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LL 시리즈
지넨 미키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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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으면 완전한 無로 돌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육체를 벗어나 영혼이라 불리는 어떤 존재로 해방되는 것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막연하게나마 의심하고, 생각해 왔던 문제이다. 개인적으로 종교가 기독교이기 때문에 사후세계 즉, 천국의 존재를 믿고 영혼의 존재를 믿긴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떤 한편으론 현세의 고통을 잊기 위한 인간의 간절한 염원이(내세에선 행복할 수 있다는...) 만들어낸 허몽이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믿고 싶다. 그래야 나의 곁을, 우리 곁을 먼저 떠나간 사랑했던 사람들을 저 천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라는 작품은 이처럼 인간의 죽음 이후 해방된 '혼'과 그 '혼'을 '우리 주인님'에게 인도하는 고위 영적 존재인 '길잡이'가 존재한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살아생전 강한 상념, 미련이 남은 '혼'들은 '우리 주인님'에게 돌아가길 거부하는데, 이들을 '지박령'이라 부른다. 다른 어느 시대보다 21세기 일본은 '지박령화' 할 확률이 높은데,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 전 길잡이를 하고 있던 동료가 '개'의 모습을 빌려 지상으로 내려갔다. 이쯤에서 작가의 전작을 읽은 독자라면 '개'의 모습을 빌린 '그'가 나온 작품이<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이란 걸 알 수 있다. 그의 이름이 '레오'라는 것도! 나는 아쉽게도 전작을 읽진 못했지만, 위시 리스트에 저장하고 있었기에 혹시 이 '개'가 그 작품 속의 '개'인가? 했는데 맞았다! (이미 읽은 지인에게 확인! 그리고 여담이지만, 전작엔 작가의 이름이 '치넨 미키토'라고 나와있는데 반해 이번 작품에선 '지넨 미키토'라고 나와있다. 처음엔 같은 작가인 줄 모르고 '지넨 미키토'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서 작가의 이름을 클릭했는데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이 작품 하나만 나왔기에,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다른 작가의 작품 속 주인공인 '레오'를 '차용'한 것인 줄 알았다. 출판사가 다르다보니 이런 일이... 혹, 저만 혼자 혼동한 건가요? ㅎㅎㅎ) 어쨌든 '레오'는 '​지박령화'를 막고 '우리 주인님'곁으로 그들을 무사히 인도하는데 성공한다. 이 성공에 힘입어 지상에 '길잡이'를 추가로 파견하기로 하는데,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번엔 '고양이'의 몸을 빌려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 이번 작품 속 우리의 주인공인 또 다른 길잡이!! 고위 영적 존재인 그의 이름은 평범한 우리의 언어로는 발음조차 할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다니 추후 만나게 되는 '마야' (엄밀히 말하자면, 마야의 몸을 빌린 '지박령'이지만)를 통해 얻게 되는 이름, '까망'이로 부르도록 하자.


