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 아들러 심리학의 성장 에너지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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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내용이 정말 어울리지 않는 책이다. 이 책을 쓴 기시미 이치로 씨는 아들러 심리학 전문가로 작년에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들러 심리학의 전문가가 스스로의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육아심리학 책을 집필해 주신 것만으로도(!) 이 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어떤 육아전문가가 육아조언서를 쓰기 위해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정확히 그 반대의 상황인 것이다.

저자는 서문부터 이 책에는 "육아와 관련되지 않은 것은 적지 않았다"고 선언했고 그 약속은 분명히 지켜졌다. 이 책에는 오롯이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례만 소개되어 있으며 각 상황을 아들러 식으로 분석해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다른 육아서와 기본적으로 관점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 책이다.

앞서 제목과 내용이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 책의 카피문구는 "어떻게 하면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이기 때문에 제목인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와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아이에게 미움을 받더라도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며 바른 길로 이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나온 책이 아닐까 싶었다. 아직 어리디 어린 우리집 꼬꼬마지만 성숙한 엄마 역시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미리(?) 시작을 하고 싶었던 마음에 책을 집어들었다.

아들이 조금씩 밤잠을 자면서 생겨난 나만의 시간에 다시 독서를 시작했는데, 당연하지만 읽게되는 책의 절반은 육아서였다. 지금까지 정독한 육아서만 서른 권 정도 되니 그래도 "읽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는 되지 않을까.
그렇게 읽기 시작한 육아서들을 살펴보면 분명히 나라별 특징이 있었다. 아마 문화적 차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대적 특징이 있었고 육아 역시 (흥미롭게도) 트렌드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책이 발간되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저자의 나이가 어느 정도인지도 책의 내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육아책들 (그리고 그 중에 내가 아마도 평생 소장할 주옥같은 책들) 가운데 이 책의 의미는 정말 특별하다. 특별한 목차나 내용의 구성도 없고, 육아를 위한 "쪽집게 레시피"가 나와있는 것도 아니다. "아들러 심리학"이라고 해서 자녀와의 갈등을 심리학적 수리수리 마수리로 풀어보려 이 책을 읽는다면 단번에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의 제목 중 "미움받을 용기"는 잘 모르겠지만 "엄마를 위한" 책인 것만큼은 정말 확실하다.


아들을 키우면서 무엇보다 나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되는 시간이 많았다. 오랫동안 켜켜히 쌓여간 나의 내면은 어느샌가부터 잘 들여다보지 않아 먼지가 수북히 쌓인 지하실 같았다. 내가 느끼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패턴들은 "그게 나니까"라고 쉽게 넘기기 일쑤였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행동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아들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그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고 말이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나는 하나님께로부터 흠 하나 없는 새하얀 도화지를 선물받은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색채와 본격적인 그림은 아이가 스스로 그릴테지만 그 때까지의 스케치는 내 몫이라는 것이 큰 부담이자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특히 인생의 반 이상을 결정한다고 알려진 첫 36개월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아들에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쉽사리 알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엇보다 내 안의 작은 나와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생각하고 느꼈는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했는지, 기뻐하고 슬퍼했는지 처음으로 제대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때로는 아픈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지기도 했고, 이 책에서 말하는 좋지 않는 부모의 모습이 이미 내게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아 조바심도 났다. 처음 읽으면서는 이해가 가지 않고 '설마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겠지?'하고 고개를 저었던 부분도 읽고 또 읽다보니 수긍이 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은 감정이 오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누가 자기 자식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주고 싶지 않을까. 최고의 최고를 주어도 아깝지 않고 오히려 모자라게 느껴지는 것이 엄마아빠의 마음일 것이다. 그만큼 사랑하고 아끼고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인 아이다.
하지만 과연 그 마음을 느끼고 행복하게 감사하는 아이는 몇이나 될까? 엄마아빠가 자신을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고 그 어느 것도 아끼지 않을만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은 얼마나 있을까? 아무리 내리사랑이라고 하지만 (그걸 알고 있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정말 아이들의 가히 배은망덕한(?) 미숙함 때문인걸까?

