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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어떤 얼굴로 먹고 있을까?
헴미 요 지음, 최성현 옮김 / 삼신각 / 199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 야릇한 책이다.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것은 인간의 식욕과 거기서 오는 쾌락의 한계였다. 얼마전에 앙케이트 조사에서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하고 싶은 것 가운데, '배터지게 먹는다'라는 답이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식의 묵시록'이라고 부제를 단 것처럼, 인간의 먹는 행위 그 자체에 대한 탐구이다. 그것은 계획적이거나 학문적인 차원에서 쓰여지지는 않았으나, 그래서 그런지 더 다양한 모습 자체를 취재하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와 같이 문화인류학의 측면에서 읽혔으나, 또 다른 측면에서는 인간의 먹는 행위 자체에 대한 성찰과 고발이기도 했다.
딱히 기행문이나 연구서, 혹은 취재라는 장르에 넣을 수 없는 이야기가 특징이다. 작가는 아쿠타가와 상도 받은 유명한 인물이며, 책 속의 이야기 꼭지들은 '공동 통신사'란 곳에서 연재되었던 것이란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특이한 책이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인간과 미지, 그리고 먹는 행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특이한 책을 읽고 싶은 분이라면 추천하고픈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