지상에 내려온 후 까마귀들에게 쫓기게 된 '까망'이. 아무리 고위 영적 존재라 해도, 일단은 고양이라는 작은 동물의 육체를 입었으니 여러모로 어려움도 많고, 이 작은 육체에 적응도 해야 하니 힘들다. 때마침 위기에서 '까망'이를 구해 준 '지박령'이 있었으니! 그러나 생전 어떤 사고를 당했는진 몰라도, 이 지박령! 자신이 누군지, 무엇 때문에 지상에 머물고 있는지 기억을 못한다. '까망'이는 첫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 '지박령'을 '우리 주인님'곁으로 인도하려 하지만, 자신의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갈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지박령. 난감해 하는 '까망'이 앞에 모종의 거래를 요청하는데, 장시간 사고로 누워있는 여성 '시라키 마야'의 몸을 잠시 빌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그 대가로 지박령들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를 안내하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까망'이와 '마야'의 몸을 빌린 '지박령'의 인연을 필두로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 작품 속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야'의 도움으로 지박령들이 있는 곳을 찾아간 후 그들의 '미련'을 해소해 주고, '우리 주인님'곁으로 인도하는 '까망'이.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얼핏 보면 각각 별개의 이야기 같지만 궁극적으론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완성해나가는 것처럼 각 이야기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까망'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각자 다양한 사연과 오해들을 간직한 인물과 지박령들의 '미련'을 해소하기 위해 '까망'이가 그들의 꿈속에 잠입해 기억을 엿보는 장면에선 시점이 변환되기도 한다. 이는 마치 실제로 내가 그들의 꿈속에 들어가 기억을 엿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꿈을 통해 얻은 정보와 '까망'이의 추리, '마야'의 도움 등으로 하나씩 하나씩 임무를 수행해 가던 어느 날, '레오'가 아닌 또 다른 동료를 통해 알게 된 '어떤 사실'은 '까망'이와 '마야'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결고리 정점엔 '사우스 제약'의 '비밀 연구'라는 공.통.된 베일에 싸인 장막이 존재했으며, 단순한 사고사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은 누군가에 의해 발생한 살인사건이었다는 것! 심지어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이 사체로 발견되면서, 추론 끝에 그 '지박령'이 현재 '마야'의 몸속에 있는 '지박령'일 수 있다는 의혹을 품게 된 '까망'이. 왜 그 '지박령'을 무조건 '여자'일거라 생각했던 것일까? 진심 이 부분에선 소름끼치게 무서웠다. '마야'와 고양이의 몸을 입은 '까망'이의 발랄하고 유쾌한 감동 판타지 작품이 어느 순간 스릴러가 되는 순간! 꺄악! 그.러.나...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검은 고양이의 세레나데>는 여러모로 참 매력적인 작품이다. 고양이의 몸을 입은 '까망'이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양이의 본능에 따라 움직일 땐 살포시 웃음이 터져 나오곤 했다. 나름 고위 영적 존재인데, 연못 속 잉어를 보고 침을 흘린다든지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옹! 하며 각성할 때마다 너무 귀여워서 또 웃음) '마야'가 브러시로 털을 빗어 주거나, 턱 밑을 긁어 줄 때 (비천한 일이라 생각하면서도 냐옹~ 거기 밑도 긁어주랑~ 아니 좀더 좀더 밑으로~ 움냐옹~ 하면서 기분 좋아하는 모습이라든가~) 등등 '마야'와 '까망'이의 콤비가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또 웃음. 그리고 앞서도 잠깐 설명을 했지만, 인물이나 지박령의 꿈속에 잠입할 때 또는 '까망'이가 자신의 꿈속으로 초대를 할 땐 마치 <액자식구성>을 한 또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과 함께 꿈에서 빠져나갈 때쯤엔 꿈속 장면들이 무너지는 모습들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하나의 커다란 소재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고, 추리하는 재미와 반전의 묘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길잡이'였을 땐 인간을 '우리 주인님'에게 인도만 하면 되는 단순한 '화물'쯤으로 생각했던 '까망'이가 '마야'와 함께 하면서 불완전하고 불합리한 인간이란 존재를 이해하게 되고,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작품에 몰입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그 불합리함이야말로 인간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불합리함이 매력.......? 무슨 말이야? 나는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레오) 기분 좋다는 듯이 꼬리를 흔들었다.

"말 그대로의 의미야. 유구한 시간을 떠도는 우리들과는 달리 인간은 얼마 안 되는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지. 그렇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면서 합리성보다도 자신의 감정을 우선해서 행동하는 거야. 그 짧은 시간을 있는 힘껏 빛나게 하기 위해서 말이지.

