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찾아라
수아현 지음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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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교육 유아그림책추천 수아현 작가님의 <범인을 찾아라> 저희 집 아들은 여러 소재들 중 지하철, 엘리베이터, 방귀 등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아들이 좋아하는 엘리베이터와 방귀가 하나의 소재가 된 책이 있어 냉큼 어제저녁 아들과 함께 읽어 보았답니다. 책 제목이 <범인을 찾아라>인 만큼 뒤표지를 보면 엘리베이터를 탄 친구들이 모두 방귀 용의자가 된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누가 방귀를 뀐 범인일 것 같아? 먼저 물어봐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아들은 여러 용의자들 중 '스컹크'를 선택했습니다.



ㅎㅎ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 같아 (보통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동물이 아닌 경우들이 많잖아요. ㅎ) 다시 생각해 볼까? 말을 하려다가 그만두었습니다. 어찌 보면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 자신이 생각했던 범인이 아닐 때의 그 '짜릿한 반전'을 아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네~ 책은 운행 중 고장으로 잠시 멈춘 폐쇄된 공간인 엘리베이터를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탑승 후 '누군가 방귀를 뀌게' 되면서 한 마리씩 동물 친구들이 쓰러지기 시작하는데요~ (그 표정이 진짜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 결론은 누가 방귀를 뀐 것이냐!! 방귀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저와 아들도 누가 진짜 범인일까? 막 궁금해하면서 읽었지요.



동물 친구들은 서로 자신이 뀌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합니다. 때론 상대방 친구를 향해 방귀 범인으로 몰아가기도 하고요. 그도 그럴 것이 엘리베이터 탑승 전, 배를 문지르고 있었던 친구, 고구마를 열심히 먹고 있었던 친구 등등 방귀를 뀔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가진 친구들이었거든요. 하지만 추측도 잠시 하나둘씩 친구들이 쓰러져갑니다. 당연히 쓰러진 친구들은 누군가의 방귀 여파로 쓰러진 것이니 범인이 아니겠지요. 

오른쪽 페이지는 하나둘씩 쓰러지는 친구들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우스꽝스럽게 표현이 됐고, 왼쪽 페이지는 다양한 방귀 소리가 지면을 크게 차지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책 자체는 조금 두꺼운 편인데 이렇게 내지가 구성되어 있다 보니 부담 없이 어린 친구들도 읽을 수 있겠더라고요. 자~ 계속해서 쓰러져가는 동물 친구들 이제 정말 몇 마리 안 남았다지요! 그러면 그중에서 분명 방귀 범인이 있을 텐데요. 수리 기사가 고장 난 엘리베이터 문 앞에 다다랐을 때 기어이 큰 사고가 발생하고 맙니다. 엘리베이터 안쪽에서 누군가 크게 방귀를 뀜과 동시에 엘리베이터의 문짝 두 개가 날아가 버리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냄새도 냄새지만 파워도 대단한 방귀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다행히 방귀 범인에게 친구들은 비난을 하지 않고, 오히려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칭찬과 함께 끝이 납니다. 네~ 해피엔딩이지요. 친구들에게 비난을 받게 될까 봐 마음껏 방귀도 뀌지 못했던 (그랬지만 냄새가 ㅋㅋㅋ) 동물 친구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우리도 그럴 때가 있잖아요.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을 당할까 봐, 비난받을까 봐, 뭔가 시원하게 자신 있게 하지 못할 때 말이에요. 가끔 이렇게 그림동화책을 읽다 보면 성인 책 못지않게 깨달음과 즐거움, 감동을 받을 때가 참 많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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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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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피터 래빗 탁상달력 2023 북엔 달력
북엔 편집부 지음 / 북엔(BOOK&_)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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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 남은 2022년도입니다. 늘 그렇듯 새해맞이를 위해 다이어리를 새로 구입하거나

달력을 새로 구입했었습니다. 2022년도 저의 탁상달력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이 수록된 달력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참 예쁘게 기록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글씨도, 정성도 조금씩 사라지더라고요

(저만 그런 거 아니죠?;;;)



곧 다가올, 새해 2023년도 저의 탁상달력은 '영국의 동화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대표작인

피터래빗 탁상달력입니다.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그런데 그냥 귀엽기만 하면 안 되겠지요!! 내지 디자인 구성이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받아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죠!



