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의 알고리즘 (골드 에디션) - 잘될 운명으로 가는
정회도 지음 / 소울소사이어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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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의 알고리즘 Gold Edition』- 운은 기다리는 것일까, 만들어가는 것일까,내 힘으로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 사이를 읽다


✍🏻 저자 : 정회도 

🏢 출판사 : 소울소사이어티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잘될 거라는 말을 꽤 자연스럽게 믿어왔다. 그래서 ‘운’을 이야기하는 책에는 조금 경계심부터 생긴다. 노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운이라는 말 하나로 덮어버리는 건 아닐까 싶어서다. 그런데 타로 상담과 경영학이라는 꽤 다른 두 영역을 지나온 저자는 운을 막연한 행운으로만 다루지 않는다. 수많은 상담에서 관찰한 사람들의 선택과 실패, 관계와 타이밍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다.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읽으면서 판단하기로 했다.




🔖 “노력값이 0이라면 운명값도 0으로 수렴된다.” 운이 아무리 크게 들어와도 로또를 사러 가지 않으면 당첨될 수 없다는 예시는 단순하지만 책의 관점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노력과 운을 서로 반대편에 놓지 않는 것이다. 실패 역시 노력 부족이라고 곧장 단정하지 않고 내가 통제할 수 없었던 환경까지 살펴보라고 한다. 읽다 보니 결과가 나빴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온 선택 전체를 실패라고 불러도 되는지 조금 애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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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성공하지 못한다. 하지만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 이 문장에서는 운을 다루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활 가까이를 말한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건강 문제를 겪고도 자신의 삶을 잘 살았다고 말하는 한 사람의 사례 때문이다. 남의 조건과 비교하는 순간 내 삶에는 없던 결핍까지 만들어질 수 있다. 성공에는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변수가 끼어들지만 행복까지 반드시 그 변수에 맡겨야 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운이 좋다는 말의 뜻도 여기서 조금 달리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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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인연을 운의 중요한 변수로 본다. 특히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을 계속 생각하는 일이라는 대목이 걸렸다. 저자는 원한과 분노가 관계를 끊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하게 묶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대응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다만 상대를 벌주는 일에 내 시간과 생각까지 붙들려 버린다면, 그 관계에서 실제로 빠져나온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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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운도 나쁜 운도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은 미래를 낙관하라는 말보다 현재를 다루는 태도에 가깝게 읽혔다. 실패했을 때 무조건 더 노력하라고 밀어붙이지 않고,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내 통제 밖이었는지 구분해보라고 한다. 특히 힘든 시기를 다음 운을 받을 ‘그릇’을 키우는 과정으로 보는 시선은 흥미롭다. 모든 고통에 이유가 있다고 단정하는 부분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지만, 실패한 시기에 무엇을 배우느냐는 결국 내가 선택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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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덮고도 운이 실제로 하나의 알고리즘처럼 작동한다고 확신하게 된 것은 아니다. 상담 경험에서 끌어낸 사례와 에너지·파동·우주 같은 설명 사이에는 독자가 스스로 판단해야 할 간격도 있다. 그럼에도 모든 결과를 노력 탓으로 돌리지 않으면서 동시에 운명 탓으로 손을 놓지도 않는 태도는 생각해볼 만했다. 일이 자꾸 어긋나 자신을 몰아세우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주길 바란다. 운을 믿기 위해서라기보다, 지금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보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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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박문각 조경기능사 필기 8개년 기출문제집+무료특강 - 저자직강 무료특강(핵심요약+최빈출 60제)
박진호 지음 / 박문각 / 202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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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박문각 조경기능사 필기 8개년 기출문제집+무료특강』- 기출을 풀면서 합격 범위를 좁혀가는 조경기능사 필기 공부,핵심요약부터 기출, 최빈출 60제까지 한 흐름으로 이어가는 방식


✍🏻 저자 : 박진호

🏢 출판사 : 박문각



🎯 조경기능사 필기는 조경설계, 조경시공, 조경관리까지 다뤄야 할 범위가 넓다. 조경수목이나 각종 기준처럼 구분해서 기억해야 할 내용도 적지 않다. 그래서 처음부터 이론 전체를 세세하게 공부하기보다 실제 시험에서 반복되는 부분을 먼저 잡고 기출문제로 확인하는 교재가 좋을것 같았다. 박진호 저자가 조경·산림·유기농업 분야에서 강의와 교재 집필을 이어온 만큼 어떤 내용을 시험 대비용으로 압축했는지도 살펴볼 부분이다. 손글씨 핵심요약과 8개년 기출, 최빈출 60제, 무료특강을 어떻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회독 방식도 달라질 것 같다.



