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조선 - 유격대국가에서 정규군국가로
와다 하루끼 지음, 서동만.남기정 옮김 / 돌베개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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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명한 와다 하루키의 책이다. 익히 그가 유격대국가론으로 북한을 설명한 독창성은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김정일로 권력이 승계되면서 새로운 수정이론을 내놓았다. 그것이 바로 정규국가론이다. 일단 책 자체의 구성은 역사적인 심화 속에서 북한을 규명한다. 체제와 정치, 경제, 외교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북한학 입문서로 보아도 될 듯하다. 문제는 그가 기존의 사회주의국가 모델이나 봉건적 왕조 모델, 코포라티즘 국가 모델, 그리고 전체주의 국가 모델이 아닌 유격대 국가론을 주장했다는 점이다(30쪽 이하). 그 근거는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데, 296쪽 이하의 보론에서 압축적으로 요약되어 있다.

즉, 만주에서 김일성의 항일유격투쟁이 개인의 혁명 업적으로 전화되었으며, '항일유격대원처럼 혁명적으로 살며 일하자'와 같은 구호가 결국 국가이데올로기와 국가상을 구성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김정일의 계승 이후 군대의 역할과 군대에 관한 구호의 위상이 올라간다. '인민군대는 우리 당의 혁명적 무장력의 기본력량이며 주체혁명 위업 완성의 주력군이다'와 같은 구호가 그것이다. 결국 이제는 정규군인 인민군이 모든 것의 모범이 되었다고 저자는 결론짓는다. 독창적인 이론이며, 또 그것을 근거짓는 실증적인 요소와 이론적 탄탄함이 잘 베어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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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이후 예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1
이상빈 지음 / 책세상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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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쇼아(Shoah)'의 미학화를 거부하는 담론이 지배적이었던 유럽의 분위기에서 당시의 이념적 논쟁을 종합하는 과정을 통해서 유대인과 수용소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를 원했다. 이 책은 그 성과의 산물이며, 동시에 그 대량학살에서 죽은 자들의 증언을 현재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쇼아'는 '이 지구상에서 존재할 수 있는 재앙 중 가장 큰 재앙'(26쪽에서 설명)을 뜻하는 히브리어인데, 제노사이드(genocide, 대량학살)와 같은 용어와 함께 이 책의 중심 개념이다.

이 개념을 중심으로 저자는 궁극적으로 글쓰기를 통해서 역사, 즉 수용소의 비극적 역사를 넘어서려 하며, 그 방법으로 미학적 승화를 제시한다. 그것이 역사를 현재화하고 쇼아를 기억하여, 다시는 그런 일을 재현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방지책이라고 보는 것 같다. 대량학살에 대해서는 서구에서도 논의가 있었다. 특히, 그것을 통해서 20세기를 포스트 모던으로 나아가야 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하는지, 아니면 여전히 '미완의 기획'인 근대성이 옹호될 수 있는지의 문제였다. 기억하기로 바우만이 그 중심에 있었던 것 같다. 여하튼 이런 논의와 작업은 국내의 노근리 사건 등에서도 마땅히 이루어져야 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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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인간의 지위 대우고전총서 2
막스 셸러 지음, 진교훈 옮김 / 아카넷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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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의 이름을 처음 들었던 것은 윤리학 수업시간에 그의 주저인 '윤리학에 있어서 형식주의와 실질적 가치윤리학'가 소개될 때였다.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그의 이름이 새삼 반갑다. 이 책은 그의 윤리학의 연장에서 '철학적 인간학'을 논하는 것이다. 즉, 생물학적이 아닌 본질적 측면에서 인간의 지위를 논구하고 있는데, 자유, 세계의식과 자아의식, 세계공간, 그리고 본질인식 등이 인간의 고유한 특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인간 정신과 내면은 세계에로 고양되고 승화되어서 결국 하나의 초월적 합치과정으로 나아간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합치과정은 또한 반성으로 재정초된다. 그가 마지막에 강조하듯이 '자기-스스로에-의한-존재자의 존재를 또한 '알기'위해서는 인격 자체의 몰입 속에서만 비로소 그 가능성이 열려'지기 때문이다. 비교적 국내에 소개가 덜 되어 있지만, 철학적 인간학 자체는 철학만이 문제삼을 수 있는 고유한 문제영역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좋은 통찰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읽어볼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말미의 생애사와 참고문헌도 꼼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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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 산해작은철학총서 001
이정우, 조광제, 김석수 외 지음 / 산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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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출간 의도는 알고 있다. 즉, 철학이 일상 속에 내려앉아 새롭게 부흥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상화를 성급하게 추구하면 오히려 상업화의 나락에 빠질 수도 있음을 저자들은 알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의도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더 지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부담없이 읽을수야 있지만, 4편의 글이 통일성을 지니는 것도 아니고, 주체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각각 표상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적잖이 혼란스럽다. 일단 이정우 선생님과 조광제 선생님의 글에 주목했다. 이정우 선생님의 글은 그래도 정통적인 철학적 주체의 문제를 보여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자 속에서 자아의 정체성이나 우리 속에서 자아와 타자의 생성과 변화는 다소 붕 뜬 느낌이다. 공각기동대를 예를 들어 설명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이정우 선생님의 다른 책에서 상세하게 다뤄져 있으므로 차라리 그 책이 주체 문제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조광제 선생님의 글은 기존의 글보다는 참신해서 주목했다. 문제의식을 끌어나가는 것이 재밌었고, 또 개인적으로는 주체는 단지 기의의 자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구조와 체계 속에서 주체의 지위는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짧은 시간을 쪼개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그 문제의식이 또 다른 철학책이나 사유로 전이되면 더 좋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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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과장의 성공비즈니스 영어회화
다츠미 이치로우 외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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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광수생각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 만화를 소재로 지루하지 않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책이 나왔었다. 이 책 역시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 시마과장이 워낙 직장인들 사이에서 많이 읽혔기 때문에 그런 소재의 장점을 활용해서 영어 공부에 흥미를 주게끔 책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내용 자체는 좀 실망스럽다. 만화의 줄거리를 너무 따라간 나머지 비지니스 영어를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게끔 구성이 되어있지 않다. 게다가, 영어의 전반적인 수준이나 활용도도 들쑥날쑥이다.

또한 책의 스토리에 필요 이상으로 자세하게 집착하고 있다. 한글로 굳이 스토리를 다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이 비즈니스 회화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차라리 회화 중심으로 스토리를 간단하게나마 다시 하나 쓰는 것이 적절했을 것이다. 불필요한 스토리 전개 때문에 만화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영어를 배우는 것도 아닌 것이 되버리는 느낌이다. 이런 점을 좀 더 보완한다면, 시마과장 캐릭터야 워낙 인기가 있었으니까, 좋은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캐릭터만 살리고 기존 만화의 스토리를 버리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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