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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아비투스
박치은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평점 :
『하이엔드 아비투스』- 높은 곳으로 올라간 사람보다, 바닥을 오래 기억하는 사람의 말이 더 오래 남았다.
🔺 저자 : 박치은
🔺 출판사 : 모티브

🎯 무언가를 이루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정말 존재할까 싶었다.
가끔은 성공담이라는 게 뒤늦게 덧붙여진 포장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 ‘결국 원래 가진 사람이 더 올라가는 이야기 아닌가’ 하는 냉소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책은 깨끗하게 정리된 자기계발서라기보다, 오래 현장을 밟은 사람 손에 남은 굳은살 같은 문장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 보통 시스템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차갑고 계산적인 이미지부터 떠오르는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반대였다. 고객이 느끼는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는 문장, 상대가 불안하지 않도록 끝까지 설명하려는 태도에 가까웠다. 나도 누군가에게 일을 맡길 때 결국 원하는 건 화려함보다 “이 사람은 끝까지 책임질 것 같다”는 믿음이 아니었을까.

🔖 실수했을 때 숨기지 말고 바로 말하라는 원칙. 잘못된 벽이면 부수고 다시 지으라는 문장. 처음에는 굉장히 이상적으로 들렸는데, 곱씹을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실제로 그렇게 하려면 대표부터 손해를 감당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결과보다 책임 소재를 먼저 찾는다. 그런데 여기서는 오히려 책임 추궁을 멈추자 조직이 투명해졌다고 말한다. 완벽한 퀄리티는 기술보다 심리적 안전감에서 나온다는 걸 현장 경험으로 밀어붙인 셈인데, 그 지점이 단순한 경영론처럼 읽히지 않았다.

🔖 상위 0.1% 사람들은 정보보다 아비투스를 교환한다는 표현이 반복되는데,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다. 그런데 읽다 보면 결국 태도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된다. 밥값을 아까워하지 않는 이유, 사람을 대하는 방식, 상대의 시간을 존중하는 디테일 같은 것들. 흔히 인맥이라 하면 계산부터 떠올리는데, 이 책은 오히려 계산이 너무 앞서는 관계를 경계한다.

🔖 읽다 보면 박치은이라는 사람이 왜 현장을 그렇게 강조하는지도 조금씩 보인다. 이력이 단순한 성공 서사가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를 만들었던 것 같다. 세상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혼란 속일수록 누군가는 기회를 본다는 말. 사실 그 문장은 사업 이야기인데도 묘하게 삶 전체에 적용되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엉켜 있는 자리에서 조용히 자기 룰을 만드는 사람. 어쩌면 결국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그런 사람 아닐까 싶었다.

📌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기보다, 어떤 세계를 오래 통과해온 사람이 자기 기준을 끝까지 지키려 했던 기록에 더 가까워 보였다. 그래서 문장이 거칠 때도 있었고, 지나치게 직선적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특히 성공한 사람들의 생태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독자에 따라 거리감이나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언가를 더 빨리 얻는 법보다, 오래 무너지지 않는 기준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흥미롭게 읽게 될 것 같다. 특히 자기 일을 오래 해온 사람, 혹은 지금 하는 일을 계속 믿어도 되는지 흔들리는 사람이라면 아직 자신의 기준을 어디까지 밀어붙여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생각보다 오래 남는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