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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살펴보는 다양성 이야기 - 신체, 문화, 성, 인종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ㅣ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19
주수원 지음 / 철수와영희 / 2026년 6월
평점 :
『영화로 살펴보는 다양성 이야기』-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한 걸음 옆으로,스크린 너머의 삶을 내 자리 가까이 가져오는 영화들
✍🏻 저자 : 주수원
🏢 출판사 : 철수와영희

🎯 영화를 보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의 편을 들었던 순간이 있던가?. 그 인물이 나와 비슷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내가 살아 보지 않은 삶을 보고 있었기 때문일 때도 있다. “내가 한 번도 서 본 적 없는 자리에 잠시나마 서 보자”라는 문장을 지나면서 조금 다른 방향이 보였다. 다양성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보다, 나는 타인을 어떤 자리에서 바라보고 있었는가를 묻는 책에 가깝다. 영화 열여섯 편을 고른 이유도 거기에 있는 듯하다. 설명을 먼저 듣는 것과 한 인물의 시간을 따라가는 것은 꽤 다르니까.

🔖 〈슈렉〉부터 〈위대한 쇼맨〉까지 읽다 보니 외모와 장애를 둘러싼 문제보다 먼저 걸리는 것이 있다. 사람을 보는 나의 시선이다. “다름이 틀림은 아니다”라는 말은 익숙하지만, 익숙하다는 이유로 이미 실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외모를 농담거리로 삼거나 불편해 보이는 사람에게 괜히 거리를 두는 순간까지 생각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세상을 바꾸는 것이 법과 제도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선과 말, 행동”이라는 대목에서는 거창한 주장보다 내가 무심코 사용하는 말부터 돌아보게 된다. 차별은 언제나 노골적인 모습으로만 나타나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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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다양성을 다룬 부분에서는 〈옥자〉의 음식, 〈인턴〉의 나이, 〈컬러풀 웨딩즈〉의 문화적 차이, 〈리틀 포레스트〉의 도시와 지방이 한데 놓인다. 처음에는 서로 꽤 먼 주제처럼 보였다. 그런데 읽을수록 내가 ‘보통’이라고 부르는 생활 방식이 사실은 내가 익숙해진 환경의 기준일 뿐이라는 쪽으로 생각이 든다. 특히 도시와 지방을 어느 한쪽의 우열로 나누지 않고 서로 가진 장점을 주고받는 관계로 바라본 점이 흥미롭다. 장소, 세대를 대하는 태도까지 넓혀 놓으니 일상의 범위도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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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리 엘리어트〉, 〈82년생 김지영〉, 〈천하장사 마돈나〉, 〈윤희에게〉를 지나면서 질문은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다.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은 누가 정했고, 타인의 성 정체성과 성 지향을 내가 이해 가능한 범위 안에 넣어야만 존중할 수 있는 걸까. 책은 동성애를 고쳐야 할 무엇이 아니라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성 지향 가운데 하나라고 분명히 짚어준다. 커밍아웃을 누군가가 건네는 신뢰로 바라보는 부분도 그렇다. 모든 것을 완벽히 이해한 뒤에야 지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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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북〉, 〈미나리〉, 〈완득이〉, 〈엘리멘탈〉에서는 피부색과 국적, 이민자의 삶이 이어진다. 그중 불과 물이 섞일 수 없다는 〈엘리멘탈〉의 설정은 편견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단순하면서도 선명하게 보여 준다. 엠버와 웨이드는 서로 달라서 가까워질 수 없는 존재처럼 출발하지만, 관계가 시작되자 차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나타난다. 실제 사람을 알기도 전에 외모와 언어, 출신만으로 관계의 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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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수원은 법학과 교육공학을 공부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사회 이야기를 꾸준히 써 온 저자답게 어려운 주제를 영화라는 익숙한 입구로 끌어온다. 책의 설명을 정답으로 받아 적기보다 거기서부터 서로 다른 답을 꺼내 보는 편이 이 책과 더 잘 맞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바라봐야 할지 막막했던 독자라면 꼭 읽어주길 바란다. 책을 덮고도 모든 질문에 답할 필요는 전혀없다. 내가 서 있던 자리에서 조금 옆으로 움직여 보는 것, 우선은 거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