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자의 금강경 해설 - 공(空)의 지혜로 일상을 설계하다 ㅣ 공학자의 불교 경전 해설
현오 지음 / 메이킹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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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자의 금강경 해설 - 공(空)의 지혜로 일상을 설계하다』금강경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붙잡지 않는 삶을 공학자의 언어로 다시 읽다

✍🏻 저자 : 현오 

🏢 출판사 : 메이킹북스



🏷️  금강경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먼저 있었다. 공(空), 무주(無住), 비상(非相) 같은 말은 뜻을 찾아 읽어도 어느 순간 다시 추상적으로 흩어진다. 그런데 공학자이면서 오랫동안 수행자의 길을 걸어온 현오는 조금 다른 길을 택한다. 즉비의 논리 구조, 사상(四相)의 시스템 오류, 마음의 캐시를 비우는 일 같은 언어로 경전을 현재의 삶 가까이 가져온다. 원문과 직역에서 시작해 용어풀이와 해설을 지나 『오늘의 수행』과 『오독 주의』까지 이어지는 구성도 눈에 들어왔다. 32분을 설명하는 데서 끝나는 책이 아니라 읽은 것을 어떻게 살아볼 것인지 계속 되묻는 책이다.




☸️ 이 책의 공학적 비유는 낯선 불교 용어를 단순히 쉽게 바꾸는 장치만은 아니었다. 즉비의 논리, 사상의 시스템 오류, 무주를 ‘캐시 비우기’로 바라보는 설명을 따라가면 공·무주·비상이 따로 외워야 할 개념이 아니라 마음이 대상을 붙잡는 과정을 살피는 구조로 보이기 시작한다. 다만 비유를 이해했다고 금강경까지 이해한 것은 아닐 것이다. 





☸️ 제4분 묘행무주분에서 무주는 예상보다 적극적인 말이었다. “무주란 멈춤이 아니라 집착 없이 자유롭게 행하는 실천입니다.” 보시하고 돕고 행동하되 ‘내가 했다’, ‘상대가 고마워해야 한다’, ‘좋은 결과가 돌아올 것이다’라는 흔적까지 계속 저장하지 않는다. 재물뿐 아니라 말과 시간, 관심과 배려도 보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읽으니 수행의 자리가 일상 쪽으로 움직인다.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행한 다음 그것을 자신의 공적으로 소유하지 않는 것. 말은 단순한데 생활에서는 자꾸 계산이 끼어든다.




☸️ 제14분의 “상(相)이 사라질 때 세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집착이 사라집니다”라는 문장은 공을 허무와 구별하게 한다. 그런데 제22분에 이르면 내려놓아야 할 대상이 깨달음까지 넓어진다. ‘내가 깨달았다’는 생각마저 소유라면 수행자는 무엇을 얻기 위해 수행하는 걸까. 책은 깨달음을 덧셈보다 뺄셈에 가깝게 설명한다. 여기서 쉽게 정리하고 싶지 않았다. 얻으려는 마음을 내려놓으면서 계속 수행한다는 역설은 이해했다고 표시해 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부딪쳐 볼 질문에 더 가까워 보인다.




☸️ 32분 전체를 지나 마지막 응화비진분에 이르면 책의 방향이 다시 현실로 향한다. 사람과 사건, 부처의 모습과 경전의 문자까지 나타나고 작용하지만 고정된 실체로 붙잡지는 않는다. “상을 보되 상에 갇히지 않는 눈”이라는 표현이 앞에서 읽은 무주와 무득을 한곳으로 불러온다. 제3부가 응무소주, 삼륜청정, 보살행과 관계 속 수행으로 이어지는 것도 그래서 자연스럽다. 결국 경전을 얼마나 이해했는가보다 사람을 만나고 일하고 베푸는 순간 마음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보는 것. 




📌 『공학자의 금강경 해설』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어려운 경전을 쉬운 말로 번역했다는 사실보다, 이해한 내용을 일상에서 다시 시험하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공학적 비유는 분명 진입 장벽을 낮추지만 ‘캐시’나 ‘시스템’이라는 익숙한 말이 금강경의 깊이까지 모두 설명한다고 받아들이면 오히려 또 하나의 틀이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래서 『오늘의 수행』과 『오독 주의』를 원문·직역과 함께 오가는 방식이 더 좋았다. 읽고 많이 아는 쪽보다 행하면서도 붙잡지 않는 쪽으로. 금강경 앞에서 자꾸 길을 잃었던 독자라면, 이 책을 정답집보다 자신의 일상을 비춰 보는 안내서처럼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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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 & 씨댄스 - 매일매일 쓰는 영상 생성 편집 AI ㅣ 매일매일 AI 시리즈 5
전은재 지음 / 생능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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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링 & 씨댄스 - 매일매일 쓰는 영상 생성 편집 AI』이미지 한 장에서 시작해 장면과 움직임, 이야기까지 연결하는 생성형 AI 영상 실습서 

✍🏻 저자 : 전은재 

🏢 출판사 : 생능북스



🎯 영상 생성 AI를 사용할 때 기능 이름부터 익히는 방식으로는 실제 제작 과정이 잘 잡히지 않았다. 어떤 이미지를 준비해야 하는지, 프롬프트에서 무엇을 먼저 지정해야 하는지, 인물의 일관성이 무너지거나 움직임이 예상과 달라졌을 때 어디를 수정해야 하는지가 더 필요했다.

