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바 AI - 매일매일 쓰는 모두의 AI 매일매일 AI 시리즈 4
신승희.앤미디어 지음 / 생능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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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바 AI, 빠르게 만들어지는 결과보다, 나는 그 과정을 붙잡고 싶었다 


 🔺  저자: 신승희, 앤미디어

 🔺  출판사: 생능북스



 🎯   나는 새로운 도구를 접할 때마다 기대보다는 거리감이 먼저 생긴다. 특히 AI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 그렇다. 너무 쉽게, 너무 빠르게 만들어진다는 말이 오히려 나를 망설이게 한다. 이 책을 펼치기 전에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일지, 아니면 또 하나의 스쳐가는 도구가 될지 궁금해졌다.


 🔖  누구나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분명 매력적이다. 실제로 책은 가입부터 인터페이스, 기본 기능까지 빠르게 따라갈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무언가를 만들려고 할 때,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시작은 쉬웠지만, 방향을 정하는 일은 여전히 나의 몫으로 남아 있었다.


🔖 이미지 생성은 이 책의 핵심 중 하나였다. 프롬프트 몇 줄로 결과가 만들어지는 경험은 신기했지만,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지기까지는 여러 번 수정이 필요했다. 스타일을 바꾸고, 비율을 조정하고, 불필요한 요소를 지우는 과정에서 단순한 생성이 아니라 ‘조율’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 영상으로 넘어가면서 흐름은 더 확장된다. 대본, 이미지, 오디오가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는 효율적이었고, 실제 업무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나는 계속 개입해야 했다. 자동으로 만들어진 결과를 그대로 쓰기보다는, 어떤 부분을 남기고 바꿀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 결국 이 책을 통해 느낀 것은 도구보다 사람의 태도였다. 캔바 AI는 분명 강력하고 빠르지만, 그 결과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만들어질 것 같았다. 이 장면, 당신이라면 여기서 만족할까 아니면 한 번 더 손을 보게 될까.



 📌  이 책은 캔바 AI의 기능을 빠르게 익히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흐름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결과를 ‘더 좋게 만드는 기준’에 대한 부분이 비어 있다는 느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강력한 입문서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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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고요히 나를 회복하는 필사의 시간
김종원 지음 / 큰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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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이 삶의 언어가 될 때  』 - 조용히 써 내려간 문장 하나가 결국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 저자 : 김종원

🔺 출판사 : 큰숲


🎯 나는 요즘 생각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날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문장이 떠오르는데, 정작 그것을 붙잡아두지는 못하고 흘려보내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필사’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았다. 단순히 따라 쓰는 행위일 뿐인데, 그 시간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줄지 아직은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천천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 “일시적인 것들은 결코 나를 구할 수 없다”라는 문장을 마주했을 때, 나는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위로라고 믿었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잠깐의 감정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순간적인 격려나 자극이 아니라, 결국 나를 붙잡는 것은 내가 반복해서 쌓아온 것들일지도 모른다. 


🔖 이 책의 필사 루틴은 단순한 따라 쓰기가 아니었다. 괴테의 문장을 읽고, 니체의 말을 받아 적고,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을 천천히 곱씹는 동안, 나는 단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옮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실천만이 내 생각을 증명한다”는 문장을 쓰는 순간, 멈춰 있던 내 하루가 조금 움직일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마지막에 남겨진 질문 때문이었다. 단순히 좋은 문장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을 내 삶으로 끌어오게 만든다. 나는 어떤 언어로 하루를 살고 있는가, 나는 정말 나를 믿고 있는가.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되는 순간이 반복되면서, 그 시간이 점점 익숙해진다. 어쩌면 변화는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멈춤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결국 내가 살아갈 세계를 만든다면, 나는 지금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는 걸까. 이 책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게 만든다. 필사를 반복할수록 문장은 점점 나의 것이 되는 것 같고, 어느 순간 그것이 내 생각처럼 느껴진다. 



📌 이 책은 거창한 해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깊이 있는 사유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철학을 ‘입문’이 아닌 ‘탐구’로 접근하는 독자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삶을 다시 붙잡는 출발선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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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 세계척학전집 2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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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당신이 당신을 모르는 이유, 그리고 인간을 다루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저자 : 이클립스 

🔺출판사 : 모티브


🎯 나는 가끔 내가 내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는 순간들을 의심하게 된다. 왜 그 사람에게 끌렸는지, 왜 그 말을 했는지, 왜 필요 없던 물건을 샀는지. 생각해 보면 그 모든 순간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이유를 만들어낸다. 혹시 내가 알고 있다고 믿는 ‘나’라는 존재가 사실은 잘 만들어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느낌. 



