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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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책표지가 아름답다라는 이유하나만으로 선택한 책이였다. 뭔가 아름다운 내용의 서정적인 소설이겠거니 하면서... 그러나 나의 생각과는 다른 내용과 결말에 책을 덮고 난 지금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혀 버렸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환상인지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나의 사고 또한 무너진 느낌이였다. 이것이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리우는 이장욱 작가의 마법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주된 내용은 대학동창인 A의 부음소식을 전해 듣고 김,정,최가 K시에 있는 A의 장례식장으로 떠나는 여정속에 펼쳐지는 하룻밤의 기이한 행적을 담은 로드무비 형식의 소설이다. 총 13장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는데, 각 장마다 김,정,최가 돌아가면서 자신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하는 1인칭 시점 방식을 취하고 있다. 결국 각 장마다 주체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대상인 타자가 되기도 한다. 같은 이야기인데도 각 장을 읽어 갈때마다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은 분명 사람마다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해도 모두 똑같이 보고, 느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실질적으로 현실에서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았다고해서, 모두 동일한 느낌과 동일한 생각을 갖지는 않는다.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도 이 소설속의 김,정,최의 이야기를 읽을때는 어쩐지 낯설게 느껴짐을 부인할 수 없었다. 

 

또한 각 장의 에피소드 제목은 어디서 들어본 듯한 낯익은 느낌을 받았는데, 바로 영화제목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무방비 도시,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매그놀리아,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지상에서 영원으로 등등 본 영화도 있고, 보지 못한 영화도 있지만 그 영화의 내용으로 다음 장에 펼쳐질 에피소드를 예상한다면 그 예상은 빗나가고 말 것이다. 왜냐하면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핵심적인 몇가지 소재만을 차용했기때문이다. 김,정,최는 죽은 A에 대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회상한다. 읽어가다보면 그들이 A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사랑했음을 알 수 있다. A는 그렇게 그들의 회상속에 존재할 뿐, 별다른 실체는 책속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이름은 실체도, 존재도 불확실한 알파벳 A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물론 그녀의 친구들 역시 명확한 이름으로 불리워지진 않는다. 단지 그들을 구별할 수 있는 하나의 '성'만이 존재 할 뿐이다. 이것 역시 현실과 환상의 모호함속에 그들을 담아두기 위한 작가의 장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어떤 그런 것... 

 

A가 죽기전에 김,정,최,염은 그녀의 반지하방에 모두 모여 그녀가 만든 영화를 감상하게 된다. 짐 자무시의 천국보다 낯선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주인공들이 자동차를 타고 길을 떠나는 내용이다. 긴 터널을 지나며 롱 테이크로 이어지는 시퀀스가 지루한 영화이다. 마치 김,정,최의 이야기와 너무나도 닮아있는 영화이다. 보는 내내 혹시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텍스트가 A라는 그녀가 만든 영화인것인가? 내가 지금 그녀의 관객이 되어 그녀의 영화를 텍스트로 보고있는 것인가? 나는 단지 김,최,정의 이야기의 또 다른 독자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뿐인데, 계속해서 기묘한 기분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리고 장례식장으로 가는 도중 죽은 A에게서 온 문자메시지는 더더욱 충격적이였다. 다만 나의 충격과는 별개로 김,정,최는 그렇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담담함을 보인다. 다만 A의 문자는 그녀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모호하면서도 아름다운 언어여서, 두렵지만, 아름다운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김,정,최는 새벽녘 어느 한적한 고속버스터미널에 당도하게 되고, 그곳에서 그들의 픽업을 기다리고 있는 염의 모습도 목격된다. 마지막 장 '염의 이야기'부분에서는 3인칭으로 시점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들 모두를 굽어보는 또 하나의 시선이 있음을 알게된다. 바로 시종일관 그들을 비추고 있었던 카메라의 존재를...그리고 그 카메라밖의 또 다른 시점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순간 충격과 전율에 책장을 덮게 될 것이다. 작가는 이런 시점의 확장을 이용하여, 독자들을 하나의 프레임안에서 또 다른 프레임밖으로, 그리고 또 그 밖으로 몰아내면서 현실이라 믿었던 경계들을 하나씩 무너뜨린다. 종국엔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환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익숙함 속의 낯섬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국 A의 장례식장이 있는 K시에 당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설은 끝나게 되는데 카메라를 넘어선 프레임밖의 또다른 시선, 그것은 프레임 밖으로 내 몰린 나 자신일 수도 있고,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을지도 모를 A일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염의 독백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시종일관 의문과, 묘한 끌림에 읽어나간 천국보다 낯선은 나에게 공포와, 기묘함, 뒤틀리고 엇갈린 진실속에 현실과 환상의 무너짐을 경험하게 해준 책이다.