🔖 조경설계·조경시공·조경관리의 핵심을 손글씨 형식으로 압축한 요약이다. 방대한 이론을 처음부터 길게 따라가기보다 시험에 반복되는 개념과 그림·도식을 먼저 확인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조경 양식, 설계 기준, 식재와 시공, 관리 항목처럼 범위가 넓은 부분은 한 번에 외우기보다 요약에서 큰 틀을 잡고 문제에서 다시 확인하는 순서가 맞아 보인다.




🔖 2014~2016년 3개년 공개기출과 2022~2026년 5개년 CBT 기출복원이다. 연도별 문제를 바로 풀어 보면 어느 항목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선택지에서는 구분이 막히는지 드러난다. 틀린 문제는 정답만 표시하기보다 해설에서 핵심 근거를 확인하고, 다시 앞의 손글씨 요약으로 돌아가 개념을 연결하는 식으로 진행하려 한다. 




🔖 문제를 반복하다 보면 조경식물, 공사 재료, 정지전정관리처럼 명칭과 기준을 구별해야 하는 부분에서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때 모든 내용을 다시 읽기보다 오답이 생긴 항목과 자주 헷갈리는 기준을 따로 좁혀 보는 편이 효율적이다. 교재가 문제의 핵심을 짚는 해설을 두고 있어 오답 이유를 확인한 뒤 비슷한 선택지에서 같은 실수를 하는지 재점검하기 좋다. 




🔖 최빈출 60제로 범위를 다시 압축하고 CBT 실전모의고사 2회분으로 시간 안에 푸는 연습까지 이어갈 수 있다. 최빈출 문제에서는 핵심 키워드를 먼저 찾고 답을 고른 뒤, 맞힌 문제라도 근거가 불분명했다면 복습 대상으로 남겨두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요약→기출→오답 확인→최빈출→모의고사 순으로 돌리면 암기한 내용과 실제 문제 해결 사이의 간격도 확인할 수 있다.




📌 이 교재는 이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방식보다 핵심요약과 기출 반복으로 필기 합격선을 겨냥하려는 수험생에게 맞다. 반대로 조경 이론을 세세하게 확장해 공부하려는 사람에게는 압축된 구성이 부족할 수 있다. 특히 비전공자는 손글씨 요약만 암기하기보다 해설과 기출을 왕복하며 용어의 차이를 확인하는 활용이 필요하다. 짧은 기간에도 반복 회독의 기준이 필요한 수험생이라면 이 구성을 한번 살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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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 범죄 실화, 살인자의 얼굴을 읽는 법
박진규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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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평범한 얼굴과 일상의 틈에서 시작되는 범죄를 따라가다 

✍🏻 저자 : 박진규 

🏢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 범죄 실화라는 말을 보면 먼저 잔혹한 사건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범인의 심리를 떠올리게 된다. 수사 전문지 기자가 직접 취재한 이야기라니 뉴스에서 몇 줄로 지나갔던 사건의 전말이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훨씬 구체적으로 담겨 있을 것 같았다.실제 범죄를 다룬 책일수록 사건의 충격적인 부분이 앞세워지면 읽는 동안 사람보다 범죄 자체에 시선이 붙잡힐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건이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은 이상하게 다른 쪽을 생각하게 했다. 내가 멀리 떨어진 일이라고 여겨온 사건들이 정말 그렇게 먼 곳에서만 벌어지는 것일까. 수많은 사건을 직접 취재해온 사람은 그 거리에서 무엇을 보고 있었을지 궁금했다.