"............나는 잘 모르겠어." - 212page


자신의 감정보다도 합리적인 판단을 우선시하는 우리들은 자기보다도 다른 사람을 우선하는 친절함이란 걸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인간은 자주 그 친절함 때문에 도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벌였다. 나는 그걸 줄곧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단정해 왔다. 그래도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인간이라는 종족의 장점인지도 몰랐다. 우리들은 갖고 있지 않은 장점. - 28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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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 미아&뭉크 시리즈
사무엘 비외르크 지음, 이은정 옮김 / 황소자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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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뭉크 첫 번째 시리즈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에 이어 두 번째 시리즈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를 읽었다. 순서대로 책을 읽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타이밍이 맞질 않아 두 번째 시리즈를 먼저 읽게 되었다. ('올빼미'는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 '나는 혼자'는 예약도서로 신청을 해놨는데, 희망도서였던 '올빼미'가 먼저 도착하는 바람에 ㅎㅎ) 시리즈의 경우 하나의 큰 사건이 마무리가 안 되고 다음 권으로 연결되면서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이럴 경우엔 당연히 첫 권부터 읽어야 하겠지) 위 시리즈처럼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 첫 권에서 마무리되고, 주인공들의 또 다른 이야기 즉, 다른 사건이 다음 권에서 진행될 경우엔 두 번째 권부터 읽어도 별 문제 없을 거라 판단해서 일단, 먼저 읽었다.


보통 북유럽 스릴러하면 뭔가 섬뜩하면서도 서늘한 느낌을 가장 먼저 받게 되는데,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라는 작품은 제목이 암시하는 상징성과 더불어 책표지에서 느껴지는 안개 낀 어두운 숲 속의 신비로운 듯 으스스 한 풍광이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응, 죽음의 새!

올빼미 깃털을 붙이고 주문을 걸면 죽은 사람이 돌아온대." 

1972년 젊은 커플이 둘만의 결혼식을 위해 한 교회를 방문한다. 남자는 선박왕이라 불리는 억만장자의 아들이고, 여자는 평범하나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과 딸을 둔 이력이 있다. 그러나 남자가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선 자신의 가족에 다른 혈통이 섞이면 안 된다는 조건이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커플은 여자의 아이들을 남자의 먼 친척 집에 잠시 맡겨 두기로 한다. 아이들, 소년과 소녀는 어딘가의 허름한 지하실에 갇혀있기도 하고, 누군가에 의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강제로 복용당하기도 한다. 어느 날 소녀는 오빠인 소년을 몰래 따라가다가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알몸의 소년은 새의 깃털로 온몸을 덮고 있고, 입안엔 죽은 쥐의 사체를 물고 있는데, 퀭한 두 눈으로 소녀를 응시하며 소년이 내뱉은 한마디는... "나는 올빼미다."


그리고 현재, 숲 속에서 10대 소녀가 펜타그램 모양으로 놓인 촛불들 가운데 목이 졸리고, 손이 뒤틀린 채 알몸의 사체로 발견된다. 특이한 점은 소녀 주변에 새의 깃털로 추정되는 것들이 널려 있고, 입에는 하얀 백합꽃을 물고 있다는 것. 뭔가, 오컬트 집단의 제물 의식에 희생된 모습 같기도 한데, 이 기괴한 사건은 미아&뭉크가 수사하게 된다. (전작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미아는 쌍둥이 동생의 죽음으로 큰 상처와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은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그녀가 개인적으로 동생의 복수를 했다는 것도. 이는 경찰신분으로서 용납이 안 되는 행동이었기에 정직을 당하게 되고, 이제 세상에 온전히 혼자가 된 미아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미아의 능력이 필요했던 뭉크에 의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뭉크 역시 사랑하는 아내와 이혼을 한 가정사를 갖고 있는데, 어쨌든 상처로 얼룩진 이 두 콤비는 사건을 진두지휘해 나간다.


