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二 章
아무튼 그때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했다.
"<디에고(Diego)>, 자네가 말을 해주게!"
그러자 <아키노>가 <디에고>라고 불렀던 그 운전석에 앉았던 남자가 이렇게 말을 했다.
"<리바스> 신부(神父)가 당신을 데려오라고 했소!"
그러자 또 그는 그 <디에고>란 남자가 <레온>을 <리바스 신부>라고 불렀던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것은 또 그때 이미 <레온>은 신부서약(神父誓約)을 깨고 교회를 떠나서 결혼까지 했던 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다 또 그는 수도(首都)를 방문할 때도 어머니를 찾아뵙는 것 외에, 미사(missa-가톨릭에서,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여 행하는 제사의식)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 <레온>은 실패를 거듭했던 끝에 결국 자신이 절대로 깨지 않으려고 했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겠다>는 <제1의 약속>에 뭔가 차질이 생겼고, 그래서 결국 <그는 변호사로서 생애를 마감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러자 <닥터 에드>는 일단 그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그때부터 차(車)는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가 <쿠만(Tucuman-아르헨티나 서북부에 있는 도시)>을 지나서 <산마르틴(San Martin)>이란 곳으로 접어들자 그는 바깥을 보는 것을 포기하고 눈을 감아버렸는데, 그것은 또 자신은 목적지를 모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던 때문이었다. 
<산 마르틴 거리- 중앙>
그것은 또 만약의 경우에, 그러니까 최악(最惡)의 상태가 와서 자신이 경찰에 체포되어 신문(訊問)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해서 최소한 그들을 배신하는 일은 없게 할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자 차(車)는 어둠 속을 부지런히 달려갔고,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눈을 감았던 채로 이렇게 말을 했다.
"경찰(警察)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은가?"
그러자 <아키노>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들에 관해서는 <레온>이 이미 한 달 전부터 조사를 해두었어!" "하지만 오늘밤은 특별한 날이잖아?" "조만간 대사(大使)의 차가 <파라나> 상류(上流)에서 발견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그곳의 집들을 수색하고, 강 건너편의 <엔카르나시온(Encarnación)>에 있는 자기편들에게 경고(警告)를 보내겠지! 그러면 또 그들은 <로사리오(rosario)>로 가는 길을 차단(遮斷)할 것이야! 그렇게 되면 또 이곳의 순찰(巡察)은 아무래도 느슨해질 것이고, 그래서 오늘밤엔 이곳이 그들의 사각지대(死角地帶)가 될 것이란 것이지!" "음, 그렇게 생각한다?"

<엔카르나시온 위치도- 강 건너에 위치> 그런데 바로 그때, 차(車)가 급커브를 돌면서 어느 모퉁이로 들어가는 듯 했다. 그러자 <닥터 에드>는 그때서야 눈을 떴다. 그런데 또 그때, 도로 가에서 <덱 체어(deck chair-갑판 의자, 또는 나무나 금속파이프 틀에 천을 씌운 접의자)>에 앉았던 살찐 노(老)부인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그는 조금 놀란 눈으로 그 여자를 쳐다봤다. 그 여자는 그가 알던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그녀의 뒤로 조그마한 입구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 그녀가 운영하던 매음굴(賣淫窟)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녀의 이름은 <세노라 산체스(senora Sanchez)>였고, 마지막 손님이 돌아갈 때까지 결코 잠자리에 드는 일이 없는 여자였다. 그래서 또, 그녀는 그런 돈으로 부를 축적해서 그 동네에서 제일로 부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아무튼 잠시 후, 그가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런데 지사(知士)의 만찬회(晩餐會)는 어떻게 되었는가?"
그러자 또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건 우리도 잘 몰라!" "하지만 정탐(偵探)할 사람은 보냈겠지?" "아니, 전부 자기 할 일들이 많아서!..."
그러자 <닥터 에드>는 다시 한 번 그들이 아마추어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또 소위 <그들의 계획>이란 것도 <사베에드라>의 글보다 못한 것이 아닐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것은 또 소위, 그 <마치즈모>란 것조차도 그들에겐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비행기소리가 들리던데, 그게 대사(大使)가 탔던 비행기가 아니었나?"
그가 또 이렇게 물었다. 그러자 <아키노>가 이번에는 뜻밖의 말을 했다.
"아니, 그 비행기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을 거야!" "그럼, 누가 탔지? "글쎄..." "자네는 그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모양이군?" "..."
그러자 그 말에는 <아키노>가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또 <닥터 에드>가 이렇게 물었다.