🔖 “당신은 당신을 모른다.” 우리는 정작 자신에 대해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간다. 수학과 역사, 과학은 배웠지만 ‘나’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도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옷을 고르는 순간, 누군가에게 끌리는 순간, 어떤 말에 화가 나는 순간까지. 이 책은 그 모든 행동 뒤에 있는 ‘설명되지 않은 이유’를 드러내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른 채 살아가는지를 납득하게 만든다.



🔖 우리가 타인에게 느끼는 강한 감정이 사실은 내 안의 일부일 수 있다는 설명은 불편하면서도 정확하다. 이유 없이 거슬리는 사람, 설명하기 어려운 끌림은 모두 내면에서 시작될 수 있다. 또한 아들러의 열등감 개념은 인간이 왜 끊임없이 무언가를 증명하려 하는지 설명한다. 우리는 모두 무력한 상태에서 출발했고, 그 감정이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 우리의 선택이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드러낸다. 카너먼의 시스템 1과 2, 그리고 ‘무료’라는 단어에 반응하는 인간의 심리는 특히 현실적이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면서도 합리적이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이미 감정에 의해 선택을 끝낸 상태일지도 모른다. 책은 이 과정을 낱낱이 보여주며, 우리가 얼마나 쉽게 설득되고 흔들리는지를 깨닫게 만든다.



🔖 ‘나를 이해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타인을 다루는 법’으로 확장된다. 치알디니의 설득 원리, 카네기의 인간관계 기술, 고프먼의 인상 관리까지 다양한 이론이 현실적인 사례와 함께 연결된다. 특히 우리는 정보보다 ‘인상’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반복해서 드러난다. 누군가를 신뢰하게 되는 이유, 설득당하는 이유, 그리고 관계에서 주도권이 결정되는 방식까지. 인간관계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심리 작용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훔친 심리학 편』은 읽는 동안 계속해서 나를 의심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감정과 선택이 사실은 오래된 패턴과 무의식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꽤 불편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이기도 하다. 심리학을 ‘지식’이 아니라 ‘도구’로 바라보게 만든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한 출발점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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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을 쓰다 한국 문학 필사 3
이효석 지음 / 블랙에디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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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필사 03, 『이효석을 쓰다』-  읽는 문학이 천천히 멈추는 순간, 문장은 비로소 손끝에서 살아난다. 

🔺 저자 : 이효석

🔺 출판사: 블랙에디션


🎯 나는 오래전부터 이효석의 문장을 ‘읽는 문장’이라기보다 ‘풍경처럼 머무는 문장’이라고 느껴 왔다. 이효석 문학의 정점은 역시 「메밀꽃 필 무렵」이다. 교과서에서 「메밀꽃 필 무렵」을 처음 읽었을 때도 이야기가 먼저 기억나기보다 달빛 아래 메밀밭의 풍경이 더 오래 남았기 때문이다. 달빛에 젖은 메밀꽃을 “소금을 뿌린 듯하다”고 표현한 장면은 한국어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감각적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문장으로 자주 언급된다. 그 풍경은 어떤 속도로 내 안에 들어올까. 빠르게 읽던 문장이 손끝에서 느려지면, 그동안 놓쳤던 한국어의 결이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 『이효석을 쓰다』는 단순히 작품을 읽는 책이 아니라 한국 근대 문학의 문장을 직접 손으로 옮겨 적는 경험을 중심에 둔 책이다. 이효석은 ‘소설의 산문성을 시적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문장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언어 자체의 리듬과 감각을 드러내는 하나의 예술적 대상에 가깝다. 특히 「메밀꽃 필 무렵」의 달빛 아래 메밀밭 묘사는 한국 문학에서 가장 감각적인 장면으로 꼽히며, 자연 풍경과 인물의 감정이 하나의 서정으로 녹아든다.


🔖 많은 독자에게 이효석은 서정적인 작가로 기억되지만, 그의 초기 문학은 의외로 사회 현실과 가까운 곳에서 출발했다. 그는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동반자 작가’로 불리며 식민지 사회의 모순을 탐색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도시와 유령」 같은 작품에서는 급격히 팽창하는 도시 속에서 나타나는 불안과 사회적 균열을 묘사한다. 번화해지는 도시와 그 안에서 늘어나는 ‘유령’이라는 비유는 근대 도시가 만들어낸 인간 소외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 1930년대에 들어서며 이효석의 문학 세계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다. 사회 현실을 직접적으로 고발하던 초기 작품과 달리 그는 점차 인간의 본능과 자연의 생명력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산」에서 묘사되는 숲과 나무의 세계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의 공간처럼 그려진다. 나무의 이름을 하나씩 나열하며 자연의 질감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문장은 읽는 것만으로도 숲의 냄새와 바람의 움직임을 떠올리게 만든다.



