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색칠하는 보태니컬아트 - 색연필 식물 세밀화 컬러링북
이경진 지음 / 좋은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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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태니컬 아트에 관심이 많아 온라인 클래스 강의를 들었었다. 지친 육아 생활 속 한줄기 빛처럼 힐링이 되었던 취미생활이었는데, 육아를 하면서 손목이 나가 완강은 못했었던 아쉬운 기억. 그래도 나름 기본기는 있다고 생각해 좋은 교재로 독학을 하면 되겠다 싶었던 참에 만나게 된 이경진 작가님의 <차분하게 색칠하는 보태니컬 아트> 보태니컬 아트란 단순히 예쁜 일러스트가 아닌 식물을 '사실적으로 표현 혹은 묘사'한다는 점에서 식물 세밀화로 볼 수도 있다. 그림을 그리는 재료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채화 및 색연필인데 일전에 나는 수채화로 보태니컬 아트를 배웠었다. 자연스럽게 그러데이션 되는 연출이 멋스럽지만 물 조절이 상당히 어려워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초보자의 경우) 개인적으로 수채화보다는 색연필이 보태니컬 아트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는 더 좋은 재료인 것 같다.



먼저 보태니컬 아트를 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필요한 재료들이 있다. 책의 첫 장은 재료들에 대한 소개와 색상표 만드는 법 (색상표를 미리 만들어 두는 이유는 실제로 칠했을 때 색이 좀 다르기 때문에 만들어 두면 편리하다) 등 간략한 정보들이 제공된다. 첫 보태니컬 아트 그리기는 '은행잎'을 시작으로 총 15가지 종류의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흰색 표현이 쉽지 않을 것 같아 '목화'편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보태니컬 아트 본문 구성은 사용재료, 사용 컬러, 작가의 코멘트가 첫 페이지에 나와있고, 두 번째 페이지는 색칠하는 과정이 소개되어 있다. 마지막 페이지는 왼편엔 작가님의 완성작이 실려있고, 오른 편엔 완성작을 보고 색칠을 하면 된다. 책의 소제목처럼 색연필 식물 세밀화 컬러링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색칠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즉 컬러링북으로선 충실한 책이다. 취미생활로 접해 보아도 좋을. 다만 보태니컬 아트를 기본부터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조금 부족할 수 있다. 스케치부터 시작해서 명암 표현, 형태 표현, 식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색 감각 및 연출 등등 다양한 부분에서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계기로 나도 다시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다. 작가님처럼 멋지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기까지 분명 시간이 걸릴 테니까. 첫걸음부터 조금씩 나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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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7
루이스 캐럴 지음, 한상남 엮음, 리스베트 츠베르거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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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865년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영원한 고전입니다. 버전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완역본, 축약본, 각색본, 그림동화, 팝업북 형태 등등. 저는 타 출판사에서 각주 및 꼼꼼한 해설이 실린 완역본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너무 두꺼워서 완독은 못했....) 그런데 이번 어린이작가정신에서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책이라 소장 욕구에 못 이겨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20세기 이후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평가받고 있는 '리즈베트 츠베르거'가 그린 앨리스의 세계! 책의 표지만 봐도 묘하게 사람을 끄는 일러스트가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또한 리즈베트 츠베르거가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네덜란드 최고 권위의 아동 문학상인 '실버 브러시상'을 수상했으며,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도 언급되었습니다.



시계를 꺼내 보는 토끼를 발견하고 뒤를 쫓는 앨리스는 이상하고도 낯선 세상으로 떨어집니다. 아마 이 첫 장면은 정말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요. ㅎㅎ 그곳에는 여러 문들이 있는데 앨리스는 어느 곳으로 들어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문이 하나 보입니다. 다만 너무 작아서 자신의 몸으로는 들어갈 수 없는 상황. 그런데 그때 식탁 위의 메모를 보고 뭔가를 먹은 앨리스는 키가 커졌다 작아졌다 합니다. 심지어 키가 2미터보다 커졌을 때 흘렸던 눈물이 웅덩이가 되어 앨리스가 다시 작아졌을 땐 자신이 흘린 눈물에 빠지게 되기도 합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앨리스는 정말이지 이상한 곳에서 온갖 동물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고양이, 생쥐, 내내 울기만 하는 가짜 거북이, 걸핏하면 처형 명령을 내리는 하트 여왕 등등 뭔가 정상적인 존재들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이야기. 책 속 앨리스와 동물들이 나누는 대화도 꼬리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읽다 보면 나 자신이 이상해질 것 같은 이야기들이 반복되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또 이상하게 재미있기도 합니다. 기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구현한 앨리스의 환상 세계 모험. 다양한 언어유희도 즐길 수 있고 마지막 장면은 정말인지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인상 깊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아니면 다시 현실인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어렴풋이 눈을 떴을 때 사라지는 꿈같은 느낌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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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글자 설민석의 역사가 있는 동화 1
설민석 지음, 단꿈 창작 스튜디오 그림 / 단꿈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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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선생님의 첫 역사 그림책 <마법 글자>가 출간되었습니다. 마법 글자라니요? 마법 글자 하면 떠오르는 글자가 있나요? 네~ 바로 훈민정음, 한글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문자로 인정받은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글자! 바로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한글을 창제한 조선시대 위대한 왕, 세종대왕의 업적이죠. 그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환상적인 역사 그림책 <마법 글자>세계로 떠나볼까요?

