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드리는 편지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재황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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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가 정말 아버지에게 드리려고 썼던 편지를 옮긴 이 책이 뭐 그리 중요하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는 상당하다. 일단은 자신이 스스로 밝혔듯이 그의 모든 문학은 아버지를 상대로 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에게 아버지의 영향은 컸다. 뭐랄까... 그의 문학의 배경은 세계 전부가 아니라 아주 작은 그의 가장 내부에 있었다고 할까. 적어도 내가 읽어본 카프카 작품의 내면 세계는 매우 작고 내밀한 것이다. 그 속에서만 본다면 아버지는 그에게 절대자이다. 그를 인식하고, 그에게 독특한 정서를 가지고, 결국 그의 영향 속에서 결별하려는 카프카는 매우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 그의 사유를 형성했다. 그런 점에서 이 편지를 읽는 것은 그의 작품 전체를 이해하는 키워드이다. 너무 무섭고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유약한 아이의 내면은 무엇일까? 카프카가 끊임없이 그려내는 이미지는 그 속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로 다시 확대된다. 독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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