를 형성해나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돕는다는 느낌을 받아서였답니다. 특히 어른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롭게 태어난 어린 생명이 낯선 혼란스러움에서 안정적으로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엄마로써 안심이었습니다. 강압적으로 발달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유도하는 방법들이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

지금까지 읽은 여러 육아 도서들을 정리해둔 책장에 이 책을 꽃으면서 마음 한 켠이 좀 더 든든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고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을 때가 되면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운 엄마가 되어있겠죠? 그 때 다시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 지금 느꼈던 것 보다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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