<마법 글자>의 주인공은 입체 인형인 청개구리들입니다. 설쌤과 로빈이 잠든 사이 입체 인형 청개구리들은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신난 청개구리들은 꽃밭을 가로지르고, 커다란 공룡이 전시된 박물관도 구경 가지요. 그런데 조용히 관람해야 할 박물관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정신없는 청개구리들. 분명 안내판에 '주의 문구'가 쓰여 있는데도 말이죠. 이를 지켜보던 청개구리 할아버지는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바로 장난꾸러기 청개구리들에게 줄 멋진 선물을 준비하는 것이죠. 과연 어떤 선물일까요? ㅎㅎㅎ



글자를 알면 여러 가지로 편리하지요. 옛날 조선시대 백성들은 글자를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부당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한자는 양반들의 특권이요, 평범한 백성들이 배우려 해도 생업에 종사하면서 글자까지 익힌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특히 한자처럼 난해한 글자는 더더욱이요.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세종 대왕은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글자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바로 <훈민정음>입니다. 말 그대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오직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말이죠.

역사 선생님인 설민석 선생님의 첫 역사 그림동화 <마법 글자>는 바로 세종대왕의 이런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창작되었습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글을 모르는 백성을 안타깝게 여겨 홀로 글자를 연구했던 마음, 점점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백성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행복했던 세종대왕의 마음, 바로 그 마음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재치 있는 입담과 해박한 지식으로 어려운 역사도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시는 설민석 선생님의 마법 글자! 첫 권을 시작으로 관련 시리즈가 주욱~ 출간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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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이뿌이 모루카 : 고양이 구출 대작전 뿌이뿌이 모루카
미사토 도모키 지음, 고향옥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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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유튜브 인기 애니메이션 <뿌이뿌이 모루카 시리즈>는 그림책으로 만든 스토리 북입니다. 이번 <고양이 구출 대작전>은 시리즈 중 3권으로 최근 출간되었습니다. 기존 시리즈들 <은행 강도를 잡아라>, <교통 체증의 이유는?>은 아직 읽어보진 못했는데요. 기회가 되면 시리즈 모두 읽어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습니다 ㅎㅎ 모루카는 기니피그를 보고 떠올린 자동차 캐릭터라고 합니다. 어쩐지 닮았다 했습니다. ㅎㅎㅎ

여기는 모루카 세상! 태양이 무섭게 내리쬐는, 모두가 땀을 뻘뻘 흘릴 만큼 무더운 어느 날! 모루카 이비는 덜덜 떨고 있습니다. 이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이유는 바로 자동차 안쪽에 있습니다. 바로바로!!!! 모루카가 태운 주인이 차 안에 고양이를 놔두고 내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비가 떠냐고요? 모루카 이비는 고양이를 제일 무서워한답니다. 아니 왜 귀여운 아이가 귀여운 아이를 무서워하는 거냐곳 >0<



다른 친구 모루카들도 이비와 마찬가지로 덜덜 떨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합니다. 이비는 살짝 눈을 감고 자동차 안쪽을 쳐다봅니다. 그런데 맙소사! 세상에! 고양이가 더위를 먹고 축~ 늘어져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대로 고양이를 방치하면 자칫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비는 고양이를 무서워하고... 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구하고 보자! 이비의 다정한 마음이 두려움을 이깁니다. 하지만 고양이를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이비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하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면 "네가 만약 이비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물어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 저도 아들에게 물어봤는데요. 아이스크림을 주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음~ 이비가 있는 배경 속에 여러 상점들이 보였는지 그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음~ 멋진 생각이라고 일단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귀요미 친구 이비는 어떤 방법으로 고양이를 무사히 구출할 수 있을까요?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상상도 해보고, 모루카가 존재하는 상상의 그림책 세계에서 신나는 모험을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책은 아이의 생각을 넓히고, 상상의 나래를 무한하게 펼칠 수 있도록 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작가들의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으로 탄생한 멋진 그림책! 여러가지 긍정적인 장점들이 많지만 일단 재미있잖아요! 아이에게 재미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요~ 뭐든 일단 재미있고 봐야 합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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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이난영 지음 / 소동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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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한 날, 마음이 울적한 날, 그런 날들에 나무가 있는 풍경 속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반짝이는 태양빛을 눈부시게 머금은 초록빛 환영에 살며시 눈을 감으면 감미롭고도 따뜻한 위안을 받기도 한다. 나무는 그렇게 어둠처럼 신비롭고 고요하게 세상을, 나를 말없이 품어준다. 이난영 저자의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는 회색빛 빌딩 사이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도시민들에게 쉼을 주고, 위로를 건네는 '식물 에세이'이다.