 

 

『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염은 생각했다. 새벽 구름들 사이로 맑은 별들이 반짝였다.

그때 다시 엉뚱한 생각이 염의 뇌리에 떠올랐다. A가................

죽은게 아닐지도 몰라. 그런 생각이었다. 그녀는 이제 겨우 삶을 시작한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뒤따라왔다.

그는 방금 떠오른 두 개의 문장을 순서대로 천천히 발음해 보았다.

A가.....................죽은 게 아닐지도 몰라. 그 애는 이제 겨우 삶을 시작한 게 아닐까.

 

죽음 쪽에 남아 있는 건 그녀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아닐까.

A는 단지 영화의 프레임 밖으로 나간 게 아닐까.

프레임 안에 있는 것은 우리가 아닐까.』 

 

- 247page

 

 

『 인물들의 시선을 마주 보던 카메라가 조금씩 움직이더니 더 위로 올라갔다.

인물들이 점점 작아졌다. 터미널 건물과 광장이 까마득하게 보였다.

하늘의 한가운데서 카메라가 정지했다. 새벽 별빛이 은은하게 도시에 쏟아져 내리는 시간이었다.

이제 막 깨어나려는 듯 해안 도시의 불빛이 점점이 켜지는 시간이었다.

먼바다 쪽의 수평선에 붉은빛이 희미하게 스며드는,

 

천국보다 낯선,

그런 시간이었다.』

 

- 249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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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을 잇는 청년들 - 닮고 싶은 삶, 부모와 함께 걷기
백창화.장혜원.정은영 지음, 이진하.정환정 사진 / 남해의봄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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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우리가 가업에 주목하는 건 어쩌면 이 시대 잃어가는 가족의 가치를 다시 한번 짚어볼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청년실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시절도 없는 것 같다. 오죽하면 대학 5학년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정도이니까. 험난한 취업의 문을 열기위해 청년들은 스팩을 쌓고, 치열한 경쟁을 한다. 그런 청년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서글프다. 오늘 내가 만나본 책은 그런 청년들의 모습과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험난한 경쟁의 조직구조에 머물지 않고, 자신들의 부모님이 걸어왔던 길에서 어떤 가치를 발견하여 그 길을 이어가는 청년들이다. 총 6가지 빛깔의 이야기로 다양한 빛을 내고 있는 청년들과 그들 부모에 대한 이야기들을 이곳에 풀어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빛깔의 이야기는 50년 대장장이의 삶을 살아온 강영기씨와, 그 가업을 이은 그의 아들 강단호씨의 이야기이다. 벌써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 아들이 아버지의 가업을 잇겠다고 했을때, 아버지 강영기씨는 크게 반대를 했다고 한다. 일이 너무 고될 뿐 아니라, 돈벌이도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대장장이의 삶을 아들에게 물려줄 만큼 자랑스러운 일로 생각지 않은 부분도 컸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의 무거운 어깨에 큰 힘이 되었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커다란 스승이 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치유의 힘이 되고, 함께 가업을 이끌어가는 훌륭한 동행자가 된 것이다. 지금도 뜨거운 불구덩이 앞에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을 그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비록 일은 고되고 힘들지라도 가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 부자에게는 큰 힘이 되고 위안이 될 것이다. 