희생된 소녀는 후룸란데 보육원 출신인 17세의 '카밀라 그린'으로 밝혀지고, 미아&뭉크 및 함께 하는 여러 동료들은 후룸란데 보육원을 중심으로 사건을 수사해 나간다. 그리고 조금씩 의심을 갖게 만드는 용의자들이 여럿 등장하는데, 이쯤에서 독자는 궁금해질 것이다. 분명 책 초반에 나왔던 소년과 소녀가 어떤 식으로든 이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소년과 소녀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고,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 중 누가 그들인가? 하고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 읽다 보면 그들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여기엔 또 다른 반전이 있다. 당연히 범인인 줄 알았는데, 킁.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라는 작품은 '페이지 터너'라는 말처럼 술술 잘 넘어간다. 그만큼 잘 읽히는 작품인데, 뭐랄까? 책 띠지에 나와있는 '크라임의 진정한 거장'이라는 말은 조금은 과장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단! 소재는 참 좋다. 올빼미라는 새(울음소리도 묘해~~)가 주는 묘한 분위기나, 어린 시절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어린 소년의 성장과정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악마성의 발현,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광기에 찬 살해 현장 등등. 그러나! 이런 좋은 소재들을 이끌어 가기엔 소설의 전반적인 구성이나 스토리가 조금은 심심했달까? 즉, 손에 땀을 쥘 정도로 긴장감이 느껴지진 않았고, 무섭지도 않았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정신상태에 쉽게 몰입이 되지도 않았다는 것. 최근에 읽은 샤를로테 링크의 <속임수>라는 작품은 자극적이고 광기에 찬 소재가 아니었음에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이나 정신상태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어서 어찌나 긴장하면서 읽었던지... 그 느낌과 좀 많이 비교가 되어서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리고!!! 미아의 상황은 이해가 가는데, 너무 술과 약에 의존하는 모습이 자주 보여서 개인적으로 좀 안타깝고, 답답하고... 그리고 뭉크가 크게 평가했다는 그녀의 능력이 도대체 뭔지 솔직히 조금.. 음.. 그래도 찾아보자면, 용의자들의 상황을 잘 받아주고, 호응해주고, 뭔가 그들에게서 답을 이끌어 내려는 능력이랄까? 아! 또 하나 있다. 어떤 한 용의자(정신적인 병을 앓고 있는)가 툭툭 내뱉은 단어들을 추리해서 결국 범인을 잡는데 성공했다는 것! 나도 그 부분은 대충 넘겼는데 말이지. 아~ 이 자식 뭔 자꾸 헛소리를 하는 거야 하면서 ㅋㅋ. 다 읽고 나서 다시 그 부분을 찾아서 읽어보니 헐... 아주 단서들을 다 주었던 건데 말이지... 후~ 그래, 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봐서 그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만... 그래도 미아야! 술과 약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괴롭혀선 안돼!! 미아&뭉크 시리즈는 마지막 장을 보니, 다음 시리즈가 또 나올 것 같은데, 그때는 이 아픔과 고통들을 조금은 극복하고 멋진 모습으로 등장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전작인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도 곧 읽어봐야겠다. 

 

어렸을 때의 천진난만함을 생각하니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때는 얼마나 순진하고 모든 게 아름다웠던지. 엄마는 손으로 아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매만졌다. 아빠는 그런 엄마를 보고 싱긋 웃었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시간. 어린시절은 그랬다. 매 순간순간이 영원히 지속될 줄 알았다. 미리암은 커피잔을 비우고 혼자 미소를 지었다. 약간 졸음이 왔다. 지금까지 지나온 모든 가로등 덕분에 과거로의 아름다운 여행을 했다. 그녀는 최근 들어 10대 시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때는 어른이 되는 것을 기다릴 수가 없었다. 이제야 돌이켜보니 그 시절은 얼마나 좋았는지. -4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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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오늘도 사랑해
구작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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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라는 말, 언제 들어도 애틋하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말. 이른 아침 새벽의 미명을 맞이하며 구작가의 <엄마, 오늘도 사랑해>를 펼쳐 들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토끼 캐릭터 '베니'와 엄마 토끼가 등장하는 책이다. 책을 다 읽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사랑스러운 내용의 일러스트 에세이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토끼 베니는 구작가 자신이었고, 엄마 토끼는 구작가의 엄마였다. <엄마, 오늘도 사랑해>는 작가의 조금은 특별한 삶의 이야기였다.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작가의 이력도 몰랐고, 작가의 전작인 <그래도 괜찮은 하루>라는 책 역시 읽어보지 못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읽은 구작가의 <엄마, 오늘도 사랑해>.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땐 엄마 생각과 함께 눈물이 났다.


