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래의 첫 여행
조 위버 지음, 김경미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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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고래는 매년 최대 2만 킬로미터까지 이동합니다.

늦가을에는 번식을 위해 남쪽으로 헤엄쳐 가고, 봄이면 다시

북쪽 먹이장으로 향합니다.

이 여정은 포유류의 연간 이동 거리 중 가장 길지요.

이 장대한 여행을 어린 고래가 엄마와 함께 지금 시작합니다.

- 아기 고래의 첫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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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색체의 그림책들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조금은 독특한 색채의 책 한권을 만났어요.

조 위버 작가님의 목탄화로 그려진 <아기 고래의 첫 여행>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엄마 고래를 따라 머나 먼 거리를

여행해야하는 아기 고래의 긴 여정이 더욱더 따뜻하고, 신비롭고, 경이로워 보입니다.

엄마 고래와 아기 고래는 먹이가 풍부한 북쪽 바다로 떠나야 합니다.

이미 다른 가족들은 북쪽 바다로 떠나고 없지요.

"날 따라오렴."

아기 고래는 엄마 고개를 따라 바닷속을 유영합니다.

거대한 수초 숲도 만나고, 반짝이며 빛나는 산호초 군락도 만납니다.

아기 고래 눈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하고, 또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꾸만 엄마 고래에게 물어 봅니다.

"이제 다 와 가나요?."

하지만 엄마 고래는 묵묵히 깊고 푸른 바닷속을 헤엄쳐 갈 뿐입니다.

따뜻했던 남쪽 바다와는 달리 북쪽 바다로 헤엄쳐 갈 수록 바다는 더 깊어지고 더 어두워집니다.

이제 보이는 거라곤 엄마 고래 뿐이죠.

그렇게 얼마나 헤엄쳐 갔을까요?

순식간에 범고래 떼가 아기 고래와 엄마 고래를 둘러쌉니다.

두려움을 느낀 아기 고래에게 엄마 고래는 따뜻한 말을 건넵니다.

"네 곁에는 항상 내가 있단다, 자, 가자!."

그리고 오랜 여정에 지쳤을 아기 고래를 엄마는 등에 태우고 헤엄쳐 갑니다.

드디어! 엄마 고래와 아기 고래는 다른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북쪽 바다에 도착합니다.

안도감에 아기 고래는 엄마 품에서 살포시 잠이 듭니다.

:)



+

아들에게도 그림을 보여주고, 책을 읽어 주었지요.

화려한 색체가 아닌, 모노톤의 그림이라 아들도 처음에는 낯설어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며칠 간격을 두고 조금씩 읽어주니 아기 고래를 향해

"아기, 아기"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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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고래의 첫 여행>은 엄마 고래와 아기 고래가 북쪽 바다를 향해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우리의 인생도 이와 비슷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일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들.

때론 신기하고, 놀랍고, 어쩔 땐 두렵기까지 하지요.

그런데, 내 옆에 나를 끝까지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가족이 있고, 엄마가 곁에 있습니다.

그래서 두렵지 않아요. 힘들 땐 가끔 엄마 품에 안겨 쉴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성장한 후 언젠가 우리들도, 아기 고래도

부모가 되겠지요. 엄마가 되겠지요.

예전에 나를 이끌어 주었던 나의 부모님, 나의 엄마.

이제는 내가 부모가 되어, 엄마가 되어 나의 아이와 함께

재미있고, 즐겁지만 때론 험하기도 한 인생의 길목을 걸어 갑니다.

아아의 손을 잡고, 아이를 품에 안고

내 엄마가 나를 그렇게 인도하고, 키웠던 것처럼

이제는 내가 아이를 인도하고, 키워 갑니다.

차갑고, 어둡고, 앞이 캄캄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닷속과

같은 인생이란 길목에서 내 아이는 나의 등을 보며

안심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역시 오래 전

엄마의 따뜻한 등을 보며 힘들어도, 인생이란 한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으니까요.

사랑해요.