『클링 & 씨댄스』는 이 지점을 클링 AI와 드리미나 씨댄스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저자 전은재는 광고와 뮤직비디오, 숏폼 콘텐츠 현장에서 VFX 작업을 해온 제작자다. 그래서 기능을 나열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이미지 생성, 카메라 움직임, 장면 연결, 편집까지 실제 제작 순서에 가깝게 배치했다. 책을 볼 때도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외우기보다 예제를 하나씩 실행하고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맞았다.




🏷️ 클링 AI를 처음 다룰 때는 기능을 하나씩 외우기보다 이미지·영상·사운드가 어떤 흐름으로 연결되는지부터 확인했다. Omni의 역할과 모델별 차이, 로그인과 요금제까지 앞부분에서 정리되어 있어 작업 환경을 먼저 세팅하기 좋다. 특히 프롬프트가 막힐 때 챗GPT를 활용하는 방법까지 이어져, 명령문 작성 자체에 시간을 쓰기보다 생성 결과를 비교하고 수정하는 쪽으로 학습 순서를 잡을 수 있다.




🏷️ 이미지 파트에서는 주체, 동작, 장면, 스타일, 조명과 분위기를 나눠 프롬프트를 구성해 본다. 처음에는 한 문장에 조건을 많이 넣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쉬운데, 예제를 따라가며 요소를 분리하니 어떤 조건이 결과를 바꾸는지 확인하기 수월했다. 실사 인물과 3D 캐릭터의 일관성 유지, 의상·배경 변경, 제품 이미지 제작까지 이어져 같은 소재를 수정하고 확장하는 연습이 자연스럽게 반복된다.




🏷️ 씨댄스 파트에서는 클링에서 익힌 생성 방식을 다른 제작 흐름에 연결한다. 레이싱 장면, SF 변신, 대화 장면, 자동차 광고와 타임랩스를 직접 구성하고 캡컷 편집까지 이어가며 결과물을 다듬는다. 마지막에는 덕트 테이프와 GPT Image 2.0을 이용해 콘셉트와 텍스트 이미지를 만들고 씨댄스로 영상화한다. 도구를 따로 익히기보다 이미지 생성부터 영상 생성·편집까지 하나의 작업선으로 묶어 보는 방식이다.



🏷️ 비디오 생성으로 넘어가면 단순히 움직이는 화면을 만드는 단계에서 멈추지 않는다. 주체와 행동, 배경을 정한 뒤 립싱크와 카메라 무빙, 멀티 샷, 스타트·엔드 프레임, 모핑과 모션 컨트롤을 차례로 적용한다. 특히 장면 전환이 어색하거나 인물 움직임이 의도와 다를 때는 프롬프트의 순서와 시작·종료 조건을 다시 조정해 보게 된다. 한 번의 생성보다 수정 과정 자체가 학습이 되는 구성이다.



📌 이 책은 생성형 영상 AI를 처음 접하는 사람부터 실제 콘텐츠 제작 흐름을 익히려는 사람까지 예제를 따라가며 사용할 수 있게 짜여져 있다. 특히 저자의 VFX 실무 경험이 카메라 움직임과 장면 구성, 결과물 수정 과정에 연결되는 점이 실용적이다. 다만 클링과 씨댄스처럼 변화가 빠른 서비스는 인터페이스나 요금제, 모델명이 책과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 최신 화면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능 목록만 훑기보다 예제를 직접 생성하고 실패한 결과의 프롬프트를 다시 고쳐 볼 독자에게 더 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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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
온선(온라인선생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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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뒤, 오히려 선을 그어야 했다.더 빨라진 세상에서 내 보폭을 다시 정하는 일


✍🏻 저자 : 온선(온라인선생님)

🏢 출판사 : 모티브



🎯 AI가 일을 덜어주는 시대라에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뒤 왜 하루가 더 좁아지는지,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데 왜 스스로 속도를 올리는지 묻는다. 나도 ‘할 수 있다’와 ‘해야 한다’를 너무 쉽게 붙여 읽고 있었던 건 아닐까. 처음부터 생산성보다 경계에 관한 책처럼 읽혔다.