🔖 실종된 남편의 돈을 인출한 화려한 차림의 여성을 좇는 장면부터 판단이 흔들린다. 파란 우산과 노란 모자, 미니스커트는 한 사람을 특정할 특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추적을 피하려 만든 위장이다. 살해와 사체 훼손의 이유조차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사건을 몇 개의 단서만 보고 치정이나 충동 같은 익숙한 말로 정리하려 했던 내 쪽의 성급함이 보였다. 범죄의 얼굴은 처음 보이는 모습보다 여러 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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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무당과 킬러 사건에서도 기괴한 케첩과 마요네즈보다 범인을 향한 길을 연 것은 평범한 편지와 혈흔이었다. 책은 계속 눈길을 끄는 것과 진실을 가리키는 것을 갈라놓는다. 에필로그에서 교도소의 사람들이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오히려 인상이 좋은 경우도 많았다는 이야기를 읽자 제목이 다시 걸렸다. 사람의 진짜 얼굴을 읽는다는 건 인상을 꿰뚫어보는 능력이 아니라, 남겨진 흔적을 섣불리 단정하지 않고 하나씩 따라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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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텔 안 지름 1mm의 렌즈를 읽을 때는 범죄와 일상의 경계가 갑자기 얇아진다. 수사관조차 숙소에 들어가 셋톱박스를 수건으로 덮었다는 대목이 그렇다. 안전을 위해 연결된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훔쳐보는 통로가 되고, 타인의 사생활이 유료 화면으로 바뀐다. 범죄자는 특별한 얼굴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보다 평범한 공간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가 더 불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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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J의 초대방 사건에서는 범행의 잔혹함만큼 수사의 방식에 자꾸 눈이 갔다. 피해자의 상태를 본 형사들도 흔들리지만 범인을 잡는 일은 직감이나 분노로 끝나지 않는다. CCTV 속 캐리어, 공범들의 엇갈린 진술과 그 사이의 모순을 하나씩 맞춰간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절차가 기본”이라는 문장이 그래서 건조하게 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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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덮고 나서도 범죄자의 잔혹함보다 녹음기를 켜고 “처음 이 사건의 수사를 시작했을 때……”라는 형사의 목소리를 기다리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다만 여러 강력사건이 연이어 등장하다 보니 어떤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삶보다 수사 과정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취재 리포트와 작가의 시선 사이를 조금 더 오래 머물렀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범죄를 자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 그것을 추적하는 사람과 우리 일상의 변화를 함께 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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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 - 아무도 나를 구원할 수 없을 때, 스스로 구원이 되어라
빅터 프랭클 지음 / 닻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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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빅터 프랭클을 읽었다』- 흔들리는 순간, 삶이 내게 질문을 돌려주었다 

✍🏻 저자 : 빅터 프랭클

🏢 출판사 : 닻



🎯 살다 보면 문제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삶 전체가 흐릿해지는 때가 있다.프랭클이 견딘 강제수용소의 고통은 내가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는 위로의 재료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의 삶을 따라갈수록 내 쪽으로 질문이 돌아온다. 나는 지금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이 주어지지 않을 때 무엇을 탓하고 있는가.  크게 실패한 것도 아니고 당장 무너질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내가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 갑자기 알 수 없어지는 순간.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이 책이 그런 때 붙잡을 수 있는 단단한 문장들을 건네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빅터 프랭클의 삶을 통해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설명해줄지도 모른다른  생각이 들었다.




🔖 미국행 비자를 손에 쥔 프랭클에게 떠나는 일은 충분히 합리적이었다. 그런데 부모 곁에 남기로 한 그의 선택을 읽으면서 나는 쉽게 ‘희생’이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그가 두려움과 합리화를 구별하려 했다는 데 있어 보였다. 상황이 선택지를 좁힐 수는 있어도 마지막 태도까지 대신 결정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선택이라고 믿었던 일들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을 상황 탓으로 넘겨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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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용소에서 평생 연구한 원고를 빼앗긴 장면은 이상하게도 굶주림이나 추위에 대한 기록과는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그것은 종이를 잃은 일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였는지를 붙들던 흔적까지 사라진 일이었을 것이다. 프랭클은 그 상실에 의미가 있다고 미화하지 않는다. 대신 기억나는 문장과 단어를 다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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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이 모든 것을 바로잡지는 않았다는 대목에서는 자유라는 말을 조금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억압에서 벗어난 뒤 과거의 고통을 이유로 타인을 해치는 사람도 있었고, 아무도 명령하지 않았는데 약한 사람을 돌보는 이도 있었다.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말보다, 선택한 뒤 그 결과를 누구의 몫으로 둘 것인지가 더 불편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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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삶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 데 익숙했다. 좋은 조건, 안정, 관계, 인정 같은 목록은 끝없이 늘어난다. 프랭클의 시선은 그 질문의 방향을 뒤집는다. 삶이 지금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묻기 시작하면 조건은 사라지지 않지만 핑계와 책임의 경계가 보이기 시작한다.다만 바꿀 수 없는 것 앞에서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완전히 끝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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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을 견뎌낸 프랭클의 삶이 강력한 만큼, 그의 태도를 평범한 삶에 곧바로 적용하면 현실의 조건과 상처를 개인의 의지 문제로 좁혀 읽을 위험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강해지는 법’보다 질문의 방향을 바꾸는 책으로 읽고 싶다. 흔들리지 말라는 요구가 아니라, 흔들리는 자리에서 내가 무엇으로 응답할지를 묻는 것. 답보다 질문이 필요한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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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말을 하다 : 영웅 이야기 말을 하다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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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스 오디세이아가 말을 하다 : 영웅 이야기』- 명화가 입을 열자, 흩어졌던 신화가 이어졌다,그림과 말풍선 사이에서 다시 만난 영웅들의 얼굴 