엄마. 하늘 나라에서도 언제나 나를 지켜봐줘요.

:)



재능교육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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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이지 Jon Agee 원서 그림책 4종 세트 (Paperback 4권 + Audio CD 4장)
Scallywag Press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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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 선정 최고의 그림책 작가로 사랑받는 존 에이지의 작품 4종이 출간되었어요.

그중 하나인 <it's only stanley> '스탠리 일 뿐이야'를 읽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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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가족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깹니다.

아버지인 월터가 확인하러 가보니 강아지 스텐리가 울부짖고 있었지요. 가족에게 돌아온 월터는

it's only stanley 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스텐리가 뭘 했는지 덤덤하게 얘기를 하지요.

그러나 잠이 들 때마다, 밤이 깊어갈수록

자꾸만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나기도 하고, 이상한 소리가 들려

윔블던 가족은 좀체 잠을 잘 수 없게 됩니다.

아버지 월터가 매번 확인을 하러 가는데요.

소음과 냄새의 주범은 항상 스텐리였죠. 그리고 같은 패턴으로 월터는

it's only stanley라고 얘기를 하며 스텐리가 한 행동들에 별다른 제재 없이 덤덤하게 얘기를 하지요.

결국, 참다못한 가족들은 폭발합니다. 네네, 수면 부족이지요.

비로소 아버지 월터는 지금 당장, 돌아가서 스텐리와 얘기를 해보겠다고 합니다.

KAPOW!!!!

그러나 뭔가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가족들이 날아갑니다.

Well, What on earth was that?

도대체 이게 뭐야?!!!

와우,

이 폭발음은 무엇이며, 윔블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리고 스텐리의 기묘한 행동들을 멈추고

윔블돈 가족들은 평온하게 잠들 수 있을까요?

:)



+

존 에이지의 또 다른 작품 <Life on Mars>입니다.

한 지구인이 화성에 착륙합니다. 그는 화성에도 생명체가 있다는 확고한 신념과 믿음을 가진 사람이지요.

그의 동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지만, 자신은 반드시 증명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성에서 만날 누군가에게도 줄 선물을 가지고서 말이죠.

:)



+

그렇게 생명체를 찾아 걷고 또 걷습니다. 그러나 화성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우울하고, 어둡고, 추울 뿐만 아니라 수 마일에 걸쳐, 있는 것이라곤 오직 바위와 흙뿐입니다.

이쯤에서 그는 자신의 확고한 믿음과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Could anything possibly live here?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뒤에 커다란 생명체가 나타나서

계속 따라다니기 시작하죠. 물론 그는 모릅니다.

그렇게 홀로 상심하고 있을 때 바위 언덕 위에

노란 꽃이 핀 것을 발견하고, 그는 다시 생기를 찾습니다.

No way! It's life!

It's on Mars, and it's alive!

자신의 믿음이 옳았다는 것을 다른 동료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증명하기 위해

꽃을 꺾어 지구로 돌아갑니다.

I think I deserve a treat.

나는 대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이런 자신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왔던 선물 상자를 푸는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



+

이번에 읽은 원서 역시 존 에이지의 또 다른 작품 중 하나인

<Lion Lessons>입니다. 한 소년이 사자 수료증을 따기 위해 사자 선생님을 찾아옵니다.

사자가 되기 위해서는 총 일곱 단계를 거쳐야 하지요.

우선 스트레칭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1단계부터 7단계까지 사자 선생님과 함께 특훈 아닌 특훈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뭐 하나 선생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지요.

:)




+

정확히는

1단계인 Looking fierce부터 roaring, choosing what to eat, prowling around, sprinting, 6단계인 pouncing까지 말이죠.

그런데 소년이 각성을 합니다. 소년의 수업이 내내 탐탁지 않았던 사자 선생님도 엄청 놀라지요!

마지막 7단계 Looking out for your friends에서 말이지요.

적과 친구를 구별해서

친구를 찾아내는 마지막 단계였는데요. 소년은 이 단계에서 무엇을 보았기에

진짜 사자가 된 것처럼 행동을 하게 된 걸까요?