 

"둔탁한 쇳덩이 하나가 날카로운 정으로 탈바꿈하려면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의 풀무질과 담금질, 그리고 매질이 필요한 법인데, 그래야 그것이 제 몫을 하는데, 사람도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 31page  

 

두번째 빛깔의 이야기는 국내 여섯 명뿐인 시계 명장 이희영씨와 그의 아들 이윤호, 이인호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렸을때부터 아버지의 작업장을 놀이터삼아 지냈다는 이윤호씨는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꿈을 이어 갔다고 한다. 그들 부자는 한 가족이 시계로 같은 꿈을 꾸며 묵묵히 가업을 잇고 있다. 열정도 대단해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과 가르침을 주고 받는다.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한때 위기도 맞이했지만, 패션 아이템이라는 새로운 가치로 진화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생성되었다. 오늘도 그들 부자는 시계를 수리하고, 시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묵묵히 그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직업은 남들이 다 하는 걸 택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는 걸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일을 선택했으면 끝까지 성실하게 그 길을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살아가는 데 원칙이 있어야 하고 진실해야 합니다. 내 아들뿐 아니라 지금 젊은이들 모두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81page

 

세번째 빛깔의 이야기는 충주 장돌림 임경옥 족발의 어머니 임경옥, 아버지 소창수, 아들 소성현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 돈 한 푼 없이 고향으로 내려와야했던 가족들을 일으킨 건 어머니 임경옥씨였다. 시장에서 족발 장사를 하며 살림을 일으켰고, 임경옥표 족발소스까지 개발하였다. 그러나 병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그 뒤를 이은 건 바로 아들 소성현씨였다. 어렸을 적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서 보낸 날들은 소성현씨에게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며 가치였다. 족발을 팔기위해 전국 오일장을 돌며 하루하루 쉴틈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언젠가 어머니의 이름을 딴 임경옥 족발의 프렌차이즈를 꿈꾸는 젊은 청년사장 소성현씨이다. 그의 땀방울이 다른 어느 청년들보다 더 가치있고 빛나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세상을 이겨내는 힘은 학연과 지연, 부자 아버지와 화려한 스펙에 있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이 살아내야 하는 삶에 대한 성실함, 그리고 밤하늘 별의 좌표를 놓치지 않는 희망과 꿈에 있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120page

 

 

 

네번째 빛깔의 이야기는 전남 구례, 농부 아버지 홍순영, 딸 홍진주, 아들 홍기표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메가3가 나오는 쌀을 길러내는 대한민국 대표 농부와 그 뒤를 이어 친환경농법으로 농사짓는 20대의 젊은 남매들이다. 흔히 농부라고하면 직업적으로 비하하는 사람들이 은근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좋은 쌀로 지은 밥을 먹고 살수있는 것이다. 내 가족이 먹는 것이다 생각하며 오랫동안 남들이 뭐라하든, 자신만의 신념으로 꾸준히 연구하며 농사를 지어온 홍순영씨. 그런 아버지의 열정을 미리부터 알아본 것은 바로 홍순영씨의 자식들이다. 젊음을 온전히 땅과 농사에 바치기로 한 그들의 모습이 어쩐지 사뭇 거룩하게 보이기까지했다.

 

"땅을 살려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농사지어서 나오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렇게들 하는 거예요. 아버지는 늘 내 자식이, 가족이 먹는 거라 생각하며 농사지으세요. 저도 그게 옳다고 생각해요." -151page

 

다섯번째 빛깔의 이야기는 떡 기능인 아버지 김순배, 어머니 전성례, 딸 김진희 김지연씨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모님의 뒤를 이어 젊은 나이에 가업을 잇고 있는 두 자매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오로지 온라인으로만 판매를 하기때문에 부모님 세대에서는 좀처럼 하기 어려운 부분들(블로그 홍보, 인터넷 주문 배송관련 등등)을 두 자매가 아주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특히 첫째딸 김진희씨는 떡 디자인을 직접하면서 지금처럼 떡보다는 빵을 더 선호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떡의 아름다움과 맛으로 관심을 크게 주고 있다. 비록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작업을 시작하는 고단함은 있지만, 땀의 가치를 아는 가족이 있기에 든든하다.  

 

김순배 씨는 많은 젊은이들이 취업이 안돼 절망하고 있는 현실에서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꿈을 그리지 말고 험한 일이라도 현장속으로 뛰어 들어 삶의 경험을 쌓아가려는 노력을 좀 더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한다. 길 위에서 꿈을 찾고, 삶의 현장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열정과 노력이 오늘날 젊은이들에겐 보다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98page

 