✍🏻 저자 : 박찬영 

🏢 출판사 : 리베르


🎯 그리스로마 신화는 아는 이름이 많아서 오히려 제대로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제우스, 메두사, 트로이 목마, 오디세우스까지 장면은 익숙한데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자주 헤갈린다. 이 책은 그 틈을 명화와 말풍선으로 메운다. 기자와 편집자로 오래 일한 박찬영저자는 이 여러 고전의 흐름을 다시 엮고, 그림 속 인물에게 직접 말을 시키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조금 가벼운 입문서처럼 보였는데 몇 장 넘기다 보니 이야기를 외우게 하기보다 장면을 눈앞에 붙잡아 두려는 책에 가깝다. 특히 한 장면을 먼저 보고 이야기를 읽은 뒤 다시 그림으로 돌아가면, 화가가 무엇을 강조했는지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 페르세우스가 메두사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방패에 비친 모습으로 접근하는 장면은 익숙한 영웅담인데도 다시 보게 됐다. 힘이 센 사람이 이기는 이야기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가 생사를 가른다. 잘린 머리의 피에서 페가수스가 태어나는 순간까지 이어지니 승리와 탄생이 한 장면 안에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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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로이 목마 이야기는 결말을 이미 아는데도 대들보를 부수면서까지 목마를 성안으로 끌어들이는 대목에서 자꾸 시선이 간다. 카산드라는 경고했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았고, 10년 만의 평화가 오히려 판단을 느슨하게 만든다. 밤이 되자 목마 속 병사들이 내려와 성문을 연다. 거대한 전쟁의 끝이 화려한 결전이 아니라 믿고 싶은 마음과 방심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 묘하게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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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세우스가 거지의 모습으로 자신의 활을 잡는 장면은 귀환보다 확인에 가깝게 느껴진다. 구혼자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지만 활은 주인을 알아보는 듯하다. 열두 개의 고리를 통과한 화살 한 발로 오랜 부재의 시간이 갑자기 접힌다. 다만 그 직후 벌어지는 구혼자들의 죽음은 통쾌함만으로 읽기 어렵다. 집을 되찾는 일과 복수 사이의 경계가 생각보다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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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네이아스와 투르누스의 마지막 결투에서는 영웅에게 주어진 운명이 얼마나 공정한가를 자꾸 묻게 된다. 신들의 도움을 받는 아이네이아스와 점점 외면받는 투르누스의 조건은 처음부터 같지 않다. 아이네이아스는 그를 살려주려다가 팔라스의 허리띠를 보고 다시 칼을 든다. 새로운 나라를 향한 서사가 복수로 끝나는 순간, 영웅담의 빛나는 표면 아래 분노와 폭력이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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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여 점의 명화에 말풍선을 입힌 방식은 복잡한 계보와 사건을 따라가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다만 빠른 전개와 대화 중심의 구성 때문에 원전의 문장이나 인물의 내면을 더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도 신화가 이름 암기에서 자꾸 멈췄던 사람,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큰 흐름부터 잡고 싶은 이른 독자가 꼭 읽어주길 바란다. 그림을 본 뒤 다시 이야기를 읽으면 처음과 다른 장면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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