표현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그렇게 나는 생각한다. 아무리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더라도 그것을 상대방이 느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몇십년 지나 "사실 내가 너를 정말 많이 사랑했다"라고 말하면 오히려 듣는 사람이 난감할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책이다.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아이를 믿어주고, 신뢰와 사랑 가운데서 존중하며 (그러나 제대로 훈육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훌륭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읽어서는 제대로 실천하지 못할테니 읽고 또 읽고 다시한번 더 읽어야지.

문득 이 책의 시리즈로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가 함께 발간되었음이 떠오른다. 어떤 책인지 확인해봐야겠다. 신랑에게도 이 책 만큼은 꼭 정독해주기를 부탁했다. 내가 해주는 존중이 아닌 아이가 느끼는 존중, 내가 주는 사랑이 아닌 아이가 느끼는 사랑, 내가 가진 신뢰가 아닌 아이가 아는 신뢰가 되길 바라면서 오늘부터 나 자신이 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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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 태교동화 2 - 마음이 튼튼해졌어요 우리 소리 태교동화 2
노경실 지음, 백두리 그림, 남우선.대구 MBC 곡 / 예담Friend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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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었는지.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모두를 향해 소리치고 싶었다. 내게 새로운 생명이 찾아와주었다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아기"가 생겼다고 말이다.
산부인과에서 첫 초음파를 하며 콩알만한 아기집을 확인하면서 내 뱃속에서 자라나는 아기에 대한 책임감을 처음 느꼈다. 그 이후 어쩌면 나는 내가 아닌 뱃속의 아기를 위해 살았던 것 같다. 먹을 것을 가리고, 시끄러운 곳에 가지 않고,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아직 사람의 모습조차 갖추지 못한 태아 때부터 아름답고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제대로 된 태교가 하고 싶었다.

영영 지나가지 않을 것 같은 임신기간이 지나 이제 아들이 태어난 지도 7개월 반이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열심히 태교를 한다고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임신 3개월차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는 매일같이 뉴스를 보며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 전국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아이를 낳기 바로 전 주까지 프로젝트 데드라인을 지키려 밤샘작업도 했었다.
사회적 문제나 업무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외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바로 태교동화와 태담. 뱃속에 아기에게 읽어준다고 태교동화와 아기성경도 사서 침대 머리맡에 놔두었건만 정작 읽어준 횟수는 부끄러울만큼 적었다. 아직 뱃속에 있어서인가 실감이 나지도 않았지만 혼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니 쑥쓰럽기도 했다. 큰맘먹고 대형서점에 태교동화 책을 구입하러 갔지만 별로 마음에 와닿는 책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소리 태교동화" 1,2권을 받아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 "왜 이제야 이런 책이 나왔을까!"였다. 진작에 좀 나와주었다면 즐거운 태교의 길라잡이가 되었을텐데 말이다!

총 2권으로 구성되어 1권은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2권은 '마음이 튼튼해졌어요'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솔직히 내용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둔감한 탓인가?). 머리와 마음이라는 대주제가 있는 것 외에는 주인공의 태명이 다른 정도? 아마 한 권으로 묶기에는 양이 많아 두 권으로 나누어놓은 것 같다.

각 동화에는 때때로 양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따뜻한 색감과 독특한 그림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임신 기간 중 엄마가 보는 것 또한 태아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읽고 있는 동화를 다시한번 시각화하여 느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본문의 두 가지 글씨체가 아닐까. 일반 글씨체는 태교 동화를 뜻하고 손글씨같은 폰트로 쓰여진 부분은 엄마(혹은 아빠)의 태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 때문에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동화는 "엄마가 읽어주면 더 좋은 이야기" 혹은 "아빠가 읽어주면 더 좋은 이야기"로 나뉘는데 행여 엄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손글씨 부분을 읽다보면 가끔은 손과 발이 오글거리기도(?) 할 것이다. "에이 누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 하고 책장을 덮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험해 본 사람들만 이해하겠지만 임신기간동안 엄마는 그야말로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대화체가 더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싶다. 배가 점점 불러오지만 사실 내 안에서 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게 실감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아기와 대화를 시도할 필요도 있다.
특히 혼자 수다를 떠는데 익숙치 않은(?) 태아에게 읽어주면서 앞으로 아기가 태어났을 때를 위해 미리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아기가 태어난 후 일 년에서 길게는 두 돌까지 엄마나 아빠가 혼자 이것저것 떠들어야할테니 말이다.