책의 처음 시작은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별이 엄마 토끼의 뱃속으로 스며들며 시작된다. 그리고 태어난 아기 토끼 베니. 엄마와 함께 한 구작가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사랑스러운 일러스트와 함께 수놓아진다. 선천성 청각장애를 앓았지만 엄마의 사랑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고백한 구작가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 그리고 한없이 커다란 엄마의 사랑과 희생. 토끼 캐릭터 베니의 귀가 커다란 것도 그녀, 자신은 듣지 못하지만 캐릭터 베니를 통해서라도 잘 듣고, 들리길 소망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라 한다. 지금은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으로 소리에 이어 빛까지 잃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덤덤하게 용기를 내기로 했다는 구작가. 이 모든 것 뒤엔, 언제까지고 기다려준 엄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너무도 가슴 뭉클하고, 사랑스럽고, 예쁜 책 <엄마, 오늘도 사랑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책을 다 읽고 뒤늦게 설거지를 하면서 무심히 창밖을 보며 든 생각들. 나에겐 더 이상 사랑한다고 고백할 엄마가 없지만, 훗날 나는 내 아이에게 큰 사랑을 주고, 묵묵히 기다리며 믿어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만약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한다면, 그 두려움과 아픔들을 구작가님의 어머님처럼, 극복하고 사랑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 아이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엄마와 엄마가 된다는 것 사이에서 많은 생각들을 한 오후였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나 역시 다음번엔 엄마의 엄마로 태어나고 싶다.


내 엄마여서 고마워.

이젠 내가 안아줄게.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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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검은 밤 - 상
시바타 요시키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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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BL물(Boy's Love)이라 불리는 장르가 있다. 남성의 동성애를 소재로 한 여성향 소설이나 만화를 일컫는 말이다. 시바타 요시키의 <성스러운 검은 밤>이란 작품도 넓게 본다면 'BL물'이라 할 수 있다.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호기심'때문에 이 책을 펼쳐 들었다. (물론 책표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한몫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 단순한 BL물이 아니다. 평소 내가 즐겨 읽는 장르소설의 다양한 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범죄소설이나 추리소설을 구성하는 미스터리적 요소나, 서스펜스적 요소뿐만 아니라 일본소설 특유의 감성적 요소도 두루 갖춘 다채로운 성격의 소설인 것이다. 또한 <리코 시리즈>, <하나사키 시리즈>에 조연으로 등장하며 독자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은 '야마우치 렌'과 형사 '아소 류타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 <성스러운 검은 밤>에선 '두 남자의 과거'가 그려져 기존 독자 팬들에게 유례없는 열렬한 지지를 받은 작품이라 한다.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은 <95년 현재>와 <80년대 과거>를 주축으로 교차서술된다. 등장인물들도 꽤 많은 편인데, 책을 읽어가면서도 누가 누군지 헷갈려서 <주요 인물 소개>부분을 몇 번이나 펼치면서 읽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방을 부를 때 보통 '이름'을 부르지 '성'으로 부르진 않는다. 그에 반해 일본에선 상대방을 '성'으로 불렀다가 '이름'으로 불렀다가 하니, 일본소설을 읽으면 항상 애먹는 부분이긴 하다. 특히 등장인물이 많을 땐 더더욱.