여섯번째 빛깔의 이야기는 사라저가는 가업의 명맥을 잇고 있는 5대째 두석장 아버지 김극천, 아들 김진환씨의 이야기이다. 두석장이란 구리와 주석, 또는 니켈 등을 합금해 황동이나 백동의 장식을 만드는 사람을 일컫는다. 다른 청년들의 이야기에 비해 마지막 이 장을 읽을때 가장 안타까웠다. 한때 조선시대에는 너무나도 잘 나갔던 두석장이였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주문은 거의 끊긴데다가 전통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두석장의 가치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 김극천씨는 무형문화재 64호이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알기에 아들이 가업을 잇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움을 좀처럼 지울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도 그들의 삶이 안타깝고 서글펐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그 명백이 끊어지지 않도록 보호하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전시나 작업이 뜸할 때는 주로 여기서 치킨을 만들어 팔고, 또 일이 있을 때는 통영에 내려갑니다. 아버지가 늘 말씀하시는 것처럼 유행이 돌고 돌 듯 언젠가 다시 우리 전통 장인들이 할 일이 많아지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분간 여기서 열심히 일하고, 그 이후에는 통영에서 아버지를 도와서 더 열심히 일할 겁니다." -233page

 

 

 

 

아들 김진환씨의 이야기가 마음을 울리면서도, 그의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책의 프롤로그에 있는 멋진 글을 남기며 마무리 짓는다.

 

우리가 만난 6명의 청년들에게 가업은 돈과 명예, 그리고 그들이 훗날 다른 삶을 살면 얻게 될 그 무엇과 바꾸어도 아쉽지 않을 빛나는 가치를 가진, 특별한 선택이었다. 비록 경제적으로 녹록하지 않고, 육체적으로 고된 일상이 함께하더라도 청년들의 눈에 비친 부모의 삶은 그들의 미래를 걸만큼 그렇게 단단했고, 함께하고 싶은 삶이었다. 그것이 더 넓은 세상이 아닌, 부모의 뒤를 따르게 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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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Q 예술지능 - 미래 기업의 성공 키워드
윤영달 지음 / 이아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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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인간은 행복해지려면 창조의 충동을 부추겨야 한다.

유치원시절,혹은 유년시절 우리는 모두 창조자이며 예술가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내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려보았다. 방안의 벽면을 캔버스 삼아 온갖 그림들을 그리고, 심지어는 식탁밑으로 기어들어가 낙서로 도배를 했었다. 그럴때마다 엄마한테 혼났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을 만나면 종이인형놀이를 한답시고, 스케치북에 온갖 캐릭터들을 잔뜩 그려서, 오리고 온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기억도 난다. 부모입장에서는 나라는 존재가 말썽꾸러기에 집안을 엉망으로 만드는 골칫덩어리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그때의 나는 내 안의 창조본능을 일깨워 스스로 무엇인가를 만들고 표현하고자 했던 것인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창조본능은 내가 성장하면서 내면의 깊숙한 곳으로 숨어버렸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그리고 이 자본주의 사회가 결국 우리들을 그렇게 성장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크라운해태 윤영달 회장은 그렇게 우리안에 숨어버린 인간의 창조본능을 일깨워 기업경영에 도입한 주인공이다. 그는 그러한 창조본능을 AQ(Artistic Quotient) 예술지능이라 명명한다. AQ예술지능이라함은 예술가처럼 자신의 삶에서 만난 모든 것에서 창조감성을 느끼고, 모든 상황과 사물을 활용하여 내면의 창조 욕망을 만족시키는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지능을 말한다. 그 핵심은 총 5가지인데, 미학,초월,몰입,소통,유희이다. 그렇다면 윤영달 회장은 왜 AQ예술지능에 주목하고 강조를 하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의 본능이고, 더 나아가 고객이 궁극적으로 추구하고자하는 그 무엇이기때문이다. 인간은 생존과 창조라고하는 두 가지 본능을 가지고 있다. 생존은 말 그대로 살기위해 인간이 치뤄내야하는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다. 사냥을 하고, 전투 및 전쟁을 하고, 지배를 하고 지배를 당하고 그야말로 끝임없이 투쟁하는 전사의 이미지이다. 반면 창조란 벽을 허물어 소통을 하고, 모험을 즐기며, 유희와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며, 유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해내는 예술가의 이미지이다.