태교동화의 내용은 전래동화와 외국동화 중 잔인하거나 반인륜적이지 않은 부분만(!!!!) 발췌했다는 편집자의 말처럼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그대로 읽어줘도 무리없을(?) 내용이다. 사실 전래동화도 그렇지만 그림동화나 안데르센 동화 원작을 읽어보면 사회비판도 그런 사회비판이 없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한데 다행히 책에서는 그런 내용은 모두 빼고 아름다운(!) 부분만 보여주고 있어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 단,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동화라면 (재미있어질만한) 중간 부분에서 뚝 끊기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소리 태교동화"가 특별한 마지막 이유! 각 권에는 동화를 읽으며 들으면 좋을 우리의 소리 음반이 포함되어있다. 사실 이 음반만으로도 이 책을 꼭 소장하고싶다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 소개하기로는 뇌파를 안정시키고 몸을 이완시키는 F분의 1의 흔들림이 정악과 일치한다고 한다. 때문에 국악이 태교에 좋다는 것이다. 음원에 수록된 곡들은 국악이라기보다는 국악기를 사용한 (서양화된) 동요에 가깝기 때문에 F분의 1의 흔들림의 혜택(?)을 누리긴 어렵겠지만 즐겁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수록된 곡은 적지만 악기만으로 구성된 음원들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동화를 읽어주는 동안 넉넉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전까진 낮잠을 재우며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이번에 우리소리 태교동화 음원으로 바꾸어주었다. 들려주던 클래식 음악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고 평온한 분위기라 당분간 낮잠 시간에 애용하게 될 것 같다.


이제 막 태교를 시작한 엄마아빠들에게도 좋겠지만 이미 아기가 태어났더라도 아기와 함께 읽어줄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은 "우리소리 태교동화". 두고두고 잘 사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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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리 태교동화 1 -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우리 소리 태교동화 1
노경실 지음, 백두리 그림, 남우선.대구 MBC 곡 / 예담Friend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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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었는지.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모두를 향해 소리치고 싶었다. 내게 새로운 생명이 찾아와주었다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아기"가 생겼다고 말이다.
산부인과에서 첫 초음파를 하며 콩알만한 아기집을 확인하면서 내 뱃속에서 자라나는 아기에 대한 책임감을 처음 느꼈다. 그 이후 어쩌면 나는 내가 아닌 뱃속의 아기를 위해 살았던 것 같다. 먹을 것을 가리고, 시끄러운 곳에 가지 않고,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아직 사람의 모습조차 갖추지 못한 태아 때부터 아름답고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제대로 된 태교가 하고 싶었다.

영영 지나가지 않을 것 같은 임신기간이 지나 이제 아들이 태어난 지도 7개월 반이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열심히 태교를 한다고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임신 3개월차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는 매일같이 뉴스를 보며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 전국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아이를 낳기 바로 전 주까지 프로젝트 데드라인을 지키려 밤샘작업도 했었다.
사회적 문제나 업무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외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바로 태교동화와 태담. 뱃속에 아기에게 읽어준다고 태교동화와 아기성경도 사서 침대 머리맡에 놔두었건만 정작 읽어준 횟수는 부끄러울만큼 적었다. 아직 뱃속에 있어서인가 실감이 나지도 않았지만 혼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니 쑥쓰럽기도 했다. 큰맘먹고 대형서점에 태교동화 책을 구입하러 갔지만 별로 마음에 와닿는 책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소리 태교동화" 1,2권을 받아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 "왜 이제야 이런 책이 나왔을까!"였다. 진작에 좀 나와주었다면 즐거운 태교의 길라잡이가 되었을텐데 말이다!

총 2권으로 구성되어 1권은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2권은 '마음이 튼튼해졌어요'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솔직히 내용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둔감한 탓인가?). 머리와 마음이라는 대주제가 있는 것 외에는 주인공의 태명이 다른 정도? 아마 한 권으로 묶기에는 양이 많아 두 권으로 나누어놓은 것 같다.

