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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 (완전판) - 0시를 향하여 ㅣ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오는 밤기차에서 이 책을 읽었다. 책을 좀 빨리 읽는 편이기 때문에 2시간 정도 걸렸는데, 초반부에는 좀 지루했다. 기차 안이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다른 애거서 크리스티의 책보다는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약 170쪽 이후부터는 살인이 전개되고 속도도 빨랐다. 그리고 결말까지 이어지는 그 특유의 반전의 반전. 추리소설 작가는 그 소설을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지만, 독자는 아마 탐정이 되어보는 기분으로 그것을 읽을 것이다.
그러나 유능한 추리소설가일수록 독자의 추리를 빗나게게 만든다. 물론 아주 치밀하고, 교묘하게.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모든 사건이 '0시를 향하여' 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손을 놓기가 어려워진다. 나의 생각으로는 이 책은 거꾸로 읽어도 흥미로운 것이다. 거꾸로 읽으면서 사건의 발생과 전개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동기와 의지, 그리고 내면의 복잡함이 어떻게 살인사건이라는 하나의 문턱을 넘게 되는지....그것을 아는 것이 아마도 추리소설 너머의 범죄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