책띠지의<천재 형사와 아름다운 용의자, 두 남자의 매혹적인 미스터리>라는 문구처럼 천재 형사 '아소 류타로'와 아름다운 용의자 '야마우치 렌'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처음 과거시점은 '야마우치 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리고 다시 현재의 '야마우치 렌'과 '아소 류타로'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책 속 주된 사건은 가스가 파의 핵심 간부였던 '니라사키'가 호텔 욕조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것인데, 경찰 조직 내부에선 조직 간의 항쟁사건이냐 아니냐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수사1과와 수사4과는 합동수사를 진행해 나간다. 수사1과 경시청 계장 '아소 류타로'는 항쟁사건으로 보지 않고 '니라사키'의 주변 인물들을 탐문수사하던 중 '야마우치 렌'을 만나게 된다. 그 자신이 잊고있었던, 10년 전 사건의 용의자와 형사가 10년 후 다시 용의자와 형사의 신분으로 재회한 것이다. 그리고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은 '아소 류타로'를 혼란스럽게 한다. 첫째, '야마우치 렌'과 '니라사키'의 관계인데, 렌이 살해당한 니라사키를 사랑했다고 고백한 것. 둘째, 10년 전 사건에서 렌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새롭게 인생을 시작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2년이라는 실형을 살았고 지금은 조직폭력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 무엇보다 그때와 너무도 달라진 '렌'의 모습에 '아소'는 당혹스럽기만 한데. 도대체 10년 전 그 사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당시 관할서에서 근무했던 아소는 사건종료 후 진급과 동시에 본청으로 왔다. 그리고 잊었다. 형사에겐 늘 새로운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 <왜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때는 그 청년의 앞날이 그렇게나 걱정됐었는데. 자신은 야마우치가 말한 대로 차가운 인간이다. 결국은 다 업무였을 뿐이다. 체포된 사람이 그 후에 어떤 인생을 살든 형사가 관여할 바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더 오지랖이 넓어서 그 청년이 지금쯤 어떻게 됐나 싶어 세타가야 서에 전화 한 통만 걸었다면 실형을 받고 복역했다는 것과 출소하여 불량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냈을 것이다. 니라사키가 죽기 전에 전화 한 통만 걸었다면.>

​<성스러운 검은 밤>은 '니라사키'를 죽인 범인을 추적하는 '아소 류타로'의 시선을 좇으며, 독자 역시 도대체 '범인'이 누굴까? 생각하고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책 속에 흩어져 있을지 모를 단서들을 조합하고, 주변 인물들을 의심해보지만 범인의 윤곽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아무래도 1권, 2권으로 나누어져 있으니 범인의 윤곽은 2권에서나 나타날 것 같다. 그리고 '야마우치 렌'. 어쩌면 빛나는 미래를 가질 수 있었을지 모를 유약하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청년이었으나... 형 외에 다른 가족은 안중에도 없던 엄격했던 아버지, 계집애처럼 생겼다며 놀림당하던 어린 시절, 어느 순간 알게 된 자신의 성 정체성, 자신의 몸을 탐하고, 탐했던 수많은 남자들. 언제부턴가 삶의 저편으로 다시 기어오르려는 마음을 버린 남자, 야마우치 렌. <부유하며 천천히 바닥까지 떨어져 내리는 감각은 그렇게 나쁘지 않아. 바닥에 닿으면 그대로 썩어서 흙으로 되돌아가면 그만이야.>그의 이 말이 가슴속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런 그를 연민의 정으로 바라보게 된 남자 '아소 류타로'. '렌'과 이야기를 할수록 알게 모르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신의 욕심이었을까? '렌'은 '아소'를 위험 아닌 위험에 빠뜨리고, '아소'는 '렌'의 누나로부터 10년 전 사건의 진상에서 손을 떼라 하는데... 미우라 시온(소설가)의 <인간의 내면을 격렬하고 심오하게 그려낸 걸작>이라는 말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체감하지 못했는데, 읽고 난 후에 체감하게 됐다.


마지막, <외전>에선 어쩌면 그들의 첫 만남이었을 그 순간이 머릿속에 아련하게 그려졌다. 한 청년의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욱신거림과 슬픔, 그리고 첫 여름을 장식하는 아지랑이처럼 새롭게 시작될 미래를 꿈꾸었던 청년의 모습도...