각 동화에는 때때로 양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따뜻한 색감과 독특한 그림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임신 기간 중 엄마가 보는 것 또한 태아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읽고 있는 동화를 다시한번 시각화하여 느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본문의 두 가지 글씨체가 아닐까. 일반 글씨체는 태교 동화를 뜻하고 손글씨같은 폰트로 쓰여진 부분은 엄마(혹은 아빠)의 태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 때문에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동화는 "엄마가 읽어주면 더 좋은 이야기" 혹은 "아빠가 읽어주면 더 좋은 이야기"로 나뉘는데 행여 엄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손글씨 부분을 읽다보면 가끔은 손과 발이 오글거리기도(?) 할 것이다. "에이 누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 하고 책장을 덮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험해 본 사람들만 이해하겠지만 임신기간동안 엄마는 그야말로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대화체가 더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싶다. 배가 점점 불러오지만 사실 내 안에서 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게 실감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아기와 대화를 시도할 필요도 있다.
특히 혼자 수다를 떠는데 익숙치 않은(?) 태아에게 읽어주면서 앞으로 아기가 태어났을 때를 위해 미리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아기가 태어난 후 일 년에서 길게는 두 돌까지 엄마나 아빠가 혼자 이것저것 떠들어야할테니 말이다.

태교동화의 내용은 전래동화와 외국동화 중 잔인하거나 반인륜적이지 않은 부분만(!!!!) 발췌했다는 편집자의 말처럼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그대로 읽어줘도 무리없을(?) 내용이다. 사실 전래동화도 그렇지만 그림동화나 안데르센 동화 원작을 읽어보면 사회비판도 그런 사회비판이 없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한데 다행히 책에서는 그런 내용은 모두 빼고 아름다운(!) 부분만 보여주고 있어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 단,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동화라면 (재미있어질만한) 중간 부분에서 뚝 끊기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소리 태교동화"가 특별한 마지막 이유! 각 권에는 동화를 읽으며 들으면 좋을 우리의 소리 음반이 포함되어있다. 사실 이 음반만으로도 이 책을 꼭 소장하고싶다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 소개하기로는 뇌파를 안정시키고 몸을 이완시키는 F분의 1의 흔들림이 정악과 일치한다고 한다. 때문에 국악이 태교에 좋다는 것이다. 음원에 수록된 곡들은 국악이라기보다는 국악기를 사용한 (서양화된) 동요에 가깝기 때문에 F분의 1의 흔들림의 혜택(?)을 누리긴 어렵겠지만 즐겁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수록된 곡은 적지만 악기만으로 구성된 음원들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동화를 읽어주는 동안 넉넉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전까진 낮잠을 재우며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이번에 우리소리 태교동화 음원으로 바꾸어주었다. 들려주던 클래식 음악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고 평온한 분위기라 당분간 낮잠 시간에 애용하게 될 것 같다.


이제 막 태교를 시작한 엄마아빠들에게도 좋겠지만 이미 아기가 태어났더라도 아기와 함께 읽어줄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은 "우리소리 태교동화". 두고두고 잘 사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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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부모수업 - 자녀를 키우는 엄마가 반드시 읽어야 할 첫 번째 교과서
이미화 지음 / 위닝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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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만하면 다시 화두로 떠오르는 일부 어린이집의 충격적인 실태. 그 시작이 되었던 어떤 교사의 네 살 여자아이 폭행사건은 아직도 또렷하게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처음엔 어떻게 아이를 저렇게 때릴 수 있을까 충격을 받았었는데 차츰 그 아이가 "맞은 후"가 더 경악스러웠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자리로 돌아와 서있었으니 말이다.

