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 태교동화 1 -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우리 소리 태교동화 1
노경실 지음, 백두리 그림, 남우선.대구 MBC 곡 / 예담Friend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아기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었는지. 당장이라도 뛰어나가 모두를 향해 소리치고 싶었다. 내게 새로운 생명이 찾아와주었다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아기"가 생겼다고 말이다.
산부인과에서 첫 초음파를 하며 콩알만한 아기집을 확인하면서 내 뱃속에서 자라나는 아기에 대한 책임감을 처음 느꼈다. 그 이후 어쩌면 나는 내가 아닌 뱃속의 아기를 위해 살았던 것 같다. 먹을 것을 가리고, 시끄러운 곳에 가지 않고, 좋은 생각과 좋은 말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면서 말이다. 아직 사람의 모습조차 갖추지 못한 태아 때부터 아름답고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제대로 된 태교가 하고 싶었다.

영영 지나가지 않을 것 같은 임신기간이 지나 이제 아들이 태어난 지도 7개월 반이 되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열심히 태교를 한다고 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임신 3개월차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는 매일같이 뉴스를 보며 하염없이 울기도 했다. 전국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아이를 낳기 바로 전 주까지 프로젝트 데드라인을 지키려 밤샘작업도 했었다.
사회적 문제나 업무는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외에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은 바로 태교동화와 태담. 뱃속에 아기에게 읽어준다고 태교동화와 아기성경도 사서 침대 머리맡에 놔두었건만 정작 읽어준 횟수는 부끄러울만큼 적었다. 아직 뱃속에 있어서인가 실감이 나지도 않았지만 혼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려니 쑥쓰럽기도 했다. 큰맘먹고 대형서점에 태교동화 책을 구입하러 갔지만 별로 마음에 와닿는 책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소리 태교동화" 1,2권을 받아보고 처음 들었던 생각이 "왜 이제야 이런 책이 나왔을까!"였다. 진작에 좀 나와주었다면 즐거운 태교의 길라잡이가 되었을텐데 말이다!

총 2권으로 구성되어 1권은 '머리가 똑똑해졌어요' 2권은 '마음이 튼튼해졌어요'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솔직히 내용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둔감한 탓인가?). 머리와 마음이라는 대주제가 있는 것 외에는 주인공의 태명이 다른 정도? 아마 한 권으로 묶기에는 양이 많아 두 권으로 나누어놓은 것 같다.

각 동화에는 때때로 양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그림이 삽입되어 있다. 따뜻한 색감과 독특한 그림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임신 기간 중 엄마가 보는 것 또한 태아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니 읽고 있는 동화를 다시한번 시각화하여 느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본문의 두 가지 글씨체가 아닐까. 일반 글씨체는 태교 동화를 뜻하고 손글씨같은 폰트로 쓰여진 부분은 엄마(혹은 아빠)의 태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준다. 때문에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동화는 "엄마가 읽어주면 더 좋은 이야기" 혹은 "아빠가 읽어주면 더 좋은 이야기"로 나뉘는데 행여 엄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주더라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손글씨 부분을 읽다보면 가끔은 손과 발이 오글거리기도(?) 할 것이다. "에이 누가 이렇게 이야기를 해!" 하고 책장을 덮어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험해 본 사람들만 이해하겠지만 임신기간동안 엄마는 그야말로 감수성이 폭발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대화체가 더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싶다. 배가 점점 불러오지만 사실 내 안에서 한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게 실감나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아기와 대화를 시도할 필요도 있다.
특히 혼자 수다를 떠는데 익숙치 않은(?) 태아에게 읽어주면서 앞으로 아기가 태어났을 때를 위해 미리 연습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아기가 태어난 후 일 년에서 길게는 두 돌까지 엄마나 아빠가 혼자 이것저것 떠들어야할테니 말이다.

태교동화의 내용은 전래동화와 외국동화 중 잔인하거나 반인륜적이지 않은 부분만(!!!!) 발췌했다는 편집자의 말처럼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 그대로 읽어줘도 무리없을(?) 내용이다. 사실 전래동화도 그렇지만 그림동화나 안데르센 동화 원작을 읽어보면 사회비판도 그런 사회비판이 없을 정도로 그로테스크한데 다행히 책에서는 그런 내용은 모두 빼고 아름다운(!) 부분만 보여주고 있어 안심해도(?) 좋을 것이다. 단,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의 동화라면 (재미있어질만한) 중간 부분에서 뚝 끊기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소리 태교동화"가 특별한 마지막 이유! 각 권에는 동화를 읽으며 들으면 좋을 우리의 소리 음반이 포함되어있다. 사실 이 음반만으로도 이 책을 꼭 소장하고싶다는 마음이 들었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 소개하기로는 뇌파를 안정시키고 몸을 이완시키는 F분의 1의 흔들림이 정악과 일치한다고 한다. 때문에 국악이 태교에 좋다는 것이다. 음원에 수록된 곡들은 국악이라기보다는 국악기를 사용한 (서양화된) 동요에 가깝기 때문에 F분의 1의 흔들림의 혜택(?)을 누리긴 어렵겠지만 즐겁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수록된 곡은 적지만 악기만으로 구성된 음원들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동화를 읽어주는 동안 넉넉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전까진 낮잠을 재우며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이번에 우리소리 태교동화 음원으로 바꾸어주었다. 들려주던 클래식 음악과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고 평온한 분위기라 당분간 낮잠 시간에 애용하게 될 것 같다.


이제 막 태교를 시작한 엄마아빠들에게도 좋겠지만 이미 아기가 태어났더라도 아기와 함께 읽어줄 수 있는 좋은 내용을 담은 "우리소리 태교동화". 두고두고 잘 사용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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