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어둠 속에서 그를 부르는 소리가 이렇게 들려왔다.
"아, 에드 왔는가?"
그러자 그가 이렇게 답을 했다.
"응! <레온>?!..."
"아! 어서 들어오게!"
그는 <레온>이었다.
그리고 그는 마치 그동안은 아껴두었다는 듯 그때서야 양초에 불을 붙였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레온>의 얼굴이 나타났다.
"빨리 들어오게!"
<레온>이 말을 했다. 그는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급히 문이 닫혔다. 그는 어둠 속에서 <레온>을 살폈다. 그때 <레온>은 편하게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것은 <닥터 에드>가 어렸을 때 봤던 모습과 같았던 것이었다. 거기다 그는 아직도 미성년(未成年) 같은 어린 티의 느낌도 남아 있었다.
그래서 또 여기서 잠시 그의 모습에 대해서도 조금 설명을 하고 넘어가면, 그의 눈은 갈색(褐色)이었는데, 그러나 얼굴에 비해서 너무 커보였다. 그리고 거의 직각(直角)에 가까웠던 머리에 붙어 있던 큰 귀는 마치 그 빈민굴(貧民窟)에 살고 있음직했던 잡종(雜種) 개의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또 그 눈은 옛날과 거의 다름없이 성실(誠實)한 느낌을 주고 있었으며,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그 나이답지 않게 대학생(大學生) 같은 느낌도 들고 있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군?"
그때 <레온>이 또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자 그가 마치 그런 푸념은 다른 사람에게나 하라는 듯이 이렇게 말을 했다.
"그건 운전을 한 <디에고>에게나 물어보지 그래?!"
그러자 <레온>이 <디에고>와 <아키노>를 힐끗 쳐다보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아무튼 빨리 환자를 좀 봐주게!"
"도대체 누군데 그러나?"
"오면서 듣지 않았나?"
"응,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어!"
그러자 또 <레온>이 <아키노>를 슬쩍 보고는 이렇게 말을 했다.
"대사(大使)야!..."
"뭐? 대사(大使)라고?"
"응!"
"그럼, 대사(大使)를 납치했다는 말인가?"
그러자 그가 깜짝 놀라서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레온>은 여전히 침착함을 잃지 않고 이렇게 말을 했다.
"그것도 우리 연극(계획)의 일부일 뿐이야."
"그런데 왜?"
"아, 조금 난폭하게 굴어서 신경안정제를 주사(注射)했어! 그런데 아직 혼수상태(昏睡狀態)야."
"뭐? 얼마나 놓았는데?"
"자네가 준 것 두 대를 놓았어!"
"뭐라고? 그걸 두 번이나 주사(注射)했다고? 그러면 위험하다고 내가 말을 하지 않았나?!"
"한 대로는 효과가 없는 것 같기에..."
"그래도 그렇지!..."
그리고는 급히 <브리프케이스(briefcase-往診가방)>를 열었다.
그러자 또 <레온>이 이렇게 말을 했다.
"상당히 괴로워하는 것 같던데..."
그러자 또 그가 <레온>을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러다가 죽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나?!"
그러자 또 <레온>이 더욱 차가워진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했다.
"그때는 전술(戰術)을 바꿀 수밖에 없겠지!"
"뭐? 어떻게?!"
"그때는 대사(大使)가 처형(處刑)되었다고 발표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뭐? 처형이라고?"
"그것도 혁명(革命)에는 필연적(必然的)인 정의(正議)야!"
그리고는 <레온>이 마치 승리자(勝利者)의 미소처럼 입가에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또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자네가 살릴 수 있다면, 살려주게!"
"그야 물론이지!"
"음, 사실 우리도 저 사람이 죽기를 바라지는 않아! 우리들이 하는 일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니까!"
그리고는 <닥터 에드>를 데리고, 그 안에 단 한 개밖에 없었고, 그 대사(大使)가 누워 있다던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대사(大使)는 무엇을 넣어둔 것인지 모를 긴 나무상자 위에 두세 개의 모포(毛布)를 깔아서 즉석 침대를 만들어둔 곳 위에 누워 있었다.
그는 그것이 확인되자 재빨리 대사(大使)의 얼굴에 귀를 기울여서 호흡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대사(大使)의 호흡은 매우 불규칙하고 무겁게 느껴졌으며, 그것은 또 마치 그가 악몽(惡夢)을 꾸다가 그 꿈에서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는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