먼저 매월 만나게 되는 각 달의 내지 구성입니다. 각 요일마다 귀여운 토끼 친구들이 그려져 있고요.

왼쪽에는 별도로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To Do List) 2023년 1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도록 한해 계획표도 포함되어 있고요. 한눈에 보는 한 달 계획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존 제가 가지고 있던 탁상달력은 이런 구성들이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별도의 다이어리를 구매해서 사용했었더랬죠. 2023년 피터래빗 탁상달력 하나만 있으면 굳이

별도의 다이어리가 없어도 될 것 같아요!

이거 하나 면 충분히 매일, 매주, 매달을 알차게 기록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저만의 역사가 만들어지겠지요

:)



각 달의 반대편에는 이렇게 피터래빗 동화 삽화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집에 피터래빗 전집이 있긴 한데, 솔직히 완독을 못했거든요. 달력에 포함되어 있는 작은 이야기들부터

조금씩 읽어 본 후에 완독도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아~ 빨리 새 탁상달력으로 글씨도 예쁘게 해서 꾸미면서

기록하고 싶네요! 그런데 가장 빠른 기록 시기가 2022년 12월부터입니다. ㅎㅎ

일단, 남은 10월, 11월은 기존 달력에 기록하고

12월부터는

2023년 피터래빗 탁상달력에 기록해야겠습니다.

더 알차게! 더 예쁘게! 더 정성껏!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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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리뷰는 달력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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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먹어 버린 봄봄 씨 새싹동화 14
이진규 지음, 심보영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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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톤의 감성적인 느낌의 표지를 보고 반하게 된 이진규 작가님의 <무지개를 먹어 버린 봄봄씨> 글밥이 조금 있기 때문에 7세 이상 읽으면 좋을 것 같은 그림책입니다. 제목을 보면 봄봄씨가 누굴까?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책장을 넘겨 읽다 보면 봄봄씨라는 이름을 가진 동물의 주인공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곰입니다 :) 덩치와 이름이 참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읽다 보면 봄봄씨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게 된답니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봄봄씨는 따스한 햇살을 반기며 먹을 것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그러다가 무지개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흔히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가 아닌 무지개의 끝을 보게 됩니다. 무지개의 끝을 발견한다는 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아니죠. 봄봄씨는 바로 이런 행운을 만나게 된 것이랍니다. 봄봄씨는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무지개를 먹기 시작합니다. 사실 무지개는 나비들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꿀을 작은 대롱에 조금씩 모아 온 것으로 만들었답니다. 거기에 숲속의 풀벌레들이 앞다리에 가장 깨끗한 이슬을 조금씩 묻혀 와서 섞어 놓았지요. 아~ 상상만 해도 무지개가 어떤 맛일지 저도 참 궁금하더라고요.

그런데 무지개를 조금씩 먹다보니 반대편 무지개 끝까지 와 버린 것입니다. 그곳엔 무지개를 물감 삼아 세상의 비밀을 기록하는 다람쥐들이 살고 있던 곳이었죠. 봄봄씨가 무지개를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세상의 비밀을 기록할 수 없게 된 다람쥐들은 새로운 물감을 찾아 이사를 준비합니다. 자신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든 봄봄씨는 다람쥐들과 함께 새로운 물감을 찾아 길을 떠나기로 합니다. 길을 가던 중간에 맛있는 수프를 만드는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할머니의 손님 중 동화 속 주인공은 헨젤은 다람쥐들이 새로운 물감을 찾아 떠나고자 하는 수평선 끝은 갈 수 없다고 합니다. 크게 실망하게 되는 다람쥐들과 봄봄씨.

다행히 할머니는 무지개를 만드는 할아버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람쥐들에게는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살 곳도 필요했기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할머니는 그런 다람쥐들을 향해 자신과 함께 살기를 권합니다. 대신! 세상의 비밀을 자신에게도 조금씩 알려달라고 부탁했죠. 할머니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지었는데요. 바로 이 동화 속에 아이들만 알아차릴 수 있는 비밀을 담고 싶어 했거든요. 봄봄씨는 여러모로 할머니를 많이 도와주었는데요. 이게 바로 동화 속에 세상의 비밀이 많이 숨어 있는 이유, 동화 속 주인공 가운데 특히 곰이 많은 까닭이랍니다.