저자가 직접 그리고, 겪은 사람과 식물 사이의 유대와 경험담들이 가슴이 아릿할 정도로 와닿았다. 책상에 앉아 잠깐 읽어봐야지 했다가 단숨에 읽어버린 책.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땐 그냥 눈물이 났다. 감정의 폭풍이 몰아치며 답답하기도 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무처럼, 혹은 나무를 사랑하는 저자와 같은 마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나무의 깊은 어둠은 아무도 없는 고요한 심연의 세계로 살아있는 생명들을 품어준다. 어둠이란 단어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사실 이것도 편견이라면 편견이겠지만...) 처음에는 책을 오해했었는데, 읽을수록 제목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게 되었다.



도시는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그 과정 속에서 흙은 마구 파헤쳐 지며 수많은 나무들은 잘려나간다. 그들은 들었을까? 두려움에 가득 찬 나무들의 비명 소리를? 하늘과 땅을 위협하듯 우뚝 솟아있는 크레인의 모습은 위압적이고 별로 낭만적이지 못하다. 저자는 크레인이 도시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아름드리나무였기를 상상한다. 저자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옛날 서울 달동네에 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오래되어 무너지듯 서 있는 작은 빌딩 옥상에는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텃밭이 있고, 콘크리트 돌담 틈새엔 민들레가 노랗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퇴근 후 지친 어깨를 떨구며 군데군데 어둠을 밝히는 샛노란 가로등 불빛을 따라 걷는다. 그냥 하루가 고단하고, 이 도시가 쓸쓸하고, 답답하다 느꼈다. 그렇게 작은 고샅길을 걸어가다 보면 종종 위로를 받을 때가 있었다. 발밑 틈만 있다면 작게 피어나 초록빛 잎새를 너울거리는 작은 풀들의 소박한 인사. 고생했어, 수고했어. 그러면 나는 이 작은 생명들을 밟지 않으려고 징검다리를 건너듯 길을 걷는다. 누군가 봤다면 우스꽝스러웠을 모습이었겠지만 일상의 작은 행복이었던 순간. 그러면서 상상을 해본다. 이 골목이 비밀의 숲속으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그냥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그림과 글에 동화되어 내가 느꼈던 그 시절들의 작은 낭만과 오버랩되면서 행복했다. 제주도 삼림이 파괴되고 개발되는 장면에선 나도 분노하고 슬펐다. 지키려는 사람들과 파괴하려는 사람들. 왜 사람들은 자연을 자연 그대로 두려 하지 않는 것일까? 얼마나 더 잘 살려고, 얼마나 더 편해지려고 이기심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너무도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경쟁한다. 그런데 가끔 버겁다. 힘들다. 나무의 위로가 필요할 때이다. 가슴속나무의 씨앗을 피워내고 나무의 어두움에 안겨 침잠하고 싶다. 우린 모두 한 그루의 나무를 가지고 있다. 잊지 말자...

사람들은 저마다 작은 나무 한 그루씩 마음속에 품고 있다. 주머니 속 씨앗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언젠가 나의 나무도 희망처럼 자라지 않을까? 사람들은 기도한다. 숨을 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우리도 당신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나무에게 기도한다.

도시는 개발을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을 지녔다. 끊임없이 건물이 세워지고 나무가 잘려나간다. 도시의 성장만큼이나 사람들의 가슴에 뚫린 구멍도 커간다. 그 개발의 뒷면, 어두운 곳에 작은 생명들이 있다. 잘린 나무가 있고, 콘크리트 틈새를 뚫고 나오는 여린 식물이 있고, 옥상에서 식물을 키우고 함께 모여서 TV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약해 보이지만 도시의 황폐를 감싸고 가슴 뚫린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존재다. 나무의 어두움이 깊어야 그늘의 품이 더 넓어지듯, 도시를 다채롭고 깊게 하는 존재들이다.

이 책은 가슴에 구멍 하나 뚫린 채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녹색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한다. 벌판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들꽃, 돌담 틈새의 작은 풀, 고향 집 감나무, 혹은 나만의 거대한 나무. 무엇이든 마음속에 나무 한 그루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을 테니 그걸 기억하고 떠올리며 숨을 쉬라고 한다. 그러면 식물이 당신을 위로할 것이라고. 글과 손그림으로 이뤄진 이 책은 녹색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한 기도를 담았다.

-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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