 

우리 인간은 오랜 역사를 통해 문명이 발달하고, 고도의 기술혁명을 이뤄내면서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우리안에 잠들어 있던 창조본능이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더 싸고, 더 빠르고, 더 크고, 더 강력하고, 더 양이 많은 것 등으로 무장한 상품들로는 더 이상 고객들의 눈길을 끌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것은 기본이고, 그 위에 보다 새로운 어떤 것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아름답고, 고객의 창조욕구를 불러일으키고, 감성에 호소하고, 감동을 주며, 스토리가 있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한 고객을 단순히 관람객이나 교환관계, 어떤 하나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함께 성장할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고, 기업의 상품기획 및 디자인 등등에 동참하기도하고, 기업의 창조적 플렛폼을 통해 오감으로 체험도 하는 주체로써의 동반자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전자의 사고방식으로 고객을 바라보고 경영하는 기업들은 향후 미래사회에 도태될 가능성이 있음을 윤영달 회장은 이야기하고 있다. 윤영달 회장은 후자의 사고방식을 선택한 경영인이며 본인 스스로가 예술가이기도하다.

 

예술이라는 것을 단순히 관람만하는 수동적인 존재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예술가가 되기 위해 수많은 예술가들로부터 교육을 받고, 공부하고, 직접 창조를 하기도 했다. 본인뿐아니라, 회사내부의 고위직부터 말단직원까지 모두 협업하여 예술을 이해하고 예술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조각, 유리공예, 국악 등등 그들은 스스로 1차적인 관람객에 머물지 않고, 예술가가 된 것이다. 그래야 고객들 가슴속 깊이 숨어있는 창조본능을 일깨워, 창조적 욕구와 열망들을 더 절실하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런 마인드와 경영방식은 다른 기업인들에게 '쓸데없는 짓거리'로 치부되어 비난을 받았지만, 크라운해태는 그러한 비난을 상쇄할 정도로 예술경영에 힘입어 크게 도약할 수 있었다. 국내뿐아니라 예술경영은 해외 기업들에게서도 엿볼수있다.

 

'단순함'을 강조한 아름다움 미학의 대표주자인 애플, 모든 사람들이 창조자가 되고 예술가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 구글의 유투브, 현실과 판타지를 분명하게 구분지었지만, 판타지를 떠나서도 현실을 즐겁고 유쾌하게 보내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 디즈니사, 고객들을 기업의 동반자로 생각하며 그 고객들과 함께 라이딩의 초월적 가치를 통해  재기에 성공한 할리데이비슨, 스스로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하고 창조주로써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 레고 등등 이미 해외 유명 기업들은 예술경영을 토대로 고객들과 하나가 되어 성장하고 있다. 더 이상 고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이제는 창조자로써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때 일부 소수계층들만이 향유했던 예술은 이제 대중에게도 확산되며 예술가와 비예술가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누구라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창조본능인 것이다. 더 이상 기업의 일방적인 광고에 현혹되는 고객이 아니다.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이제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들의 움직임과 특성을 파악하여 기존의 낡은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물론 예술없는 전사는 난폭한 모습의 전사일 뿐이며, 전사없는 예술은 공허한 허상일 뿐이다. 때문에 전사와 예술가가 함께 공존하며 기존체제를 발판삼아 새로운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가운데 핵심이 바로 예술지능이며 그것이 바로 미래기업의 성공키워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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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사랑을 미뤘다 - 생각만 하다 놓쳐버리는 인생의 소중한 것들
김이율 지음 / 아템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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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사랑하며, 웃으며 살기에도 인생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것을, 지금 주어진 이 시간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다운지를......

우리는 어쩌면 삶이 영원할 것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저녁 잠이 들면 내일 또 다시 아침해를 볼수있으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무의식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왔던 것 같다. 얼마전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사랑을 미뤄왔었는가를...늘 가족이라는 이유로 내 곁에 항상 머물러 계셨기에 언제고 영원히 그렇게 내 곁에 계실 줄 알았다. 그리고 엄마라는 이유로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조차 쉽게 꺼내지 못했다. 막연히 내 맘 다 알아주시겠지라는 생각과 쑥스러운 마음으로 늘 미루고 미루었던 것이다. 언젠가 엄마가 나에게 우리 둘이 같이 여행이나 떠날까? 물으셨을때 귀찮은 마음에 다음으로 미루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그 다음은 없었다. 지금 나에게 남겨진 건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외에 내가 미루고 미루어왔던 것들에 대한 후회덩어리들이다. 작가 김이율님의 저서 '오늘, 또 사랑을 미뤘다'역시 가슴속 후회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더이상 미루다 가슴으로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둘 모은 이야기들은 감동과 눈물을 자아내게 한다.

