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인들 동문선 현대신서 170
미셸 푸코 지음, 박정자 옮김 / 동문선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무엇보다 큰 장점은 그의 강의를 직접 (듣지는 못하지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그 당시 크게 발달했던 녹음기에 의해 보존된 이 강의들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물론 그의 육성과 손짓, 그리고 판서를 직접 마주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겠지만. 책의 내용은 앎과 권력의 문제, 즉 규율 권력, 규격화 권력, 생체 권력으로 압축되며, 교정 불가능자, 자위 행위자에 대한 사회의 훈육을 다루고 있다. 그의 저작을 읽어오신 분이라면 논의를 잘 따라가실 것이다.

강의란 책이나 논문과는 틀려서 강연자의 스타일과 앎의 깊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다보니 나는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우리에게 근대를 대상화하고 또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다 준 것은 푸코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그의 연구들은 실증적이고 구체적이면서 또 기존의 체제를 뿌리부터 와해시키는 힘이 있었다. 이 강의 속에서도 그런 힘의 근원들이 보인다. 기억에 남는 책이 될 것 같다. 지금 세 부류가 생각난다. 정상인들, 푸코, 비정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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