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학벌, 또 하나의 카스트인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7
김동훈 지음 / 책세상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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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마디로 학벌사회의 이데올로기를 지탱하고 있는 지식인과 사회 체제에 대한 반론이다. 일단 책의 구성은 아주 좋다. 학벌사회가 무엇인지를 그것의 본질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서술해 놓았으며, 이러한 학벌사회가 옹호되는 이유로 '경쟁동기론', '기회균등론', '능력지표론'을 설명하고 또 이에 대해서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다음으로 학벌사회를 구성해온 수혜자와 피해자, 그리고 주변자를 되짚어 보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매스컴, 기업, 사회, 교육기관, 명문대 동창회, 권력자 등등이 열거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대안이 제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것이 중요하다. 이전부터 학벌사회에 대한 비판과 인식은 많았으나, 현실적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입시제도, 대학의 다원화, 개방화, 평가체제의 확립과 같은 제도적 개혁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대학 서열화의 극복 방법으로 대학평준화론, 국립대/사립대 차별 해소, 수도권대/지방대의 차별 해소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대개 다 있어왔던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기득권자들을 넘어서 학벌사회를 폐지할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대안은 현실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같이 읽어보고 고민해보셔야 할 것 같다. 언제나 변혁은 관념 속이 아니라 현실에서 어렵게 성취되는 것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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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과 남북한 관계 - 반양장
김재한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199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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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학과라서 게임이론에 대해서 잘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상대 학생들은 여기에 대해서 많이 배운 것 같았다. 그리고 게임이론은 이 책과 같이 국제정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도 응용된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바로 국제정치학에서 게임이론을 사용한 한 사례이다. 책의 내용은 동북아 지역에서 북한이 주변 열강이나 남한, 미국과 협상을 하면서 처하게 되는 선택 상황에서 게임이론이 얼마나 설명력이 높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핵사찰이나 군축, 동맹의 형성과 와해 등 많은 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틀이었는데, 어느 정도는 결과론적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고, 또 모든 태도나 자원을 수치화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이론은 행위자들의 합리적 선택과정에 대해서 높은 설명력을 갖는다. 앞서 말했듯이 게임이론은 응용 범위가 매우 넓으므로 게임이론의 적용의 한 사례로 읽어도 좋을 것 같고, 또 북한의 외교를 해석하는 한 방법으로 게임이론의 유효함을 살펴보는 입장으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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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의 말 그 대중설득의 전략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0
전미영 지음 / 책세상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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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막 북한학에 입문하려는 초입자로서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책 자체는 기존의 북한 체제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소흘히했던 지배 담론의 측면을 강조하는 것을 중심으로 씌여졌다. 특히 김일성 저작의 언어 기법을 꼼꼼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주체사상의 언어구조도 함께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후반부에는 사회주의 담론과 민족주의 담론이 북한의 지배 담론으로서 형성되고 전개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지배는 물적 구조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지배 체제는 재생산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런 점에서 재생산의 핵심은 그 체제 내 구성원들의 의식에 '동의'의 기제를 심어놓는 것이다. 바로 이 측면을 저자는 파고들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체제 유지에는 수령의 이데올로기와 담론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저자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쓴 글도 북한의 지배체제의 담론화와 그것이 체제 정당화에 미친 효과에 관한 것이니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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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언론인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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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준만 선생님의 작업의 핵심은 언론 비판에 있다. 그리고 그 비판에는 실명 비판이 수반되지 않을 수 없다는 지론이 이 책의 뼈대를 이룬다. 사실, 강준만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미디어에 알려지고 태풍의 눈이 되기 이전과 비교하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 이전에는 과연 그렇게 언론 정화 운동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가? 이 책에는 강준만 선생님이 평가하는 주요한 언론인 19인이 수록되어 있다. 그 가운데에는 최고참 기자로부터 시작해서, 민주언론의 씨앗이 되었던 사람, 보도지침의 문제를 제기했던 언론운동가도 있으며, 정치인이나 다름없는 언론인도 있다. 새롭게 알게 된 언론인도 많았지만, 오연호 기자, 김대중 주필, 장기표씨, 박종웅 의원은 익히 유명했으니까 새삼 반가운(?) 마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언론의 정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점차 느껴가고 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신문 읽는 재미를 붙이면서 사설이나 기사의 행간을 조금씩 독해하면서 화가 났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왜곡된 시각들에 대해서 어느 집단은 비판을 가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지배층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서 서로 나눠먹기 식의 논리를 펴기 때문이다. 그 지배층 가운데 지식인 집단 만이라도 권력의 핵심을 견제한다면 사태는 조금 달라질 것인데, 안타까운 점이 많다. 다른 한편으로는 워낙 고쳐야 할 것도 많고, 기사도 매일매일 엄청나게 쏟아지기 때문에 몇 명의 지식인으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 언론 비판에 대한 인식이 더 확실하게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달라진 부분도 많다. 전반적으로 국민의 의식과 사회 분위기는 꽤 바뀌었다고 생각된다. 언론 개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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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또 다른 시각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김성기 외 47인 지음 / 책세상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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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서평집에 대해서 다시 서평쓰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쯤되면 메타서평이라고 해둬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적어도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는, 아시다시피, 책세상문고에서 씨리즈로 나온 50권의 단행본에 대해서 서평집을 냈다는 그 자체이다. 이런 것은 내가 아는 한 결코 없었다. 그 자체로 기념비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욱이 이 서평집은 각계의 내노라하는 지성들이 참여했으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성격의 글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둘째는 바로 앞의 이 지점에서 이어진다. 이 책의 서평들은 상당히 비판적이다. 기존의 저자들과 의견이 대립되는 지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서평이라는 형식 자체의 의미를 크게 살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서평만을 읽은 독자는 호기심에서라도 원전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여러모로 출판사의 발상이 성공적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도 '우리시대' 씨리즈가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 그러나, 이런 교양서적과 더불어 전문서적도 항상 같이 발전해야 한다. 출판사의 출판논리는 언제나 독자의 수준에 따라 하향평준화되는 것이 아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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