분명 이것이 수많은 어린이집 중 극히 일부의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귀결된 사회적 반응은 분명했다. 더이상 어린이집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귀한 내 자식 어린이집에 맡겨놓으면 거구의 교사에게 따귀를 맞을거라는 분노와 두려움이 팽배했다. 더이상의 "어린이 안전지대"는 없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7개월이 지나는 아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은 도무지 글로 옮겨쓸 수 없다. 하루종일 져야 하는(?) 내 고단한 십자가(??)임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든 아기 얼굴을 한참동안 보고있어도 질리지 않는 이 이상한 감정은 무엇일까. 어쩔 수 없이 꼭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임에도 차마 아기의 토실토실한 다리에 바늘을 찔러넣는걸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리고 마는, 세상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하나뿐인 소중한 내 자식이다.
때문에 처음 그런 뉴스를 접했을 땐 마치 내가 당사자가 된양 끝없이 분노했다. 내게 닥친 일이었다면 진심 흉기라도 들고 쳐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몇 년이 지나도 도무지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은 분노였다.

그러나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요즘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들을 보면서 "과연 언제까지 내가 이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자식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아니, 아마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서도, 심지어 대학에 입학하고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불공평한 처우를 항의하는 어머니들이 있다고 한다. 청탁 아닌 청탁을 넣기도 하고 야근 좀 시키지 말라고 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따진다는 것이다.
말도 안되는 비상식적인 행동에는 틀림없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 어머니들 역시 정신이상자나 사회부적응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지 자식을 언제까지 어떻게 품어야 할지 그 정도를 알지 못하고 삐뚤어진 방법으로 관심과 사랑(사실 집착이라 표현해야 맞겠지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흔히 말한다. 하물며 자동차를 모는데도 면허가 필요한데 어째서 부모 면허는 없냐고 농담삼아 따진다. 백지같은 투명한 상태의 한 아이의 인생 전반을 책임져야할 부모다. 태어나서 이보다 더 중요하고 두려울만큼 막중한 임무가 또 있을까.
외동아이들이 흔한 시대가 되다보니 온갖 열정과 사랑을 한 아이에게 쏟는 부모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부모들에게 아이는 세상이요 인생의 모든 것이다. 쏟아지는 사랑과 관심만큼 아이가 바르게 자란다면야 더할나위 없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지나친 관심과 삐뚤어진 사랑으로 어긋나가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그렇지 않더라도 부모의 도움 없이는 기본적인 것조차 하기 어려워하는 무기력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것일까?





국내 최초로 아침밥을 아이들에게 해주는 "예아뜨"의 원장 이미화 씨가 쓴 <기적의 부모수업>은 말 그대로 부모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학부형들에게 쓴 편지를 추린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 이런 편지를 받았을 엄마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최전선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저자의 신념은 확고하기에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는 부모들에게는 훌륭한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이제 30대에 접어든 내가 읽기에도 "세대 차이"가 나는 내용이 많았다. 내가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저자에게는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혼내서라도 고쳐야 할 부분이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나이 많은 어른 혹은 부모님에 대한 관념도 소위 "윗세대" 분들의 그것과 흡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조언이 한 문장 한 문장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그 모든 지식과 관념들이 아집이나 자신감이 아니라 오랜 세월 아이들을 사랑하고 그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켜켜히 쌓인 관록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육아를 하며 가볍게 읽어야겠다 하고 시작했는데 어느새 형광펜과 펜을 가져다가 꼼꼼히 곱씹으며 읽고 있었다. 아기가 자는 나만의 시간에 내용 정리를 깔끔하게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무게가 있고 많은 물음표를 던지는 힘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여러 챕터로 나뉘어져 있지만 내용이 챕터에 국한되어있지는 않다. 오히려 편지를 나누면서 일부러 테마를 찾아자 붙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이것이 다른 육아서적과 가장 다른 점이 아닐까 싶었다. 주의해서 하나하나 읽지 않으면 중요한 내용을 자칫 놓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서평을 쓰는 이 시점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이야기들은 바로 "가정이 아닌 밖에 나가 사랑받는 아이로 키우라"는 것, "부모가 끝없이 자기발전에 힘쓰라"는 것, 무엇보다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해주라"는 것이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집 꼬꼬마는 언젠가 내 품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그 인생이 내 마음에 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내 맘에 드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벌써부터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는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들이 사회에 나가 스스로 섰을 때 얼마나 올곧고 훌륭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가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있어서 나는 가장 큰 책임과 사명을 지고 살아가는 이 아이의 엄마이고...