I let out a ferocious roar.

어쨌든

소년은 이를 계기로 사자 자격증을 무사히 취득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라면 문제가 생겨 버리고 말았지요.

ㅎㅎㅎ


+

존 에이지의 <The wall in the middle of the book>일 읽어 보았습니다.

책 가운데에 벽이 커다랗게 있죠. 이 벽은 책의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왼쪽에는 한 기사가 살고 있는데, 자신이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지요. 반대로 반대편은

아주 위험한 곳이고요. 뭔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네요.

:)



+

기사는 벽에서 빠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 벽돌을 들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계속 자신이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하지요. 그러나 사다리 위로 조금씩 물이 차오릅니다.

물론 기사는 알지 못합니다. 반대쪽에 있는 동물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허사가 되고 맙니다.

기사는 반대쪽에 오거라는 거인이 사는데

그 거인이 가장 위험한 존재라고 말하지요. 아~ 그렇게 반대편 쪽을 계속

비난하는 동안 어느덧 물은 기사의 발밑까지 차오릅니다.

Wait a second. What's going on?!

잠깐만! 무슨 일이야?!

그리고 잠시 뒤 물은 기사를 삼켜 버리지요.

이런 위기 상황에 오거가 벽을 넘어 기사를 구합니다.

기사는 고마워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비난했던 반대편 쪽에 있다는 것과

자신을 구해준 대상이 오거라는 사실에 당황해합니다.

오거는 자신은 좋은 오거라고 얘기를 하고

이곳은 정말 멋진 곳이니 함께 가자고 합니다. 이제 기사의 앞날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요?

:)

우리도 간혹 우리만의 벽을 치고 타인을 거부하며

자신이 있는 곳, 혹은 상황이 무조건 옳다고만 생각하진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

언어세상 홈페이지에서 관련 자료(단어장 및 워크시트, 가이드북)들을

다운로드해 프린트도 했습니다. CD도 활용해 계속 들어 주고요.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영어공부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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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때 먹는 자가 일류 - 식욕 먼슬리에세이 5
손기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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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것에 대한 진솔한 욕망 재미있고, 맛있다. 단 배고프거나 저녁에는 절대 읽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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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제동크
한지아 글.그림 / 바우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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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와 얼룩말 사이에서 태어난 제동크는 엄마와 아빠의 모습을 반씩 닮은 독특한 외모를 갖고 있어요. 모습이 다르다고 놀림을 당할 수도 있지만 제동크는 오히려 다양한 종류의 친구들이 많아요. 당나귀인 엄마와 얼룩말인 아빠가 어떻게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고, 제동크가 태어나게 되었는지 제동크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요.

넓은 들판에서 만난 엄마와 아빠는 첫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고 행복한 시간들을 함께 합니다. 그러나 걱정이 하나 있었어요. 서로 모습은 비슷하지만 두 종은 각자의 고유한 영역 안에서만 살았거든요. 엄마는 당나귀 무리에서, 아빠는 얼룩말 무리에서. 결국 엄마 당나귀는 얼룩말로, 아빠 얼룩말은 당나귀로 변장을 하고 서로를 찾아 헤매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헤매다가 마주친 아빠와 엄마는 서로의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지요. 아들도 이 장면에선 빵빵 터졌답니다. 책을 읽어주는 엄마 입장에서 아들이 이처럼 반응을 해주면 뿌듯하지요 :)

 

 

결국 엄마 당나귀와 아빠 얼룩말은 서로 모습은 달라도 다름 그 자체를 사랑하고 있었단 걸 깨닫게 되지요. 서로의 모습 그대로를요.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되고 제동크가 태어나게 되었답니다. 마지막 엄마 당나귀, 아빠 얼룩말 사이에 있는 제동크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흐뭇함을 줍니다. 서로 모습은 달라도 존재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따뜻한 가족 공동체의 모습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직 아들이 어려서 책의 내용을 온전하게 이해할 순 없겠지만, 한지아 작가님의 아름답고 따뜻한 글과 그림을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꼈을 거예요. 엄마가 보여고 읽어주는, 책 읽는 소중한 이 시간을 아름다운 그림책과 함께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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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부모를 위한 SNS 심리학 - 소셜 미디어는 아이들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케이트 아이크혼 지음, 이종민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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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인간에게 준 여러 축복 중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망각이다. 잊고, 잊힐 권리.

