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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찍 일어났을 때 ㅣ I LOVE 그림책
세스 피쉬맨.제시카 배글리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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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우주의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아이들의 상상력 역시 그렇지 않을까?
보물창고 출판사 신간 세스 피쉬맨의 <내가 일찍 일어났을 때>는 여지없이 찾아오는 이른 아침, 잠에서 깬 아이의 하루로 시작된다. 부모님은 7시까지 침대에 있으라고 했지만 아이에게 그건 너무 큰 속박이다! 잠도 오지 않는데 우두커니 침대에 있으라니. 그건 정말 너무 재미없다. 온 세상이 역동하듯 깨어나는 이른 아침은 수많은 가능성들로 넘실거린다. 아이는 오늘 하루, 무엇을 할까?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부모님 몰래 마시멜로 마음껏 먹기! 동물 흉내를 내며 삼촌에게 전화하기! 삼촌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재미있다. 킥보드를 타고 내리막길 내려가기! 아니면 엄마의 채소밭 옆에 나만의 작은 화단을 만들기 등등 수많은 생각들로 벌써부터 아이는 행복하다. 책 속 사소한 장면에서도 기쁨과 감탄을 느끼며 모든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 버리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표정이 오롯이 담겨있는 걸 볼 수 있다. 성인이 된 지금 아주 사소한 것에서 큰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곤 했는데, 그렇구나. 맞아. 아이의 마음과 시선은 이토록 무구하고, 반짝이고, 어른들이 볼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어디서든 찾아낼 수 있구나 싶었다. 이런 아이의 마음과 무구한 시선을 닮고 싶다.

<내가 일찍 일어났을 때>의 제목과 아이의 옷차림을 살펴보면 빨강, 노랑, 보라, 초록색으로 꾸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내지 역시 빨강, 노랑, 보라, 초록색으로 구분돼 있는데, 이는 이 책을 좀 더 특별한 방식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통의 책과 같이 그냥 쭈욱~ 읽어도 되지만 각 색깔을 따라가며 읽으면 보다 선명하게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이의 풍부한 상상력엔 이처럼 선명하고 다채로운 빛깔의 행복과 기쁨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른이 되어 좋은 것도 분명 많지만 뭐랄까? 아이들처럼 다양한 빛깔의 꿈을 더 이상 꾸지 않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른이라는 무겁고도 커다란 굴레에 씌워져 오직 한 가지 길(한 가지 색) 밖에 모르는 재미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 가끔은 아이처럼 해맑게 웃고, 작고 사소한 것에서도 커다란 행복을 느끼고 꿈을 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까르르르륵~ 오늘도 내 아들은 티 없이 맑게 웃으며 유치원을 갔는데, 그런 아이의 얼굴을 볼 때마다 자연스레 지어지는 나의 미소 속에서 어린 나를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은 그렇게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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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