🔖 이 작품에서 자연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과 연결된 하나의 정서적 공간이 된다. 『이효석을 쓰다』는 바로 이런 문장을 직접 필사하게 하며 독자가 단순한 독자를 넘어 언어의 리듬을 몸으로 체험하게 만든다. 읽을 때는 지나쳤던 쉼표 하나, 문장 길이의 균형, 단어의 온도가 손을 통해 다시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 『이효석을 쓰다』는 한국 문학을 ‘읽는 문학’에서 ‘쓰는 문학’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책이다. 필사라는 방식은 문장을 소비하는 속도를 늦추고, 언어가 만들어 내는 분위기를 더 깊이 느끼게 한다. 특히 이효석처럼 문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작가에게 필사는 매우 효과적인 독서 방식이 될 수 있다. 한국어 문장의 아름다움을 가장 느린 방식으로 만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 문학을 다시 천천히 읽고 싶은 사람에게, 그리고 문장의 힘을 직접 느껴 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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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에게
정영욱 지음 / 부크럼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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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에게』 사랑의 그림자가 지나간 자리에서, 끝내 나를 바라보게 되는 기록

🔺저자: 정영욱

🔺출판사: 부크럼


🎯 나는 오랫동안 정영욱이라는 이름을 위로의 문장과 함께 기억해 왔다. 『편지할게요』로 데뷔한 뒤 매해 수필을 펴내며,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 같은 책으로 많은 사람의 지친 마음에 다정한 말을 건네던 작가였으니까. 그래서 『구원에게』를 펼치기 전에도 어딘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언어를 예상했다. 그런데 그 기대가 조금씩 흔들렸다. 위로의 결을 잠시 거두고 사랑의 상처와 균열, 지나온 관계의 어두운 잔여를 담담히 기록했다는 설명 앞에서 나는 이 책이 다정함보다 더 깊고 습한 내면을 보여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장면은 ‘운명’이었다. 정영욱은 사랑을 처음부터 설계된 서사처럼 말하지 않고, 셀 수 없는 우연이 겹쳐 뒤늦게 그렇게 불리게 되는 감정으로 바라본다. 바다가 생기고 생명이 태어나듯 사람의 마음도 그 순간에는 설명되지 않은 채 되어 간다.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고 놓치고 다시 살아내는 일까지도, 당장 이해되지는 않지만 훗날 돌아보면 운명이라는 이름으로만 겨우 붙잡히는 것 같았다. 


🔖 사랑, 접촉, 관계를 닿음이 아니라 서로를 밀어내는 힘으로 해석하는 시선은 꽤 차갑고도 정확했다. 우리는 마주 잡고 얽히며 하나가 되었다고 믿지만, 실은 각자의 삶이 끝내 저항하고 있었다는 문장은 사랑의 본질을 낭만보다 물성에 가깝게 끌어온다. 찬란하다고 믿었던 감정이 왜 무채색으로 바래는지, 왜 함께 있는 동안보다 어긋난 뒤에야 관계의 실체를 보게 되는지 이 단락은 설득력 있게 드러낸다. 


🔖 인간의 본능을 방황이라고 말하는 문장은 사랑과 삶을 동시에 설명하는 듯했다. 정영욱은 오랫동안 사람의 마음과 관계를 문장으로 붙들어 온 수필가답게, 흔들림을 실패가 아니라 성장의 퇴비처럼 바라본다. 길을 잃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태도는, 이 책 전체에 짙게 깔린 상실의 정조 속에서도 미세한 숨구멍이 된다. 다정에게로, 행복에게로, 사랑에게로 


🔖 언젠가의 일이었다, 아니 어제였을 수도 있고 오늘이나 내일일 수도 있다는 문장들은 사랑의 기억이 시간 속에서 결코 한 방향으로만 멀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번 손을 놓은 것은 물리 법칙처럼 돌아오지 못할지라도, 기억은 전혀 다른 법칙으로 되돌아온다. 그래서 이 책은 사랑했던 사람을 회상하는 기록이면서 동시에 사랑하던 나 자신을 복원하는 산문이 된다.


📌 『구원에게』는 사랑의 가장 빛나는 순간보다 그 뒤에 남는 잔향과 균열을 오래 바라보는 책이다. 이전 작품들에서 위로의 언어를 건네던 작가가 이번에는 그 다정함을 잠시 접고, 어둡고 습한 속내를 그대로 펼쳐 보였다는 점에서 분명한 결의 변화가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은 누군가를 잊는 법보다, 사랑 이후에도 스스로를 어떻게 견디고 바라볼 것인가를 묻는 산문으로 남는다. 사랑의 폐허를 지나온 사람, 혹은 아직 지나가는 중인 사람에게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문장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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