 


<책 밑줄>


아소는 차창으로 밖을 바라보다 하늘로 눈을 돌렸다. 니라사키는 이 하늘을 영원히 보지 못한다. 하지만 24시간 전에는 니라사키도 자기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인간의 운명은 그런 법이다. 아소 역시 24시간 후에 다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57page>


그 남자는 일부러 침을 튀기며 그렇게 말했다. 때로는 진짜 침을 뱉을 때도 있었다. 왜 그 남자가 자신을 그렇게 싫어하는지 렌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렌이 그 남자에게 무슨 실수를 한 기억은 전혀 없었고, 폐를 끼친 적도 없었다. 반항하며 말대꾸한 적조차 없었다. 결국 그 녀석은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였으리라. 동성애자와 동성애적 행위전반을 증오한다기보다 두려워하는 것이다. (...) 참 불합리한 이야기라고 렌은 생각했다. <218page>


돌아갔을 때 누군가가 '어서 와'하고 반겨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어디 가고 싶고 혼자 있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 도미코는 어디에 얼마나 나가 있든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고, 돌아간들 반겨줄 사람도 없다. <304page>


영원히 지속되는 연심은 없다. 사람의 마음은 변하는 법이다. 분한 걸까. 그래, 분하다. 니라사키는 그 여자에게 사랑받으며 살다가 죽었다. 그 여자뿐만이 아니다. 사쓰키도 그랬다. 이것만 보더라도 니라사키의 인생은 자신의 인생보다 나았다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인생이 이렇게 불공평해도 되나. 아소는 지금까지 대놓고 법률을 위반한 적 없이 최소한의 사회 규칙을 준수하며 살아왔다.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남을 불합리하게 괴롭힌 적도없다. 그런데도 여자에게 배신당했다. 니라사키는 어떤가. 그렇게 제멋대로 굴며 수많은 사람들을 울려놓고도 사랑받았다. <341page>
 

서쪽 하늘로 떨어져 내린 달 옆에서 별 하나가 아주 밝게 빛났다. 아소는 왜 그 별이 이렇게 흐릿해 보이나 궁금했다. "그래서 가게가 끝나고 기숙사에 돌아가지 않고 여기로 왔지. 나 자신과 내 인생에 정이 뚝 떨어졌거든. 첫차가 오면 다 끝난다는 생각으로 선로에 누워서 잤어." <388page>


달이 예쁜 밤이었다. 웬일로 윤곽이 선명했다. 달이 꽉 차려면 아직 좀 더 있어야 하나, 아니면 이지러지기 시작한 걸까. 배가 불룩한 방향을 보고 달이 차오르는 중인지 이지러지는 중인지 구분하는 방법을 과학 시간에 배웠는데 이제 다 잊어버렸다. 잊어버린 게 너무나 많다.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잃은 기억은 무수히 많다. <48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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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곁 - 오늘이 외롭고 불안한 내 마음이 기댈 곳
김선현 지음 / 예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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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참 좋아했다. 생활기록부의 장래희망란에는 항상 '화가'라는 직업을 써놓곤 했으니. 대학도 미대 진학을 꿈꾸었지만 엄격했던 아버진 '예술 분야'로 진학을 하게 되면 소위 '피죽도 못 끓여 먹는다'라는 말씀으로 극구 반대를 하셨다. 기술 및 컴퓨터와 관련된 분야로 진학을 해야 후에 취업도 되고 밥벌이도 할 수 있다면서, 결국 반강제적으로 '공과대학' 원서를 넣게 되었다. 당시 나는 '그림에 대한 열정'만으로 아버질 꺾을 배짱도 용기도 없었다. 시험기간 대학 도서관에선 학과 공부 대신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곤 했다. 재미없었던 학과 수업이었으니 졸업도 겨우 했고. 비록 '화가'라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아쉬운 대로 컴퓨터그래픽 분야에 매료되어 웹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걸었고, 이 직업으로 밥벌이를 했다. 솔직히 지금은 그림보단 책 그리고 독서에 더 많은 관심과 꿈을 갖고 있다. 다만, 이루지 못했던 오래전 꿈을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인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엔 그림에 대한 갈망이 남아있다. 손그림을 다시 그려보고 싶다, 제대로 멋진 디지털 아트를 제작해 보고 싶다,라는 꿈.