정말 집에 있는 창작책 중 곰이 주인공인 책만 수두룩하더라고요. 또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만 알아차릴 수 있는 (저는 별로 안 웃긴데 아이들은 뭐가 그리 웃기고 재미있어하는지 ㅎㅎㅎ) 그런 비밀들이 동화 책 속에 숨어있는 이유들이 바로 <무지개를 먹어 버린 봄봄씨> 속 책 내용 때문이었나 봅니다. 우리 어른들도 어린 시절, 동화 속 많은 비밀들을 알고 간직하고 있었을 텐데... 어느 시간을 기점으로 비밀들은 모습은 감추고, 비밀이 드러나있다 해도 보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나이는 먹었지만 마음만은 언제나 어린아이들이 살고 있는 왕국이 늘 존재했으면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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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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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개 이야기
마크 트웨인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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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 작가님의 <어느 개 이야기> 표지만 봤을 때엔 반려견에 대한 따뜻한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너무 가슴 아프고 인간으로서, 도덕적으로 깊게 생각해 봐야 할 묵직한 작품이었다. <어느 개 이야기>는 '에일린 마보닌'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개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인간들의 대화를 통해 듣게 된 어려운 단어들을 많은 여러 개 앞에서 자랑스럽게 표현하는 엄마 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마보닌은 그런 엄마 개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는데, 어느 날 엄마와 헤어져 다른 가정에 보내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남자는 과학자이고 여자는 예쁜 아이들을 기르는 가정주부로, 보기에는 참 화목한 가정이다. 에보닌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생활에 적응해 가면서 잘 지내게 된다. 그런데 가끔 남자가 다른 남자들을 여럿 데려와 알 수 없는 대화를 하는데,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실험'이라는 단어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와 아이들이 집을 비우게 되면서 비극은 발생한다. 에보닌 역시 엄마가 되었는데, 자신의 새끼 강아지가 남자의 실험 대상이 되어 죽음을 맞게 된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에보닌은 하인과 같이 앞마당에 새끼를 묻고 그 곁을 떠나지 않는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에보닌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한 문장들이 정말 심금을 울렸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이렇게 끝나는 건가? 싶었는데 뒷부분을 보니 <어느 개 이야기>는 클로드 베르나르라는 과학자의 실제 일화를 바탕으로 마크 트웨인이 쓴 작품이란다. 클로드 베르나르는 우수하고 유능한 과학자였는데, 그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즉, 이 작품이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마크 트웨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작품이라면 클로드 베르나르는 과학적 결과를 위해선 '동물실험'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의 이런 생각을 반영한 말은 실로 소름이 끼치는데, 아래와 같다. 

"과학자는 일반인이 아니다. 과학자는 지식인이자 사상을 흡수하는 능력을 타고난 사람이다.

그러므로 과학자는 고통에 신음하는 동물의 울음소리를 듣지 않고 분수처럼 솟구치는 피를 보지 않는다.

과학자의 눈에는 비밀을 감추고 있는 유기체와 밝혀내야 하는 가설만이 보일 뿐이다."

얼핏 보면 굉장히 냉철하고, 순간의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이성적인 과학자의 면모가 드러나는 듯하지만, 실제 그와 함께 실험에 임했던 동료 과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굉장히 난폭하고,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화장품 개발에 임할 때 흰토끼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했었는데, 2015년 법이 개정되면서 전면 금지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동물보호를 외치며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책의 저자인 마크 트웨인 역시 동물실험 반대를 지지했던 분이시며 런던 동물실험 반대 협회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역시 필력이 대단하셔서 구구절절 다 옳은 말씀! 하~ 

인간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라고 해도 동물을 학대할 권리는 없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고, 아프면 아픈 것에 대한 고통도 느낄 수 있다. 그저 스쳐 지나가듯 보지 말고 그들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많은 감정들을 담고 있는지 그 눈이 무엇을 갈구하고 말하는지 알 수 있다. 함께 행복하게 공존하며 살면 참 좋을 텐데. 동물을 학대하고 방치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그런 동물들을 구하고 돕는 것 또한 인간이기에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작품을 통해 다시 한번 동물과 동물의 삶에 더 관심을 가져봐야 할 것 같다. 이게 바로 읽는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이고, 문학의 힘이 아니겠는가. 