 

매스컴에서 전해들어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들, 책이나 영화속에서 보았을 이야기들, 내 주변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타국의 이야기들이 한 꼭지, 한 꼭지 아름답게 펼쳐진다. 생각만하다 놓쳐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로 가슴아파 하는 이야기부분을 읽을 때는 마치 내 얘기인 것처럼 같이 아파했고, 망설이고 주저하다 결국은 행동과 말로 옮긴 사람들의 이야기부분을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흐뭇해지고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래도 주저하고 미루고 한 사람들의 이야기보다는 그 순간 망설였지만, 결국은 자신의 뜻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더 많아서 뿌듯했다.

 

우리가 미루다 후회했던 혹은 후회하고 있는 것들은 비단 사랑뿐만이 아닐 것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미룬 꿈도 있을 것이고, 주변사람들에게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말도 있을 것이고, 용서, 계획, 여행, 각종 도전 등등 무수히 많은 것들을 지금 이 순간에도 미루고 있는지 모른다. 더 이상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말고, 이러한 모든 것들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나처럼 작가처럼 미루다 '평생 가슴속 시린 아픔'으로 자리잡을 후회로 가슴아파 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 역시 남은 내 가족에게, 내 주변 사람들에게 미루어왔던 그 말을 오늘 꼭 하려한다.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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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생활
남궁문 지음 / 하우넥스트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인야는 생활상의 자신을 무능하다고 자책은 하면서도, 화가로써의 자신의 역할을 탓하지는 않았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었고, 적어도 목숨이 붙어있는 동안엔 그것만큼은 지켜나가고 싶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정상적인 생활은 화가 남궁문의 자전적 이야기이며 그의 첫 장편소설이기도 하다. 작가 자신일수도 있는 인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인야는 화가라는 꿈을 이루기위해 대한민국에서 미대하면 알아주는 대학을 나왔고, 본인은 결단코 유학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5년여간 스페인에서 생활하며 그림도 그리고, 그림도 팔고 멕시코 및 독일에서도 공부를 한 이력이 있는, 소위말하는 해외파 출신이기도하다. 언뜻보면 전혀 문제될 것 없어보이는 그의 삶의 한 단편이지만, 또 다시 떠난 스페인 여행이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인야앞에 놓인 건 밀린 공과금과 각종 독촉장들이다.

 

소설의 전체적인 배경은 그가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와 가끔씩 그가 외출하는 장소들이 대부분이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화가로써의 삶을 살아내야만 하는 인야의 이야기는 처절하기만하다. 또 다시 떠난 스페인 여행은 친구 요석의 부탁으로 모든 비용은 요석 본인이 지불하겠다는 부탁 및 조건으로 다녀오게 되고, 대한민국에서 나름 화가로써의 입지를 다져보자는 마음으로 연 전시회는 관람하는 사람없이 빚만지고 끝나게 되고, 그나마 내 한 몸 쉴수있는 아파트는 생전, 인야의 어머니가 추후 이런 사태를 예상하셨는지 그의 명의로 남겨놓은 전세 아파트이며, 나중에 꼭 자신의 집을 장만하라며 남겨주신 청약통장도 생활고에 못이겨 결국 해지하게 되고, 먹을 쌀이 떨어져 삶은 달걀과 감자로 끼니를 때우고, 젊은 시절 도졌던 십이지장 궤양이 다시 재발해 피똥을 싸고, 한때나마 사랑했던 정인이 있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헤어지게되고, 몇몇 여성들과도 인연이 있었지만 결국 그렇게 홀로 화가로써의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40대 중반의 외롭고 쓸쓸한 중년의 인야의 모습이며 작가의 모습이다.

 

그렇게 현실적으로 고되고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인야는 캔버스에 그날 일상의 경험과 생각들을 주제로 자신만의 그림을 드로잉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가 얼마나 그림을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지만 그 사랑하는 그림을 그리는 그 행위하나만으로 대한민국에서 인정받고 소위 말하는 정상적인 삶을 제대로 살아낼 수가 없는 인야의 모습이 처연하고 안타깝기만했다. 그리고 도대체 어떠한 삶이 과연 정상적인 삶인가에 대해서도 인야는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누군가에게랄 것도 없이..