그런 가운데 만나게 된 김선현 작가님의 <그림의 곁>. 이 책은 온전히 '그림과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책이다. 어려운 미술 용어도 등장하지 않고, 복잡한 그림에 대한 설명들도 최소화하였다. 그저 책 속에 등장하는 80여 점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80여 점의 그림들은 세 가지 테마에 맞춰 구성되어 있다. 첫째 장은 설렘, 연애, 결혼 등 사랑에 관련된 그림들을 다루었고, 둘째 장은 친구, 가족, 동료 등 관계에서 나를 지켜낼 그림들을 담았다. 마지막 셋째 장에는 나, 그리고 '내 안의 나'와 둥글게 살아가기 위한 그림들이 실려있다. 에두아르 마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틴, 구스타프 클림트, 타마라 렘피카 등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컸지만, 내가 전혀 알지 못했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작가들의 작품들을 알게 되고 감상하는 즐거움도 무척 컸다. 그중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들의 작품들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몇 점 찾아 첨부해 보았다. 물론 책 속 이미지를 촬영하여 첨부할 수도 있었으나, 책의 특성상 그림이 약간 휘어질 수 있기에 위 방법을 활용하였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사무엘 루크 필즈>

: 평화로우면서도 낭만적인 그림이라, 마음이 잔잔해지고 고요해짐을 느낀

사무엘 루크 필즈의 그림

:)

 

 

 

<알렉산더 에버린>의 작품들

: 아름다운 엄마와 귀엽고 작은 아이가 주로 등장하는 알렉산더 에버린의 작품들은

알게 모르게 가슴이 찡해진 그림들이다.

이루고 싶은 또 다른 꿈이랄까?

:) 


 

 

윌리엄 존 헤네시 <완벽한 사랑>

: 당당하고 여유로운 여인의 뒷모습에 매료된 그림

그리고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남자의 얼굴, 정원은 고요하고 어디선가 작은

새소리도 들려오는 것 같다. 꽃들도 연인의 모습을 사랑스레

바라보는 것 같다.

:)


김선현 작가님의 <그림의 곁>은 이렇듯 아름답고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넣어진 질문들을 읽어보고, 직접 작성해보면서 스스로의 내면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만, 책에 직접 쓰는 것은 어쩐지 아까워서 별도의 노트에 작성해 보기로 했다. 또한 그림과 글이 연결되는 곳에 마음을 매만질 명언들도 실려있다. 여러 번 곱씹어 보면서 마음속에 새겨두었다가 언젠가 힘이 들 때, 위로가 필요할 때 꺼내보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면서, 힘이 되는 글을 읽으면서 내 내로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이사 후 정신없이 정리하고, 치우고 하느라 살짝 여유가 없긴 했는데, 이젠 어느 정도 정리도 되었고, 이 봄이 가기 전에 우리 집 거실 벽에 걸어 둘 그림 하나 장만해야겠다. 가만가만, 조용조용 그저 바라만 보아도 내 마음을 안아주고 위로해 줄 그런 그림으로.


<사람은 아무도 다른 사람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고

아무도 다른 사람의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없다.>

- 그레이엄 그린​

 

<삶의 무게와 고통에서 우리를 해방시키는 것은 단 하나다. 바로 사랑이다.>

- 소포클레스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비로소 사랑의 깊이를 알게 된다.>

- 조지 엘리엇

 

<그대 자신의 내면을 읽지 않는 한 휴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은 없다.

휴식이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가 사라져버린 상태다.

휴식이란 다름 아닌 '행위의 부재'를 의미한다.>

- 오죠 라즈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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