🏷️  “가능성은 기준이 되고, 기준은 압박이 된다.” AI가 줄여준 시간이 그대로 여유가 되지는 않는다. 초안도 자료 정리도 빨라졌지만 그만큼 기대치가 올라가고, 어제 충분했던 속도가 오늘은 느려진다. 효율의 혜택과 압박이 같은 자리에서 생긴다는 설명이 흥미롭다. 문제는 기술보다 그 속도를 내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순간인지도 모르겠다.





🏷️ 새벽 루틴, 매일 업로드, 빠른 결과물처럼 남의 방식이 너무 잘 보이는 시대다. 책은 그 방식을 따라 하지 말라고 단순하게 밀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서 스스로를 게으르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맞는 옷을 입으면, 나를 덜 탓하게 된다”는 말도 그래서 읽힌다. 좋아하는 일조차 어떤 모양으로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일이 될 수 있다.




🏷️ 기준을 세우는 것보다 입 밖으로 말하는 일이 어렵다는 부분은 현실적이다. 말하지 않은 선은 상대에게 없는 선과 같고, 알아서 알아주기를 기다리는 동안 억울함만 커질 수 있다. 저자는 기준을 단단한 정답이 아니라 지금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하는 선으로 본다. 상황이 달라지면 다시 그어도 된다. 거절 역시 관계를 끊는 행동보다 내 몫을 조율하는 말에 가깝다.




🏷️ 오래 미뤄둔 이야기를 다시 꺼내고, 몰라서 멈췄던 지점에서 구조를 물어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대신 왜 그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까지 맡기지는 않는다. 이 구분이 좋다. 비워둔 시간이 있어야 접어둔 마음도 올라온다는 것. 더 할 수 있게 된 능력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 고르는 일이 먼저일 수도 있겠다.




📌 저자는 8년 동안 혼자 일하고 24만 구독자와 새로운 디지털 도구를 먼저 경험해 온 사람답게 AI를 낙관이나 경계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 더 궁금해지는 것도 있다. 개인이 선을 긋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조직과 노동의 속도까지 조금 더 깊게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다 하지 않는다”는 말은 포기의 선언과는 꽤 멀다. 아이가 만든 이야기를 보며 다시 자기 이야기를 꺼내려는 마지막 장면처럼, 비워둔 자리에서 무엇이 돌아오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일이 계속 늘어나는데 이상하게 하루가 좁아지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주길 바란다. 나는 지금 무엇을 더 할지보다, 무엇을 남겨둘지를 먼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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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 문명을 이끈 50가지 발명품으로 읽는 세계사
신무연 지음, 정기문 감수 / 다산초당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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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는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도구를 만든 사람보다, 그것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사람들 

✍🏻 저자 : 신무연 ,정기문 (감수)

🏢 출판사 : 다산초당



🎯 불, 쟁기, 인쇄기, 증기기관, 전신, 스마트폰, 인공지능. 신무연저자는 발명품 자체보다 그 뒤에 붙은 질문을 따라간다. 누가 먼저 만들었는가보다 누가 그것을 쥐었고, 어떤 제도와 자본을 연결했으며, 결국 누가 힘을 가져갔는가. 발명사를 읽으려 펼쳤는데 시작부터 권력의 역사를 읽게 된다.




🔖 쟁기는 땅을 더 많이 경작하게 한 농기구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소를 가진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의 수확량이 벌어지고, 잉여 생산물이 토지와 가축, 상속의 문제로 이어지는 대목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불균등은 도구를 움직이는 조건에 있었고, 그 불균등이 증폭되어 계급이 되었다.” 같은 쟁기를 쥐었다고 같은 출발선은 아니었다. 도구보다 먼저 보게 되는 것이 그것을 움직일 조건이라니, 




🔖 렌즈 이야기는 힘의 모습이 꼭 재산이나 무기에만 있지 않다는 쪽으로 나를 끌고 간다. 안경은 숙련된 사람이 더 오래 일하게 했고, 망원경은 맨눈으로 볼 수 없던 하늘을 열었다. 현미경은 다시 시선을 아주 작은 세계로 돌렸다. 갈릴레이가 렌즈를 하늘로 향했을 때 기존의 우주관은 관측 앞에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겼던 세계. 그렇다면 새로운 도구가 우리에게 준 것은 답이 아니라, 기존의 답을 의심할 수 있는 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메시지가 사람보다 빠르게 도착했다” 말과 기차가 옮기던 정보가 전선을 타면서 거리의 의미가 달라진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속도만이 아니다. 복잡한 방식보다 전선 한 가닥을 사용한 모스의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정보가 빨라지자 먼저 아는 사람이 누리던 우위도 흔들렸다. 지금은 몇 초도 기다리기 어려운 시대인데, 그 출발점을 따라가다 보니 질문이 이상하게 현재로 돌아온다. 우리는 정보를 가진 사람일까, 정보가 흐르는 길에 올라탄 사람일까?