 

각종 비리와 뒷거래는 정치판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술계에서도 그런 모습들은 인야의 이야기를 통해 여지없이 드러난다. 유명한 미술대의 교수가 되기위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그림을 그려야 잘 팔리기에 자신의 신념과는 위배되는 그림들을 생산하는 화가들의 형태 등등 인야의 분노가 담긴 고백들을 읽어나갈땐 그처럼 소신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나가는 화가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이 나라의 현실이 안타깝기도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힘든데, 이렇게 현실이 막막한데 왜 인야는 그런 시대의 흐름에 그냥 두눈 딱 감고 편승하지 않을까하는 불온한(?)마음이 살짝 들기도했다. 

 

또한 소설 곳곳에는 한때 그가 자신의 하루를 기록했던 일기들이 다른 형태의 글씨체로 등장한다. 비록 인야라는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소설을 써내려가고 있지만, 일기가 등장하는 부분은 분명 작가가 한때 자신의 심경과 그때 당시 느꼈던 오롯한 감정들을 글로 써내려간 것이리라. 그래서인지 더 실감이 나고, 현실적이게 느껴졌다. 그 시절의 풍토와(90년대말부터 2천년대 초반)기록들을 읽으면서 나도 잠깐 그 시절로 되돌아가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인야는 하루의 시작을 음악을 들으면서 메일을 확인하는 일로 시작을 하는데 그의 기대와는 달리 받은 메일은 늘 0통이다. 스페인에 있을때에는 그렇게 인야를 보고싶어하고, 고국에 오면 꼭 보자고 했던 사람들이 막상 귀국을 하니, 아무한테도 연락이 없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고 외출을 꺼려하는 인야이지만 그도 사람이기에 따뜻한 정이 그립고, 사람들이 그립다. 하지만 누구하나 선뜻 그를 찾는 이는 없다. 물론 가끔씩 그의 안부를 걱정하는 몇몇 제자들, 친구들, 형제들이 있지만... 그렇게 무기력하게 사람들의 연락만을 기다리는 인야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다. 그렇게 보고 싶으면 직접 찾아나서도 되고, 직접 연락해도 되지 않겠냐고 따져묻고 싶었는데, 나의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마지막 그의 고백이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먼저 연락을 한다면 자신의 현실이 이러하니, 그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고, 만나자고 한 내가 먼저 밥한끼라도 사고 차라도 한잔 사야하는데 그런 여윳돈이 인야에겐 없다.

 

하긴, 나 역시 IMF당시 집안이 거의 망하다 싶이 했었는데, 나의 20대 청춘 - 돈 1만원이 없어서 아니, 지하철 표를 살 돈이 없어서 친구들을 만나는 것조차 기피했던 적이 있었다. 이렇듯 곳곳에 등장하는 그의 현실적 이야기들은 나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찌질해보이고, 나태해 보일 수 있겠지만 온전히 그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의 그런 삶을 탓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일정 부분 나 또한 공감하는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나 역시 얼마전에 어머니를 잃었기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인야 역시 독일 유학 당시 어머니가 쓰러져 귀국 후 돌아가시기 10개월까지 아파트에서 어머니와 함께 생활을 했었다.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소로 성묘를 하러 갔는데, 어느 덧 어머니의 나이 만큼 늙어버린 자신이 어머니의 묘소앞에 함께 데려올 자식 하나 없이 홀로 왔다는 그 모습에 알수없는 회한이 들면서 돌아서는 길가에서 인야가 눈물을 흘린 장면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소설 정상적인 생활은 화가로써 자신의 삶을 오롯이 살아내야하는 작가의 자전적 리얼리티를 담고 있는 나름 의미있는 소설이다. 전문작가의 글이 아니기에 전체적인 글의 구성은 다듬어지지 않은 듯 거칠지만, 그래서그런지 오히려 옆집 아저씨가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편하고 쉽게 읽혔던 것 같다. 다만 그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무겁고 애처롭고 서글프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그림 스타일을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소신있게 그려나가는 화가로써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했다. 비록 현실에서 말하는 정상적인 생활상의 남자, 아버지, 형, 선배, 자식의 모습은 아닐지 모르겠지만 화가로써의 그 자신의 모습은 세상의 기준으로 가타부타 섣불리 말할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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