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一 章 그래서 결국, 그 두 사람은 <찰리 포트남>의 팔을 한 팔에 하나씩 끼고서 그곳을 나왔다. 그리고는 길을 횡단해서 <닥터 험프리즈>가 살고 있던 그 <호텔 볼리바르>의 작은방으로 갔던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그 방의 벽에 붙여 두었던 그림도 얼마 없었을 때였다. 그래서 또 그때는 샤워 실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던 때였기 때문에 당연히 습기(濕氣)도 적었을 때였다.
그런 것을 봤을 때, 생명이 없는 것들은 대체적으로 생명을 가진 인간보다도 훨씬 더 빨리 변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였던지 <닥터 험프리즈>와 <찰리 포트남>도 그때와 비교해서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의 벽 같은 것도 사람 얼굴의 주름보다도 더 빨리 벌어지는 것 같았으며, 벽의 페인트 색도 사람의 머리카락이 변하는 것보다 급하게 퇴색해서 집의 노후화도 더 빨라지는 듯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또 인간에게는 눈에 띄게 변화하지 않는 긴 시간에 걸친 노년(老年)이란 높은 평면(平面)에서의 안정기(安定期)란 것이 있지만, 그러나 또 집이나 방 같은 것에서는 거기서 일시정지 한다는 일은 결코 없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그때 <닥터 험프리즈>의 경우에서는 이미 그 장년(長年)의 높은 평면에서 안정을 하고 있는 듯이 보이고는 있었지만, 그러나 또 <찰리 포트남>의 경우에서는 아직 그 아래의 완만한 경사면(傾斜面)에 있었다고 할 수 있었고, 그래서 또 그는 노쇠(老衰)와의 싸움에서 의지할 수 있는 무기(武器) 같은 것을 찾고 있었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또 그가 젊었을 때는 건강함과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러나 그 후에 술에 의지하게 되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또 그는 그 두 오랜 지인(知人)이 세월의 흐름에도 거의 변화 같은 변화를 하는 것을 보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또 그 <닥터 험프리즈>의 경우에서는 <볼리바르>와 <이탈리안 클럽>을 왕복하는 걸음이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조금 더 느려졌다거나 <찰리 포트남>의 경우에서는 술에 만취했을 때, 마치 곰팡이처럼 우수(憂愁)의 그림자가 점재(點在)하는 듯 하던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는 것 정도였다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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