🔖 컨테이너는 화려한 발명품처럼 보이지 않는다. 크기가 정해진 철 상자다. 그런데 매클레인이 핵심 특허를 공개하고 국제 규격이 정해지자 항구와 크레인, 트럭과 철도, 창고가 그 규격을 따라 움직였다. 여기서 책의 제목이 가장 선명해진다. 도구 하나가 힘을 얻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술과 자본, 제도와 조직이 연결되면서 되돌리기 어려운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발명품을 소유하는 것과 그 발명품이 지나갈 길을 장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어쩌면 더 무서운 권력은 후자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 마지막에 이르면 불과 쟁기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인공지능과 인간의 판단까지 들어온다. “누가 그 도구를 쥘 것인가. 누가 그것을 엮을 것인가. 그리고 누가 그 길목을 차지할 것인가.” 50가지 발명을 한 권에 담다 보니 개별 기술의 복잡한 역사와 반론까지 깊게 머무르기 어려운 지점은 있다. 대신 발명을 천재 한 사람의 성취로 바라보던 익숙한 시선을 꽤 끈질기게 흔든다. 기술의 발전을 곧 진보라고 생각해온 독자라면 꼭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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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에디션 최소한의 경제용어 ㅣ MK에디션 1
매경이코노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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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에디션 최소한의 경제용어》- 경제를 몰랐던 걸까, 경제의 언어를 몰랐던 걸까,낯선 단어 하나를 이해하자 어제 읽었던 뉴스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 저자 : 매경이코노미

🏢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 경제 기사를 읽다가 모르는 용어 하나 때문에 문장 전체를 놓칠 때가 있다. 대충 문맥으로 넘기면서도 타깃데이트펀드, 에이전틱 AI, 제로클릭 같은 말을 정확히 설명해보라면 자신이 없다. 《최소한의 경제용어》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필요한 단어를 찾아보는 사전 같은 책을 예상했다. 300개나 되는 용어를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외워야 할 단어의 수보다 왜 지금 이런 단어들이 생겨났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경제용어가 시대의 변화를 기록하는 말이라면, 내가 모르고 지나친 단어 뒤에는 어떤 변화가 숨어 있을까.




📊 ‘타깃데이트펀드’를 읽으면서 상품명 뒤의 2030·2040·2050 같은 숫자를 처음부터 다시 보게 됐다. 단순한 상품 구분이 아니라 은퇴나 목돈 사용의 목표 시점을 뜻하고, 그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자산을 줄이는 구조였다. ‘글라이드 패스’라는 말도 비행기의 착륙 경로를 떠올리니 어렵지 않았다. 다만 같은 목표 연도라고 위험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 ‘에이전틱 커머스’에서는 AI가 추천을 넘어 상품 탐색과 비교, 결제까지 대신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어 ‘제로클릭’을 읽으니 변화가 더 선명해졌다. 검색 결과의 링크를 누르지 않고 AI가 만든 답변만 보고 끝낸다면 편리해진 만큼 언론사와 콘텐츠 기업의 방문자와 광고 수익은 줄어들 수 있다. 처음에는 새로운 AI 용어를 배우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내가 정보를 찾고 물건을 사는 방식의 변화에 가까웠다. 





📊 ‘애크하이어’는 회사를 인수한다는 익숙한 말을 조금 낯설게 만든다. 제품이나 고객, 매출보다 창업자와 개발자 같은 핵심 인력을 얻기 위해 회사를 사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회사를 통째로 인수하지 않고 인재와 기술 사용권을 확보하는 ‘역 애크하이어’까지 등장했다. 여기서는 경제용어가 단순히 현상을 붙여놓은 이름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 아침 뉴스에서 보는 금리와 환율, 집값과 대출금리, 회사의 영업이익과 성과급, 퇴근 후 떠올리는 AI와 일자리 문제까지 이미 생활 곳곳에 경제의 언어가 들어와 있다. 그래서 300개를 처음부터 외우겠다는 마음으로 읽으면 오히려 이 책의 장점을 놓칠지도 모르겠다. 오늘 기사에서 이해하지 못한 단어 하나를 찾아보고 다시 기사를 읽는 방식이 더 잘 맞는다. 결국 경제가 내 삶에서 멀리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그 현상을 설명하는 말을 모르고 지나쳤던 건 아닐까.




📌 처음부터 전부 외우기보다 모르는 단어가 나타날 때마다 다시 펼쳐보는 편이 이 책과 더 잘 맞을 것 같다. 경제 뉴스 앞에서 자꾸 멈추게 되는 독자라면 꼭 읽어주길 바란다. 어느 순간 어려웠던 것은 경제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설명하는 언어였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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