"그럼, 다친 사람은 누구인가?"
그런데 또 그때였다. 차(車)가 갑자기 난폭(亂暴)하게 흔들리더니, 진창길에서 멈추었다. 그러자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했다.
"자, 여기서 내리지!"
그러자 <닥터 에드>가 차에서 내렸다. 그러자 차(車)는 급히 뒤로 후진해갔다. 그러자 또 그는 어둠에 익숙해지려는 듯 눈을 껌뻑이며 서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곳은 동네와 강의 만곡부(彎曲部) 사이에 있었던 빈민(貧民)지구(地區)의 한곳이었다. 그리고 그 진창길은 일반도로 같은 2차선 정도의 폭을 가진 길이었으며, 그 길가에는 <아보카도(Avocado-멕시코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과일이며, 남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전 세계의 열대지방에서 자란다)>의 목음(木蔭)으로 건조해진 땅과, 오래된 드럼통으로 만든 작은 집들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어둠에 조금씩 익숙해지자, 주위의 모습들이 그의 눈에 들어욌다. 
<아보카도 열매>
"자, 가지!"
그러자 그때 <아키노>가 이렇게 말을 하면서 그를 이끌었다. 그래서 그는 <아키노>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발 아래는 아직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발은 곧 복사뼈까지 진흙탕에 빠져버렸다. 그러자 그는
<만약에 지프로 이곳을 지나간다면 당연히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래서 또 경찰이 불시에 그곳을 급습한다고 하더라도, 그 때문에 기동성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러면 또 그들은 그 사이에 얼마든지 피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또, 그들이 그곳을 선택했던 것도 다 그런 이유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에 그는 그들이 나름대로 머리를 썼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어디에 있는가?"
잠시 후, 그가 또 <아키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러자 또 <아키노>가 역시 건조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다. "가보면 알아!"
그리고는 <아키노>가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자 <닥터 에드>도 진창길을 최대한 빨리 걸어서 <아키노>의 뒤를 따라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또 그 사이에 불이 꺼졌던 집들이 몇 채나 지나갔고, 그러자 또 <닥터 에드>는 그런 고요함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간난아이의 울음소리조차도 들리지 않았던 그런 곳, 그곳은 마치 유령마을 같았던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 <닥터 에드>가 걸음을 멈추고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아키노>에게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차(車) 소리를 들었을 텐데?"
그러자 <아키노>가 마치 주의를 주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쉿, 조용해! 저들은 우리가 밀수업자(密輸業者)인 줄로 알아! 어쨌든, 그것은 자네 마음대로 생각하고, 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서 경찰 편은 아무도 없어!"
그러자 또 그때 <디에고>가 앞장을 서면서 좁은 골목길로 들어갔다. 그러자 <닥터 에드>도 그의 뒤를 따랐는데, 그런데 그곳의 진창길은 앞보다 더 심했다. 하지만 그 이틀간 그곳에 비는 내리지 않았는데, 그러나 그 빈민지구에서는 건계(乾季)로 들어가기까지는 거의 반영구적으로 그런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것은 또, 그곳에는 배수시설(排水施設) 같은 것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먹을 만한 식수(食水)를 구하기 위해서 1마일(mile-약 1.6킬로미터)이나 떨어진 곳까지 걸어가서 물을 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특히, 그런 곳에 사는 아이들은(그가 자주 진료를 해봐서 잘 알 수 있었던 것이었지만) 단백질(蛋白質) 결핍(缺乏)으로 인해서 복부(腹部)가 항상 비대(肥大)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그가 그런 곳을 찾았을 때는 항상 가이드를 대동했는데, 그것은 또 그런 곳에는 미로(迷路) 같았던 길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또 그때였다. 이상하게도 갑자기 그의 머릿속에서 <과묵(寡黙)한 마음>이 떠올랐다. 그러니까 또 그것은 그가 그런 빈민지구에서 좋지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몰랐지만, 어쨌든 그의 생각으로 여자 하나 때문에 칼을 휘두르고 <명예(名譽)> 때문에 싸운다는 것, 그것은 정말로 멍텅구리 같은, 시대(時代)를 벗어난 세계, 그러니까 또 그것은 바로 그 <사아베드라> 같은 작가(作家)의 로맨틱한 상상력 이외에는 존재할 수 없는 세계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런 명예(名譽) 같은 것은 굶주려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 즉 굶주려서 죽어가는 사람들에게서는 좀 더 절박한 생존(生存)을 위한 싸움만이 존재할 뿐이라는 생각이 그에게는 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