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설이다.. 이제 사람들에겐 긴 설 연휴가 시작될테고,, 그 긴 설 연휴로 인해 사람들은 들뜬듯 느껴진다.. 여기선 설이란 개념이 없다.. 아니 설이란 개념이 있긴 하지만,, 그 연휴를 보내진 않는다.. 보통 "Lunar New Year's라고 얘길 하던데,, 우리가 있는 여긴 중국인들이 많아서인지 그냥 편하게들 "Chinese New Year's"라고 얘길한다.. 여기서도 중국인들은 설명절을 지내는지 모르겠다.. 어쩜 그들도 우리처럼 가족이 둘뿐이거나,, 아님 아이가 있다 하더라도 지내지 않을수도 있게단 생각이 든다.. 굳이 어른이 안계시다면..
한국에선 설이라고 모두들 들뜨기도,, 또 벌써 며칠전부터 걱정을 하기도 하더군.. 며느리 증후군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그런 증상으로 인해 아직 며칠이나 남은 그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도 했다.. 나도 그런거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난 결혼하고 한번의 명절 - 추석- 을 지내고 여기 와있긴 하지만,, 그 한번의 명절도 내겐 너무 힘들었었다..
어제 저녁에,, 여긴 월요일 저녁 시간인데 한국은 화요일 낮시간이지.. 어쨌든 그 시간에 난 시댁에 전화를 했다.. 장은 봤는지,, 음식 준비하려면 힘드시겠단 그런 얘기들을 했었고,, 형님께도 전화를 드렸으나 일한다고 바빠서인지 전화를 받지 않더군..점심시간이겠거니 생각해서 전화를 했는데도 전화를 받지 않았고,,난 한시간 조금 넘는 시간동안 세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결국엔 통화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왠지 전화한통 정도는 해서 혼자 준비하시려면 힘드시겠다,, 동서인 내가 해야하는건데 형님이 혼자 하시게 해서 미안하다 그런 얘기정도는 해야 덜 미안할듯해서 전화를 했지만 결국엔 통화가 되지 않더군.. 그래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을때 형님이 병원일이 바쁘신지 전화를 받지 않더란 얘기도 같이 했다.. 일부러..ㅋㅋ 그래야 내가 적어도 전화 정도는 했다는걸 알릴수 있지 않을까 얄팍한 계산에..
어쨌든 어머니께선 형님이 화요일 저녁에 오던지,,아님 수요일 아침에 올거라 말씀하셨고 같이 음식을 준비할꺼라 말씀하셨다.. 아직 설 음식 장을 다 본건 아니고,, 월요일인 어제 마지막으로 마트에 한번 더 가서 장을 볼꺼라 말씀하셨다..
반면,,우리 집은 내가 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낮일때 전화를 했더니 우리 아빠랑 남동생이랑 둘이서 마트에 장을 보러 왔다고 얘길하더군.. 토요일인데 뭘 벌써 장을 보러 갔나고 했더니 주말밖에 시간이 없으니 보러 온거라고 얘길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확인한 나의 홈피에 남겨진 여동생말로는 대부분의 음식은 사서 지내기로 했다고 했다.. 이번까진 여동생이 도와주겠다고 하니깐 어차피 언제 사도 사서 지낼텐데 그거 한번 미루는게 무슨 상관이겠냐며 이번 설부터 음식을 사서 지내기로 했다고 아빠가 얘길했다고 한다.. 고기나 나물은 크게 힘들지 않으니 집에서 하고,,손이 많이 가고 힘든 전이라던지 튀김을 사서 지낸다고 한다..
그 얘길 들으니 마음이 좋진 않다.. 남동생이 결혼해야 하는 이유중 하나로 명절 음식 준비가 거론 되었을때.. 난 그런 이유로 결혼을 하는건 말이 안된다며 음식을 사서 지내길 얘기했었는데,, 막상 또 그런다고 하니 마음이 편하질 않다.. 그래도 정성이 중요한 명절 음식인데..싶고.. 곧 다가올 엄마 제사때도 여전히 음식을 사서 지내려나 벌썩 걱정이 되기도 하고..
우리 시어머니께선 몸이 건강하진 않으신 편이다.. 보통의 요즘 어른들처럼 구경 다니고 싶은데 맘대로 다니시고 그러진 못하신다.. 그렇다고 또 전혀 안 그러신것도 아니고,, 작년에 갑상선 암 수술을 하셔서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긴 했지만 그건 평생동안 조심하고 치료하고 정기 검진 받아야 한다.. 갑상선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쉽게 피로를 느끼시는 편이다.. 또 고기나 생선 종류를 본인이 입에 맞지 않아 전혀 안드시고 야채만 드시다 보니 몸에 힘이 없는것도 그 이유중 하나이고.. 어쨌든 그렇다 하더라도 어머니께서 형님과 같이 두분이서 설 음식 준비를 한다고 했을때 난 전혀 마음이 안됐다거나 그런 생각 하지 않았다.. 내가 시집가기 전엔 언제나 그렇게 두분이서 준비하셨고,, 명절이 아닌 그냥 집안 제사때는 형님이 시간이 되지 않으니 어머님 혼자서 제사 음식 준비를 하신 걸로 알고 있다.. 난 작년 여름에 결혼해 작년 추석 그 때 한번만 나와 형님이 명절 음식 준비를 했다.. 내가 결혼하고 여기 미국에 오기 전까진 집안에 제사도 없었으니 어쨌든 그때 한번만 어머니께서 음식을 준비하지 않으셨다.. 그래서인지 난 이번에 어머니께서 음식 준비하시는게 크게 미안하거나 그렇진 않다..
반면,, 우리 아빠와 남동생이 둘이서 명절 음식 장을 보러 다니고,, 남자 둘이서 명절 음식을 다 장만 할수 없으니 음식을 사서 명절을 지낸단 얘길 들으니 마음이 너무 편칠 못하다.. 이게 팔이 안으로 굽어서 인지..어쨌든 난 설 명절을 지내지도 않고 그러니 음식 준비도 없지만,, 다들 이제 며느리가 된 나의 친구들은 내가 편하겠다고 얘길하지만,, 우리 집 생각을 하니 편하지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