저자의 문체는 겉보기에 유연하고 부드러워보이지만 내용은 그렇지가 않다. 읽으면서 부대끼는(?) 내용도 더러 있었다. 사실 그래서 더 읽어야 했다. 이제 부모가 되어 한 아이의 인생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써 내 생각과 의견을 앞세운 독단과 아집을 가장 멀리해야할테니 말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서적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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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드 블로그 마케팅 - 내 몸값 100배 올리는
이태화 지음 / 미다스북스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블로그에 대한 책들은 이미 몇 권 읽었었다. 블로그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의 효과적인 운영이나 모바일 마케팅까지도, 항상 관심을 가졌던 주제였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신간을 체크했다.
읽을만큼 읽었다(?)고 생각하고 더이상 이런 부류의 책을 찾지 않은지 2년 정도가 지나자 웹 생태계가 완전 달라져있었다. 휘발성이 강한 SNS가 블로그 시장을 잠식시킬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광적인 SNS 열풍도 조금씩 정체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짧은 시간동안 수많은 서비스가 나타나고 발전하고 쇠퇴하다 사라졌다. IT와 모바일 관련서적은 1년만 지나도 "구닥다리"가 되어버리니 말 다했다.

하지만 블로그는 이러한 풍파(?)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버텨냈다. 아니 오히려 그 잠재성에 있어 더욱 큰 평가를 받는 요즘이다. 현대 사회정서를 반영해 앞으로 블로그를 대신 할 것이라 믿어졌던 SNS는 오히려 블로그의 든든한 반려자가 된 것 같다. 양질의 콘텐츠를 블로그가 생성한다면, 그것을 보다 많은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하는 SNS라는 새로운 채널이 생긴 셈이다 (물론 이것 역시 이전의 열풍 때에 비하면 많이 진정된 추세이지만).

이 책의 제목이 잘 말해주고 있듯이 블로그는 "퍼스널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아니, 되어야만 한다. 물론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 스스로가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이지만, 블로그의 잠재성을 다른 소셜 네트워크와 헷갈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시작한 뒤 곧 3년 연속 네이버 파워블로그로 선정되는가 하면, 블로그를 통해 유명인사와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킨 저자 이태화 씨의 경험은 물론,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자신의 비전을 찾아가는(혹은 찾은) 여러 사람의 예가 등장한다. 당장 눈앞의 이득을 따라가는 근시안적인 목표가 아닌, 나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블로그라는 매개체와 성공을 일구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역시 연장이 아닌 장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시간 죽이는 소일거리에 불과한 블로그가 이들에게는 삶을 바꾸어놓은 터닝포인트가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블로그 서적들과는 다르다. 물론 블로그를 개설하는 과정부터 방문자 유입을 유도하는 팁까지 목차 부분에선 상당히 비슷한 골격을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이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방문자가 많은, 영향력 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참신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생산하라는 것. 얄팍한 꼼수는 일시적으로 방문자를 끌어모을지 몰라도 오히려 블로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낮아져 최악의 사태까지 갈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또한 대가성 포스팅을 제작하거나 돈을 받고 블로그의 게시판 등을 광고회사에 내어주게 되면 당장은 돈이 들어올지 몰라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검색로봇의 알고리즘에 의해 스팸성 블로그로 낙인찍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양질의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야할까? 저자는 바로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사연을 소개한다. 이들 의 공통적 특징은 파워블로그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으며, 무슨 일이 있어도 꾸준히 성실하게 포스팅을 해왔다는 것이다. 어쩌면 블로그를 개설한지 며칠만에 이슈가 되어 방문자가 급증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일 년이 넘어가도록 좀처럼 발전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있어서도 저자는 작고 큰 팁을 소개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운영하며 묵묵히 자신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과연 자기계발에 특화된 컨텐츠를 오랫동안 발행한 저자답게 책은 강력한 동기부여로 가득하다. 지금까지 선뜻 블로그를 시작할 용기(?)가 없었다면 이 책을 덮자마자 곧 블로그를 개설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저자의 조언을 토대로 자신의 블로그를 "최적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다만 지금까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방문자 수가 많은 블로그가 되었으면"하는 바람이 아닌, "나답게 내 것을 만들어가는 블로그"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연구를 하게 된 것이 아닐까?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뒤 느낀 점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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