<책 속 간직하고 싶은 문장들>

아직도 의학 발전을 위해서 동물실험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수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의존적인 태도는 인간과 동물의 유전학적 차이점을 간과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 109page

필수적으로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오로지 나 자신만을 바라보아도 됩니다. 자기 연민과 합리화로 무장하고 '지금 당장의 나'만을 생각해도 오늘 하루는 무사히 넘길 수 있습니다. 시골길 짧은 줄에 묶여 컹컹 짖어대는 강아지를 보며 사나운 개라고 혀를 끌끌 차고,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사람의 잔뜩 굳은 얼굴을 보고 마음으로 욕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야를 조금만 확장해 보면, 사람의 애정을 갈구하며 한가로운 산책을 꿈꾸는 강아지의 애달픔 마음이 보이고, 지나가는 사람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고되고 힘든 그 사람의 사정을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 -111page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것. 그게 바로 문학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상상력과 공감을 불어넣어 이해의 폭을 넓힙니다. 세상의 부조리를 조명하여 변화를 꿈꾸게 합니다. <어느 개 이야기>를 통하여 불편한 현실을 들여다볼 용기를 얻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11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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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타반
헨리 반 다이크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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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들레헴의 작은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님을 축복하기 위해 순례길에 오른 동방박사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다.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황금, 몰약, 유향 세 가지 선물을 준비해 드린 것도. 그런데 여기 동방박사처럼 예언의 별을 보고 순례길에 올랐지만, 예수 앞에 도착하지 못한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아르타반'이다. 헨리 반 다이크의 The Other Wise Man (아르타반)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믿음만으로 오직 가고자 하는 그 푯대를 향해 묵묵히 걸어간 아르타반의 긴 여정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아르타반은 조로아스터교 사제로 자신의 집에 모여든 친우들과 메시아에 대해 얘기를 나눕니다. 그를 찾아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동료들과 떠날 것이라는 아르타반의 말을 친우들은 비판합니다. 결국 아르타반은 예수에게 드릴 세 가지 선물 사파이어, 루비, 진주를 가지고 홀로 순례길에 오릅니다. 순례길에서 아르타반은 세 번의 시험을 겪게 되고, 그 여정 속에서 세 가지 보석 또한 잃게 됩니다. 이 세 번의 시험으로 순례길 또한 지체되어 그토록 만나고자 했던 예수를 목전에 두고 눈을 감는 아르타반. 그러나 그때 그는 듣게 됩니다. 그가 그토록 만나고자 했던 그분의 음성을.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아르타반은 깨닫게 됩니다. 비록 직접 예수를 만나진 못했지만, 그에게 이르고자 했던 여정, 그 자체가 그와의 동행이었음을. 그리고 아르타반은 말합니다. 다시 삶을 되돌린다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말이죠. 다소 맹목적이랄 수 있지만 오직 푯대를 향해, 본질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의 신념과 믿음만으로 순례길에 오른 아르타반의 이야기는 어딘가 숙연해지고 경외감마저 느껴집니다. 조로아스터교는 흔히 '불을 섬기는 종교'로 알고 있지만, 이는 그저 '수단'일뿐이며 실은 본질을 끝없이 추구하는 종교라고 합니다. 이야기 자체는 성서 속 기독교적 정서를 담고 있지만, 종교를 초월한, 선한 삶을 향한 개인적 갈망과 그 갈망 깊은 곳에 내재된 우리 마음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덧 :) 왼쪽 페이지에는 영어로 된 원문이, 오른쪽 페이지엔 한글 번역이 되어 있는 작품입니다. 글은 짧지만 담고 있는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서평 후 다시 한번 천천히 책을 음미하며 읽어볼 예정이며 영어로 된 원문도 (요즘 영어 공부를 조금 하고 있기에 ^^) 읽어보려 합니다. 아르타반의 여정을 묘사하는 부분이 정말 압권이더라고요. 어찌 이리 아름답게 문장을 쓸 수 있는지 말이죠. 꼭꼭 씹어서 제 문장으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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