 

아날로그 시대에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 들어선 지금은 어렵게 되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모두 경험한 X세대인 나로선 '망각이 축복'이라는 말에 충분히 공감한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않은 흑역사로 기록된 사진이나 영상물들은 당시 태워버리거나 없애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세계에 SNS를 매개로 수없이 공유되고 재생산되면서 끝없이 정보의 주체로써, 내가 잠든 시간에도 떠돌고 있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오래전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성인들에 비해 이미지에서 소외되거나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선 이들이 주체가 되어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SNS 스타가 탄생하기도 한다. 분명 여러 장점과 순기능들이 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간과할 순 없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잊는 것과 잊힌다는 것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어린 시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면, 성인기까지 간직하고 싶지 않은 모습은 '잊고, 잊혀야'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디지털 미디어 기술이 바로 이 과정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 73page

 

어린 시절 지우고 싶은 흑역사가 끊임없이 현재의 나에게 소환된다면 그 경험은 끔찍할 것이다. 일례로 2016년 오스트리아의 한 소녀가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페이스북에 끊임없이 올린 부모를 고소한 사건이 그렇다. 니체는 망각 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는 행복도 희망도 현재도 없다고 단언했다. 프로이트는 재구성 된 사건을 '차폐 기억'이라 불렀는데 이는 우리의 주의를 견딜 수 없는 공포로부터 마음이 놓일 만큼 무해하고 친숙한 대상으로 돌릴 수 있다고 봤다.

 

역사적으로 청소년들에게 심리사회적으로 유예의 시기를 허용해 왔으며, 이 시기에 청소년들은 경험에 따르는 여러 결과로부터 책임을 면제받았다고 지적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확산하면서 유년기와 청소년기가 전례 없는 규모로 기록되기 전까지만 해도 더 많은 청소년들이 시험 삼아 뭔가를 해 보고, 일을 그르쳐도 보고, 그러면서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거의 추궁받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160page

 

과거 아날로그 시대에선 잊고 싶은 기억들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억의 재구성을 통해 추억의 한 조각으로 남길 수도 있었고 청소년기의 어리석은 행동들은 치기 어린 행동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은폐'라는 또 다른 문제점들이 논의될 순 있겠지만) 그리고 어떤 정보가 퍼지기까지 시간이 있었고, 나만 혹은 내 가족만 잊으면 되었다.

 

지금은 생산과 동시에 소비가 이뤄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고민하고 후회하고 반성해 보기도 전에 비난부터 받고 모욕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잊는 것보다 타인에 의해 잊힐 권리가 화두가 된 시대이기도 하다.

 

이것은 결국 스스로를 표현하고 널리 알릴 수 있는 능력을 손에 넣게 된 대가로 치러야 할 값비싼 일일까?
-123page
 
망각은 가벼운 상처를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요긴한 버팀목이자 심각한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해 주는 만병통치약이다. 스스로 잊고 타인에게도 잊히는 것은 이런 면에서 누릴 수 있는 큰 자유다. 자신의 기억이나 누군가의 기억 때문에 과거에 얽매인다면 현재와 미래에 자신을 재창조할 수 없다. 망각의 종말이 누구보다 청소년에게 중대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망각이 그러한 자유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186page

 

저자는 여러 심리학자, 철학자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디지털 미디어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실례를 들어 오늘날 우리가 묵과하거나 간과해온 문제점들을 제기하며 그 대책으로 유료 삭제 서비스 및 디지털 금욕 등 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도 말했듯 이는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기에 앞으로 우리 모두가 자유로운 세상에서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살기 위해선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자 과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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