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선택
존 엘스터 / 신유문화사(신유) / 1993년 4월
평점 :
절판


사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정말 좋은 책이나 번역본은 출판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절판된다. 그리고 그 후에도 수요는 꾸준히 (때론 몇 십년 후에도 계속) 지속되지만, 재출간은 되지 않는다. 손익계산을 하면 손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직히 좋은 책이 절판되어 제대로 입수하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아쉽다. 이 책 역시 엘스터가 엮은(출판사에서는 엘스터 저로 되어 있지만, 그는 엮었거나 편집했을 뿐이다) 좋은 논문을 싣고 있다. 비록 절판은 되었지만, 관심 있는 분은 꼭 읽으시기 바란다. 욘 엘스터는 분석맑시즘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책에서는 그가 말하는 '합리적 선택 이론'을 이해하는 좋은 논문이 실려 있다. 게다가 센과 트벌스키, 카네만 등의 뛰어난 논문도 같이 실려 있다. 즉, 죄수의 딜레마, 행동과 선호, 합리성, 결정 등에 대해 연구하는 경제학, 사회학, 심리학적 분야의 전공자들에게 꼭 추천한다. 분석맑시즘 자체가 사회학 뿐만이 아니라, 신고전경제학이나 데이빗슨(분석철학자) 등을 걸쳐서 논의된 것이기 때문에 학제적인 사고를 얻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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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와의 대화 - 사회조사연구의 설계와 해석
남상희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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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솔직히 지금 쓰는 독자서평은 나의 주관이 좀 개입되어 있다. 바로 얼마 전에 이 책의 저자인 남상희 선생님의 강의를 수강했으며, 그때 많이 배웠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강의의 주교재는 바로 이 책이었는데, 강의(그것도 저자직강)와 병행하지 않고 이 책만을 따로 읽지는 않았기 때문에, 나는 이 책에서 미흡한 점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저자가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와 어떤 태도로 그것을 전달하려 했는지하는 맥락을 직접 들었기 때문에 책의 의미를 더 확실히 알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따라서 어려움이 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기존의 '사회조사연구방법'의 압축되었으면서도 새로운 버젼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아마 이 책은 그런 80-90년대 사회조사방법론을 시의적절하게 불필요한 것은 빼고 중요해진 것은 더 강화하는 방법으로 책을 썼다. 그래서 내용은 크게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책 속에 예제와 연습문제 등이 많은데, 이것은 혼자 풀기에는 좀 애매한 점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수업을 병행한다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역시 저자의 직강이 아니면 그 함의를 다 뽑아내기 어렵겠지만, 이 책이 대학 초년생에게 사회조사연구의 기초를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함을 이해한다면, 어려 참고문헌(예를 들어, 저자가 밝히고 있는 김경동, 이온죽 선생님의 책)을 병행하여 보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학과 신입생에게 사회조사방법을 얼마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은 각기 기준이 다르므로, 그것을 감안한다면 이 책은 그 수준에 맞게 쉽고, 또 실용적인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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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또는 욕망의 사다리 한길컬처북스 10
이거룡 외 지음 / 한길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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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시다시피 현대에는 니체나 푸코와 접해있는 후기 구조주의나 포스트 모던 예술의 영향을 받아서 신체성이 강조되고 있다. 즉, 이성의 동일성에 반대하여 신체와 욕망, 감정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시대에서 이 책은 시의적절하게 출판되었다. 물론 이런 점이 비판의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이 책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그리 뚜렷하게 나타나있지 않다.

즉, 몸 혹은 신체에 관련된 글만 모았다고 해서 하나의 책으로 마땅히 출판되어야 하는 충분조건이 마련되는 것은 아닐텐데,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설득력이 부족하단 말이다. 개별적 논문은 뛰어나거나 관심가는 것도 많았다. 이거룡 선생님이 인도철학에서 몸과 윤회, 해탈에 대해 쓰신 것이나, 데카르트의 코지토에 대비하여 비코의 신체의 의미에 대해 쓴 정화열 선생님의 논문, 퐁티의 타자성에 대한 조광제 선생님의 글, 서양미술사에서 육체와 권력, 이미지의 구성 문제에 대한 강성원 선생님의 글 등은 그 소재 면이나 글의 논리 전개 면에서 재밌었다.

그러나, 개별적인 논문이 한 곳으로 접합되는 지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냥 다양한 신체의 의미를 보여준다는 것은 부족할 설명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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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 신과학총서 55
제럴드 에델만 지음 / 범양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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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록 인문 사회과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생명과학이나 창발론, 가이아 이론,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물론 그 깊이는 얕지만, 이런 학제간의 교통 속에서 과학과 인간의 정신은 소통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나와 비슷한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책은 쉽게 잘 읽혔다. 즉, 신경진화의 산물로서 마음과 신경세포에 초점을 맞추는 신경과학은 아마 가까운 미래에는 상식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가장 그럴듯한 가설이라고 그는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 역시 거기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주와 그 속의 개인은 그 객체화 과정이나 기능의 창발 과정이 매우 호몰로지컬하다고 믿고 있다(여기에 대해서는 얀치나 프리초프 카프라에 영향받은 바가 크다). 그러다보니 이 책의 저자가 의식과 형태, 마음과 생물학적 토대를 조화시키는 방식이 대체로 마음에 든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설득력이 있다. 인공지능이나 콰인, 괴델과 같은 흥미로운 분야와 학자까지 동원되고 있으니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마음 놓고 구해서 읽어도 될 듯하다. 사실 지금의 분석철학이나 심리철학 역시 자연주의적 인식론이나 환원주의, 동일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으며, 심리학 역시 신경과학에 크게 힘입고 있는 점을 볼 때, 이 책의 저자와 같은 주장은 이제 대체로 받아들여진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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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궁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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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하두 여러번 들어서 결국 읽게 되었다. 반은 호기심이었고, 반은 죽음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저자의 이야기는 결국 한국적 죽음에 대한 민속학적 역사적 접근이며, 더 나아가 오늘날의 죽음의 의미가 우리가 살아온 맥락에 비해서 너무 가볍게 치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그 점은 새겨들을 만하다. 우리의 삶이 각박해지긴 했지만, 그것은 어떻게 보면 아무런 의미 없는 바쁨이고, 아무런 목적지 없는 긴장감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말하듯이 '삶의 다그치듯 죽음을 잊지 말라'는 경구는 새삼 전율을 느끼게 한다. 삶 속에 죽음이 담겨 있음을 안다면 적어도 삶은 죽음에서 도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죽음을 기다리는 안타까움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저자의 책을 재밌게 읽었다. 그러나, 내가 개인적으로 민속사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일까? 저자가 말하는 죽음이나 삶의 세계관이 뒷심이 좀 모자란 듯 다가오는 점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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